二首(이수) 名屹(명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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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가 들어가면서 깊이 크게 회포(懷抱)를 느끼는데,
2. 가을의 날씨는 자주 흐렸다 개었다 하니 삭막함을 느낀다고 하였다.
3. 온 세상이 교묘하게 거문고를 만든다고 법석이지만,
여기서 교묘하게 거문고를 만든다고 하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진인(眞人) 정도령이라며,
가짜 정도령들이 설치며 나서지만,
4. 오직 거문고를 타는 사람은 홀로 한 사람 정도령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실로 진인(眞人) 정도령이란 한 사람밖에 없다는 말이다.
5. 강호(江湖)란, 강(江)과 호수(湖)란 뜻이 있지만, 이 세상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즉 이 세상에는 백구(白鷗) 즉 흰갈매기의 그림자가 비친다고 하였다.
6. 이 말은 또한 진인(眞人) 정도령이 나타난다는 말인데,
이를 알고 해월(海月) 선생께서는 홀로 마음속으로 화평하게 기뻐하는 지금의 해월(海月) 선생 자신을
보고 비웃지 말라고 하였다.
7. 돌아올 사람이 돌아오고,
때가 이르면 분명히 지금 내가 왜 그렇게도 기뻐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해월(海月) 선생은 미래(未來)를 내다보고 매우 즐거워하였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뭐 그렇게 즐거워할 일도 없는데 즐거워하니,
이상하게 생각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때가 이르면 다 알게 될 일이라고 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거문고(琴)는 물 위에 떠 있는 곳에 있고,
또한 모든 것을 그 곳으로 옮겼다고 증산(甑山) 상제가 이미 밝힌 것이다.
또한 거문고(琴)를 뜻하는 글자로 종(鍾)자가 있는데,
이 종(鍾)자에는 술병, 술그릇, 또는 거문고(琴)라는 의미와
절이나 교회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로, 종(鍾)이란 의미가 있다.
이 술잔, 거문고(琴), 쇠북인 종(鍾)이란 의미가, 정도령을 뜻하는 별칭(別稱)인 것을 알면,
예언서(豫言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上帝(상제)께서 어느 날 공신에게
‘대천일해(大天一海)에 무근목(無根木)이 떠 있고 가지는 열두 가지,
잎은 삼백 육십 잎이 피었으니,
뚜렷이 일월(日月)이 희도다.
구(九), 시월(十月) 세단풍(細丹楓) 바람잡아 탄금(彈琴)하니,
슬프다 저 새소리 귀촉도 불여귀(歸蜀道 不如歸)를 일삼더라’ 하는 시조 한 수를 외어 주셨도다.』
그러면 이 시(詩)를 보고 어떠한 생각이 드는가?“ 라고
명산 선생이 묻자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증산(甑山) 상제의 이 시(詩)의 내용은, 지금까지 앞에서 하신 말씀을 요약하여,
마치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명산 선생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러면 술병, 술잔, 술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라는 제목의 글 뒤에 제목 없이 실려 있는 글인데,
『甁中有仙酒(병중유선주)
병속(甁中)에는, 신선의 술(仙酒)이 있어
可活百萬人(가활백만인)
가히 백만인(百萬人)을 살릴 수 있는데,
釀出千年前(양출천년전)
천년전(千年前)에 빚어 내어
無然一開封(무연일개봉)
부질없이 그 봉(封)한 것을 한 번 열면
臭散味亦薄(취산미역박)
냄새가 흩어지며, 맛도 약해진다
今我爲道者(금아위도자)
지금 우리가 도(道)를 따른다면
守口如此甁(수구여차병) 』
입을 삼가하기를,이 술병(甁)같이 하여야 한다.
즉 천년전(千年前)에 신선의 술(仙酒)을 술병에 숨겨 두었는데,
이 술은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술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면 그 술은 언제 세상에 나오게 되는가?
취향재무하(醉鄕在無何)
취중에 이상향이란 무하향(無何鄕)에 있다지만
무지역무천(無地亦無天)
땅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구나.
미신몽시몽(未信夢是夢)
꿈을 믿지 못하는 것도, 현명한 것은 아니며
역공선비선(亦恐仙非仙)
신선을 두려워하는 것, 또한 신선(神仙)이 아니로세.
왕적초개로(王績初開路)
왕적(王績)이 비로소 길을 열었고,
유령잠결연(劉伶暫結椽)
유령(劉伶)이 잠시 서까래를 이었지만,
유어국얼은(惟於麴蘖隱)
홀로 움속에 술을 숨겨 두었는데,
매각세시천(昧却歲時遷)
동이 틀 무렵에 드디어, 새해에 높이 오르게 되는구나.
중국 수나라 말기부터 당나라 초기의 은사로서, 자(字)가 무공(無功), 호(號)가 동고자(東皐子)이다.
도연명을 사모하고 한때 관직에 있었으나 후에 사임하고 고향 마을로 돌아와 물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술과 거문고로 스스로 즐거워하며 여생을 보냈는데,
그가 주창하는 철학(哲學)을 보면, 도가(道家)의 경향을 띠고 있으며,
그는 소요(逍遙)하며 멋대로 사는 것을 주장하였다.
작위적(作爲的)인 인생에 대하여, 그는 성인(聖人)은 장수(長壽)를 위하여,
위생(衛生) 때문에 더러운 것을 피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그는 또한 말을 기르는 것(養馬)에 대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한 필의 말을 종일토록 무거운 짐을 지우게 하고,
또한 풀어 놓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말은 피로가 누적되어 죽게 되지만,
말을 종일토록 마음대로 뛰어놀게 하면 결과적으로 말은 살이 찌고 건강하게 된다고 한 것이다.
또한 봉황(鳳凰)은 산에 깃드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며,
어린 용(蛟龍)은 진흙 속에 업드려 있는 것을 수치(羞恥)스럽게 여기지 않으며,
군자(君子)는 병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여 청결(淸潔)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중국 서진(西晉)의 사상사,
자는 백윤(伯倫), 죽림칠현(竹林七賢: 阮籍, ?康, 山濤, 向秀, 劉伶, 王戎, 阮咸)의 한 사람으로,
장자(長子) 사상(思想)을 실천하고,
만물(萬物)을 제동(齊同)하다 보고,
신체(身體)를 토목(土木)으로 간주하며,
의욕(意慾)의 자유(自由)를 추구하였으며,
그는 소요자재(逍遙自在: 구속됨이 없이 자유로이 소요함)하며, 술을 매우 즐겼다.
또한 저서(著書)에는 주덕송(酒德頌)이 있으며, 생몰년(生沒年)은 미상(未詳)이다.
이 시(詩) 속에서
1. 취향(醉鄕)이란 말은,
취중(醉中)의 기분을 일종의 별천지(別天地)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인데,
2. 실질적으로는 어디에도 있는 것이 아니며,
땅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는 일종의 환각(幻覺)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3. 그러나 꿈을 믿지 않는 것도 또한 옳은 자세가 아니라고 하였으며,
4. 신선(神仙)을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것은 진실로 세속(世俗)을 벗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즉 신선(神仙)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5. 왕적(王績)이 취향(醉鄕)에 대하여 처음으로 길을 열었고,
6. 유령(劉伶)이 잠시 서까래를 이었다고 하였다.
7. 이 두 사람은 일생(一生)을 기분(氣分) 내키는 대로 술과 벗하며 살았으며,
진정으로 또한 소요(逍遙)가 부족하다 하며 술통 안에 빠져서 취하기도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러나 술에 취하여 술의 힘에 의지하여, 느끼는 별천지(別天地)는 어디에도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해월(海月) 선생은 술을 숨겨 두었다고 하였으며,
앞서 왕적(王績)이나 유령(劉伶)이 술을 먹고 취하여 이야기하는 일종의 별천지(別天地)는,
다만 별천지(別天地)의 길을 열고, 잠시 서까래를 잇는 정도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전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