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商)를 하니, 하늘도 그를 걱정을 하지만,
그러나 쓸모 없이 버려져 있는 불에 탄 오동나무도 때를 만나야 좋은 거문고가 되어 연주하게 되고
거친 돌도 갈면 광이 나는 것이다.
결국 때를 만나서 세상을 평정하게 되니,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모여 와서는 큰 소리로 떠받들어 노래를 한다는 말이다.“
라고 명산 선생은 말씀하셨다.
그 때 또 한 사람이 질문하였다.
“윗 글에서 나오는 초동(焦桐) 즉 불에 탄 오동나무란 무엇을 말하는지 좀더 자세히 설명을 부탁합니다.”
“후한의 채옹(菜邕)이 이웃 사람이 오동나무를 태우는 소리를 듣고, 질이 좋은 재목임을 알고,
그 타다 남은 오동나무를 얻어와 거문고를 만들었는데,
그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가 천하의 거문고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 미부(尾部)가 불에 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초미슬(焦尾瑟)
또한 초동(焦桐)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격암(格菴) 선생 또한 해월(海月) 선생이,
괴원 최래 음시혼원경원(槐院 催來 吟示渾元景元)
창파만리(滄波萬里)에, 백구신(白鷗身: 흰갈매기)이,
마침내 티끌이 가득한 인간 세상에 떨어졌구나.
백구(白鷗)란 하늘이 결단하여 어쩔 수 없이 내려보낸 사람으로,
사람들이 천거(薦擧)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은 당황하며 놀라서 말하기를, 취중에 하는 말(醉語)로 여기지만,
자세히 사정(事情)을 말한다면, 물결치는 바다에 환생(還生)한 사람이다.
세상의 기로(岐路)에 선, 두목(頭)에게 전(傳)할 것이 있나니,
귀하게 여겨야 할 아이(珍重: 임금)이니 고로, 사람들은 핍박과 재촉을 하지 말지어다.
장부의 심사(心事)에는, 천진(天眞)이 있느니라.
이 시(詩)는 해월(海月) 황여일(黃汝一)선생이 1585(乙酉, 선조18)년에 대과에 급제하여,
예문관(藝文館) 검열(檢閱)겸 춘추관기사관이 되어 궐내에 근무하고 있을 때,
그의 종제(從弟)인 혼원(渾元)과 경원(景元)을 불러서는 시(詩)를 지어 보여 준 시(詩)이다.
시(詩) 속에는 증산(甑山) 상제께서 친히 병풍(屛風)에 숨겨서 전한 흰 갈매기,
즉 백구(白鷗)가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正確)히 구분하여 밝혀 전하는 시(詩)인 것이다.
이 시(詩)를 보면, 푸른 파도가 치는 넓은 바다에 사는 흰갈매기가,
마침내 뜻밖에도 티끌이 가득한 인간 세상에 떨어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즉 인간(人間)으로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늘이 어쩔 수 없이, 하늘이 하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보낸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지,
사람들에 의하여 추천(推薦)된 사람을 칭(稱)하는 말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술이 취해 헛소리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떠들겠지만,
진정으로 자세하게 사정을 이야기한다면,
물결이 치는 바다에 환생(還生)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갈매기란 원래 바다에 사는 새이지만,
이 바다에 사는 새가 파도가 치는 바다에, 다시 환생(還生)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즉 인간 세상에 다시 태어난 곳이, 파도가 치는 바다라고 하였다면,
그것은 어떤 가문(家門)을 이르는 말인 것이다.
그러자 한 사람이 질문했다.
“하나님 아들이 인간으로서의 성(姓)이 황(黃)씨인 것은 알 수가 있지만,
어느 황(黃)씨 가문(家門)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라고 하자
명산 선생님(明 선생님)은 다시 설명을 시작하셨다.
“황씨(黃氏) 가문(家門) 중에서,
바다를 뜻하는 글자가 들어 있는 가문(家門)을 찾으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격암(格菴) 선생께서 밝히는 말인 것이다.” 라고 하자
주위의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황(黃)씨라면, 먼저 장수, 창원, 우주, 평해를 말하자,
사람들은 그 평해(平海)가 바다 해(海)자가 들어가는 바로 그 해(海)자가 아니냐며 웅성거렸지만,
명산 선생님(明 선생님)은 계속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이미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십승(十勝) 정도령이 해월(海月) 선생의 후손(後遜)으로 태어나게 되어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런데
해월(海月) 선생의 성(姓)은 황(黃)씨이고, 본관이 어디이냐 하면, 바로 평해(平海)인 것이다.
그는 평해(平海) 황씨(黃氏)인 것이다.
평해(平海)란 넓고 넓은 바다를 의미하는 것이다.
즉
평해 황씨(平海黃氏) 가문(家門)에 태어난다는 것을,
이와 같이 파도가 치는 바다에 인간으로 다시 환생(還生)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그가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기로(岐路)에 처해서,
어떻게 대처 하여야 할지 모르고 어려워 하는데,
해월(海月) 선생께서는 그 두목(頭目)인 자신의 후손(後孫)에게 전(傳)해 줄 것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즉 어려움을 뚫고 건너갈 수 있는 나루터가 있다고 하였다.
그 전(傳)해 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시피 하나님의 편지인 것이다.
해월(海月) 선생의 글 속에는, 해월(海月) 선생 자신의 후손(後孫)이며,
하나님의 아들인 대두목(大頭目)에게 보내는 하나님의 뜻이 담뿍 담긴 글들이 주옥 같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백구(白鷗)인 두목(頭目)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며 이르는 말이다.
대장부(大丈夫) 즉 그 아이가 하는 일(事)과 그의 마음(心) 속에는 천진(天眞)이 있다고 한 것이다.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一(권지일) 16장 77~81편 《 白鷗(백구) / 乾坤到此生眞面(건곤도차생진면) 》 (1) | 2023.12.18 |
---|---|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一(권지일) 15장 72~76편 《 積善家(적선가) 必有餘慶(필유여경) 》 (1) | 2023.12.16 |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一(권지일) 13장 58~65편 《 牧丹(목단) 》 (0) | 2023.12.13 |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一(권지일) 12장 52~57편 《 春還(춘환) / 化作白鷗來(화작백구래) 》 (2) | 2023.12.12 |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一(권지일) 11장 49~51편 《 歸田(귀전) / 物喜春隨脚(물희춘수각) 》 (1) | 2023.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