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一(권지일) 22장 109~111편《露稻登場輕杵玉:은혜를 베풀어 주는 벼(鞱)가 무대에 등장하여 가볍게 일을 이루는구나.
.........
다만 인간 세상에서는 서생(書生) 즉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만이 홀로 맑고 깨끗하다 라고 하였다.
기이(奇異)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서생(書生)이 가을 추수(秋收)기에 하늘이 병풍(屛風)을 맡긴,
즉 허락한 바로 그 사람이라고 한 것이다.
서풍취불소의진(西風吹拂素衣塵)
서풍(西風)이 불어오니, 흰 옷의 먼지가 털어지는구나.
임천각시련수아(林泉却是憐收我)
우리를 불쌍히 여겨 구제하기 위해(收我:수아), 임천(林泉)에서 보내 바로 잡지만,
※임천(林泉) : 해월 선생의 고향, 은사가 숨어 사는 곳
금마원비해송인(金馬元非解送人)
금마(金馬: 대궐)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노도등장경저옥(露稻登場輕杵玉)
은혜를 베풀어 주는 벼(鞱 : 정도령)가 무대에 등장(登場)하여, 가볍게 일을 이루는구나.
상린입망세분은(霜鱗入網細分銀)
그물 속에 흰 비늘의 물고기가, 은(銀)을 가늘게 나눈 것 같구나.
종연년소기장대(縱然年少譏長大)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장대(長大)하기를 싫어하여,
유향창주작일민(猶向滄州作逸民)
또한 바닷가 마을(滄州)로 가서는,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사람이로다(逸民:일민).
이 시(詩)를 보면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西風)에 흰 옷의 먼지가 털려 나간다고 하였다.
또한 우리를 불쌍히 여겨 구제(救濟)하기 위하여,
임천(林泉)에서 보내서 바로 잡게 된다고 하였다.
금마(金馬)란
금마문(金馬門)의 약자(略字)로서 한(漢)의 미앙궁(未央宮)의 문전에 동마(銅馬)가 있음으로
금마문(金馬門)이라는 말이 생겼는데,
한림원(翰林院)에서 학문(學文)하는 선비를 이르는 말로,
여기에서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은혜를 베풀어 주는 벼(鞱)가 무대에 등장(登場)하면서,
빠르고 손쉽게 훌륭하게 일을 이룬다고 하였다.
그물 속에 은빛 비늘을 한 물고기를 보니, 은(銀)을 가늘게 나눈 것과 같구나 라고 하였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몸이 크고 굵어지기를 싫어하며,
또한 바닷가 마을로 가서는,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이 글 속에서는 여러 가지 상징적인 숨겨진 말이 많은데,
먼저 만리(萬里) 밖에서 하나(一)인 사람 즉 태을(太乙)이 돌아왔다고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서풍(西風)이 부니 흰 옷의 먼지가 털어진다는 말이며,
세 번째는 임천(林泉)에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구제(救濟)하기 위하여 사람을 보내어 바로잡는다는 말이고,
네 번째는 금마(金馬) 즉 대궐의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으며,
다섯 번째는 벼(鞱 : 정도령)가 등장하니, 빠르게 손쉽게 일을 이룬다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그물에 은빛 물고기를 보니, 아직은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장대(長大)해지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 물고기가 바닷가 마을로 이주(移住)하여 가서는 세상을 피하여 숨어 산다는 말인 것이다.
먼저 만리(萬里) 먼 곳에서 돌아온 사람이란 무슨 의미인가?“ 하고
명산 선생이 묻자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해월(海月) 선생의 시(詩) 속에서는 천제(天帝)가 사는 옥경(玉京)을 만리(萬里) 밖으로 표현하였으니,
신선세계(神仙世界)에서 오신 분으로 일(一)
즉 태을(太乙)이신 하나님의 아들을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자
명산 선생은 다시 질문하셨다.
“서풍(西風)이 부니 흰 옷에 묻은 먼지와 때가 바람에 날리어 깨끗이 털어진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라고 묻자
사람들이 머뭇거리며 또한 주위의 눈치만 살피는 것이었다.
한참을 기다리던 명산 선생은 다시금 설명을 시작하셨다.
“서풍(西風)이 불어온다는 말은 만리(萬里) 먼 곳 하늘에서, 일(一)인
즉 태을(太乙)인 하나님의 아들이 오셔서 세상에 드러날 때를 밝히는 말로서,
南嶽丈(남악장) 歸程又㝛親家(귀정우숙친가) 穩打山水臨(온타산수림) 別書奉(별서봉)
십년불견금강면(十年不見金剛面)
십년(十年) 동안 금강(金剛)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하였더니,
금견선생역일산(今見先生亦一山)
이제 보니 선생 역시 하나(一)인 산(山)이더라
어대연하훈실난(語帶烟霞薰室暖)
말씀을 하시니 연하(烟霞)가 둘리며, 향기가 방안을 가득하고,
안여옥설조인한(顔如玉雪照人寒)
얼굴은 마치 옥설(玉雪)같이 희어서 사람을 맑게 비추는구나.
사원만폭쟁분방(詞源萬瀑爭奔放)
문장은 근원적으로 만 개의 폭포가 다투어서 빠르게 달아나는 것 같고,
필세천봉노굴반(筆勢千峯怒屈盤)
필세(筆勢)는 천 개의 봉우리가 노해서 솟아난 것 같구나!
가소진황구해고(可笑秦皇求海苦)
가히 웃을 일이로다! 진시황제가 (봉래산의) 바다(海: 불사약)를 구하였지만,
봉래지시재인환(蓬萊只是在人寰)
봉래(蓬萊)란 것이 다만 경기고을(寰:경기 고을 환)의 사람에게 있구나!
미래(未來)의 하나님 아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설명한 글이다.
1. 10년 전의 금강(金剛)의 얼굴과 10년 후의 금강(金剛)의 얼굴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말했다.
2. 10년 전에는 보통 사람과 같았었는데 10년 후에는 다르게 변화되었다고 했다.
3. 금강(金剛)이 말을 할 때는, 아름다운 연하(烟霞)가 둘리우고, 방 안에는 향기가 가득하고,
4. 그의 얼굴은 옥설(玉雪) 같아서 주위의 사람들을 밝게 비추고,
5. 그의 글은 수많은 폭포가 다투어서 달아나는 것 같고,
6. 그의 글씨는 천봉(千峯)이 노(怒)하여 솟아 올라 서려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7. 그래서 10년 전의 모습은 인간(人間)의 모습이고,
8. 10년 후의 모습은 그대로 신선(神仙)의 모습인 것이다.
그러면 해월(海月) 선생은 누구를 두고 그런 말을 하였는가?
금강(金剛)이란 무엇을 두고 말한 것일까?
사람인가?
그냥 강원도(江原道)에 있는 금강산(金剛山)을 말함인가?
다음 구절을 보면 다 풀리는 것이다.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진시황(秦始皇)이 그렇게도 찾던 그 불사약(不死藥) 불로초(不老草),
바다(海), 또는 봉래(蓬萊)라고 한 것이다.
또 그 불사약(不死藥) 불로초(不老草)가
바로 경기고을의 한 사람(一: 太乙)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밝힌 바가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모두 땅에 묻어 둔 채 초연(超然)하게 지내는 사람인데,
바로 그 사람을 전(顚)이라고 하였다.
이 전(顚)이라고 하는 글자의 뜻을 보면,
근본, 근원, 꼭대기, 목, 고개, 뒤집다, 무너뜨리다, 이러한 뜻인 것이다.
그가 바로 도(道)의 근본이요,
만물(萬物)의 원(元)이요,
모든 것을 뒤집어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며,
대두목(大頭目)이라는 말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말이며,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기고 하나님은 몸을 피하셨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강원도에 있는 금강산(金剛山)을,
여름에는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개골산(皆骨山)이라 불러 온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금강산(金剛山)의 별칭인 봉래(蓬萊), 풍악(風樂), 개골(皆骨)이라는 말을 잘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금강산(金剛山)이 아름답게 단풍진 가을철의 수려한 모습을 보고,
풍악산(楓嶽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풍악(楓嶽)의 풍(楓)자가 단풍(丹楓)나무를 뜻하는데,
이 단풍(丹楓)나무가 신(神)나무 풍(楓)자로, 신(神)을 뜻하는 말이며, 단(丹)을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단풍(丹楓)나무라는 것이, 하나님의 아들을 상징하는 나무 중의 하나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해월(海月)
선생의 시(詩)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절에 가면 사찰(寺刹) 주위에는 단풍(丹楓)나무가 심어진 것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여기에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백두산(白頭山)은 하나님을 뜻하는 말로, 백두(白頭), 백수(白首)로 표현하였고,
아들을 뜻하는 말로는,
금강산(金剛山), 또는 금강(金剛), 봉래(蓬萊), 단풍(丹楓), 단(丹) 또는 풍(楓)으로 표현하였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그러나 해월(海月) 선생은, 그렇게도 사람들이 꿈에도 애타게 찾던 불사약(不死藥), 불로초(不老草)가
금강(金剛)이고 봉래라고 하였으며, 또한 바다(海)라고 하였다.
그 봉래(蓬萊), 금강(金剛)이, 우리 나라 경기고을(寰)에 있는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하였으니,
이제는 찾는 것이 아주 쉬워진 것이다.
그가 어디에서 사는 누구이며, 어느 시대에 존재하는 사람인 것만 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해월(海月) 선생의 시(詩) 속에
봉래(蓬萊), 바다(海), 달(月)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을 단순한 자연의 모습을 읊은 것으로 보고
시(詩)를 이해한다면, 그것은 해월(海月) 선생의 시(詩)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아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삼신산(三神山)이라고 하는, 방장(方丈), 봉래(蓬萊), 영주(瀛洲)란 말을,
말 그대로 삼신(三神)이신, 성부(聖父), 성자(聖子), 성신(聖神)을 이르는 말로 알아야 하며,
굳이 장소를 이야기한다면 그 성부(聖父), 성자(聖子)가 계신 곳을 이르는 말이고, 그가 머무는 장소인 것이다.
한 군데 또는 몇 군데 고정(固定)되어 있는 곳이 아니라,
그 성부(聖父), 성자(聖子)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계신 곳이 삼신산(三神山)이요,
봉래(蓬萊)요, 영주(瀛洲)라 칭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다.
성부(聖父), 성자(聖子)가 머물지 않은 곳이라면, 어찌 삼신산(三神山)이라 하겠는가?
그러니 삼신산(三神山)이란 가변(可變)적이라 하겠다.“ 설명을 마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