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성인(聖人)이 역(易)을 지을 적에 그윽히 신명(神明)을 도와 시초(蓍草)를 내었고,
유찬신명(幽贊神明)은 화육(化育)을 돕는다는 말과 같다. 《사기(史記)》〈구책전(龜筴傳)〉에 “천하(天下)가 화평(和平)하고 왕도(王道)가 제대로 되면 시초(蓍草) 줄기가 일장(一丈)[십척(十尺)]이 되고, 무더기로 백 개가 난다.” 하였다.
하늘에서 셋을 취하고 땅에서 둘을 취하여 수(數)를 의지하고,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진 바, 둥근 것은 하나에 둘레가 삼(三)이니, 삼(三)은 각각 한 기(奇)이므로 하늘에서 셋을 취하여 삼(三)이 되고, 네모진 것은 하나에 둘레가 넷이니, 넷은 두 우(偶)를 합한 것이므로 땅에서 둘을 취하여 이(二)가 되었으니, 수(數)가 모두 이에 의하여 일어났다. 그러므로 시초(蓍草)를 세어 세 번 변한 뒤에 그 나머지가 기(奇)가 셋이면 3이 3이어서 9이고, 우(偶)가 셋이면 3이 2여서 6이며, 2가 둘이고 3이 하나이면 7이고, 3이 둘이고 2가 하나이면 8이다.
음양(陰陽)에 변(變)을 보아 괘(卦)를 세우고, 강유(剛柔)에 발휘하여 효(爻)를 낳으니,
도덕(道德)에 화순(和順)하고 의(義)에 맞게 하며, 이치를 궁구(窮究)하고 성(性)을 다하여 명(命)에 이른다.
화순(和順)은 종용(從容)하여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바가 없는 것이니 통틀어 말한 것이요, 이(理)는 일에 따라 그 조리(條理)에 맞음을 이르니 나누어 말한 것이다. 천하(天下)의 이치를 궁구(窮究)하고 인물(人物)의 성(性)을 다하여 천도(天道)에 합하니, 이는 성인(聖人)이 역(易)을 지은 지극한 공(功)이다.
右는 第一章이라
이상은 제1장이다.
옛날에 성인(聖人)이 역(易)을 지음은 장차 성명(性命)의 이치를 순히 하려고 해서였다. 이 때문에 하늘의 도(道)를 세움은 음(陰)과 양(陽)이요, 땅의 도(道)를 세움은 유(柔)와 강(剛)이요, 사람의 도(道)를 세움은 인(仁)과 의(義)이니, 삼재(三才)를 겸하여 두 번 하였기 때문에 역(易)이 여섯 번 그음에 괘(卦)가 이루어졌고, 음(陰)으로 나뉘고 양(陽)으로 나뉘며 유(柔)와 강(剛)을 차례로 쓰기 때문에 역(易)이 여섯 자리에 문장(文章)을 이룬 것이다.
삼재(三才)를 겸하여 두 번 했다는 것은 여섯 획을 총괄하여 말한 것이요, 또 이를 세세히 나누면 음(陰)·양(陽)의 자리가 사이에 섞여 문장(文章)을 이룬 것이다.
右는 第二章이라
이상은 제2장이다.
천(天)과 지(地)가 자리를 정(定)하고 산(山)과 택(澤)이 기(氣)를 통하며, 뇌(雷)와 풍(風)이 서로 부딪히고, 수(水)와 화(火)가 서로 해치지 않아 팔괘(八卦)가 서로 교착(交錯)하니,
소자(邵子)가 말하였다. “이는 복희(伏羲) 팔괘(八卦)의 자리이니, 건(乾)은 남쪽에 있고 곤(坤)은 북쪽에 있으며, 이(離)는 동쪽에 있고 감(坎)은 서쪽에 있으며, 태(兌)는 동남(東南)쪽에 거하고 진(震)은 동북(東北)쪽에 거하며, 손(巽)은 서남(西南)쪽에 거하고 간(艮)은 서북(西北)쪽에 거하였다. 이에 팔괘(八卦)가 서로 사귀어 육십사괘(六十四卦)를 이루었으니, 이른바 선천(先天)의 학(學)이라는 것이다.”
지나간 것을 셈은 순(順)이요 미래를 앎은 역(逆)이다. 그러므로 역(易)은 거슬러서 세는 것이다.
진(震)에서 시작하여 이(離)·태(兌)를 지나 건(乾)에 이름은 이미 생겨난 괘(卦)를 세는 것이요, 손(巽)으로부터 감(坎)·간(艮)을 지나 곤(坤)에 이름은 아직 생기지 않은 괘(卦)를 미루는 것이다. 역(易)이 괘(卦)를 낳음은 건(乾)·태(兌)·이(離)·진(震)·손(巽)·감(坎)·간(艮)·곤(坤)으로 차례를 하였기 때문에 모두 거슬러서 세는 것이다.
右는 第三章이라
이상은 제3장이다.
우레로써 동하고, 바람으로써 흩고, 비로써 적시고, 해로써 따뜻하게 하고, 간(艮)으로써 그치고, 태(兌)로써 기쁘게 하고, 건(乾)으로써 군주(君主)노릇 하고, 곤(坤)으로써 감춘다.
이는 괘(卦)의 자리가 상대함이니, 상장(上章)과 같다.
右는 第四章이라
이상은 제4장이다.
상제(上帝)가 진(震)에서 나와 손(巽)에 깨끗하고 이(離)에서 서로 만나보고 곤(坤)에 일을 맡기고, 태(兌)에 기뻐하고, 건(乾)에 싸우고, 감(坎)에 위로하고, 간(艮)에 이룬다.
제(帝)는 하늘의 주재(主宰)이다. 소자(邵子)가 말하였다. “이 괘(卦)의 자리는 바로 문왕(文王)이 정한 것이니, 이른바 후천(後天)의 학(學)이란 것이다.”
만물(萬物)이 진(震)에서 나오니, 진(震)은 동방(東方)이다. 손(巽)에 깨끗하다는 것은 손(巽)은 동남(東南)이니, 제(齊)는 만물(萬物)이 깨끗함을 말한 것이다. 이(離)는 밝음이니, 만물(萬物)이 모두 서로 만나보기 때문이니, 남방(南方)의 괘(卦)이다. 성인(聖人)이 남면(南面)하여 천하(天下)를 다스려서 밝은 곳을 향해 다스림은 여기에서 취한 것이다. 곤(坤)은 땅이니, 만물(萬物)이 모두 기름을 이루므로 곤(坤)에 일을 맡긴다 한 것이다. 태(兌)는 바로 가을이니, 만물(萬物)이 기뻐하는 바이므로 태(兌)에 기뻐한다 하였다. 건(乾)에 싸운다는 것은 건(乾)은 서북(西北)의 괘(卦)이니, 음(陰)·양(陽)이 서로 부딪힘을 말한 것이다. 감(坎)은 물이니, 바로 북방(北方)의 괘(卦)이니, 위로받는 괘(卦)이니, 만물(萬物)이 돌아가는 바이므로 감(坎)에 위로한다 한 것이다. 간(艮)은 동북(東北)의 괘(卦)이니, 만물(萬物)이 종(終)을 이루고 시(始)를 이루는 것이므로 간(艮)에 이룬다 한 것이다.
위에서는 상제(上帝)를 말하고 여기서는 만물(萬物)이 상제(上帝)를 따라 출입(出入)함을 말하였다.
右는 第五章이라
이상은 제5장이다.
이 장(章)에 미룬 바 괘위(卦位)의 말은 미상한 부분이 많다.
신(神)이란 만물(萬物)을 신묘하게 함을 말한 것이니, 만물(萬物)을 동함은 우레보다 빠름이 없고, 만물(萬物)을 흔듦은 바람보다 빠름이 없고, 만물(萬物)을 건조시킴은 불보다 더함이 없고, 만물(萬物)을 기쁘게 함은 택(澤)보다 더함이 없고, 만물(萬物)을 적심은 물보다 더함이 없고, 만물(萬物)을 마치고 만물(萬物)을 시작함은 간(艮)보다 성함이 없다. 그러므로 물과 불이 서로 미치며, 우레와 바람이 서로 어그러지지 않으며, 산(山)과 택(澤)이 기(氣)를 통한 뒤에야 변화하여 만물(萬物)을 이루는 것이다.
이는 건(乾)·곤(坤)을 빼고 오로지 육자(六子)만을 말하여 신(神)의 하는 바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그 위치와 차례는 또한 상장(上章)의 말을 따랐는데 그 뜻은 상세하지 않다.
右는 第六章이라
이상은 제6장이다.
건(乾)은 굳셈이요, 곤(坤)은 순함이요, 진(震)은 동함이요, 손(巽)은 들어감이요, 감(坎)은 빠짐이요, 이(離)는 걸림이요, 간(艮)은 그침이요, 태(兌)는 기뻐함이다.
이는 팔괘(八卦)의 성정(性情)을 말한 것이다.
右는 第七章이라
이상은 제7장이다.
건(乾)은 말이 되고, 곤(坤)은 소가 되고, 진(震)은 용이 되고, 손(巽)은 닭이 되고, 감(坎)은 돼지가 되고, 이(離)는 꿩이 되고, 간(艮)은 개가 되고, 태(兌)는 양(陽)이 된다.
멀리 물건에서 취함에 이와 같은 것이다.
右는 第八章이라
이상은 제8장이다.
건(乾)은 머리가 되고, 곤(坤)은 배가 되고, 진(震)은 발이 되고, 손(巽)은 다리가 되고, 감(坎)은 귀가 되고, 이(離)는 눈이 되고, 간(艮)은 손이 되고, 태(兌)는 입이 된다.
가까이 자기 몸에 취함에 이와 같은 것이다.
右는 第九章이라
이상은 제9장이다.
건(乾)은 하늘이므로 부(父)라 칭하고, 곤(坤)은 땅이므로 모(母)라 칭하고, 진(震)은 첫 번째로 구하여 남(男)을 얻었으므로 장남(長男)이라 이르고, 손(巽)은 첫 번째로 구하여 여(女)를 얻었으므로 장녀(長女)라 이르고, 감(坎)은 두 번째로 구하여 남(男)을 얻었으므로 중남(中男)이라 이르고, 이(離)는 두 번째로 구하여 여(女)를 얻었으므로 중녀(中女)라 이르고, 간(艮)은 세 번째로 구하여 남(男)을 얻었으므로 소남(少男)이라 이르고, 태(兌)는 세 번째로 구하여 여(女)를 얻었으므로 소녀(少女)라 이른다.
색(索)은 구함이니, 시초(蓍草)를 세어 효(爻)를 구함을 이른다. 남(男)과 여(女)는 괘(卦) 안의 한 음(陰)과 한 양(陽)의 효(爻)를 가리켜 말한 것이다.
右는 第十章이라
이상은 제10장이다.
건(乾)은 하늘이 되고, 둥근 것이 되고, 군주가 되고 아버지가 되고, 옥(玉)이 되고, 금(金)이 되고, 추위가 되고, 얼음이 되고, 큰 적색이 되고, 좋은 말이 되고, 늙은 말이 되고, 수척한 말이 되고, 얼룩말이 되고, 나무의 과일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이 아래에 용(龍)이 되고, 곧음이 되고, 옷이 되고, 말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곤(坤)은 땅이 되고, 어머니가 되고, 삼베가 되고, 가마솥이 되고, 인색함이 되고, 균등함이 되고, 새끼를 많이 기른 어미 소가 되고, 큰 수레가 되고, 문(文)이 되고, 무리가 되고, 자루가 되며, 땅에 있어서는 흑색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암컷이 되고, 혼미함이 되고, 네모짐이 되고, 주머니가 되고, 치마가 되고, 황색이 되고, 명주베가 되고, 음료가 된다는 내용이 있다.
진(震)은 우레가 되고, 용(龍)이 되고, 검정색과 황색(黃色)이 되고, 꽃이 되고, 큰 길이 되고, 장자(長子)가 되고, 결단하기를 조급히 함이 되고, 푸른 대나무가 되고, 갈대가 되며, 말에 있어서는 울기를 잘함이 되고, 왼발이 흼이 되고, 발빠름이 되고, 이마가 흼이 되며, 곡식에 있어서는 껍질을 뒤집어쓰고 나옴이 되며, 궁극에는 굳셈이 되고, 번성하고 고움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옥(玉)이 되고, 고니가 되고, 북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손(巽)은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고, 장녀(長女)가 되고, 먹줄이 곧음이 되고, 공장(工匠)이 되고, 백색(白色)이 되고, 긺이 되고, 높음이 되고, 진퇴(進退)가 되고, 과단성 없음이 되고, 냄새가 되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머리털이 적음이 되고, 이마가 넓음이 되고, 눈에 흰자위가 많음이 되고, 이익을 가까이 하여 세 배의 폭리를 남김이 되며, 궁극에는 조급한 괘(卦)가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버드나무가 되고, 황새가 된다는 내용이 있다.
감(坎)은 물이 되고, 도랑이 되고, 숨음이 되고, 교유(矯輮)[바로잡거나 휨]가 되고, 활과 바퀴가 되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근심을 더함이 되고, 마음의 병이 되고, 귀가 아픔이 되고, 혈괘(血卦)가 되고, 적색이 되며, 말에 있어서는 등마루가 아름다움이 되고, 성질이 급함이 되고, 머리를 아래로 떨굼이 되고, 발굽이 얇음이 되고, 끄는 것이 되며, 수레에 있어서는 하자가 많음이 되고, 통함이 되고, 달이 되고, 도둑이 되며, 나무에 있어서는 단단하고 속이 많음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집이 되고, 율(律)이 되고, 가(可)함이 되고, 기둥이 되고, 총생(叢生)하는 가시나무가 되고, 여우가 되고, 질려(蒺藜)가 되고, 질곡(桎梏)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이(離)는 불이 되고, 해가 되고, 번개가 되고, 중녀(中女)가 되고, 갑주(甲胄)가 되고, 창과 병기가 되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배가 큰 사람이 되고, 건괘(乾卦)가 되고, 자라가 되고, 게가 되고, 소라가 되고, 조개가 되고, 거북이 되며, 나무에 있어서는 가운데가 비고 위가 마름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암소가 된다는 내용이 있다.
간(艮)은 산(山)이 되고, 작은 길이 되고, 작은 돌이 되고, 문이 되고, 과일과 풀의 열매가 되고, 내시(內侍)가 되고, 손가락이 되고, 개가 되고, 쥐가 되고, 부리가 검은 짐승의 등속이 되며, 나무에 있어서는 단단하고 마디가 많음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코가 되고, 범이 되고, 여우가 된다는 내용이 있다.
태(兌)는 못이 되고, 소녀(少女)가 되고, 무당이 되고, 입과 혀가 되고, 훼손함이 되고, 붙었다가 떨어짐이 되며, 땅에 있어서는 강로(剛鹵)가 되며, 첩이 되고, 양(陽)이 된다.
순구가(荀九家)에는 상(常)이 되고, 보협(輔頰)[뺨과 볼]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右는 第十一章이라
이상은 제11장이다.
이 장(章)은 팔괘(八卦)의 상(象)을 넓혔으나 그 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으며, 경(經)에 찾아보아도 모두 부합(符合)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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