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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제7편 정미편 공사기

■ 천지개벽경

by 雪中梅 2020. 7. 18. 08:50

본문

천지개벽경 제7편 정미편 공사기

 

1 장

  1. 하루는 대선생께서 태인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벼락을 쓰리라.

  2. 말씀하시기를, 원일아. 무슨 일이 있으리니 너는 경원에게 다녀오라.

  3. 술을 불러 잔을 드시니 돌개바람이 크게 일어나고, 검은 구름이 빽빽이 모여들어 큰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크게 일어나더니 벼락이 떨어져 가까운 마을의 길에서 젊은 아낙 한사람이 벼락에 맞아 죽어, 이웃이 시끄러우니라.

  4. 잠시 지나자 원일이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원일아. 이번 길에 보고 들은 바가 있느냐?

  5. 대답하기를, 그 마을 앞 큰 길 위에서 젊은 아낙이 벼락을 맞아 죽어서, 보고 듣는 이가 모두 하느님이 밝히 아신다고 말하나이다.

  6. 말씀하시기를, 너는 그 사유를 자세히 말하여 우리들이 듣게하라.

  7. 대답하기를, 그 마을에 도착하여 갑자기 비가 쏟아지므로 여러 사람이 비를 피하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바로 그 때에 한 젊은 아낙이 앞에서 가고 한 늙은 시어미가 어린 아이를 안고 울면서 그 뒤를 따르며 간절히 말하기를, 너희 부부가 부모가 정해준 혼처가 아니라 너희 둘이 만나 정을 통하고 스스로 짝이된지라. 엊그제 네 지아비가 병으로 죽고 젖먹이 아이가 이레를 채우지 못하였거늘, 장례도 치르지 않고 아이를 버리고 다른 데로 가려하니, 죽은 사람은 네 지아비이자 내 아들이라. 장사는 내가 감당하려니와, 젖먹이 아이는 이도 또한 인생이요 네 핏줄이라. 집안살림이 씻은 듯이 가난하여 만약 네가 버린다면 꼭 죽고말리니, 어린아이가 무슨 죄가 있으며, 천륜이 무섭지도 않으냐? 데리고 가도록 해라. 울먹이며 간청하되 젊은 아낙이 거절하며 말하기를, 아이를 데리고 개가하면 나도 불편하고 새 남편의 사랑도 잃을 것이니 결단코 안될 일이라하여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마음을 고치려하지 않으니, 늙은 시어미가 권해도 소용이 없으므로 마침내 목을 놓아 울면서 하늘을 우러러 호소하기를, 밝으신 하느님이 내려보시사 이 악한 계집을 벼락을 쳐서 죽이소서 하고 슬피 울부짖더니, 말이 떨어지자마자 폭우가 내리며 벼락이 크게 쳐 그 여자가 벼락에 맞아죽으니, 보는 이나 듣는 이가 모두 천벌을 기뻐하며 말하기를 밝으신 하늘이 내려다 보신다 하더이다.

  8. 말씀하시기를, 무릇 천하에 짝짓는 법이 부모가 정해주는 바는 인연이요, 부부가 저희끼리 정한 것은 천연이니, 천연이 인연보다 더 무거우니라. 그러므로 인연은 고칠 수도 있으나 천연은 고칠 수 없느니라. 지아비가 죽은지 하룻만에 초상도 치르지 않고 아이를 버리고 다른데로 가려하니, 천리를 크게 거스르는 짓이요 인정상 참지못할 일이라. 내가 벼락을 쳐서 죽였노라.

  9. 제자가 여쭈기를, 후천에는 자녀의 결혼이 부모에게 매이지 않고 부부가 결정하나이까?

  10. 말씀하시기를, 부부는 사람의 도리의 비롯됨이요, 모든 복의 근원이라. 그러므로 한 지아비가 한 지어미와 복된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천하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큰 것이 없고, 한 지아비와 한 지어미가 재앙으로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천하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큰 것이 없느니라.

  11. 얼굴도 모르고 마음씨도 모르고 부모의 명령만을 따르는 것은 선천의 결혼이니, 모든 폐단이 함께 생기느니라. 나의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가 뜻이 맞으면 부모에게 허락을 청하여 허락을 받게되면 나에게 공경히 그 혼인을 아뢰고, 둘이 마음으로 맹세하고 바라는 바를 빌고, 그 부모에게 효도를 다해 낳아 길러주신 은공에 보답하기를 맹세하고 부부가 되나니, 이렇게 맺은 부부는 죽을 때까지 고칠 수 없노라.

  12. 제자가 여쭈기를, 자녀가 허락을 청해도 부모가 따르지 않으면 어찌 되나리까?

  13. 말씀하시기를, 부모의 반대가 이치에 맞으면 부모를 따르고, 부모의 반대가 이치에 맞지 않으면 성의를 다해 도리를 아뢰어 마음 돌리기를 온화하게 간하노라.

  14. 제자가 여쭈기를, 자년가 성의를 다해도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면 어찌 되나이까?

  15. 말씀하시기를, 자식이 도리로 청하는데 부모가 어찌 막겠느냐? 나의 세상에는 그렇게 완고한 부모는 없노라. 나의 세상에는 천하의 모든 사람이 크고 작은 차이는 있더라도 도를 이루어, 모두 착하게 바뀌고 저절로 천연을 알게되나니, 사람마다 모두 좋은 부모요 좋은 자녀니라.

  16. 사람이 천연을 알면서도 가로막고, 자식의 복을 알면서도 그것을 해치면 내가 맡아 다스리노라.

  17. 태인 사람 김경학, 최창조, 최덕겸과 그밖에 여러 사람이 차례로 찾아와 제자가 되니라.

 

2 장

  1.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학선암에 가리라.

  2. 가시는 도중에 소나기가 몰려오거늘, 담뱃대를 들어 한 번 휘두르시니 몰려오던 비구름이 한 곳에 몰려 머무르다가, 암자에 들어가신 뒤에 비가 오기 시작하니라.

  3.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갓과 망건을 벗으시고 용암으로 가시려 할 때 말씀하시기를, 이 길이 길행이니라.

  4. 마침 그 때 정읍 사람 차경석이 남의 빚을 독촉하는 송사로 전주로 가는 길에 용암리를 지나다가 대선생을 뵈오니, 바지를 걷어올리고 대삿갓을 쓰시어 차림새가 속되지 않으시고, 행동거지가 씩씩하시며 말씀이 솔직하시어 행세범절이 하나도 꾸며냄이 없으시니, 풍채가 크게 부귀할 모습이시고 눈빛이 사람을 쏘는 듯하여 감히 마주 볼 수 없으시니라.

  5. 사람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시니 마치 온 땅에 봄바람이 가득한 듯하고, 일을 처리하심에 이치를 밝혀 말씀하시니 마치 큰 강물이 흐르듯 하시니라. 말씀은 너그러우면서 천둥이 구르는 듯 우렁차시고, 하시는 모든 행동이 매우 호탕하시어 폭을 잡을 수 없거늘, 경석이 스스로 놀라고 스스로 도취하여 말하기를, 내가 동학 교주 손병희 아래에 있으면서 교주의 사람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존심이 또한 낮지 않거늘, 어찌 천하에 이와같이 뛰어난 재주와 큰 그릇이 있다고 생각하였으리오 하며 공손히 여쭈기를, 선생께서는 무슨 업을 하시나이까.

  6.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는 의업으로 행세 하노라.

  7. 경석이 다시 여쭈기를, 사시는 곳을 듣고자 하나이다.

  8. 말씀하시기를, 나는 동쪽에서도 손님이요, 서쪽에서도 손님이니, 세상에 집이 없는 나그네로다.

  9. 경석이 크게 이상히 여기더니, 마침 벌 한 마리가 날아와 밥그릇에 떨어지므로 경석이 의아해 하거늘 말씀하시기를, 벌은 규모 있는 벌레니라.

  10. 경석이 말씀을 듣고 오묘한 마음의 경지에 들어 그 자리에서 제자가 되고자 원하거늘, 물리치시니라.

  11. 숙소를 용암리 물방앗간에 정하시니, 모든 것이 더럽고 졸렬하여 보통 사람이 살아 낼 수 없더라.

  12. 경석이 굳이 붙잡고 떠나지 않으면서 뒤따르며 정읍으로 모시기를 청하거늘, 진노하사 큰 소리로 말씀하시기를, 나는 너와 인연이 없으니빨리 내 앞에서 물러가라 하시니라.

  13. 경석이 홀로 생각하니 일마다 놀랍고 이상하므로, 문득 동학가사에 여광여취 그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누구에게 한 말이며 라는 한 구절이 떠오르므로, 간곡히 발원하니라.

  14. 대선생께서 돌아보실 뜻이 전혀 없으시어 구박을 심히하시고 여러번 꾸짖으시니, 경석이 죽기를 작정하고 굳이 청하여 열흘이 되니라.

  15. 그런 뒤에야 어렵게 허락하사 말씀하시기를, 네가 나를 따르려면 지금까지 행세하던 마음을 모두 버리고, 마음을 의롭게 고치고 깨끗이하여, 일심으로 천지대도를 받들겠다는 뜻만이 남은 다음에 나를 찾아오라.

  16. 경석이 마음에 온통 기쁨이 넘쳐 명령을 받들고 물러가니라.

  17. 그 뒤에 몇일 되지않아 대선생께서 용암리에 계시더니, 정읍 사람 차경석과 안내성과 또 한사람이 찾아와 제자가 되니라.

  18. 한숨을 쉬시며 길게 탄식하시고 말씀하시기를, 험악한 팔자로다. 영락없는 역적놈이 찾아들었도다.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의 모든 신명의 뜻을 물어 결정하리니, 모든 신명이 물리치면 나도 어찌할 수 없노라.

  19.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더니 조금 있다가 말씀하시기를, 모든 신명이 내 말을 들었노라. 경석은 시운에 따라 잠시 쓰려하거늘, 오직 회재가 백성의 일을 걱정하여 반대하노라.

  20. 밤이되어 풀밭에 누워 주무시니, 세 사람이 밤새도록 모시고 서서 모기를 쫓으니라. 닭이 운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사 말씀하시기를, 잘못하여 풀밭에 누웠구나. 어찌 미리 깨우지 않았느냐?

  21. 때로는 돌 위에서 주무시고, 때로는 들판의 사람들과 이야기하시니, 세 사람이 정성을 다해 모시니라. 이렇게 여러 날이 되니, 낙심하사 길게 탄식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내가 목물에 빠져 괴로워하다가 간신히 빠져나와 발목 물에 당도하였거늘, 경석이 다시 목물로 끌어들이는도다.

 

3 장

  1. 대선생께서 용암리로부터 원평에 이르시어 말씀하시기를, 이 길이 남조선 배질이니 짐을 채운 다음이라야 배를 띄우리라.

  2.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크게 술과 밥을 내리시니라. 정읍을 향해 떠나실 때 경석에게 명하사 말씀하시기를, 큰 군대는 하루에 삼십리를 가노라.

  3. 경석이 명을 받들어 앞에서 인도하여 그날 가신 길이 고부 솔안에 닿으시니, 고부 사람 박공우가 절하고 뵙거늘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만났을 적에.

  4. 공우가 바로 동학가사에 만났을 적에 따라가면 너희 집안 운수니라라는 한 구절이 깨달아져서 제자가 되기를 원하니라.

  5. 공우가 밤새워 향을 피워 모기를 쫓으며 아뢰기를, 제자가 본래 동학 신도로서 언제나 식고드리기를 대신사응감이라는 정해진 예규대로 하지않고, 스스로 하느님 보여지이다 라고 고하였사오며, 지금도 사십구일 기도를 드리던 중이라서 속으로 이상하게 여기나이다.

  6. 말씀하시기를, 인연이 없었다면 어찌 만날 수 있었겠느냐? 이제 만날 사람을 만났으니 통정신이 나오노라. 나의 일은 부모, 형제, 처자 사이라도 알지못하나니, 나는 서양 대법국 천계탑 천하대순이노라.

  7. 동학주에 시천주조화정이라 하니, 나는 하늘에 있다가 천지만신이 원하므로 하늘 정사를 하늘나라의 신하에게 맡아 다스리도록 명령하고, 천계탑에 내려와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모든 나라 모든 백성의 기쁨과 슬픔을 살펴보다가, 너희 동토에 인연이 있으므로 동쪽으로 와서 금산사 미륵전에 삼십년 동안 머물면서 최제우에게 천명과 신교를 내렸는데 제우가 한국 조정에 살해당하였으므로, 나는 팔괘 갑자에 응하여 신미년 구월 십구일에 세상에 내려왔노라.

  8. 동학가사에 조선강산 명산이라 도통군자 다시난다는 말이있으니, 이를 말한 것이며, 제우가 유교의 묵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였나니, 내가 가르치는 바가 참동학이니라.

  9. 동학교도가 모두 수운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리나니, 죽은 사람은 되살아날 수 없노라. 내가 대신 왔으니, 내가 대선생(大先生)이니라.

  10. 나는 천지를 고쳐 후천을 열고, 천하의 선악을 심판하여 후천 선경 세계의 한량없이 큰 운수를 여노라. 너희들은 의로움을 생각하는 한마음으로 만세의 큰 복을 찾을지어다.

  11. 천지신명이 내 명령을 받고 크게 올바른 가을 기운으로 불의를 깨끗이 씻어내고 모르는 가운데 옳은 사람을 돕나니, 악한 사람은 모든 잎이 가을에 떨어지듯 하고, 착한 사람은 모든 열매가 가을에 익는 듯 하노라.

  12. 그러므로 나의 세상에 모든 사물이 한꺼번에 새로워지고, 모든 복이 다시 시작되노라.

  13. 정읍 대흥리에 도착하사 칙령을 내리시매 맑은 하늘에 천둥이 크게 치니, 말씀하시기를 빠르다 하시더라.

  14. 제자가 아뢰기를, 처음 대흥리에 오시어 맑은 하늘에 천둥소리가 크게 일어나니 세상 사람들이 놀라나이다.

  15. 말씀하시기를, 내가 있는 곳을 천지신명에게 알리는 것이 옳으니라.

  16. 부안 사람 이치화와 그밖에 여러 사람이 찾아와 제자가 되니라.

  17.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머리를 기르고 갓을 쓰라. 네가 갓을 쓰면 세상 사람들이 갓을 많이 쓰리라.

  18. 제자가 여쭈기를, 머리를 기르고 갓을 쓰는 것이 시세에 역행하는 것이 아닙니까?

  19. 말씀하시기를, 사람들이 버린 것을 내가 줍노라.

  20. 가르침을 내리시니,

  21. 하도의 올바른 기운은 사람과 말이 같으니,

    한 터럭을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하노라.

    널리 보고 널리 앎은 누가 복희만 하랴.

    하늘 임금의 공정에 햇무리가 드러나도다.

  22. 말씀하시기를, 지금 세상의 복희씨가 갓 쓴 (사람) 밑에 있나니, 박람박식이 세상에 적수가 없노라.

  23. 하루는 어떤 사람이 가물치 회를 올리거늘, 잡수시매 하늘이 그 모습을 드러내어 마치 가물치가 떠가는 것 같으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사로운 일을 못하노니, 먹는 것도 하늘이 모습을 나타내느니라.

  24. 하루는 거문고 타는 사람을 불러 제자 대여섯 사람이 모시고 앉아 연주를 듣더니, 하늘이 일고여덟 사람이 벌려앉아 거문고를 타고 듣는 모습을 나타내 보이거늘,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사로운 일을 할 수 없나니, 거문고를 들으매 하늘이 모습을 보여주노라.

  25.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강령을 받으라.

  26. 경석이 명령대로 원황정기내합아신을 읽다가 목을 놓아 크게 울거늘, 말씀하시기를 너는 신명에게 벌을 받았느니라.

  27. 제자가 여쭈기를, 경석이 명을 받들어 주문을 읽다가 방성대곡하니 어째서입니까?

  28. 말씀하시기를, 강령을 받으라고 명령했는데 경석이 다른 뜻을 품고 읽었으니, 나는 경계시키고 신명은 벌을 주었노라.

 

4 장

  1. 대선생께서 대흥리에 계시더니 공우가 남에게 가슴을 맞아서 매우 고통스러워 하거늘,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너는 입도하기 전에 남과 다투다가, 그 사람의 가슴을 다치게하여 거의 죽게 만든 적이 있었느냐?

  2. 공우가 환히 깨달아 대답하기를, 잘못하여 그런 잘못을 저질렀나이다.

  3. 말씀하시기를, 그 사람의 신명이 척이되어 이제 이 사람의 손을 빌렸나니, 너는 죽지않은 것만하여도 큰 다행이니라.

  4. 공우가 아뢰기를,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옳으오리까?

  5. 말씀하시기를, 전번 사람에게는 지난 잘못을 살펴 뉘우치고, 이번 사람에게는 큰 은인이라고 생각하라. 병이 저절로 나으리라.

  6. 공우가 아뢰기를, 이번 다툼이 동학과 서학의 미워함으로 인해 생겼나이다.

  7. 말씀하시기를, 동학과 서학의 도로 다투는 것이 본래 옳지 않느니라. 뜻은 나의 옳음을 지키더라도, 마음에 남의 그름을 담아두지 말라. 나는 이렇게 하여 내 도를 닦고, 남은 저렇게 하여 제 도를 닦노라.

  8. 내가 이제 신명에게 명령하여 정읍 천원에 열두 고을 목사의 집회를 여나니, 도싸움이 저절로 끝나고 너의 병도 저절로 나으리라.

  9. 공우가 명에 따라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은혜를 생각하였더니, 몇일 되지않아 병이 완전히 나으니라.

  10. 제자가 여쭈기를, 사람이 척을 지으면 반드시 그 갚음을 받게되나이까?

  11. 말씀하시기를, 세상의 참혹한 일들을 척신이 일으키느니라. 삼가 척을 짓지말고, 혹시 척이 있으면 일일이 화해하라.

  12. 가르침을 내리시니, 세상의 시끄러운 일도 나에게서 비롯되어서 일어나고, 세상의 조용한 일도 나에게서 비롯되어 일어나느니라.

  13. 하루는 형렬이 구릿골로부터 와서 아뢰기를, 광찬이 경석의 입도를 그르게 여겨 말하기를, 경석은 천하에 악하기로도 으뜸이요 죄가 많기로도 첫째이거늘, 이런 흉폭한 사람을 문하에 두시면 우리들은 무엇을 바라리오 하여 크게 불평하니, 이렇게 성질 나쁜 사람을 문하에 두시렵니까?

  14. 말씀하시기를, 내가 허락해놓고 또 물리치면 나의 덕이 막히지 않겠느냐? 덕으로 품어주고 어진마음으로 이끌어주라. 용이 물을 구하려면 가시덤불을 피하지 않나니, 나는 하늘의 운수로써 사사로움이 없노라.

  15.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의 아비가 동학접주로 한국의 관리에게 죽었으니, 나는 그 원한을 풀어주고자 너를 쓰노라. 아비의 죽음을 원통히 여기는 마음을 이겨내어 좋은 일을 하여 공을 세우라.

  16.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내 조정에 서려는 자는 서전서문을 많이 읽노라. 너는 먼저 만 번을 읽으라. 출입을 전폐하고 조용히 지내며 밤낮으로 읽으라 명하시니, 밥상을 손수 나르시고 잔일을 친히 하시어 어린아이를 품어 기르듯 하시니, 이와같이 정성들여 공부시키심이 한두 번이 아니더라.

  17. 하루는 경석이 아뢰기를, 입도하기 전에 지은 죄가 산과 같사오니, 생각이 이에 미치면 모골이 송연하여 다시 착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없어지나이다.

  18.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지금같은 천지대운을 만나 덕을 영원히 남기는 것이 옳으랴, 악을 만세에 남김이 옳으랴? 잘못을 고치는 것은 잘못이 없는 것과 같느니라.

  19. 내가 전에 너에게 명령하여, 지난 잘못을 낱낱이 생각하여 일일이 나에게 아뢰어 용서를 구하게했고, 나는 모두 용서하고 말하기를 나날이 덕을 새롭게하고 다시는 마음에 두지말라 하였느니라. 만약에 하릴없이 마음에 남겨두었다가 그릇된다면, 천하에 큰 죄악을 저지를까 두렵노라 하시니라.

  20.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더니 제자가 아뢰기를, 금년 농사가 크게 풍등할 조짐이 보이더니 병충해가 심하여 농사 형편이 나날이 나빠지오니, 만백성의 근심을 불쌍히 여기소서.

  21. 말씀하시기를, 오늘이 중복인데 번개가 없으면 병충해가 커져서 농사가 거두어 들일 것이 없으리라.

  22. 제자가 아뢰기를, 지금 천하의 형세가 백성이 믿고 의지할 곳이 농사 뿐이오니, 만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23. 말씀하시기를, 네 말이 옳으니라. 내가 백성에게 녹을 내려주리라.

  24. 제자가 명을 받들어 해질무렵까지 살피되 번개가 없으므로 복명하니라.

  25. 바로 신명에게 명령하사 말씀하시기를, 천하의 백성이 살아나지 못하면 좋겠느냐? 명령이 떨어지자 북쪽에서 번개가 바로 번쩍이니라.

  26. 말씀하시기를, 북쪽 사람만 살아나야 하겠느냐? 명령이 떨어지자 즉시 남쪽에서 번개가 일어나니라.

  27. 말씀하시기를, 남쪽과 북쪽 사람만 살아야 하느냐?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동쪽에서 번개가 일어나니라.

  28. 말씀하시기를, 서쪽 사람만 살지 말아야 하느냐? 명령이 떨어지니 서쪽에서 번개가 바로 번쩍이니라.

  29. 말씀하시기를, 사방의 백성이 모두 내 은혜를 입도록 하라.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동서남북에서 번개가 번갈아 치니라. 밥한끼 먹을 시간이나 지낸 뒤 말씀하시기를, 이제 그치라. 명령이 떨어지자 사방의 번개가 바로 멎으니라.

  30. 말씀하시기를, 금년 농사에 병충해가 없어져서 만백성이 농사를 잘 지어 즐거움을 누리리라.

 

5 장

  1. 하루는 대선생께서 태인 살포정에 계시더니, 갑자기 번갯불이 집을 둘러싸고 어지러이 일어나며 여러차례 방에까지 침범하여 떨어지니,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두렵고 겁내어 죽는다며 슬피 울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입을 딱 벌린 채 숨도 쉬지 못하더라.

  2. 공중을 향해 큰 소리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이놈들아. 어지러운 번개를 빨리 거둬라.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번개가 그치니라.

  3. 제자가 여쭈기를, 지금 위험한 번개를 꾸짖어 멈추시어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되살아난 은덕을 기리게하고, 구경하던 사람들이 치하가 분분하니 어째서입니까?

  4. 말씀하시기를, 죽을 사람이 살아났으니 다행이니라.

  5.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평생 소원이 있으니, 내가 알게 하라.

  6. 경석이 어려워하여 대답하지 못하거늘, 말씀하시기를 무슨 거리낄 것이 있으랴. 마음 속 깊은 곳에 품은 생각이 귀하니라.

  7. 대답하여 말씀드리기를, 평생의 소원이 돈을 물처럼 쓰는 것이옵니다.

  8. 문득 얼굴 빛이 변하시며 탄식하여 말씀하시기를, 너는 덕을 물처럼 쓰고 싶지는 않으냐? 돈과 재물에 낭패의 근심이 따라 다니노라. 너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니 때가 되어 천하의 재물이 너에게 오리니, 네가 옳게 쓰면 세상의 가장 큰 복을 불러올 수 있고, 나쁘게 쓰면 세상에서 가장 큰 화를 불러오리라.

  9. 대들보에 긴 베를 걸게하시고, 공우는 명을 받들어 북을 치고 경석은 춤을 추니라.

  10.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네 기운이 모자라 네 조상 가운데 구월산 금반사치의 명당 기운이 있으니 이제 옮겨 오노라. 조금있다가 말씀하시기를, 장풍(長風)을 얻어야 발음이 되리라. 때맞추어 이장풍이 오거늘 공우가 아뢰기를, 장풍이 오나이다.

  11. 북치기와 춤추기를 멈추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네 소원을 허락하였으니 앞으로 돈을 물쓰듯 하려니와, 덕은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니라.

  12.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오늘 나는 너와함께 순창에 가리라.

  13. 가던 길에 가르침을 내리시니,

    무이산(武夷山)의 봉우리는 빼어나니

    시냇물은 수수와 사수로 갈라져 흐르는구나.

    가슴에는 활짝개인 하늘의 달을 품었고

    정다운 이야기로 미친 어지러움을 멈춘다.

    살아날 꾀는 천권의 경전이요

    살림살이는 몇 간짜리 집이라.

    작은 신하가 도를 듣고자 하면

    한나절 한가로움을 아끼지 않는구나.

    경석이 아뢰기를, 마음으로 오직 의로움을 생각할 것을 맹세하고, 정성을 다해 도를 받들어 크게 이룰 것을 기약하나이다.

  14.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도는 지극히 공평하여 착한 사람을 돕고 악한 사람을 버리나니, 선악이 나에게 매였고, 화와 복이 나에게 매었나니라. 너가 옳은 일을 한다면 나는 너에게 모든 복을 내려주리라.

  15. 순창에 이르사 경석에게 명하시어 한 곳에 단정히 앉게 하시고 사람들에게 물으시기를, 여기를 순창 농암이라 부르느냐?

  16. 어떤 사람이 대답해 여쭈기를, 그러하나이다.

  17. 말씀하시기를, 농암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느냐?

  18. 대답해 여쭈기를, 농암에 농바우가 있어 마을이름이 되었으니 전설이 있어, 농바우 안에 하늘이 신검과 신갑옷을 숨겨놓았는데 장군이 나면 하늘이 바위를 열고 내려준다고 하나이다.

  19. 말씀하시기를, 농바우 전설이 헛말이 아니니라. 한 사람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너에게 어젯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

  20. 그 사람이 대답해 아뢰기를, 어젯 밤에 한 꿈을 꾸었는데, 어떤 늙은 신선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더니 농바우를 열고 갑옷 투구와 장검을 꺼내었는데, 신검에는 서리같은 기운이 어리었고 투구에는 광채가 엉겨있어 눈이 어지럽거늘, 제에게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장군이 명을 받고 여기에 오리니 그 장군에게 전하라 하시므로 7제가 받아서 두었는데, 오늘 차경석이 앉은 자리가 바로 그 자리이나이다.

  21. 말씀하시기를, 너는 꿈을 제대로 꾸었도다.

  22.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의 꿈에 진실이 있나이까?

  23.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무왕이 상(은)나라를 칠 때 꿈으로 알려준 일이 많으니라. 큰 꿈은 하늘이 징조를 보임이니, 천하사 하는 사람은 소중히 여기느니라.

  24.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에게 큰 일을 맡기나니, 세상에서 가장 큰 공적을이루도록 하라.

  25. 대답해 아뢰기를, 결초보은을 맹서하나이다.

  26. 말씀하시기를, 네가 세상에서 으뜸가는 어진 사람이 된다면 나의 기쁨이 천지에 가득하리라. 내 마음을 아프게 하지말고, 백성의 삶을 해치지 말라.

  27. 제자가 아뢰기를, 길을 떠나시려 하는데 길이 질어 한걸음도 떼기가 어렵나이다.

  28. 바로 칙령을 내리시니, 길을 다스리는 신장에게 칙령을 내리노니, 임금이 순창 농암에 있다가 정읍 대흥리로 옮겨가려 하노라. 명령이 떨어지자 진흙이 당장에 굳어져 깨끗한 신으로 편안히 돌아오시니라.

 

6 장

  1. 정미년 가을 ○월 ○일 ○시에 대선생께서 순창 농암에 계시더니, 천지대신문으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설법하시니 마장군이라 쓰시고, 이십사 방위를 쓰셨으며, 경(磬)을 만들고 장군의 갑옷과 투구를 갖추시니라.

  2. 말씀하시기를, 이 땅에 큰 기운이 있으니 뽑아 쓰리라. 전명숙과 최익현은 그 운수가 아니고 그 사람이 아니므로 이 땅에서 살해되었노라.

  3. 시를 읊으시니,

  4. 영웅이 대중화에서 날을 보내니

  5. 온 세상 사람들이 죽은 바둑돌이로다.

  6. 말씀하시기를, 회문산에 오선위기가 있으니, 바둑의 원조 단주의 해원 도수를 여기에 붙여 조선의 운수를 정하리라. 다섯 신선 중에 한 신선은 주인이 되어 수수방관하고, 네 신선이 바둑을 두어 승부가 나아가지 않고 질지끌어 세월만 보내니, 최수운을 불러 증인을 세워 판단을 내리리라.

  7. 노랫말을 일러주시고 말씀하시기를, 이 노래에 웃는 사람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죽으리라. 또 고저청탁의 가락이 있으니 곡조가 맞지 않으면 신선의 웃음거리가 되리라. 내가 먼저 부르리니 너희들은 따라서 하라.

  8. 노래가 끝나자 갑자기 찬 기운이 몰려드니, 말씀하시기를 수운이 왔으니 조용히 들어보면 말이 있으리라.

  9. 조금 있다가 경 위에서 소리가 나는데 그 노래에 말하기를, 주인이 엄숙하면 그런 빛이 왜 있으리오.

  10. 여러 제자에게 물으시기를, 이 노래가 어디에 있느냐?

  11. 대답해 아뢰기를, 동학가사에 있나이다.

  12. 조금 지나서 경을 향하여 여러 말씀으로 명을 내리시니,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 조선 말이 아닌 것 같으니라.

  13. 말씀하시기를, 조선을 잠시 다른 나라에 주어 하늘의 운수를 기다리게 하리니, 서양에 주면 인종이 다르므로 학대와 차별이 심하고, 청나라에 주면 그 나라 백성이 어리석어 감당하지 못할 것이요, 일본에 주면 임진년 이후에 그 나라 도술신명이 척을 지었으니 척이 풀어지리라.

  14. 그러므로 천하를 통일하는 운수와 해와 달의 밝은 기운을 잠시 저들에게 주어 천하의 큰 일을 시키리라. 그러나 주지 못할 것이 하나 있으니, 어질 인(仁) 자라. 만약 인 자도 주면 천하는 저들의 차지가 되리라.

  15. 그러므로 인 자는 너희들에게 주나니 잘 지키라. 너희들은 아주 편한 사람이요, 저들의 너희의 일꾼이 되어 모든 일을 밝히 처리하고 품삯도 못받고 끝이 닥치면 빈손이되어 제나라로 돌아가리라. 그러니 너희들은 줄것이 없으니 말대접이나 두터이 하라.

  16. 정미년 겨울 동짓달에 구릿골에 계시니, 제자가 먼저 순창 농암에 있으면서 명령을 받고 동곡으로 와서, 제자 세 사람이 종이를 사방 한 치로 잘라 모실 시 자 한자를 쓰고, 한 사람이 사백 자를 써서 네 벽에 붙이니 하루에 모두 천이백 자라.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한 번에 청수 스물네 그릇을 올리고, 하룻밤에 칠성경을 세 번씩 읽어서 열흘에 그치니 글자의 총 수가 일만이천 자라.

  17. 명령을 기다리더니 말씀하시기를, 성천 강선루는 허미수가 다시 지었는데일만이천 간은 녹이 붙어있고, 금강산 일만이천 봉은 겁이 끼었으니 이제 그 겁을 벗기리라.

  18. 흰 양 한 마리를 잡아 그 피로 모실 시(侍) 자의 머리에 점을 치시니, 만이천 자에 그 피가 다한지라. 글자를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글자 모양이 아라사 병정 같으냐?

  19. 대답해 여쭈기를, 그러하나이다.

  20. 말씀하시기를, 아라사 군사가 내 군사가 되노라. 물을 담은 그릇은 김제로 보내어 뒷날에 대비하리라. 조금 있다가 김제 사람 임상옥이 와 뵙거늘, 그릇을 개정국에 씻어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이 나라에 앞으로 백성들의 힘을 크게 쓸 일이 있으리니 그 때가 닥치면 이 그릇을 쓰게되리라.

  21. 제자가 여쭈기를, 갑진년 공사에 아라사와 일본의 대전쟁을 일으키도록 명하시고, 일본을 도와 아라사를 물리치게 하사 일본을 천하의 역군으로 삼으시더니, 이제 아라사 군사로 내 군사를 삼으시니 어째서입니까?

  22. 말씀하시기를, 아라사에 두 정사가 있으니, 묵은 아라사가 지지 않으면 새 아라사가 일어설 수 없노라. 묵은 정사는 천하에 폐를 끼치고, 새 정사는 천하를 새롭게 하는 일을 하리라.

  23. 말씀하시기를, 입을 곤륜산처럼 무거이 하라. 아라사 군사가 서울에 들어오는 날이 있으리니, 너희가 찾아가면 너희를 공경하여 서로 절하노라. 아라사 군사가 서울에 들어오면 내 일은 이루어지노라.

  24. 말씀하시기를, 전쟁과 병이 함께 일어나노라. 아라사 군사가 서울에 들어와 있으면 천하의 대세가 너희에게 돌아오나니, 내 일은 한꺼번에 이루어지노라.

 

7 장

  1. 하루는 대선생께서 정읍 삼산을 지나시더니, 한 총각이 있어 떨어진 옷을입고 다리를 걷어올리고 길가에 있으니, 때가 많이 끼었으나 자세히보면 몸집이 크고 생김새가 넉넉하여 행세하는 집 아들이 분명하더라.

  2. 그 앞을 지나시며 말씀하시기를, 내 뒤를 따르라. 그 아이가 대답도 않고 몸을 일으켜 뒤를 따르니라. 대흥리에 닿으시자 밤새도록 안고 주무시니, 낮부터 밤까지 한 말씀도 없으시니라.

  3. 제자가 이상히여겨 대선생께서 나가시기를 기다려 인사를 청하니 그 아이가 표정없이 거절하며 말하기를, 인사는 해서 무엇하리오. 제자가 묻기를 총각의 생김생김이 부귀한 집안의 자제이거늘, 어찌 아내를 얻어 살림을 하지 않고 이렇게 누더기를 걸치고 비럭질을 하는가 하니, 그 아이가 천연스레 대답하기를, 대장부가 천하사를 함이 당당하나니 집안이나 다스리자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니라.

  4. 제자가 계속하여 자세히 물으려 하더니, 대선생께서 방으로 되돌아 오셔서 가라고 말씀하시니, 그 아이가 또한 대답하지 않고 몸을 일으키니라. 대선생께서 함께 가시니 제자들이 모시고 가기를 바라거늘 허락치 않으시고, 몇리를 함께 가셨다가 돌아오시니라.

  5. 제자가 여쭈기를, 그 아이는 어떤 사람이나이까?

  6. 말씀하시기를, 북쪽 하늘 먼 곳에서 천하사 하는 사람이니라.

  7. 제자가 여쭈기를, 그 아이의 성명이 무엇이옵니까?

  8.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한 집 사람이 되노라.

  9. 하루는 임실로 산길을 가시는데 산마루에 이르러 단정히 앉으시니, 한 사람이 오다가 길앞에서 엎드리니 망건을 벗고 입은 옷은 꾀죄죄한데 어깨에는 자루를 매었더라. 그렇게 한참동안 아무 말이 없더라.

  10. 말씀하시기를, 돌아가라. 그 사람이 아무 대답없이 돌아가니라.

  11. 제자가 여쭈기를, 그는 어떤 사람이나이까?

  12. 말씀하시기를, 북쪽하늘 먼 곳에서 천하사 하노라.

  13. 제자가 여쭈기를, 그의 성명이 무엇이옵니까?

  14.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너희들과 함께 한집 사람이 되노라.

  15. 하루는 태인 하마거리에 계시며 마루 위에 단정히 앉으셨는데, 조금 지나니 어떤 사람이 바지를 걷고 그물을 끌며 손에는 채찍을 들고 오더니, 채찍을 휘두르며 마당 앞을 가로질러 다니며 큰 소리로 천하의 도적들을 다 잡겠다는 말을 끊임없이 계속 하니라.

  16. 공우가 지극히 존귀하신 분 앞에서 하는 행동이 무례한 듯하여 막 꾸짖으려고 하였더니, 대선생께서 위엄서린 눈으로 엄히 막으시니라. 공우가 그제서야 저 사이에 무슨 곡절이 있음을 깨닫고, 삼가 명령을 기다리더니, 이렇게 한참을 지내더라.

  17.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네가 가진 돈을 저사람에게 주어라. 공우가 명령대로 주니 그 사람이 말없이 받고, 대선생께 절한 뒤 말없이 물러가니라.

  18. 제자가 여쭈기를,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19. 말씀하시기를, 북쪽 하늘 먼 곳에 있으면서 천하사 하노라.

  20. 제자가 여쭈기를, 그 사람이 세상의 도적을 모두 잡나이까?

  21. 말씀하시기를, 천하의 도적을 잡느니라.

  22. 제자가 여주기를, 그 사람의 성명이 무엇이옵니까?

  23.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너희들과 한집안 사람이 되어 서로 반기느니라.

  24.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입에 곤륜산을 달라. 내 도 아래에서 배씨, 윤씨, 조시 세 성씨 가진 사람이 있어, 한 사람의 밑이되고 모든 사람의 위에 서리니, 너희들은 그 다음이 되노라.

  25. 제자가 여쭈기를, 배씨, 윤씨, 조시 세 성씨 가진 사람이 지금 어느 곳에 있으면서 어떤 일을 하나이까?

  26. 말씀하시기를, 북쪽 하늘 먼 곳에 있으면서 천하사를 하나니, 때가 오면 알게되노라.

  27. 제자가 여쭈기를, 우리나라 역대에 나라가 설 때의 정승에는 반드시 배씨가 있었다 하는데, 그러하나이까?

  28. 말씀하시기를, 내가 나라를 열 때에도 또한 배씨 성 가진 사람이 정승이 되노라.

 

8 장

  1. 정미년 겨울에 대선생께서 고부 와룡리에 계시더니, 여러 제자에게 물으시기를, 이 뒤에 전쟁이 없겠느냐?

  2. 대답해 아뢰기를, 알지 못하나이다.

  3.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개벽 하는 때에 어찌 전쟁이 없으리오. 전쟁 기구를 만드노라.

  4. 행법하시니, 제자들이 명에 따라 담뱃대 수십 개로 총을 삼고, 수건으로 투구를 삼고 새끼줄로 바지를 묶어 갑옷으로 삼고, 문을 보루(堡壘; 진지)로 삼고, 종이에 시천주를 정성들여 써서 불심지로 삼고, 입으로 소리를 질러 총소리를 내니라.

  5. 말씀하시기를, 만약에 대열이 바르지 못하면 군사가 상하노라.

  6. 행법하시니, 제자들이 갑옷을 두르고 총을 메고 행군하는데,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면서 총소리를 연달아 내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면서 연달아 총소리를 내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면서 연달아 총소리를 내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면서 총소리를 연달아 내고, 가운데서부터 사방으로 나아가며 연달아 총소리를 내니, 늙은 사람은 숨이 가빠 따라다니지 못하고, 대열의 모습이 궁궁을을 모양처럼 되니라.

  7. 말씀하시기를, 내 세상에는 전쟁이 없으니, 개벽의 첫머리에 선천에 쌓인 재앙으로 온 세상이 서로 싸워 신기한 재략이 한꺼번에 나타나서 서로 승부를 겨루나니, 재주가 으뜸인 나라가 상등국이 되어 전쟁은 끝을 보느니라. 말씀을 마치시니 천지사방에서 천고성(天鼓聲)이 연이어 크게 일어나니라.

  8. 정미년 겨울에 순창 피노리에 계시더니, 마침 그때 황응종이 와서 뵙거늘 말씀하시기를, 고부 사람이 오니 바둑판을 돌릴 수 있으리라.

  9. 시를 읊으시니, 영웅이 대중화에서 소일하니, 온 세상 백성들이 모두 죽은 바돌이라.

  10. 정미년 겨울에 피노리에 계시더니, 제자가 명으로 최수운의 사명기를 만들고, 전명숙의 사명기를 만드니라. 나뭇가지 끝에 높이 매다시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수운과 명숙의 원한을 풀어주노라.

  11. 하루는 태인 고현의 행단에 계시며 경석에게 가르침을 내리시니, 무릇 주장의 법도는 영웅의 마음을 널리 모으기에 힘쓰고, 공에 따라 녹을 공평하게 하여 여러 사람의 뜻을 하나로 모으나니, 사람들과 좋아하는 바를 같이하면 이루지 못함이 없고, 사람들과 미워하는 바를 같이하면 넘어뜨리지 못함이 없느니라. 집안을 일으키고 나라를 일으키는 것은 사람을 얻음에 있고, 집안이 쓰러지고 나라가 망하는 것은 사람을 잃음에 있느니, 기를 품은 무리는 그 뜻을 얻고자 하는 바램을 품었음이라.

  12. 말씀하시기를, 옛적에 공자가 행단에서 도를 가르쳤느니라. 나는 이에 가르침을 내리나니, 장수된 사람의 큰 거울이니라.

  13. 하루는 제자가 아뢰기를, 경석의 사람됨이 타고난 성품이 음흉하여 처세하는 방법이 밖으로 꾸미기에만 힘써 진실한 마음은 전혀 없고, 간사하게 남을 농락하여 겉과 속이 다르고, 교묘한 말로 그른 것을 덮어 제주장을 고집하여 타협할 줄 모르고, 겉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듯이 꾸미되 속마음은 모든 음탕한 짓을 다하며, 권세를 좋아하여 그럴 듯이 위엄을 부리며 안에서는 사악함이 앞을 다투고,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달라서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나고, 수십 년동안 같이 지내도 참마음으로 하는 일과 속정을 담은 말을 듣고 보지 못하여, 제자들이 기꺼이 사귀지 못하고 모두가 꺼리나이다.

  14.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운행은 사사로움이 없나니, 시운에 따라 부득이 쓰나니라. 내가 마음을 다해 가르치고 이끌어 착해진다면 나에게도 천만다행이려니와, 끝내 좋아지지 못한다면 운수이니 또한 어쩔수 없노라.

  15. 어떤 날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겉치레를 하면 속이 나빠지노라. 선천은 영웅의 세상이므로 위엄으로 살고 악으로 살지만, 나의 세상은 성현의 세상이므로 웃음으로 살고 선으로 사느니라.

  16. 겉치레를 버리고 쓸데없는 위엄을 버리라. 속이는 마음과 꾸미는 말을 버리라. 참다운 덕에 힘쓰고 독실함을 숭상하라. 진심을 주로하고 즐거이 어울리라. 네가 나를 따르지 않으면 내 덕이 상할까 두렵노라.

  17. 하루는 경석에게 명하시기를, 너는 지금부터 출입을 전폐하고 집에서 책을 읽으라. 이는 자옥도수니라.

  18.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경석에게 명령하사 드나들지 못하게 하시니 어째서입니까?

  19. 말씀하시기를, 집에 있으면서 살피고 닦아서 마음과 행실을 고치면, 나에게는 즐거움이 되고 백성에게는 행복이 되노라.

  20.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더니, 제자가 명을 받고 삿갓을 사와서 비치하니라. 말씀하시기를, 내 덕을 펼 사람은 지금 초립동년(草笠童年)이니라.

  21. 말씀하시기를, 나의 일은 갑을(甲乙)에 머리를 들고, 무기(戊己)에 몸을 뒤집노라.

  22.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비록 나이가 적은 사람이라도 지위가 너보다 높고, 덕이 너보다 높거든 만날 적에 반드시 공경하라.

  23. 어떤 날은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때가 와서 한 사람이 허락하지 않으면, 너희들은 내가 있는 곳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노라.

 

9 장

  1. 정미년 겨울에 대선생께서 구릿골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는 앞으로 머리를 깎으리니 너희들도 모두 머리를 깎으라. 형렬아. 내일 모악산 대원사에 가서 금곡을 불러오라. 내가 너희와 더불어 머리를 깎으리라.

  2. 제자가 여쭈기를, 제자들 사이에 머리깍은 사람이 있으면 머리를 길러 갓을 쓰라 하시더니, 이제는 장차 머리를 깎으라 하시니 어째서입니까?

  3. 말씀하시기를, 천하의 형세를 잘 살피고 때에 따라 바꾸도록 하라. 시세를 알지 못하고 고집을 부려 변통하지 못하면, 하늘이 복을 내려주어도 받을 데가 없느니라. 다음날 금곡을 불러오라는 명령을 다시 하지 않으시니라.

  4. 하루는 태인 덕두에 계시더니, 제자가 명을 받아 풀인형 두 개를 만드니, 하나는 상투가 있고 하나는 상투가 없더라. 여러 제자에게 물으시기를, 상투가 있는 것과 없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좋으냐? 제자들이 감히 대답하지 못하거늘, 말씀하시기를 짧은 머리가 좋으니라 하시더라.

  5.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형렬에게 가르침을 내리시니, 무릇 군사를 쓰는 요령은 예의를 숭상하고 녹을 무겁게 함에 있나니, 예를 숭상하면 옳은 선비가 이르고, 녹을 무거이하면 뜻있는 선비가 목숨을 가벼이 여기므로, 어진 사람에게 재물을 아끼지 말고 녹을 두터이하고, 공있는 사람을 상줌에 때를 어기지 않으면 장수와 군졸이 힘을 모아 적국을 치느니라.

  6.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오는 시절의 형세가 나라와 나라가 서로 싸우고, 도(종교)와 도가 서로 싸우리니 이것이 천하의 법도가 어지러울 운수니라. 이 때를 만나 천하의 장수가 되려면, 이 가르침이 큰 거울이 되노라.

  7. 가르침을 내리시니, 밝은 달처럼 마음은 모든 강을 함께 비추고, 큰 바람은여덟 모퉁이에 꼭같이 기운을 몰아넣노라.

  8. 정미년 겨울 동짓달에 구릿골에 계시더니, 형렬이 명을받아 깨끗한 종이에 육십사괘를 점치고, 그 점들을 에워싸서 이십사 방위를 둥글게 써서 받들어 올리거늘, 해를 향해 불사르시고 말씀하시기를, 나와 함께 지내라.

  9. 형렬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를 잘 믿으면 해인을 내려주리라.

  10.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는데 공우가 와서뵙거늘 기쁜 빛을 띠신 얼굴로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네가 이 길에 노래하고 춤추며 왔더냐?

  11. 대답해 여쭈기를, 저절로 흥이나서 연이어 노래하고 사이사이 춤추며 왔나이다.

  12. 말씀하시기를, 그 노래를 나에게 들려다오.

  13. 말씀드리기를, 모시러 가자. 모시러 가자. 부처님 모시고 집으로 돌아오자라 하였나이다.

  14. 말씀하시기를, 네가 나와 함께 가고싶으냐?

  15. 말씀드리기를, 지극한 정성으로 원하는 바이나이다.

  16. 말씀하시기를, 네 소원을 들어주노라.

  17. 가다가 용암에 닿으사 남쪽 하늘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시기를, 높고 높도다. 때에 검은 구름이 완전히 덮이고 하늘 가운데만 조금 열렸는데, 바람에 눈발이 간간이 날리니라.

  18. 말씀하시기를, 나와 친구로 지내자 하시니, 공우가 허락할 도리가 없어 황공무지하더니, 그 기가 적도다 하고 말씀하시니라.

  19. 공우가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말소리가 나와서 말씀드리기를, 바람이 더 세어지리이다. 말이 떨어지자 바람이 거세게 일어나니라.

  20. 조금 지나서 말씀하시기를, 나와 친구로 지내라 하시니, 공우가 다시 모르는 사이에 말소리가 저절로 나와서 말씀드리기를, 바람이 앞으로 더 세어지리이다. 말이 떨어지니 폭풍이 크게 일어나 모래가 날고 돌이 굴러다니니라.

  21. 말씀하시기를, 지금 용호대사의 기운을 네 몸에 붙여 시험하였더니, 그 기운이 모자라도다.

  22. 공우가 말씀드리기를, 신의 기운이 응하면 사람이 신력을 얻나이까?

  23. 말씀하시기를, 성현의 신이있어 응기하면 어진 마음이 저절로 생기고, 영웅의 신이 응기하면 패기가 저절로 생겨나고, 장사의 신이 응기하면 큰 힘이 저절로 생기고, 도적의 신이 응기하면 도적의 마음이 저절로 생기나니, 그러므로 나는 나무나 돌이라도 기를 붙여주면 쓸 수 있노라.

  24. 마음은 귀신이 오가는 길이니 성현을 생각하면 그 신이 와서 응하고, 영웅을 생각하면 그 신이 와서 응하고, 장사를 생각하면 그 신이 와서 응하고, 도적을 생각하면 그 신이 와서 응하노라. 그러므로 천하의 모든 일에 길흉화복이 모두 제 정성으로 제가 얻는 것이니라.

  25. 말씀하시기를, 해가 떴는데도 이불 덮고 자면 내가 보기에 송장과 같으니라.

 

10 장

  1. 하루는 대선생께서 밤길을 가시다가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마음으로 풍운조화를 외우라.

  2. 공우가 명에따라 지성껏 마음속으로 외우며 가니라.

  3.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너는 잘못 읽느니라.

  4. 공우가 깜짝놀라 살피니 천문지리라고 잘못 외고 있거늘, 바로 고쳐 외워 대흥리에 닿으니라.

  5. 그날 밤에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거늘 말씀하시기를, 네가 잘못 외워 지금 날씨가 한결같지 못하노라.

  6. 제자가 여쭈기를, 한 사람의 송주로 날씨를 좌우할 수 있으니 어째서입니까?

  7.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희에게 명하여 공사를 대신하게 하면, 너희의 말이 곧 내 말이 되노라.

  8. 제자가 아뢰기를, 명을 받아 제자들이 공사를 대신하면 천지조화를 못쓰는 것이 없으니, 이로써 모두가 자신만만하여 천하사를 가벼이보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후나 백작을 손바닥에 든 물건같이 여기나이다.

  9. 말을 들으시며 즐거워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옛말에 문선왕을 업고 송사한다고 하지 않더냐? 너희들은 하늘을 이고 행세하노라. 너희들이 오늘날에는 한 마을의 일도 감당하지 못하지만, 때가 오면 천하의 준걸들이 너희들에게 와서 배우느니라.

  10.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지금으로부터 병욱의 녹줄을 떼리라 하시더니 다음날 공우에게 명령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지금 전주에 가서 병욱에게 비단 삿갓 하나를 얻어 오라.

  11. 공우가 전주에 가서 명령을 전하니 병욱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신세가 이 지경이 될 줄 누가 알았으리오. 어제부터 수십 명 식구가 밥을 짓지 못하고 아침 저녁 끼니를 잇지 못하니, 듣는 사람이 누가 믿겠는가.

  12. 바로 사람을 시켜 공우와 함께 가서 가게에서 비단 삿갓을 사오게 하니, 상등 물건이 가게마다 많이 있건만 모두가 외상으로는 팔 수 없다고 하니라.

  13. 병욱이 길게 탄식하고 말하기를, 전날에는 외상을 따지지 않고 삿갓 백 개라도 어렵지 않았거늘, 신세가 어찌 이런 지경이 되었을꼬 하니라.

  14. 공우가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녹을 오랫동안 뗄 수 없노라. 다음날 공우가 명을받고 전주에 이르니 병욱이 반겨 맞이하고 살림이 풍성해져서 말하기를, 오늘은 무엇을 구하러 왔는가? 무엇이든 받들어 행하리라. 공우가 녹을 뗀 명령을 이야기하니 병욱이 웃으며 말하기를, 그렇지 않으면 어찌 그럴 수 있으리오 하더라.

  15. 제자가 여쭈기를, 사람의 녹이 하늘에 매어있어 하늘이 그 녹을 떼면 사람이 먹고 입지 못하나이까?

  16. 말씀하시기를, 하늘이 장차 크게 쓰고자 하면 그 몸을 가난하게 하여 그 그릇을 키워주노라. 너희들은 이 뒤에 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시키는 줄 알라하시니라.

  17. 하루는 길을 떠나사 정읍 과교리를 지나시는데 공우가 아뢰기를, 앞산에 샘이 있어서 전해오기를 장군천이라 하옵니다.

  18. 말씀하시기를, 물을 떠 오라.

  19. 공우가 명으로 한 그릇을 마시니 당장에 힘이 솟아나 태산을 짊어져도 오히려 가볍겠기에 겁을 먹어 아뢰기를, 감당 못할 큰 힘이 저절로 솟아나옵니다.

  20. 말씀하시기를, 도로 바치라. 명령이 떨어지니 힘이 물러가 보통 때와 같아지니라.

  21. 제자가 여쭈기를, 장군천이 이름은 있으되 실효가 없어 천 명이 천 번을 시험하여도 한 번도 영험이 없었건만, 오늘 힘이 솟아나니 어쩐 일입니까?

  22. 말씀하시기를, 주고 뺏기가 이처럼 쉬우니라.

  23.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에게 가르침을 펴는 것이 곧 천하에 가르침을 펴는 것이니라.

  24. 제자가 여쭈기를, 포교는 도적 잡는 직책이거늘, 포교(布敎)를 포교(捕校)라 하니, 그 뜻이 어떠하옵니가?

  25. 말씀하시기를, 내 세상에는 사람들이 감히 영웅으로 행세하지 못하나니, 천하의 영웅은 모두 잡아들이노라.

  26. 제자가 여쭈기를, 앞으로 천하의 영웅을 모두 잡아들이면, 어떤 방책이 있어 다스리오리까?

  27.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앞으로 가르침을 천하에 펼쳐 천하의 모든 백성이 주문을 읽어 나에게 정성을 드려 마음닦는 공부를 하면, 영웅의 마음이 저절로 어질게 바뀌고, 악한 마음이 저절로 착해져서 젖먹이가 어미 품에 안긴 듯 하고, 어린아이가 천지공정에 서느니라.

  28. 정미년 겨울 섣달에 고부 와룡리에 계시며 칙령을 내리시니, 깨끗한 종이에 가로 세로 줄을 그리시고 그 사이에 글을 쓰시니,

  29. 천지의 주장이요, 정의 정의

    음양의 깨달음이 열림이요, 정의

    만물의 으뜸가는 창성함이요, 정의 정의라.

    사람의 일을 새김이니라.

 

11 장

  1. 하루는 대선생께서 와룡리에 계시며 가르침을 내리시니, 천지대도주라.

  2. 선천에 요임금이 일월성신을 본떠 역법을 만들어 엄숙히 사람들에게 때를 알려주니, 천지는 해와 달이 없으면 빈 껍질이요, 해와 달도 사람이 없으면 빈 그림자니라. 요임금이 해와 달이 운행하는 이치를 잘 알아내어 달력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때를 밝혀주니, 반만년 동안 덕이 천하의 모든 백성들에게 끼쳐져 하늘의 때에 의지하여 땅의 이익을 쓸 수 있었느니라.

  3. 나의 세상에서는 천지가 새로워지니 역법도 새로워지느니라.

  4. 천지대도주는 천지의 대도요, 천지의 진액이니라. 내가 이 주문을 지어 읽으니, 천지의 모든 신명이 춤을 추느니라.

  5. 말씀하시기를, 옛부터 위로 하늘의 글을 깨친 사람도 있었고, 아래로 땅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도 있었으나, 가운데인 사람의 올바름에 사무친 사람은 없었나니, 이때는 사람이 높은 때이니라.

  6. 하루는 와룡리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나는 너와 함께 오늘 오만 년 천지대공사를 행하리라.

  7. 공우가 대답해 여쭈기를, 자질이 우둔하여 본디 아는 바가 없으므로 어찌 명령을 받드오리까?

  8. 말씀하시기를, 네가 아니면 할 수가 없으므로 너에게 명령하노라.

  9. 공우가 감히 명령을 어기지 못하여 아뢰기를, 세상에 홀아비와 홀어미가 있어 사람살이에 가장 슬픈 일이 되었사오니, 젊은 홀어미는 젊은 홀아비와 짝짓게하고, 늙은 홀아비는 늙은 홀어미와 짝지어서 아는 사람끼리 모여 잔치를 베풀게하여, 앞으로 선경세계에는 홀아비와 홀어미가 없었으면 하나이다.

  10. 무릎을 치시며 칭찬하사 말씀하시기를, 옳도다. 옳도다. 공우가 공사를 잘 보았으니, 나의 세상에는 홀아비와 홀어미가 없노라.

  11. 공우가 다시 아뢰기를, 세상에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 있어 괴로이 일하며 쉴 짬이 없고, 집에서는 부모 형제 처자와 더불어 의식(衣食)을 잇지 못하여 아침 저녁으로 근심하고, 남을 위해 힘써 일하건만 천대받고 업신여김을 받는 노동자와 농민이 불쌍하오니, 앞으로 선경세상에서는 노동자와 농민의 원통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라나이다.

  12. 무릎을 치시며 칭찬하여 말씀하시기를, 좋구나. 좋구나. 공우가 공사를 잘 보았도다. 나의 세상에는 천하의 노동자와 농민으로 윗 사람을 삼으리라.

  13. 공우가 연거푸 두 번 칭찬을 듣고 흥이 나서 또다시 아뢰기를, 대도(大道)를 따르면서 도를 받드는 정성이 세상에서 으뜸간다고 제자랑을 하되, 마음에는 참된 정성이 없고 실제로 이루어놓은 일도 없다면, 이런 사람은 모두 죽어야 옳을가 하나이다.

  14. 대선생께서 잠자코 말씀이 없으시니라.

  15. 제자가 여주기를, 이번에 공우가 공사를 받들어 행하는데, 두 번은 칭찬하시되 한 번은 옳고 그름을 말씀치 않으시니 어째서입니까?

  16. 말씀하시기를, 내 도 밑에서 도를 받드는 정성이 없다고 죽인다면 내 덕이 엷어지노라. 정성을 다해 도를 받들면 제 덕이 제 공이 되고 제 복이 제 영화가 되려니와, 정성이 모자라는 사람은 뉘우치게 하여 이끌어 주라. 공우의 말이 정성을 다해 도를 받드는 마음이 나타난 것이기는 하지만, 하늘의 덕은 그렇지 않노라.

  17. 정미년 겨울 섣달 ○일 ○시에 대선생께서 와룡리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18. 설법하시고, 제자들이 명으로 대도주를 읽어 여러 날에 이르니라.

  19. 말슴하시기를, 요임금이 일월성신을 본받아 달력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엄숙히 때를 알려주었다는 것은, 천지가 사람이 아니면 빈껍질이요, 일월이 아는 사람이 없으면 헛된 그림자라는 뜻이니라. 요임금이 처음으로 해와 달의 운행법칙을 밝혀, 천하의 온 백성이 하늘의 은혜와 땅의 은덕을 크게 입었느니라.

  20. 시를 읊으시니, 해와 달은 사사로움이 없이 만물을 다스리고, 산과 강물은 모든 길을 받아들이는 도(道)가 있느니라.

  21. 말씀하시기를, 이제 선기옥형을 제정하노라. 한 곳에 옥형의 도수를 정하시고, 한 곳에 저울 갈고리 도수를 정하시고, 한 곳에 저울 추 도수를 정하시고, 한 곳에 저울 끈 도수를 정하시고, 한 곳에 일월대어명 도수를 정하시고, 한 곳에 천지대팔문 도수를 정하시고 여러 날 동안 오가시며 행법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이번 공사는 선기옥형 도수를 정하는 공사니라.

 

12 장

  1. 정미년 겨울 섣달에 대선생께서 고부 운산에 계시는데, 제자들이 명에 따라 대도주를 외워서 여러 날에 이르니라. 말씀하시기를, 일곱 고을이 풍년들면 너희들의 식량이 넉넉하겠느냐?

  2. 그림을 그려보이사 신명에게 명령하시니, 물을 끌어들이는 시설과 저수지와 수문과 물도랑 등이더라.

  3. 말씀하시기를, 이곳이 운산이 아니냐? 운암강 물이 만경으로 오면 하류의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으면서 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으리니, 그 기세가 크고도 넓어 하늘에서 오는 물과 같으리라.

  4.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강태공이 제(齊)나라 한 고을에 흉작이 없게하여 흉년에 대비케 하였다하나, 나는 일곱 고을에 큰 흉년이 없게하여 남조선의 밥줄이 되게하나니, 사전에 구제함이니라.

  5. 정미년 겨울 섣달에 와룡리에 계시더니,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니라.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서로 번갈아 항아리의 물을 떠서 여러 우물에 붓고, 여러 우물물을 떠서 항아리에 담으니, 명령에 따라 떠담은 물이 반그릇이 되게 하니라.

  6. 말씀하시기를, 이는 천하의 모든 나라가 돈과 물건을 서로 바꾸게하는 공사니, 나의 세상에서 모든 백성들이 재산을 늘리는 새 법도니라.

  7. 정미년 겨울에 와룡리에 계시면서,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어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니라.

  8. 제자드이 명으로 태인에서 새로 만든 수저 한 벌을 사와서 바쳐 올리니 말씀하시기를, 비인의 복종이 크다고 하므로, 행군할 때 치는 북 공사를 보노라. 군사를 움직일 때 이 숟가락으로 북채를 삼으면 녹이 넘쳐 흐르노라.

  9. 칙령을 내리신 여러 종이를 항아리에 가득 차고 넘치도록 넣으시되 넘쳐나지 않거늘, 제자가 명을 받들어 깨끗한 곳에 묻으니라.

  10. 정미년 겨울 섣달 ○일 ○시에 대선생께서 와룡리에 계시며 설법하시어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고, 제자들은 명에 따라 대도주를 외우며 밤을 새우니라.

  11. 말씀하시기를, 선천은 수명을 먼저하고 복록을 뒤로 돌렸으나, 나의 세상에는 복록을 먼저하고 수명을 뒤에 두나니, 그러므로 나의 세상에는 거지가 없고 굶어죽는 이도 없노라.

  12. 종이조각을 나눠주시며 말씀하시기를, 후천 음양도수를 정하리니, 각기 제 소원에 따라 여자 하나에 점 하나씩을 치라.

  13.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점을 치니, 어떤 사람은 한 점이요, 어떤 이는 두 점이요, 어떤 이는 석 점이요, 내성은 여덟 점이요, 경석은 열두 점이더라.

  14.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유독 여자가 많구나.

  15. 대답해 아뢰기를, 십이 제국에 각기 한 여자씩 장가들기를 바람이나이다.

  16. 말씀하시기를, 내성아. 너는 팔선녀를 바란 것이냐?

  17. 말씀드리기를, 그것이 제 소원이옵니다.

  18. 한 점을 친 사람에게 물으시기를, 모두 여러 여자를 원하거늘 너만 홀로 한 여자를 원하니 어째서이냐?

  19. 말씀드리기를, 한 하늘에는 한 땅이 천지가 정해진 이치이옵니다.

  20. 대선생께서 크게 칭찬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네 말이 옳으니라.

  21. 경석이 명을 받아 정읍으로 돌아가거늘 탄식하여 말씀하시기를, 경석을 장차 달리 쓰려 하였더니 운수는 어쩔 수가 없도다.

  22. 동학란을 일으킨 사람들이 모두 왕후장상이 되려는 마음을 품었다가 원통히 죽어서 한을 품었나니, 그 무리가 몇만 명이라. 이제 원한을 풀어주지 않으면 뒷세상에 정사를 보기 어려우니라.

  23. 그러므로 이제 두령을 정하여 그 원한을 풀어주려 하는데 경석이 십이제국 여자를 들먹여서 자청하니, 그 아비가 원래 동학의 접주(接主)요 경석도 또한 총대(總代)라. 원한 품은 신명을 모두 경석에게 붙이노라.

  24. 행법하시어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으시니라. 말씀하시기를, 이제 그 신명들의 원한을 풀어주노니, 너희들은 나중에 두고보라. 경석이 재물을 갑오년보다 많이 쓸 것이요, 경석이 모으는 사람도 갑오년보다 많으리라.

  25. 한 여자를 점찍은 사람에게 가르침을 내리시기를, 너는 정음정양 도수를 이겨 받겠느냐? 덕 닦기에 힘쓰라. 문왕의 도수가 있고 이윤의 도수가 있으니, 받기가 아주 어려우니라. 비록 보잘 것 없는 벌레라도 원한이 있으면 천지공사가 아니니라.

 

13 장

  1. 정미년 겨울 섣달 ○일 ○시에 대선생께서 와룡리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사 신명에게 명령하시니라.

  2. 문득 하늘 위에서 동서남북으로부터 가운데를 향해 천고성이 크게 일어나고, 조금 있다가 온갖 음악소리가 가지런히 울려, 마치 인간세상에 천자가 묘당(조정)에 들어서면 모든 음악이 한꺼번에 연주되는 것과 같더라.

  3. 옷을 깨끗이 갖추어 입으시고 윗자리에 단정히 앉으사 백의군왕 백의장상 도수를 보시니, 의식이 엄숙하고 질서가 정연하여 조정의 모습과 꼭같이 엄숙하더라.

  4.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너는 도를 받들기 전에 여러 번 관액을 겪었더냐?

  5. 말씀드리기를, 제 분수를 모르고 몇 번 관액으로 고생하였나이다.

  6. 말씀하시기를, 광찬아. 원일아. 너희 두 사람은 타고난 성품이 급하여 일을 맞이하여 실수할까 두려우니, 공우와 광찬은 정읍으로 가서 경석과 더불어 명령을 기다리고, 원일은 태인으로 가서 경원과 더불어 명령을 기다리라.

  7. 여러 제자에게 물으시기를, 와룡에 전해오는 말에 천자피금도수라는 것이 있느냐?

  8. 대답해 여쭈기를, 그런 것이 있나이다.

  9.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의 임금으로 천하 모든 나라에 내리어 임금이 되고 스승이 되나니, 천하에 어떤 나라가 감히 나를 치며, 천하의 어떤 임금이 감히 나를 해치리요마는, 나라를 세우고 도를 세워 앞으로 영원히 만백성을 구하고자 하면, 천지의 정해진 운수로부터 질정하노라.

  10. 이제 내게 피금도수가 있으니, 만약에 권능으로 물리치면 만세의 억조에게 끼칠 영향을 헤아릴 수 없노라. 내가 세상에 옴은 나를 위함이 아니요 백성을 위한 것이니, 나는 이제 그 도수를 스스로 겪으리라.

  11. 여러 제자에게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위태로움을 당해야 편안함을 얻을 수 있고, 죽음에 들어서야 삶을 얻을 수 있나니, 이제 너희들의 앞길에는 큰 어려움이 있노라. 그러니 만약에 어려움이 두렵거든 모두 흩어져 화를 피하도록 하라.

  12. 제자들이 지금까지 있어온 조화의 권능을 익히 알고있으므로 각자 스스로 생각하기를, 무슨 어려움이 있으리오. 이는 반드시 시험하는 말씀이라 하여 말씀드리기를, 설혹 물과 불 속에 들거나 삶과 죽음을 넘나들지라도 물러나지 않겠나이다.

  13. 말씀하시기를, 나를 잘 믿으라. 억만 명이 재앙의 그물에 들더라도 나는 능히 빼내어 한 사람도 상하지 않게하리라.

  14. 여러 제자에게 물으시기를, 경칩절이 언제냐?

  15. 대답해 아뢰기를, 정월 그믐 께가 경칩절이나이다.

  16. 말씀하시기를, 경칩이 되면 일을 알게되리라.

  17. 말씀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마을의 풍헌과 동수가 세금을 독려하러 오니라. 풍헌과 동수를 향하여 큰 소리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하사를 하거늘 어찌 함부로 들어오느냐.

  18. 두 사람이 깜짝놀라 물러가서, 의병이라 하여 고부 경무청에 몰래 신고하니라.

  19. 대선생께서 가까운 곳에 옮겨가 계시면서 말씀하시기를, 한국 조정의 벼슬아치가 내가 있는 곳을 묻거든, 바른 대로 말하라.

  20. 그때에 이 나라의 정세가 의병이 온 나라에서 벌떼처럼 일어나는데, 영남과 호남이 가장 심하여 백성들의 집을 약탈하고 일본군과 싸움을 벌여, 죽고사는 일이 여러 번 생겨나니라.

  21. 일본군이 나라 안에 그물을 치고 한국 벼슬아치들과 한패가 되니, 선량한 백성이 의병으로 의심받아 죄를 얻어 죽는 사람이 많고, 비록 그냥 길가는 사람일지라도 행동이 조금만 이상한 점이 있으면 일일이 조사를 받아서, 심한 사람은 죽은 자리도 알지 못하는 때더라.

 

14 장

  1. 대선생께서 와룡리에 계시는데 고부 경무청의 순검들이 풍헌과 동수의 밀고를 받고, 많은 순검들이 총을 메고 와서 여러 제자들을 잡아 묶으니라.

  2. 일이 돌아가는 기미가 갑자기 살벌한 모양을 띠고, 놀란 소문이 멀고 가까운 마을에 시끄러이 퍼지고, 순경들이 대선생 계신 곳을 샅샅이 찾아다니니, 대선생께서 이미 명령하신 바가 있으므로 바른대로 말하여 또한 잡혀 가시니라.

  3. 이날 스승과 제자가 모두 옥에 갇히니, 모두 스물한 사람이라. 나쁜 소문이 멀고 가까운 곳에 파다하게 퍼지니 세상 사람들이 놀라지 않는 이가 없고, 일이 돌아가는 결말을 사람마다 달리 말하여 온 세상의 이야기거리가 되고, 여러 제자의 가족들은 슬피울며 이번에 닥친 화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날 것이라 하여 욕하는 사람이 많으며, 재앙의 그물에 걸린 제자들 또한 원망하기도 하고 흐느끼기도 하니라.

  4. 다음날 경무청의 관원이 크게 위세를 부리며 고문 도구를 있는대로 차려놓고 묻기를, 이번에 무리지어 모인 것이 의병을 모의하려는 것이 아니냐. 전날 지은 죄를 낱낱이 자백하라. 그렇지 않으면 오로지 죽음이 있을 뿐이라 하니라.

  5. 대선생께서 태연자약 하시고 행동은 평소와 다름없이 말씀하시기를, 나는 의병이 아니라 천하사를 하노라.

  6. 그 관원이 놀라고 당황하여 눈을 크게 드고 묻기를, 천하사가 무엇이기에 함부로 하느냐?

  7. 갑자기 어깨를 치켜드시며 큰 소리로 말씀하시기를, 천지대운이 떠서 왔다갔다 하니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가 되노라.

  8. 이때에 말씀과 동작이 조금도 얽매이지 않고 큰소리로 바로 말씀하시니, 관원들이 폭을 잡지 못하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미친 사람의 미친 소리라 하니라.

  9. 정미년 겨울 그믐날에 고부 경무청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행법하시고, 신명에게 명령하시니라.

  10. 말씀하시기를, 오늘이 그믐이냐? 말씀드리기를, 그러하나이다.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크게 일어나니라.

  11. 마침 그때 형렬과 자현이 같은 방에서 모시고 있었더니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면 관장의 공사를 볼 수 있다 하노라. 자현아. 백만 명이 이런 화액에 걸렸을지라도 나는 다치지 않게 풀어낼 수 있노라.

  12.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 천둥번개가 크게 일어나니 어째서입니까?

  13. 말씀하시기를, 천자신이 서양으로부터 넘어오니 행차가 커서 적막할 수 없음이니라. 그러나 천자신명은 이번에 넘어왔으나, 너희들이 혈심이 없었으므로 장상신은 너희들의 몸에 내리기 싫어하노라.

  14. 제자가 여쭈기를, 장상신이 저희 제자들 몸에 응하려 하지않으면, 제자들이 장상이 될 수 없나이까?

  15. 밥 한끼 먹을 시간이나 지나서 말씀하시기를, 끝내는 응하게 되노라.

  16. 제자가 여쭈기를, 천자신명이 서양으로부터 동양으로 넘어오니 어째서입니까?

  17.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알게되리라.

 

 

一 章(1 장)

  1. 一日(일일)에 大先生(대선생)이 在泰仁(재태인)하시더니 曰(왈), 今日(금일)에 用霹靂(용벽력)호리라.

  2. 曰(왈), 元一(원일)아 或有事(혹유사)하리니 汝(여)난 京元(경원)에 往還(왕환)하라.

  3. 呼酒(호주)하야 擧杯(거배)하시니 旋風(선풍)이 大起(대기)하고, 黑雲(흑운)이 密集(밀집)하야 大雨(대우)가 暴注(폭주)하고, 天雷(천뢰)이 大作(대작)하더니 落雷(낙뢰)하야 近村路上(근촌노상)에 一少婦(일소부)이 落雷以死(낙뢰이사)하야 隣近(인근)이 騷然(소연)하니라.

  4. 少焉(소언)에 元一(원일)이 復命(복명)하거늘 曰(왈) 元一(원일)아, 今行(금행)에 有所聞所見乎(유소문소견호)아.

  5. 對曰(대왈), 該村前大路上(해촌전대로상)에 一少婦(일소부)이 落雷以死(낙뢰이사)하야 觀者(관자) 聞者(문자)이 皆謂明天(皆謂明천)이 有知(유지)라 하더이다.

  6. 曰(왈), 汝(여)난 細言其由(세언기유)하야 使我一聽(사아일청)하라.

  7. 對曰(대왈), 到該村(도해촌)하야 以暴雨(이폭우)로 入衆人避雨之所(입중인피우지소)러니, 適其時(적기시)에 一少婦(일소부)이 先行(선행)하고 一老姑(일노고)이抱幼兒(포유아)하고 泣而隨后(읍이수후)하야 懇言曰(간언왈), 汝(여)이 夫妻(부처)가 本非父母之定婚(본비부모지정혼)이오, 汝(여)이 二人(이인)이 通情面談(통정면담)하야 自作配匹(자작배필)이라. 昨日(작일)에 汝夫病死(여부병사)하고 哺乳所生(포유소생)이 不滿七日(불만칠일)이거늘 不治喪(불치상)하고 棄兒他適(기아타적)하니, 死者(사자)난 汝夫我子(여부아자)라 我自堪葬(아자감장)이어니와, 乳兒(유아)난 此亦人生(차역인생)이오 汝之血肉(여지혈육)이라. 家道貧寒如洗(가도빈한여세)하야 汝若棄之(여약기지)면 必死乃已(필사乃已)니 乳兒(유아)가 何罪(하죄)며 天倫(천륜)이 無畏(무외)아, 懷以他適(회이타적)하라. 飮泣懇請(음읍간청)하거늘 少婦(소부)이 拒之曰(거지왈), 懷兒他適(회아타적)하면 我亦不便(아역불편)하고 寵損新夫(총손신부)하나니 決不可行(결불가행)이라 하야 終始固執(종시고집)하야 少無回心(소무회심)하니, 老姑(노고)가 勸之不得(권지부득)하야 遂放聲大哭(수방성대곡)하고 仰天呼訴曰(앙천호소왈), 明天(명천)이 下鑑(하감)하사 如此惡女(여차악녀)를 賜霹殺(사벽살)하소서. 聲淚俱慘(성루구참)하더니 言落(언락)에 大雷暴雨(대뢰폭우)하야 厥女(궐녀)가 落雷以死(낙뢰이사)하니 觀者(관자) 聞者(문자)이 稱快天罰(칭쾌천벌)하야 曰(왈), 明天(명천)이 有鑑(유감)이라 하더이다.

  8. 曰(왈), 凡天下(범천하)에 作配之道(작배지도)가 父母之所定者(부모지소정자)난 人緣也(인연야)오, 夫婦之自定者(부부지자정자)난 天緣也(천연야)니, 天緣(천연)이 重人緣(중인연)하니라. 是故(시고)로 人緣(인연)은 或有改也(혹유개야)어니와 天緣(천연)은 不可改也(불가개야)니라. 夫死一日(부사일일)에 不治喪(불치상)하고 棄乳兒他適(기유아타적)하니, 天理之大悖也(천리지대패야)오 人情之不忍也(인정지불인야)라. 我(아)난 爲霹殺(위벽살)하니라.

  9.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后天(후천)은 子女之婚(자녀지혼)이 不在父母(부재부모)하고 在夫妻乎(재부처호)잇가.

  10. 曰(왈), 夫婦者(부부자)난 人道之始(인도지시)오 萬福之源(만복지원)이니라. 是故(시고)로 一夫一婦(일부일부)이 福成一家(복성일가)하면 影響天下(영향천하)이 莫大焉(막대언)하고, 一夫一婦(일부일부)이 禍成一家(화성일가)하면 影響天下(영향천하)이 莫大焉(막대언)하노라.

  11. 不知面(부지면)하고 不知心(부지심)하야 從父母之命(종부모지명)하면, 此(차)난 先天之婚(선천지혼)이니 百弊俱生(백폐구생)하노라. 我世(아세)난 男女合心(남녀합심)하면 請許父母(청허부모)하야 受諾(수락)하거든 於我(어아)에 致敬(치경)하야 告厥婚(고궐혼)하고, 誓兩心(서양심)하고 願所望(원소망)하야, 厥父母(궐부모)에 致孝(치효)하야 誓報生成之功(서보생성지공)하야 爲夫婦(위부부)하나니, 厥夫厥婦(궐부궐부)난 終身不改(종신불개)하노라.

  1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子女(자녀)이 請許(청허)에 父母(부모)이 不從(불종)하면 何爲乎(하위호)잇가.

  13. 曰(왈), 父母之不許(부모지불허)이 在理(재리)하면 從父母(종부모)하고, 父母之不許(부모지불허)이 不在理(부재리)하면 盡誠說理(진성설리)하고 和諫回心(화간회심)하노라.

  14.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子女(자녀)이 盡誠(진성)호대 父母(부모)이 不聽許(불청허)하면 何爲乎(하위호)잇가.

  15. 曰(왈), 爲子爲理(위자위리)하야 父母(부모)이 何拒(하거)리오. 頑父頑母(완부완모)이 如此者(여차者)난 不在我世(부재아세)하노라.

  16. 我世(아세)에 天下之人(천하지인)이 大小成道(대소성도)하야, 皆善化(개선화)하고 自知天緣(자지천연)하나니 人人(인인)이 皆(개) 善父善母(선부선모)오 善子善女(선자선녀)라.

  17. 人(인)이 若知天緣(약지천연)하야 拒之(거지)하고, 若知子福(약지자복)하야 害之(해지)하면 我當有治(아당유치)하노라.

  18. 泰仁人(태인인) 金京學(김경학) 崔昌祚(최창조) 崔德兼(최덕겸) 外諸人(외제인)이 次第而願爲弟子(차제이원위제자)하니라.


二 章(2 장)

  1. 一日(일일)에 笛谷(재동곡)하시더니 曰(왈), 今日(금일)에 行學仙菴(행학선암)호리라.

  2. 到中路(도중로)하사 夏雨(하우)가 驟至(취지)어늘 ?煙竹一揮(?연죽일휘)하시니, 黑雲來雨(흑운내우)가 驅止一處(구지일처)타가 入菴而后(입암이후)에 始雨(시우)하니라.

  3. 一日(일일)에 笛谷(재동곡)하시더니 脫冠網(탈관망)하시고 將往龍岩(장왕용암)하사 曰(왈), 此行(차행)이 吉行也(길행야)니라.

  4. 適其時(적기시)에 井邑人(정읍인) 車京石(차경석)이 代人督債訟事(대인독채송사)하야 行全州(행전주)할새 路過龍岩(노과용암)하더니, 見(견) 大先生(대선생)하니 竹笠捲袴(죽립권고)하사 儀表(의표)가 脫俗(탈속)하시고, 動止(동지)가 豁達(활달)하시고, 言語(언어)가 率直(솔직)하시사 行世凡節(행세범절)이 一無外飾(일무외식)하시니, 風采(풍채)가 大富大貴之氣像(대부대귀지기상)이오, 眼光(안광)이 射人(사인)하야 不敢正視(불감정시)하니라.

  5. 對人情談(대인정담)하시니 如春風(여춘풍)이 滿地(만지)하고, 臨事析理(임사석리)하시니 若大若(약대하)가 將傾(장경)하니라. 語韻(어운)이 寬弘轉雷(관홍전뢰)하사 凡百行世(범백행세)이 浩浩蕩蕩(호호탕탕)하야 不可執幅(불가집폭)하거늘, 京石(경석)이 自驚自醉(자경자취)하야 曰(왈), 我吊學道主孫秉熙之下(아재동학도주손병희지하)하야 不滿道主之爲人(불만도주지위인)하고 自我自尊(자아자존)이 亦非不高也(역비불고야)어늘, 何意天下(하의천하)에 有如此雄材大器(유여차웅재대기)리오 하고 恭問曰(공문왈), 先生所業(선생소업)이 何以(하이)하시니잇고.

  6. 乃桀(내신)하시고 曰(왈), 我(아)난 以醫業行世(이의업행세)하노라.

  7. 京石(경석)이 又問曰(우문왈), 願聞鄕第(원문향제)하노이다.

  8. 曰(왈), 我(아)난 東亦客 西亦客(동역객 서역객)이니 天地無家客(천지무가객)이로다.

  9. 京石(경석)이 大異之(대이지)러니 適有一蜂(적유일봉)이 飛來(비래)하야 落食器(낙식기)하니 京石(경석)이 疑訝(의아)하거늘 曰(왈), 蜂者(봉자)난 有規模之盤也(유규모지충야)노라.

  10. 京石(경석)이 聞言(문언)에 妙入心境(묘입심경)하야 卽席(즉석)에 願爲弟子(원위제자)하거늘, 退之(퇴지)하니라.

  11. 宿所(숙소)를 定龍岩水砧幕(정용암수침막)하시니, 凡百(범백)이 醜率(추솔)하야 常人(상인)이 不可堪居(불가감거)하니라.

  12. 京石(경석)이 固執不去(고집불거)하고 隨后(수후)하야

  13. 請侍井邑(청시정읍)하거늘, 大聲震怒(대성진노)하사 曰(왈), 我(아)난 與汝無緣(여여무연)하니 速退我前(속퇴아전)하라.

  14. 京石(경석)이 自念(자념)호대 事事奇警(사사기경)하니 忽想起(홀상기) 東學歌詞(동학가사)에, 如狂如醉(여광여취) 其兩班(기양반)을 隨之又之(수지우지)하야 支侄其苦(지질기고)를 有雖爲言乎之一節(유수위언호지일절)하야 發願懇曲(발원간곡)하니라.

  15. 大先生(대선생)이 頓無顧念之意(돈무고념지의)하사 驅之迫之(구지박지)하시고, 叱之責之(질지책지)하시니 京石(경석)이 抵死固請(저사고청)하야 爲十日(위십일)하니라.

  16. 然後(연후)에 難然許之(난연허지)하사 曰(왈), 汝若從我(여약종아)면 棄汝行世之心(기여행세지심)하고 改心惟義(개심유의)하고 潔齊一心(결제일심)하야 以奉天地大道之一意(이봉천지대도지일의)하야 更次(갱차)에 尋我(심아)하라.

  17. 京石(경석)이 滿心歡悅(만심환열)하야 奉命謝退(봉명사퇴)하니라.

  18. 厥后(궐후) 不多日(불다일)에 大先生(대선생)이 在龍岩(재용암)하시더니, 井邑人(정읍인) 車京石(차경석) 安乃成(안내성) 外一人(외일인)이 願爲弟子(원위제자)하니라.

  19. ?然長嘆(위연장탄)하사 曰(왈), 險惡之八字也(험악지팔자야)로다. 一是逆漢之徒(일시역한지도)가 尋入也而已(심입야이이)로다. 曰(왈), 我(아)난 質諸天地神明(질제천지신명)하리니 万神(만신)이 退之(퇴지)면 我亦無奈(아역무내)하노라.

  20. 下勅命神(하칙명신)하시더니 俄而(아이)오, 曰(왈) 万神(만신)이 聽我(청아)하노라. 京石(경석)은 以時運(이시운)으로 姑用(고용)하거늘, 獨晦齊(독회제)가 以憂民事(이우민사)하야 有訟(유송)하노라.

  21. 夜來(야래)에 寢草田(침초전)하시니 三人(삼인)이 終夜侍立(종야시립)하야 飛蚊(비문)하니라. 鷄鳴而后(계명이후)에 起寢(기침)하사 曰(왈), 誤臥草田也(오와초전야)로다. 何不早時驚醒(하불조시경성)고.

  22. 或眠石上(혹면석상)하시고 或閑談野人(혹한담야인)하시니 三人(삼인)이 隨后(수후)하야 至誠侍之(지성시지)하니라. 凡如此多日(범여차다일)에 璥然長嘆(창연장탄)하사 曰(왈), 我(아)난 嘗苦頃水(상고경수)러니 僅出(근출)하야 立足水(입족수)어늘, 京石(경석)이 再次(재차)에 推入頃水也(추입경수야)로다.


三 章(3 장)

  1. 大先生(대선생)이 自龍岩(자용암)하사 徒院坪(도원평)하시더니 曰(왈), 此行(차행)이 南朝鮮之行船也(남조선지행선야)니 滿其卜(만기복)하야 然后(연후)에 發船(발선)호리라.

  2. 來人去客(내인거객)에 大賜酒食(대사주식)하시니라. 向發井邑(향발정읍)하실새 命京石(명경석)하사 曰(왈), 大陣(대진)은 日行三十里(일행삼십리)하노라.

  3. 京石(경석)이 命(명)으로 前導(전도)하야 當日行程(당일행정)이 到古阜松內(도고부송내)하시니, 古阜人(고부인) 朴公又(박공우)이 拜謁(배알)하거늘 曰(왈), 公又(공우)아 逢時(봉시)에.

  4. 公又(공우)이 卽悟東學歌詞(즉오동학가사)에 逢時(봉시)에 隨之(수지)하면 汝家之運也一節(여가지운야일절)하야 願爲弟子(원위제자)하니라.

  5. 公又(공우)이 終夜焚香逐蚊(종야분향축문)하더니 告曰(고왈), 弟子(제자)이 本是東學信徒(본시동학신도)로 每嘗食告(매상식고)호대 不爲大神師應感之定例(불위대신사응감지정례)하야, 自爲願見天主之告(자위원견천주지고)하고 方在四十九日祈禱之中(방재사십구일기도지중)하야 內心(내심)에 暗暗稱奇(암암칭기)하나이다.

  6. 曰(왈), 無緣(무연)하면 何可逢耶(하가봉야)아.

  7. 曰(왈), 今(금)에 可逢之人(가봉지인)을 逢之(봉지)하니 通情神(통정신)이 出焉(출언)하노라.

  8. 我事(아사)난 雖父母兄弟妻子之間(수부모형제처자지간)이라도 不能或知(불능혹지)하나니, 我(아)난 西洋大法國千啓塔天下大巡(서양대법국천계탑천하대순)이노라.

  9. 東學呪(동학주)에 侍天主造化定(시천주조화정)이라 하니, 我(아)난 在天(재천)하야 以天地万神之願(이천지만신지원)하야 天政(천정)을 命天朝之臣(명천조지신)하야 爲攝理(위섭리)하고, 降千階塔(강천계탑)하야 大巡天下(천하대순)하고 察万方億兆之休戚(찰만방억조지휴척)하더니, 汝(여)이 東土(동토)에 有緣故(유연고)로 東來(동래)하야 三十年之間(삼십년지간)에 在金山寺彌勒殿(재금산사미륵전)하야, 於崔濟愚(어최제우)에 降天命(강천명)하고 降神敎(강신교)러니, 濟愚(제우)가 爲韓朝所害故(위한조소해고)로 我(아)난 應八卦甲子(응팔괘갑자)하야, 辛未九月十九日(신미구월십구일)에 降世也(강세야)니라.

  10. 東學歌詞(동학가사)에 有朝鮮江山名山(유조선강산명산)이라 道通君子(도통군자)이 更出之說(갱출지설)하니 以此謂也(이차위야)니라.

  11. 濟愚(제우)가 不能脫出儒家之舊型(불능탈출유가지구형)하니, 我之所敎(아지소교)가 眞東學也(진동학야)니라. 東學敎徒(동학교도)가 皆待水雲之更生(개대수운지갱생)하나니, 死者(사자)난 不可復生(불가복생)하노라. 曰(왈), 我(아)이 代來(대래)하니 我(아)난 大先生也(대선생야)노라.

  12. 我(아)난 改天改地(개천개지)하야 開闢后天(개벽후천)하고, 審判天下之善惡(심판천하지선악)하야 開后天仙世之無量大運(개후천선세지무량대운)하노라. 汝之徒(여지도)난 惟義一心(유의일심)하야 求萬世之大福(구만세지대복)하라.

  13. 天地神明(천지신명)이 奉我命(봉아명)하야 以秋運大義(以秋運大義)로 肅淸不義(숙청불의)하고, 默佑義人(묵우의인)하나니 惡者(악자)는 如万葉之秋落(여만엽지추락)하고, 善者如百果之秋成(선자여백과지추성)하노라. 是故(시고)로 我世(아세)에 万象(만상)이 俱新(구신)하고 万福(만복)이 更始(갱시)하노라.

  14. 到井邑(도정읍) 大興(대흥)하사 下勅(하칙)하신대, 晴天(청천)이 大雷(대뢰)하니라. 曰(왈), 有速也(유속야)로다.

  15.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初臨大興(초림대흥)하사 白日(백일)에 雷聲(뇌성)이 大作(대작)하니 世人(세인)이 驚訝(경아)하나니다.

  16. 曰(왈), 我之所居(아지소거)를 天地神明(천지신명)이 知之可也(지지가야)니라.

  17. 扶安人(부안인) 李致化外諸人(이치화외제인)이 次第而願爲弟子(次第而원위제자)하니라.

  18. 一日(일일)에 曰(왈), 京石(경석)아. 汝(여)난 保髮加冠(보발가관)하라. 汝(여)이 加冠(가관)하면 天下之人(천하지인)이 多加冠(다가관)하노라.

  19.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保髮加冠(보발가관)이 非時世之逆行乎(비시세지역행호)잇가.

  20. 曰(왈), 人棄我取(인기아취)하라.

  21. 下訓(하훈)하시니 河圖義氣馬人同(하도의기마인동)하니 故拔一毛利天下(고발일모이천하)라. 博覽博識誰伏羲(박람박식수복희)오 天王公庭表日暈(천왕공정표일훈)이라. 曰(왈), 今世之伏羲(금세지복희)가 在加冠之下(재가관지하)하니 博覽博識(박람박식)이 天下無敵(천하무적)하노라.

  22. 一日(일일)에 或(혹)이 上左膾(상례회)하거늘 嘗之(상지)하신대, 天(천)이 顯象현상)하야 酷似左魚而行之(혹사례어이행지)하니라. 曰(왈), 我(아)난 不可私也(불가사야)니 所食(소식)에 天(천)이 顯象(현상)하노라.

  23. 一日(일일)에 有琴師(유금사)하야 弟子(제자)이 五六人(오륙인)이 侍坐(시좌)하야 聽琴(청금)하더니, 天(천)이 顯象(현상)하야 七八人(칠팔인)이 列坐(열좌)하야 彈之聽之(탄지청지)어늘 曰(왈), 我(아)난 不可私也(불가사야)니 聽琴(청금)에 天(천)이 顯象(현상)하노라.

  24. 一日(일일)에 曰(왈), 京石(경석)아 汝(여)난 受降靈(수강령)하라.

  25. 京石(경석)이 命(명)으로 讀(독) 元皇正氣來合我身(원황정기내합아신)하더니 遂放聲大哭(수방성대곡)하거늘, 命止之(명지지)하시고 曰(왈), 汝(여)난 受神罰(수신벌)하니라.

  26.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京石(경석)이 奉瑁呪(봉명讀呪)하야 放聲大哭(방성대곡)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27. 曰(왈), 命受降靈(명수강령)하거늘 京石(경석)이 有異志(유이지)하야 讀之(독지)하니, 我(아)난 有戒(유계)하고 神(신)은 有罰(유벌)하노라.


四 章(4 장)

  1. 大先生(대선생)이 在大興(재대흥)하시더니, 公又(공우)이 爲人所打(위인소타)하야 胸部(흉부)를 大痛(대통)하거늘 曰(왈), 公又(공우)아. 汝(여)난 奉道之前(봉도지전)에 爭人傷胸(쟁인상흉)하야 有幾致死境者乎(유기치사경자호)아.

  2. 公又(공우)이 煥然大覺(환연대각)하야 對曰(대왈), 誤犯此過(오범차과)하니이다.

  3. 曰(왈), 前人之神(전인지신)이 爲戚(위척)하야 借今人之手(차금인지수)하니 汝(여)난 不喪命(불상명)하야 大幸(大幸)하노라.

  4. 公又(공우)이 告曰(고왈), 處心(처심)을 當何如乎(당하여호)잇가.

  5. 曰(왈), 前人(전인)에 追悔前過(추회전과)하고, 今人(금인)에 大思恩人(대사은인)하라. 病(병)이 自解(자해)하노라.

  6. 公又(공우)이 告曰(고왈), 今之所爭(금지소쟁)이 印西學嫌(이동서학혐)하니이다.

  7. 曰(왈), 東潟爭(동서도쟁)이 本是不可(본시불가)하노라. 志存我是(지존아시)하고 心無人非(심무인비)하라. 我(아)난 以是(이시)하야 修自道(수자도)하고, 人(인)은 以是(이시)하야 修自道(수자도)하노라.

  8. 我(아)난 今(금)에 命神(명신)하야 井邑川原(정읍천원)에 集十二郡牧師之會(집십이군목사지회)하나니, 道爭(도쟁)이 自止(자지)하고 汝病(여병)이 自解(자해)하노라.

  9. 公又(공우)이 命(명)으로 悔前過(회전과)하고 思念恩(사념은)하더니, 不數日(불수일)하야 病(병)이 快癒(쾌유)하니라.

  10.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人(인)이 作戚(작척)하면 必受報復乎(필수보복호)잇가.

  11. 曰(왈), 世(세)에 慘事(참사)가 戚神之爲(척신지위)니라. 愼勿作戚(신물작척)하고 或存(혹존)하거든 一一和解(일일화해)하라.

  12. 下訓(하훈)하시니, 天下紛亂之事(천하분란지사)가 自我由之(자아유지)하고, 天下從容之事(천하종용지사)가 自我由之(자아유지)하나니라.

  13. 一日(일일)에 亨烈(형렬)이 自銅谷而來(자동곡이래)하야 告曰(고왈), 光贊(광찬)이 是非京石之入道(시비경석지입도)하야 曰(왈), 京石者(경석자)는 天下(천하)에 至惡之首(지악지수)오 多罪之魁(다죄지괴)어늘, 如此凶暴之人(여차흉폭지인)을 置之門下(치지문하)하면 吾?(오제)난 何望(하망)고 하야 大有亂言(대유亂言)하니, 如此性悖者(여차성패자)를 置之門下乎(치지문하호)잇가.

  14. 曰(왈), 我(아)난 許之(허지)하고 退之(퇴지)하면 我德(아덕)이 有限(유한)가.

  15. 以德懷之(이덕회지)하고 以仁導之(이인도지)하라. 龍將求水(용장구수)하면 不避荊棘(불피형극)하나니, 我(아)난 以天運而無私(이천운이무사)하노라.

  16. 曰(왈), 京石(경석)아 汝之父(여지부)가 印學接主(이동학접주)로 爲韓官所殺(위한관소살)하니, 我(아)난 解其寃(해기원)하야 用汝(용여)하노라. 克心父死之寃(극심부사지원)하야 行善立功(행선입공)하라.

  17. 曰(왈), 京石(경석)아 立我朝者(입아조자)난 書傳序(서전서)를 多讀(다독)하노라. 汝(여)난 先者(선자)에 讀万遍(독만편)하라. 命靜居(명정거)하야 全廢出入(전폐출입)하고 讀晝夜(독주야)하시니, 自手運盤(자수운반)하시고 雜役(잡역)을 親爲(친위)하사 如幼子懷養(여유자회양)하시니, 如此精工(여차정공)이 非徒一再(비도일재)하니라.

  18. 一日(일일)에 京石(경석)이 告曰(고왈), 奉道之前(봉도지전)에 作罪如山(작죄여산)하오니 思念及此(사념급차)에 毛骨(모골)이 悚然(송연)하야 更無成善之望(갱무성선지망)하나이다.

  19. 曰(왈), 京石(경석)아. 當此天地大運(당차천지대운)에 遺德万世(유덕만세)하면 可乎(가호)아, 遺惡万世(유악만세)하면 可乎(가호)아. 改過(개과)난 與無過(여무과)로 同(동)하노라.

  20. 我(아)난 前也(전야)에 命汝(명여)하야 推思前過(추사전과)하야 一一告我求赦(일일고아구사)하고, 我(아)난 皆赦之(개사지)하야 曰(왈), 日新其德(일신기덕)하고 更不置心(갱불치심)하라 하니라. 若留心敭?(약유심상양)하야 誤入(오입)하면 恐成天下之大惡(공성천하지대악)하노라.

  21. 一日(일일)에 在大興(재대흥)하시더니 弟子(제자)이 告曰(고왈), 年事(연사)가 將有大登之兆(장유대등지조)러니 盤害(충해)가 大作(대작)하야 農形(농형)이 日非(일비)하오니 矜惻万民之憂(긍측만민지우)하소서.

  22. 曰(왈), 此日中伏(차일중복)에 無電(무전)하면 盤害大作(충해대작)하야 農無所收(농무소수)하노라.

  23. 弟子(제자)이 告曰(고왈), 當今天下之勢(당금천하지세)가 百姓資賴(백성자뢰)이 在農而已(재농이이)오니 恩垂万民(은수만민)하소서.

  24. 曰(왈), 汝言(여언)이 是也(시야)라. 我(아)난 賜民祿(사민록)호리라.

  25. 弟子(제자)이 命(명)으로 察至日沒(찰지일몰)호대 無電(무전)하야 復命(복명)하니라.

  26. 卽命神(즉명신)하사 曰(왈), 天下之民(천하지민)이 不得其生(부득기생)하면 可乎(가호)아. 命落(명락)에 北電(북전)이 卽發(즉발)하니라.

  27. 曰(왈), 北方之民(북방지민)이 獨得其生(독득기생)하면 可乎(가호)아. 命落(명락)에 南電(남전)이 卽發(즉발)하니라. 曰(왈), 南北之民(남북지민)이 獨得其生(독득기생)하면 可乎(가호)아. 命落(명락)에 東電(동전)이 卽發(즉발)하니라. 曰(왈), 西方之民(서방지민)이 獨不得其生(독부득기생)하면 可乎(가호)아. 命落(명락)에 西電(서전)이 卽發(즉발)하니라. 曰(왈), 四方之民(사방지민)이 皆在我恩(개재아은)하라. 命落(명락)에 東西南北之電(동서남북지전)이 卽交發(즉교발)하니라. 過食頃(과식경)하사 曰(왈), 此地(차지)하라. 命落(명락)에 四方之電(사방之電)이 卽止(즉지)하니라.

  28. 曰(왈), 年農(연농)이 無盤害(무충해)하야 万民(만민)이 鎰年(이득년)으로 樂生(낙생)호리라.


五 章(5 장)

  1. 一日(일일)에 大先生(대선생)이 在泰仁(재태인) 殺捕亭(살포정)하시더니, 忽然電光(홀연전광)이 繞屋亂作(요옥난작)하야 數犯房落地(수범방락지)하니 在房之人(재방지인)이 悚懼遑遑(송구황황)하야 以死悲泣(이사비읍)하고, 觀光者(관광자)난 窒塞嗟啞(질색차아)하니라.

  2. 向空(향공)하사 大聲叱之(대성질지)하사 曰(왈), 此漢(차한)아 卽收亂電(즉수난전)하라. 命落(명락)에 電止(전지)하니라.

  3.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今(금)에 叱止危電(질지위전)하사 在房之人(재방지인)이 頌德再生(송덕재생)하고, 觀光者(관광자)이 致賀紛紛(치하분분)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4. 曰(왈), 將死者(장사자)이 生(생)하니 幸也(행야)니라.

  5. 一日(일일)에 在大興(재대흥)하시더니 曰(왈), 京石(경석)아 汝(여)난 有平生之所望(유평생지소망)하리니 使我一聽(사아일청)하라.

  6. 京石(경석)이 如難然(여난연)하야 不肯對(불긍대)어늘 曰(왈), 何妨(하방)고. 中心至情之言(중심지정지언)이 爲貴(위귀)니라.

  7. 對曰(대왈), 平生所願(평생소원)이 在用錢如水(재용전여수)하나이다.

  8. 忽變色歎息(홀변색탄식)하시고 曰(왈), 汝(여)난 無用德如水之願乎(무용덕여수지원호)아. 財貨(재화)에 隨狼狽之憂(수랑패지우)하노라. 使汝成願(사여성원)하리니 時至(시지)하야 天下之財(천하之財)가 來汝身(내여신)하거든, 汝(여)난 善用(선용)하면 能招天下之大福(능초천하지대복)하고, 惡用(악용)하면 能招天下之大禍(능초천하지대화)하노라. 命長布掛梁(명장포괘량)하시고 公又(공우)는 命(명)으로 擊鼓(격고)하고, 京石(경석)은 命(명)으로 舞蹈(무도)하니라.

  9. 曰(왈), 京石(경석)아. 汝之運(여지운)이 爲不足(위부족)하야 汝之先祖(여지선조)에 有九月山金盤死雉之穴蔭故(유구월산금반사치지혈음고)로 今(금)에 移來(이래)하노라. 俄而(아이)오. 曰(왈), 得長風(득장풍)이라야 爲發蔭(위발음)호리라. 適其時(적기시)에 李長豊(이장풍)이 來(내)어늘 公又(공우)이 告曰(고왈), 長豊(장풍)이 來(내)하나이다.

  10. 命止舞蹈與鼓(명지무도여고)하시고 曰(왈), 京石(경석)아. 許汝之願(허여지원)하야 將用錢如水(장용전여수)하리니, 德者(덕자)는 本也(본야)오 財者(재자)는 末也(말야)니라.

  11. 一日(일일)에 在大興(재대흥)하시더니 曰(왈), 京石(경석)아. 今日(금일)에 我(아)난 與汝(여여)하야 行淳昌(행순창)호리라.

  12. 於路上(어로상)에 下訓(하훈)하시니, 峰秀武夷山(봉수무이산)하니 溪分洙泗派(계분수사파)라. 襟懷(금회)난 開霽月(개제월)이오 談笑(담소)는 止狂亂(지광란)이라. 活計(활계)는 經千卷(경천권)이오 生涯(생애)가 屋數間(옥수간)이라. 小臣(소신)이 求楣(구문도)하야 不須半日閑(불수반일한)이라.

  13. 京石(경석)이 告曰(고왈), 誓心惟義(서심유의)하고 至誠奉道(지성봉도)하야 期大成(기대성)하나이다.

  14. 曰(왈), 天道(천도)이 至公(지공)하야 善者(선자)를 助之(조지)하고 惡者(악자)를 棄之(기지)하나니, 善惡(선악)이 在我(재아)하고 禍福(화복)이 在我(재아)하노라. 汝能爲善(여능위선)하면 我(아)난 賜汝万福(사여만복)하리라.

  15. 至淳昌(지순창)하사 命京石(명경석)으로 端坐一所(단좌일소)하시고 問人(문인)하사 曰(왈), 此地(차지)가 爲淳昌籠岩乎(위순창농암호)아.

  16. 或(혹)이 對曰(대왈), 然(연)하니이다.

  17. 曰(왈), 籠岩(농암)에 有傳說乎(유전설호)아.

  18. 對曰(대왈), 籠岩(농암)에 有籠岩(유농암)하야 爲村名(위촌명)하니 有傳說(유전설)하야, 籠岩之內(농암지내)에 天藏神劒神甲(천장신검신갑)하야 將軍(장군)이 出(출)하면 天(천)이 開岩賜之云(개암사지운)하나이다.

  19. 曰(왈), 籠岩傳說(농암전설)이 無妄也(무망야)니라. 問一人(문일인)하사 曰(왈), 汝(여)난 昨夜(작야)에 有事乎(유사호)아.

  20. 厥(궐)이 對曰(대왈), 昨夜(작야)에 得一夢(득일몽)하니 一有老仙(일유노선)하야 自天降世(자천강세)러니, 開籠岩(개농암)하야 出甲胄長劒(출갑주장검)하니 神劒(신검)에 霜行(상행)하고 神胄(신주)에 光凝(광응)하야 眩人耳目(현인이목)하거늘 授我(수아)하야 曰(왈), 將軍(장군)이 奉命來此(봉명내차)하리니 傳厥將(전궐장)하라. 我(아)이 受而置之(수이치지)러니 今日(금일) 車京石之坐次(차경석지좌차)가 卽其所(즉기소)니이다.

  21. 曰(왈), 汝(여)난 正得夢兆也(정득몽조야)로다.

  2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世夢(세몽)이 有實乎(유실호)잇가.

  23. 曰(왈), 昔(석)에 武王(무왕)이 伐商(벌상)에 多夢誥(다몽고)하노라. 大夢(대몽)은 天(천)이 示徵兆(시몽조)하나니, 爲天下事者(위천하사자)난 置重(치중)하노라.

  24. 曰(왈), 京石(경석)아 命汝大任(명여대임)하나니 圖成天下之大功(도성천하지대공)하라.

  25. 對曰(대왈), 誓結草(서결초)하나이다.

  26. 曰(왈), 汝成天下之賢(여성천하지현)하면 我歡(아환)이 在天地(재천지)하노라. 勿我傷心(물아상심)하고 勿民傷生(물민상생)하라.

  27. 弟子(제자)이 告曰(고왈), 將行次(장행차)하시거늘 道路泥?(도로니녕)하야 寸步(촌보)를 難運(난운)하나이다.

  28. 卽下勅(즉하칙)하시니, 勅令治道神將(칙령치도신장)하나니 御在淳昌籠岩(어재순창농암)에 移御于井邑大興(이어우정읍대흥). 命落(명락)에 泥?(니녕)이 固結(고결)하야 精襪乾鞋(정말건혜)로 安安而還(안안이환)하시니라.


六 章(6 장)

  1. 丁未秋 月 日 時(정미추 월 일 시)에 大先生(대선생)이 在淳昌籠岩(재순창농암)하시더니, 開天地大神門(개천지대신문)하시고 行天地大公事(행천지대공사)하시니라. 設法(설법)하시니, 馬將軍(마장군)이오, 二十四方位(이십사방위)오, 人磬(인경)이오, 將軍甲胄(장군갑주)라.

  2. 曰(왈), 此地(차지)에 有大氣(유대기)하니 拔而用之(발이용지)호리라. 曰(왈), 全明淑(전명숙) 崔益鉉(최익현)이 非其運也(비기운야)오, 非其人也故(비기인야고)로 於此地(어차지)에 受害(수해)하니라.

  3. 詠詩(영시)하시니, 英雄消日大中華(영웅소일대중화)하니 四海蒼生(사해창생)이 皆落子(개락자)라.

  4. 曰(왈), 回文山(회문산)에 有五仙圍碁(유오선위기)하니 碁祖丹朱之解寃度數(기조단주지해원도수)를 付之於此(부지어차)하야 定朝鮮國運(정조선국운)호리라.

  5. 曰(왈), 五仙之中(오선지중)에 一仙(일선)이 爲主(위주)하야 垂手傍觀(수수방관)하고, 四仙(사선)이 對局相爭(대국상쟁)하야 勝負(승부)가 遲遲不進(지지부진)하야 遷延歲月(천연세월)하니, 招崔水雲(초최수운)하야 立證判決(입증판결)호리라.

  6. 敎歌詞(교가사)하시고 曰(왈), 歌此也(가차야)에 有笑者(유소자)하면 立死(입사)호리라. 亦有高低淸濁(역유고저청탁)하니 不合曲調(불합곡조)하면 受仙笑(수선소)하노라. 曰(왈), 我先歌之(아선가지)호리니 汝衆(여중)은 隨唱(수창)하라.

  7. 歌罷(가파)에 忽冷氣(홀냉기)이 襲入(습입)하니라. 曰(왈), 水雲(수운)이 來(내)니라 須靜聽(수정청)하라. 有言(유언)호리라.

  8. 俄而(아이)오. 磬上(경상)에 聲出(성출)하니 其歌(기가)에 曰(왈), 主人(주인)이 爲嚴肅(위엄숙)하면 其然之色(기연지색)이 何有(하유)리오.

  9. 問諸弟子(문제제자)하사 曰(왈), 此歌(차가)이 安在(안재)오.

  10. 對曰(대왈), 吊學歌詞(재동학가사)니이다. 少焉(소언)에 向磬命之多言(향경명지다언)하시니, 不知言語(부지언어)하야 似非鮮語(사비선어)하니라.

  11. 曰(왈), 朝鮮(조선)을 暫與他國(잠여타국)하야 以待天運(이대천운)호리니, 與西國(여서국)하면 以人種之殊(이인종지수)로 有差別虐待之甚(유차별학대지심)하고, 與淸國(여청국)하면 厥國之民(궐국지민)이 愚鈍(우둔)하야 不能堪當(불능감당)하고, 與日本(여일본)하면 壬辰之後(임진지후)에 厥國道術神明(궐국도술신명)이 有作戚(유작척)하니 爲解戚(위해척)하리라.

  12. 是故(시고)로 天下統一之運(천하통일지운)과 日月大明之氣(일월대명지기)를 暫賜於彼(잠사어피)하야 服天下之役事(복천하지역사)호리라. 曰(왈), 然而不可與者(연이불가여자)이 有一(유일)하니 仁字也(인자야)라. 若與仁字(약여인자)하면 天下(천하)난 爲彼之有(위피지유)하리라.

  13. 是以(시이)로 與仁字於汝衆(여인자어여중)하나니 善守之(선수지)하라. 汝衆(여중)은 至便之人(지편지인)이오 彼(피)난 爲汝役軍(위여역군)하야 諸事(제사)에 明處(명처)하고 不受雇價(불수고가)하야 終當空手歸國(종당공수귀국)호리라. 是故(시고)로 汝之衆(여지중)은 無可施(무가시)하니 厚施言德(후시언덕)하라.

  14. 丁未冬十一月(정미동십일월)에 笛谷(재동곡)하시니 弟子(제자)이 先時(선시)에 在淳昌籠岩(재순창농암)하야 受命(수명)하고, 來銅谷(내동곡)하야 弟子(제자)이 三人(삼인)이 折紙一方寸(절지일방촌)하야 書侍一字(서시일자)하고, 一人(일인)이 一日(일일)에 書四百字(서사백자)하야 付四壁(부사벽)하니 一日總數(일일총수)가 千二百字(천이백자)라. 一回(일회)에 奉淸水二十四器(봉청수이십사기)하니 一日(일일)에 行朝夕二次(행조석이차)하고, 一夜(일야)에 讀七星經三七遍(독칠성경삼칠편)하야 十日(십일)에 乃止(내지)하니 字之總數(자지총수)가 一万二千字(일만이천자)라.

  15. 待命(대명)하더니 曰(왈), 成川降仙樓(성천강선루)는 許眉未(허미수)가 重創(중창)하야 一萬二千間(일만이천간)은 祿之付在(녹지부재)하고, 金剛山一萬二千峰(금강산일만이천봉)은 蔽劫(폐겁)하니 今(금)에 脫其劫也(탈기겁야)리라.

  16. 屠白羊一首(도백양일수)하야 鮮血(선혈)로 打點侍字之首(타점시자지수)하니, 萬二千次(만이천차)에 其血(기혈)이 盡(진)하니라. 指字(지자)하사 曰(왈), 字樣(자양)이 如俄之兵丁乎(여아지병정호)아.

  17. 對曰(대왈), 然(연)하니이다.

  18. 曰(왈), 俄兵(아병)이 爲我軍(위아군)하노라. 盛水之器(성수지기)난 送金堤(송김제)하야 爲後日之備(위후일지비)하리라. 少焉(소언)에 金堤人林相玉(김제인임상옥)이 來謁(내알)하거늘 洗器狗湯(세기구탕)하사 與之(여지)하시고 曰(왈), 東土(동토)에 將大用民役(장대용민역)하리니 當其時(당기시)하야 此器(차기)를 可用也(가용야)니라.

  19.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甲辰公事(갑진공사)에 命作俄日大戰(명작아일대전)하시고 助日退俄(조일퇴아)하사 日人(일인)으로 爲天下役軍(위천하역군)하시더니, 今(금)에 俄兵(아병)을 爲俄(我?)軍(위아(아?)군)하시니 何以乎(하이호)잇가.

  20. 曰(왈), 俄(아)에 有二政(유이정)하니 舊俄(구아)가 不敗(불패)하면 新俄(신아)가 不起(불기)하노라. 舊政(구정)은 爲天下之弊(위천하지폐)하고, 新政(신정)은 役天下之新(역천하지신)하노라. 曰(왈), 口重崑崙山(구중곤륜산)하라. 俄兵(아병)이 有入韓京之日(유입한경지일)하나니 汝之徒(여지도)가 往訪(왕방)하면 敬汝相拜(경여상배)하노라. 曰(왈), 俄兵(아병)이 入韓京(입한경)하면 我事(아사)난 成(성)하노라.

  21. 曰(왈), 兵亂病亂(병란병란)이 同時(동시)하야 發(발)하노라. 曰(왈), 俄兵(아병)이 來在韓京(내재한경)하면 천하지세(천하지세)가 歸汝徒(귀여도)하나니, 我事(아사)난 一時以成(일시이성)하노라.


七 章(7 장)

  1. 一日(일일)에 大先生(대선생)이 過井邑三山(과정읍삼산)하시더니, 一有總角(일유총각)하야 弊衣跣足(폐의선족)하고 在路傍(재로방)하니, 塵累之下(진루지하)에 氣骨(기골)이 壯大(장대)하고 面貌(면모)가 豊盈(풍영)하야 宛然豪家子弟(완연호가자제)라.

  2. 過其前(과기전)하사 曰(왈), 隨我后(수아후)하라. 厥童(궐동)이 無所答(무소답)하고 起身隨后(기신수후)하니라. 到大興(도대흥)하사 終夜抱寢(종야포침)하시니 晝夜之間(주야지간)에 無一言(무일언)하시니라.

  3. 弟子(제자)이 異之(이지)하야 待大先生之外出(대대선생지외출)하야 請人事(청인사)하니 厥童(궐동)이 少無表情(소무표정)하고 斥之(척지)하야 曰(왈), 人事(인사)난 何爲(하위)오.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總角(총각)이 相貌氣像(상모기상)이 宛然富貴家子弟(완연부귀가자제)어늘, 何不娶妻治産(하불취처치산)하고 如此襤褸行乞乎(여차남루행걸호)아.

  4. 厥童(궐동)이 天然答之(천연답지)하야 曰(왈), 大丈夫(대장부)이 堂堂乎爲天下事(당당호위천하사)하나니 非爲治家(비위치가)하야 來世(내세)니라.

  5. 弟子(제자)이 將喩問及細(장계문급세)러니 大先生(대선생)이 還入房中(환입방중)하사 曰(왈), 往(왕)하라. 厥童(궐동)이 亦無所答(역무소답)하고 起身(기신)하니라. 大先生(대선생)이 同行(동행)하시니, 弟子(제자)이 請侍行(청시행)하거늘 不許(불허)하시고 同行數里(동행수리)하사 送還(송환)하시니라.

  6.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童(궐동)은 何如人乎(하여인호)잇가.

  7. 曰(왈), 在北天遠方(재북천원방)하야 爲天下事(위천하사)하노라.

  8.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童(궐동)이 姓甚名誰乎(성심명수호)잇가.

  9. 曰(왈), 時來(시래)하면 爲一室之人(위일실지인)하노라.

  10. 一日(일일)에 行壬實山路(행임실산로)하시더니 徒山点(도산전)하사 端坐(단좌)하시니, 一人(일인)이 來伏路前(내복로전)하니 脫網(탈망)하고 所衣(소의)가 醜率(추솔)하고 負肩孱(부견대)하니라. 凡如此數時(범여차수시)에 無一言(무일언)하시니라.

  11. 曰(왈), 還(환)하라. 厥(궐)이 無所答(무소답)하고 還(환)하니라.

  1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궐)이 何如人乎(하여인호)잇가.

  13. 曰(왈), 在北天遠方(재북천원방)하야 爲天下事(위천하사)하노라.

  14.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궐)이 姓甚名誰乎(성심명수호)잇가.

  15. 曰(왈), 時來(시래)하면 與汝之徒(여여지도)로 爲一室之人(위일실지인)하노라.

  16. 一日(일일)에 在泰仁(재태인) 下馬街(하마가)하시더니 端坐廳上(단좌청상)하사 過少時(과소시)하야, 一人(일인)이 布網捲袴(포망권고)로 手持一鞭(수지일편)하야 來(내)하더니 揮鞭(휘편)하고 橫行庭前(횡행정전)하야 高聲(고성)으로 盡捕天下之賊漢(진포천하지적한)을 口不絶言(구불절언)하니라.

  17. 公又(공우)이 以爲(이위)호대 至尊之前(지존지전)에 其行(기행)이 似無禮(사무례)하야 將欲責之(장욕책지)러니, 大先生(대선생)이 以威目(이위목)하사 嚴戒(엄계)하시니라. 公又(공우)이 始悟抵間(시오저간)에 必有曲折(필유곡절)하야 謹愼待命(근신대명)하더니, 凡如此數時(범여차수시)하니라.

  18. 曰(왈) 公又(공우)아. 汝(여)이 所持錢兩(소지전양)을 與彼(여피)하라.

  19. 公又(공우)이 命(명)으로 與之(여지)하니 厥(궐)이 但受無言(단수무언)하고, 拜大先生(배대선생)하야 默默而退(묵묵이퇴)하니라.

  20.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궐)은 何如人乎(하여인호)잇가.

  21. 曰(왈), 在北天遠方(재북천원방)하야 爲天下事(위천하사)하노라.

  2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궐)이 盡捕天下之賊乎(진포천하지적호)잇가.

  23. 曰(왈), 捕天下之賊(포천하지적)하노라.

  24.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厥(궐)이 姓甚名誰乎(성심명수호)잇가.

  25. 曰(왈), 時來(시래)하면 與汝(여여)로 爲一室之人(위일실지인)하야 相歡(상환)하노라.

  26. 一日(일일)에 曰(왈), 口掛崑崙山(구괘곤륜산)하라. 我道之下(아도지하)에 有裵 尹 趙三姓人(유배 윤 조삼성인)하야, 一人之下(일인지하)오 萬人之上(만인지상)이니 汝之徒(여지도)난 在次(재차)하노라.

  27.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裵 尹 趙三姓人(배 윤 조삼성인)이 今(금)에 在何處(재하처)하야 爲何事乎(위하사호)잇가.

  28. 曰(왈), 在北天遠方(재북천원방)하야 爲天下事(위천하사)하나니 時來(시래)하면 知(지)하노라.

  29.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東國歷代(동국력대)에 開國政丞(개국정승)이 必有裵氏(필유배씨)라 하니 然乎(연호)잇가.

  30. 曰(왈), 我(아)이 開國(개국)에 亦有裵姓人(역유배성인)하야 爲相(위상)하노라.


八 章(8 장)

  1. 丁未冬(정미동)에 大先生(대선생)이 在古阜(재고부) 臥龍(와룡)하시더니, 問衆弟子(문중제자)하사 曰(왈), 此後(차후)에 無戰爭乎(無戰爭乎)아.

  2. 對曰(대왈), 不可知也(불가지야)니이다.

  3. 曰(왈), 天地開闢之時(천지개벽지시)에 豈無戰爭乎(개무전쟁호)리오. 作戰爭器具(작전쟁기구)하노라.

  4. 行法(행법)하시니 弟子之衆(제자지중)이 命(명)으로 以煙竹數十(이연죽수십)하야 爲銃(위총)하고, 以巾(이건)하야 爲兜(위두)하고, 以繩(이승)으로 結袗袴(결진고)하야 爲甲胄(위갑주)하고, 以門(이문)으로 爲堡壘(위보루)하고, 以紙(이지)로 精書侍天呪(정서시천주)하야 爲火心(위화심)하고, 以口號(이구호)하야 爲銃聲(위총성)하니라.

  5. 曰(왈), 若行伍(약행오)가 不正(부정)하면 爲傷軍(위상군)하노라.

  6. 行法(행법)하시니 弟子之衆(제자지중)이 被甲擔銃(피갑담총)하야 行軍(행군)할새, 自東至西(자동지서)하야 銃聲(총성)이 連發(연발)하고, 自西至東(자서지동)하야 銃聲(총성)이 連發(연발)하고, 自南至北(자남지북)하야 銃聲(총성)이 連發(연발)하고, 自至北南(자지북남)하야 銃聲(총성)이 連發(연발)하고, 自中央(자중앙)으로 至四方(지사방)하야 銃聲(총성)이 連發(연발)하니, 老者(노자)난 喘促(천촉)하야 不能行(불능행)하고, 陳客(진용)이 如弓弓乙乙之形(여궁궁을을지형)하니라.

  7. 曰(왈), 我世(아세)에 無戰爭(무전쟁)하니, 開闢之初(개벽지초)에 以先天之積?(이선천지적재)로 天下(천하)가 相爭(상쟁)하야 奇才幷出(기재병출)하고 相角勝(상각승)하나니, 一等之才(일등지재)가 爲上等國(위상등국)하야 戰爭(전쟁)이 作終局(작종국)하노라. 訓畢(훈필)하시니 天地四方(천지사방)에 天鼓聲(천고성)이 遂大發(수대발)하니라.

  8. 丁未冬(정미동)에 在淳昌(재순창) 避老(피노)하시더니, 適其時(적기시)에 黃應鍾(황응종)이 來謁(내알)하거늘 曰(왈), 古阜人(고부인)이 來(내)하니 碁板(기판)을 可運也(가운야)리라.

  9. 詠詩(영시)하시니, 英雄消日大中華(영웅소일대중화)하니 四海蒼生(사해창생)이 皆落子(개락자)라.

  10. 丁未冬(정미동)에 在避老(재피노)하시더니, 弟子(제자)이 命(명)으로 作崔水雲司命旗(작최수운사명기)하고 作全明淑司命旗(작전명숙사명기)하니라. 高懸樹末(고현수말)하시고 曰(왈), 我(아)난 今(금)에 解水雲(해수운) 明淑之寃(명숙지원)하노라.

  11. 一日(일일)에 在泰仁古縣內杏壇(재태인古縣內杏壇)하시더니 下訓京石(하훈경석)하시니, 夫主將之法(부주장지법)이 務攬英雄之心(무람영웅지심)하야, 常綠有功(상록유공)하야 通志於衆(통지어중)하나니, 與衆同好(여중동호)하면 靡不成(미불성)하고, 與衆同惡(여중동오)하면 靡不傾(미불경)이라. 興國興家得人也(흥국흥가득인야)오 亡國敗家失人也(망국패가실인야)라. 含氣之流(함기지류)가 含願得其志(함원득기지)하나니라. 曰(왈), 昔(석)에 孔子(공자)가 講道杏壇(강도행단)하니라. 我(아)난 於此(어차)에 下訓(하훈)하나니 爲將者之大鑑也(위장자지대감야)니라.

  12. 一日(일일)에 弟子(제자)이 告曰(고왈), 京石之爲人(경석지위인)이 率性(솔성)이 淫凶(음흉)하야 處世之道(처세지도)가 專務外飾(전무외식)하야 一無實情(일무실정)하고, 作爲弄奸(작위롱간)하야 表裏不同(표리부동)하고, 巧言飾非(교언식비)하야 强辯自足(강변자족)하고, 外觀(외관)은 作天下之至公正大(작천하지지공정대)하고 內情(내정)은 實淫蕩百行(실음탕백행)하고, 好權(호권)하야 作威嚴然(작위엄연)하며 內則邪惡(내즉사정)이 交馳(교치)하고, 言行(언행)이 判然不同(판연부동)하야 如隔?壤(여격소양)하고, 數十年同居(수십년동거)라도 眞心之事(진심지사)와 實情之言(실정지언)을 難聞難見(난문난견)하야, 弟子之衆(제자지중)이 不肯交遊(불긍교유)하고 皆忌之(개기지)하나이다.

  13. 曰(왈), 天運(천운)이 無私(무사)하나니 姑以時運(고이시운)으로 用之(용지)하노라. 我(아)난 盡心開導(진심개도)하야 得成善(득성선)하면 於我(어아)에 爲万幸(위만행)하고, 終不改善(종불개선)하면 於運(어운)에 亦無奈何(역무내하)하노라.

  14. 一日(일일)에 曰(왈), 京石(경석)아. 外美(외미)하면 內惡(내악)하노라. 先天(선천)은 英雄之世故(영웅지세고)로 以威爲生(이위위생)하고 以惡爲生(이악위생)하고, 我世(아세)는 聖賢之世故(성현지세고)로 以笑爲生(이소위생)하고 以善爲生(이선위생)하노라.

  15. 棄外飾(기외식)하고 棄虛威(기허위)하라. 棄內邪(기내사)하고 棄巧言(기교언)하라. 務實德(무실덕)하고 尙篤實(상독실)하라. 主眞心(주진심)하고 行和悅(행화열)하라. 汝不順我(여불순아)하면 我德(아덕)이 恐傷(공상)하노라.

  16. 一日(일일)에 命京石(명경석)하사 曰(왈), 汝(여)난 自今(자금)으로 全廢出入(전폐출입)하고 在家讀書(재가독서)하라. 此(차)난 自獄度數也(자옥도수야)니라.

  17.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今(금)에 命京石(명경석)하사 廢出入(폐출입)하시니 何以乎(하이호)잇가.

  18. 曰(왈), 在家修省(재가수성)하야 改心改行(개심개행)하면, 於我(어아)에 爲樂(위락)하고 於民(어민)에 爲幸(위행)하노라.

  19. 一日(일일)에 在大興(재대흥)하시더니, 弟子(제자)이 命(명)으로 買來草笠(매래초립)하야 備置(비치)하니라. 曰(왈), 布我德者(포아덕자)난 今(금)에 草笠童年也(초립동년야)니라.

  20. 曰(왈), 我事(아사)난 甲乙(갑을)에 擧首(거수)하고 戊己(무기)에 飜身(번신)하노라.

  21. 一日(일일)에 曰(왈), 公又(공우)아 雖年淺之人(수년천지인)이라도 位高於汝(위고어여)하고 德高於汝(덕고어여)어든 逢時(봉시)에 必也敬之(필야경지)하라.

  22. 一日(일일)에 曰(왈), 公又(공우)아 時來(시래)하야 一人(일인)이 不許(불허)하면, 汝之徒(여지도)난 不敢入我居(불감입아거)하노라.


九 章(9 장)

  1. 丁未冬(정미동)에 大先生(대선생)이 笛谷(재동곡)하시니 曰(왈), 我(아)난 將削髮(장삭발)하리니 汝之徒(여지도)난 皆削髮(개삭발)하라. 亨烈(형렬)아 明日(명일)에 往母嶽山大願寺(왕모악산대원사)하야 招來錦谷(초래금곡)하라. 我(아)이 與汝(여여)로 削髮(삭발)호리라.

  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弟子之間(제자지간)에 有削髮之人(유삭발지인)하면 命加冠保髮(명가관보발)하시고, 今(금)에 命將削髮(명장삭발)하시니 何以乎(하이호)잇가.

  3. 曰(왈), 善察天下之勢(선찰천하지세)하고 臨機應變(임기응변)하라. 不識時務(불식시무)하고 固執不通(고집불통)하면 天(천)이 賜之福(사지복)이라도 無所受也(무소수야)니라. 翌日(익일)에 錦谷(금곡)을 更無命招(갱무명초)하시니라.

  4. 一日(일일)에 在泰仁(재태인) 德斗(덕두)하시더니, 弟子(제자)이 命(명)으로 造草人二個(조초인이개)하니 一(일)은 有?(유계)하고 一(일)은 無?(무계)하니라. 問衆弟子(문중제자)하사 曰(왈), 有?無?(유계무계)에 何者(하자)가 爲好乎(위호호)아. 弟子(제자)이 不敢對(불감대)어늘 曰(왈), 斷髮者(단발자)이 好也(호야)니라.

  5. 一日(일일)에 笛谷(재동곡)하시더니 下訓(하훈) 亨烈(형렬)하시니, 夫用兵之要(부용병지요)이 在崇禮而重祿(재숭례이중록)하나니, 禮崇則義士(예숭칙의사)이 至(지)하고, 祿重則志士(녹중칙지사)가 輕命故(경명고)로, 祿賢不愛財(녹현불애재)하고 賞功不逾時(상공불유시)하면, 則士卒(즉사졸)이 幷(병)하야 敵國(적국)이 削(삭)하나니라. 曰(왈), 亨烈(형렬)아 來頭時勢(내두시세)가 國與國(국여국)이 相爭(상쟁)하고 道與道(도여도)가 相爭(상쟁)하나니, 此(차)난 天下(천하)에 亂度亂法之運也(난도난법지운야)니라. 當此時(당차시)하야 爲天下之將(위천하지장)하면 此(차)난 爲大鑑(위대감)하노라.

  6. 下訓(하훈)하시니, 明月千江心共照(명월천강심공조)오 長風八隅氣同驅(장풍팔우기동구)라.

  7. 丁未冬十一月(정미동십일월)에 笛谷(재동곡)하시더니, 亨烈(형렬)이 命(명)으로 精紙(정지)에 六十四卦(육십사괘)를 打點(타점)하고 包點(포점)하야 圓書二十四方位(원서이십사방위)하야 奉上(봉상)하거늘, 向日燒火(향일소화)하시고 曰(왈) 與我同居(여아동거)하라. 顧見亨烈(고견형렬)하사 曰(왈), 善信我(선신아)하면 我(아)난 賜海印(사해인)호리라.

  8. 一日(일일)에 笛谷(재동곡)하시더니 公又(공우)이 來謁(내알)하거늘 喜動顔色(희동안색)하사 曰(왈), 公又(공우)아 汝(여)이 此路(차로)에 或歌或舞(혹가혹무)하야 來乎(내호)아.

  9. 對曰(대왈), 自然乘興(자연승흥)하야 連歌間舞(연가간무)하고 來(내)하니이다.

  10. 曰(왈), 其歌(기가)를 使我一聽(사아일청)하라.

  11. 對曰(대왈), 往侍兮往侍兮(왕시혜왕시혜)여, 將侍佛而歸家兮(장시불이귀가혜)로다 하니이다.

  12. 曰(왈), 汝(여)난 願我同往乎(원아동왕호)아.

  13. 對曰(대왈), 至誠所願(지성소원)이니이다.

  14. 曰(왈), 許汝所願(허여소원)하노라.

  15. 行到龍岩(행도용암)하사 望南天(망남천)하시고 曰(왈), 高哉高哉(고재고재)로다. 時(시)에 黑雲(흑운)이 密蔽(밀폐)하야 中天(중천)이 小開(소개)하고 風雪(풍설)이 間行(간행)하니라. 曰(왈), 與我友善(여아우선)하라.

  16. 公又(공우)이 不知理許(부지리허)하야 惶恐無地(황공무지)하더니 曰(왈), 其氣(기기)이 爲小(위소)로다.

  17. 公又(공우)이 無妄之間(무망지간)에 言聲(언성)이 自出(자출)하야 對曰(대왈), 風勢(풍세)이 將稍强(장초강)하리이다. 言落(언락)에 風勢(풍세)이 大作(대작)하니라.

  18. 過少時(과소시)하야 曰(왈), 與我友善(여아우선)하라.

  19. 公又(공우)이 亦以無妄(역이무망)에 語音(어음)이 自作(자작)하야 對曰(대왈), 風勢(풍세)이 將漸高(장점고)하리이다. 言落(언락)에 暴風(폭풍)이 大起(대기)하야 揚沙走石(양사주석)하니라.

  20. 曰(왈), 今(금)에 龍虎大師之氣(용호대사지기)를 試付汝身(시부여신)이러니 其氣(기기)이 爲小(위소)로다.

  21. 公又(공우)이 問曰(문왈), 神(신)이 有應氣(유응기)하면 人(인)이 有神力乎(유신력호)잇가.

  22. 曰(왈), 有聖賢之神(유성현지신)하야 應氣(응기)하면 賢心(현심)이 自生(자생)하고, 有英雄之神(유영웅지신)하야 應氣(응기)하면 覇氣(패기)가 自生(자생)하고, 有壯士之神(유장사지신)하야 應氣(응기)하면 大力(대력)이 自生(자생)하고, 有盜賊之神(유도적지신)하야 應氣(응기)하면 賊心(적심)이 自生(자생)하나니, 是故(시고)로 我(아)난 木石(목석)이라도 行氣(행기)하면 可用(가용)하노라.

  23. 心者(심자)난 鬼神往來之道路也(귀신왕래지도로야)니 念聖賢(염성현)하면 厥神(궐신)이 來應(내응)하고, 念英雄(염영웅)하면 厥神(궐신)이 來應(내응)하고, 念壯士(염장사)하면 厥神(궐신)이 來應(내응)하고, 念盜賊(염도적)하면 厥神(궐신)이 來應(내응)하노라. 是故(시고)로 天下之事(천하지사)가 吉凶禍福(길흉화복)이 皆自誠自求也(개자성자구야)니라.

  24. 曰(왈), 日出而臥(일출이와)하야 衾面而寢(금면이침)하면 我觀(아관)에 如尸(여시)하노라.


十 章(10 장)

  1. 一日(일일)에 大先生(대선생)이 夜行(야행)하시더니 曰(왈), 公又(공우)아 心誦風雲造化(심송풍운조화)하라.

  2. 公又(공우)이 命(명)으로 至誠心誦(지성심송)하야 行(행)하니라.

  3. 曰(왈), 公又(공우)아 汝(여)난 有誤誦(유오송)하노라.

  4. 公又(공우)이 驚怯(경겁)하야 內省(내성)하니 誤誦天文地理(오송천문지리)하거늘, 卽改誦(즉개송)하야 到大興(도대흥)하니라. 厥夜(궐야)에 雨雪(우설)이 交降(교강)하거늘 曰(왈), 以汝之誤誦(이여지오송)하야 今(금)에 天氣(천기)이 不一(불일)하노라.

  5.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以一人之誦(이일인지송)하야 能左右天氣(능좌우천기)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6. 曰(왈), 我(아)이 命汝(명여)하야 代行公事(대행공사)하면 汝言(여언)이 爲我言(위아언)하노라.

  7. 弟子(제자)이 告曰(고왈), 命(명)으로 弟子之衆(제자지중)이 代行公事(대행공사)하면 天地造化(천지조화)를 無不用之(무불용지)하야, 是以(시이)로 皆自信滿滿(개자신만만)하야 天下事(천하사)를 輕視(경시)하야 不可畏(불가외)하며, 公候伯爵(공후백작)을 如在掌中之物(여재장중지물)하나이다.

  8. 聞言(문언)하사 欣然(흔연)하시고 曰(왈), 古言(고언)이 有負文宣王(유부문선왕)하야 爲訟之說乎(위송지설호)아. 汝之徒(여지도)난 載天(대천)하야 行世(행세)하노라. 曰(왈), 汝之徒(여지도)가 今日(금일)에 不能當一村之事(불능당일촌지사)언마는, 時來(시래)하면 天下之俊傑(천하지준걸)이 來汝徒(내여도)하야 師事(사사)하노라.

  9. 一日(일일)에 笛谷(재동곡)하시더니 命神(명신)하시고 曰(왈), 自今(자금)하야 秉旭(병욱)에 絶其祿(절기록)호리라. 翌日(익일)에 命公又(명공우)하사 曰(왈), 汝(여)난 今(금)에 往全州(왕전주)하야 於秉旭(어병욱)에 求紗笠一個(구사립일개)하야 來(래)하라.

  10. 公又(공우)이 往全州(왕전주)하야 傳命(전명)한데 秉旭(병욱)이 嘆曰(탄왈), 誰知身世(수지신세)가 至此境(지차경)이리오. 自昨日(자작일)하야 數十家眷(수십가권)이 絶火(절화)하야 朝夕難喩(조석난계)하니 誰能信聽乎(수능신청호)아. 卽使人(즉사인)하야 同途公又(동도공우)하고 求紗笠於廛(구사립어전)하니, 上品之物(상품지물)이 多有各廛(다유각전)하거늘 以外上(이외상)으로 皆不應(개불응)하니라.

  11. 秉旭(병욱)이 長嘆曰(장탄왈), 前日(전일)은 莫論外上(莫論外上)하고 百笠(백립)이 無難(무난)하거늘, 身世(신세)이 胡至此境(호지차경)고 하니라. 公又(공우)이 復命(복명)하거늘 曰(왈), 絶祿(절록)을 不可久也(불가구야)니라. 翌日(익일)에 公又(공우)이 命(명)으로 到全州(도전주)하니, 秉旭(병욱)이 歡待(환대)하고 家勢豊盛쑁(가세풍성)하야 曰(왈), 今行(금행)이 何求(하구)오. 無不奉行(무불봉행)호리라.

  12. 公又(공우)이 告絶祿之命(고절록지명)한데 秉旭(병욱)이 笑曰(소왈), 不然(불연)이면 何能其然也리오

  13.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人祿(인록)이 在天(재천)하야 天(천)이 絶其祿(절기록)이면 人(인)이 不能衣食乎(불능의식호)잇가.

  14. 曰(왈), 天(천)이 將欲大用(장욕대용)하면 窮乏其身(궁핍기신)하야 使大成其器(사대성기기)하노라. 汝之徒(여지도)가 從后(종후)에 有然(유연)하거든 知我之爲(지아지위)하라.

  15. 一日(일일)에 行路(행로)하사 過井邑科橋(과정읍과교)하시더니 公又(공우)이 告曰(고왈), 前山(전산)에 有泉(유천)하야 自傳(자전)이 爲將軍泉(위장군천)하나이다.

  16. 曰(왈), 汲水(급수)하야 來(내)하라.

  17. 公又(공우)이 命(명)으로 飮一器(음일기)하니 卽地(즉지)에 力發(역발)하야 若負泰山(약부태산)이라도 猶輕(유경)하거늘 惶怯(황겁)하야 告曰(고왈), 不堪當大力(불감당대력)이 自發(자발)하나이다.

  18. 曰(왈), 還上(환상)하라. 命落(명락)에 力退(역퇴)하야 如常(여상)하니라.

  19.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將軍泉(장군천)이 有名無實(유명무실)하야 千人千試(천인천시)호대 一無其驗(일무기험)하거늘, 今(금)에 力發(역발)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20. 曰(왈), 與之奪之(여지탈지)가 如此其易(여차기이)하노라. 汝徒之布敎(여도지포교)가 卽爲天下之布敎(즉위천하지포교)하노라.

  21.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捕敎(포교)난 捕賊之職(포적지직)이어늘, 布敎(포교)가 爲捕校(위포교)하니 其義(기의)이 何以乎(하이호)잇가.

  22. 曰(왈), 我世(아세)에 人(인)이 不敢以英雄(불감이영웅)으로 行世(행세)하나니, 盡捕天下之英雄(진포천하지영웅)하노라.

  23.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將捕天下之英雄(장포천하지영웅)하면 有何方策(유하방책)하야 可施乎(가시호)잇가.

  24. 曰(왈), 汝之徒(여지도)가 將布敎天下(장포교천하)하야 天下之衆(천하지중)이 誠我頌呪(성아송주)하야 修鍊心工(수련심공)하면, 雄心(웅심)이 自然以變賢(자연이변현)하고, 惡心(악심)이 自然以化善(자연이화선)하야 乳兒(유아)가 如在母懷(여재모회)하고, 赤子(적자)가 在天地公庭(재천지공정)하노라.

  25. 丁未冬十二月(정미동십이월)에 在古阜(재고부) 臥龍(와룡)하사 下勅(하칙)하시니, 精紙(정지)에 劃線綜錯(획선종착)하시고 間書(간서)하시니,

  26. 天地之主張(천지지주장)이오 情誼 情誼

  27. 陰陽之發覺(음양지발각)이오 情誼

  28. 萬物之首唱(만물지수창)이오 情誼 情誼 라.

  29. 人事刻之(인사각지)라.


十一 章(11 장)

  1. 一日(일일)에 大先生(대선생)이 在臥龍(재와룡)하시더니 下訓(하훈)하시니, 天地大道呪(천지대도주)라.

  2. 曰(왈), 先天(선천)에 堯(요)가 曆像日月星辰(역상일월성신)하야 敬授人時(경수인시)하니, 天地(천지)가 無日月(무일월)이면 空殼(공각)이오, 日月(일월)이 無知人(무지인)이면 虛影(허영)이니라. 堯(요)가 能知日月運行之理(능지일월운행지리)하야 作曆明民時(작력명민시)하니, 半萬年來(반만년래)에 德被天下之民(덕피천하지민)하야, 因天之時(인천지시)하고 用地之利(용지지리)하니라.

  3. 我世(아세)난 天地(천지)이 維新(유신)하고 曆道維新(역도유신)하노라.

  4. 天地大道呪(천지대도주)는 天地大道(천지대도)오, 天地津液(천지진액)이니라. 我(아)난 作此呪(작차주)하야 誦之(송지)하니 天地万神(천지만신)이 舞之蹈之(무지도지)하노라.

  5. 曰(왈), 自古(자고)로 有上通天文(유상통천문)하고, 有下達地理(유하달지리)하고, 無中通人義(무중통인의)하니 時乎人尊時代(시호인존시대)라.<* 문리가 맞지않음>

  6. 一日(일일)에 在臥龍(재와룡)하시더니 曰(왈), 公又(공우)아. 我(아)이 與汝(여여)로 今日(금일)에 行五万年天地大公事(행오만년천지대공사)호리라.

  7. 公又(공우)이 對曰(대왈), 魯鈍之質(노둔지질)이 本以無識(본이무식)하오니 何敢奉命乎(하감봉명乎)릿가.

  8. 曰(왈), 非汝不能故(비여불능고)로 命汝(명여)니라.

  9. 公又(공우)이 敢不違命(감불위명)하야 告曰(고왈), 世(세)에 有鰥寡(유환과)하야 作人事之大慘(작인사지대참)하오니, 少鰥(소환)은 配少寡(배소과)하고, 老寡(노과)난 配老鰥(배노환)하야 知舊會宴(지구회연)하야 將仙世(장선세)에 願無鰥寡(원무환과)하나이다.

  10. 擊膝賞讚(격슬상찬)하사 曰(왈), 善哉善哉(선재선재)로다, 公又(공우)가 善行公事(선행공사)하나니 我世(아세)에 無鰥寡(무환과)하노라.

  11. 再次(재차)에 公又(공우)이 告曰(고왈), 世(세)에 有貧賤(유빈천)하야 苦力(고력)호대 無暇逸(무가일)하고, 在家(재가)하야난 與父母兄弟妻子(여부모형제처자)로 衣食(의식)이 不能喩(불능계)하야 有朝夕之憂(유조석지우)하고, 爲人勞力(위인노력)하거늘 受侮受賤(수모수천)하야 勞農(노농)이 可憐(가련)하오니, 將仙世(장선세)에 願勞農解寃(원노농해원)하나이다.

  12. 擊膝賞讚(격슬상찬)하사 曰(왈), 善哉善哉(선재선재)로다. 公又(공우)가 善行公事(선행공사)로다. 我世(아세)에 天下之勞農(천하지노농)을 作上等人(작상등인)하노라.

  13. 更次(갱차)에 公又(공우)이 連博二讚(연박이찬)하고 自負興高(자부흥고)하야 告曰(고왈), 大道之下(대도지하)에 奉道之誠(봉도지성)이 自稱天下第一(자칭천하제일)하고 心無實誠(심무실성)하며 行無實績(행무실적)하면 此等之人(차등지인)은 皆死之可也(개사지가야)니다.

  14. 大先生(대선생)이 默然無語(묵연무어)하시니라.

  15.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今(금)에 公又(공우)가 奉行公事(봉행공사)하야, 二讚(이찬)하시고 一無可否之敎(일무가부지교)하시니 何以乎(하이호)잇가.

  16. 曰(왈), 我道之下(아도지하)에 奉道無誠(봉도무성)하야 死之(사지)하면 我德(아덕)이 爲薄(위박)하노라. 奉道至誠(봉도지성)하면 自德自功(자덕자공)하고 自福自榮(자복자영)이어니와, 誠薄者(성박자)난 懷之導之(회지도지)하라. 公又之言(공우之言)이 出外至誠奉道之情(출외지성봉도지정)이나, 天德(천덕)은 不然(불연)하노라.

  17. 丁未冬十二月 日 時(정미동십이월 일 시)에 大先生(대선생)이 在臥龍(재와룡)하사, 開天地大神門(개천지대신문)하시고 行天地大公事(행천지대공사)하시니라. 設法(설법)하시고, 弟子之衆(제자지중)이 命(명)으로 誦大道呪(송대도주)하야 至數日(지수일)하니라.

  18. 曰(왈), 堯之曆象日月星辰敬受人時者(요지역상일월성신경수인시자)난, 天地(천지)가 無日月(무일월)이면 空殼(공각)이오, 日月(일월)이 無知人(무지인)이면 虛影(허영)이니라. 堯(요)가 始明日月運行之法(시명일월운행지법)하야, 天下之民(천하지민)이 大蒙天恩地德(대몽천은지덕)하니라. 詠詩(영시)하시니, 日月(일월)이 無私治萬物(무사치만물)이오 江山(강산)이 有道受百行(유도수백행)이라.

  19. 曰(왈), 今(금)에 制璿璣玉衡(제선기옥형)하노라 . 一所(일소)에 定玉衡度數(정옥형도수)하시고, 一所(일소)에 定衡鉤度數(정형구도수)하시고, 一所(일소)에 定衡錘度數(정형추도수)하시고, 一所(일소)에 定衡綬度數(정형수도수)하시고, 一所(일소)에 定日月大御命度數(정일월대어명도수)하시고, 一所(일소)에 定天地大八門度數(정천지대팔문도수)하시고, 往來多日하사 行法(행법)하시니라.

  20. 曰(왈), 今者公事(금자공사)이 定璿璣玉衡度數(정선기옥형도수)하노라.


十二 章(12 장)

  1. 丁未冬十二月(정미동십이월)에 大先生(대선생)이 在古阜雲山(재고부운산)하시더니, 弟子之衆(제자지중)이 命(명)으로 誦大道呪(송대도주)하야 至數日(지수일)하니라. 曰(왈), 七邑(칠읍)이 登?(풍등)하면 汝等之糧道(여등지양도)가 足乎(족호)아.

  2. 圖示(도시)하사 命神(명신)하시니, 導水施設(도수시설)이오, 貯水池(저수지)오, 水門(수문)이오, 水溝等也(수구등야)라. 曰(왈), 此地(차지)가 非雲山乎(비운산호)아. 雲岩江水万頃來(운암강수만경래)하면 下流之民(하류지민)이 無寃(무원)하고 大旱不渴(대한불갈)하리니, 其勢蕩(기세蕩)浩하야 如天來之水(여천래지수)호리라.

  3. 曰(왈), 昔(석)에 太公(태공)이 於霽國(어제국)에 使一邑爲無凶(사일읍위무흉)하야 備荒云(비황운)하니, 我(아)난 七邑(칠읍)이 無大凶(무대흉)하야 爲南朝鮮之糧道(위남조선지양도)하나니 事前之救也(사전지구야)니라.

  4. 丁未冬十二月(정미동십이월)에 在臥龍(재와룡)하시더니

  5. 下勅命神(하칙명신)하시니라.

  6. 弟子之衆(제자지중)이 命(명)으로 相替番(상체번)하야 汲水缸之水(급수항지수)하야 入諸井(입제정)하고, 汲諸井之水(급제정지수)하야 入水缸(입수항)하니, 命(명)으로 汲入之水(급입지수)를 爲半器(위반기)하니라. 曰(왈), 此(차)난 天下万國(천하만국)이 物貨相通之公事(물화상통지공사)니, 我世(아세)에 万方之民(만방지민)이 治産之新法也(치산지신법야)니라.

  7. 丁未冬(정미동)에 在臥龍(재와룡)하사, 設法(설법)하시고 行法(행법)하시사 下勅命神(하칙명신)하시니라.

  8. 弟子(제자)이 命(명)으로 於泰仁(어태인)에 求新造匙箸一件(구신조시저일건)하야 奉上(봉상)하거늘 曰(왈), 庇仁覆鍾(비인복종)이 稱大故(칭대고)로 行軍鼓之公事(행군고지공사)하노라. 行軍時(행군시)에 以此匙箸(이차시저)로 爲鼓木(위고목)하면 津津其祿(진진기록)하노라. 下勅諸書(하칙제서)를 入滿缸有餘(입만항유여)호대 充之不溢(충지불일)하거늘, 弟子(제자)이 命(명)으로 埋潔所(매결소)하니라.

  9. 丁未冬十二月 日 時(정미동십이월 일 시)에 大先生(대선생)이 在臥龍(재와룡)하시더니, 設法(설법)하시사 下勅命神(하칙명신)하시고, 弟子之衆(제자지중)이 命(명)으로 誦大道呪(송대도주)하야 徹夜(철야)하니라.

  10. 曰(왈), 先天(선천)은 壽先祿后(수선녹후)하고, 我世(아세)난 祿先壽后(녹선수후)하니, 是故(시고)로 我世(아세)에 無乞人(무걸인)하고 無餓死(무아사)하노라.

  11. 賜紙片(사지편)하시고 曰(왈), 定后天之陰陽度數(정후천지음양도수)호리니, 各隨其願(각수기원)하야 一女一點(일녀일점)을 打點(타점)하라.

  12. 弟子之衆(제자지중)이 奉命打點(봉명타점)하니 或(혹)은 一點(일점)이오, 或(혹)은 二點(이점)이오, 或(혹)은 三點(삼점)이오, 乃成(내성)은 八點(팔점)이오, 京石(경석)은 十二點(십이점)이라.

  13. 曰(왈), 京石(경석)아 汝(여)난 獨多女(독다녀)오.

  14. 對曰(대왈), 十二諸國(십이제국)에 各娶一女(가구치일녀)이 爲其願也(위기원야)이니다.

  15. 曰(왈), 乃成(내성)아 汝(여)난 願八仙女乎(원팔선녀호)아.

  16. 對曰(대왈), 此乃所願也(차내소원야)이니다.

  17. 問一點之人(문일점지인)하사 曰(왈), 皆多女(개다녀)어늘 汝獨一女(여독일녀)하니 何也(하야)오.

  18. 對曰(대왈), 一天一地(일천일지)이 爲天地之定理也(위천지지정리야)니이다.

  19. 大先生(대선생)이 大可賞讚(대가상찬)하시고 曰(왈), 汝言(여언)이 是也(시야)라.

  20. 京石(경석)이 命(명)으로 歸井邑(귀정읍)하거늘 嘆曰(왈), 京石(경석)을 將欲他用(장욕타용)이러니 運也(운야)에 無奈(무내)로다. 東學作亂之人(동학작란지인)이 盖是有王侯將相之願(개시유왕후장상지원)하야, 爲寃死(위원사)하야 抱恨(포한)하니 其衆(기중)이 數万(수만)이라. 今(금)에 若不解寃(약불해원)하면 后世(후세)에 難爲政(난위정)하노라. 是故(시고)로 今(금)에 定頭領(정두령)하야 解其寃(해기원)하거늘 京石(경석)이 以十二諸國之女(이십이제국지녀)로 爲自請(위자청)하니, 厥之父(궐지부)가 曾東學接主(증동학접주)오 京石(경석)이 亦爲總代(역위총대)라. 抱恨之神(포한지신)을 皆付與京石(皆付與경석)하노라.

  21. 行法(행법)하시사 下勅命神(하칙명신)하시고, 禁人出入하시니라. 曰(왈), 今(금)에 解寃厥神(해원궐신)하노니 汝等(여등)은 來頭(내두)에 試觀(시관)하라. 京石之財用(경석지재용)이 多於甲午(다어갑오)하고, 京石之聚人(경석지취인)이 多於甲午(다어갑오)하노라.

  22. 訓一女之人(훈일녀지인)하사 曰(왈), 汝(여)난 勝守正陰正陽度數乎(승수정음정양도수호)아. 懋德(무덕)하라. 有文王度數(유문왕도수)하고 有伊尹度數(유이윤도수)하니 受之至難(수지지난)하노라. 曰(왈), 雖微物昆蟲(수미물곤충)이라도 有寃(유원)하면 非天地公事也(비천지공사야)니라.


十三 章(13 장)

  1. 丁未冬十二月 日 時(정미동십이월 일 시)에 大先生(대선생)이 在臥龍(재와룡)하사, 開天地大神門(개천지대신문)하시고 行天地大公事(행천지대공사)하시니라. 設法(설법)하시고 行法(행법)하시사 命神(명신)하시니라.

  2. 忽然天上(홀연천상)에 自東西南北(자동서남북)으로 至中央(지중앙)하야 天鼓聲(천고성)이 大發(대발)하고, 少焉에 萬樂(만악)이 齊鳴(제명)하야 恰似人世(흡사인세)에 天子(천자)이 臨御廟堂(임어묘당)하면 諸樂(제악)이 皆佚奏(개질주)하니라.

  3. 齊明盛服(제명성복)하시고 端坐在上(단좌재상)하사 行白衣君王白衣將相奉朝公事(행백의군왕백의장상봉조공사)하시니, 儀式(의식)이 儼然(엄연)하고 秩序(질서)가 整然(정연)하야 宛然廟堂風景(완연묘당풍경)이 嚴肅(엄숙)하니라. 曰(왈), 公又(공우)아. 汝(여)난 奉道之前(봉도지전)에 累經官厄乎(누경관액호)아.

  4. 對曰(대왈), 妄自志存(망자지존)하야 備嘗官苦(비상관고)하니이다.

  5. 曰(왈), 光贊(광찬) 元一(원일)아. 汝(여)이 二人(이인)은 率性(솔성)이 燥强(조강)하야 恐或臨事有失(공혹임사유실)하나니, 公又(공우) 光贊(광찬)은 往井邑(왕정읍)하야 與京石(여경석)으로 待命(대명)하고, 元一(원일)은 往泰仁(왕태인)하야 與京元(여경원)으로 待命(대명)하라.

  6. 問衆弟子(문중제자)하사 曰(왈), 臥龍(와룡)에 傳來之言(전래지언)이 有(유) 天子被擒度數乎(천자피금도수호)아.

  7. 對曰(대왈), 有然(유연)하니이다.

  8. 曰(왈), 我(아)난 以天地之至尊(이천지지지존)으로 臨于天下萬邦(임우천하만방)하야 作之君作之師(작지군작지사)하나니, 天下之何國(천하지하국)이 焉敢犯我(언감범아)며, 天下之何君(천하지하군)이 焉敢害我(언감해아)리오마는, 建邦設道(건방설도)하야 將欲救萬世之億兆(장욕구만세지억조)하면 自有天地之定運(자유천지지정운)하노라.

  9. 今(금)에 我在被擒度數(아재피금도수)하니 若權退(약권퇴)하면 万世億兆(만세억조)에 影響(영향)이 有不可惻(유불가측)하노라. 我之來世(아지내세)이 非爲我(비위아)오, 爲民也(위민야)니 我(아)난 今(금)에 自當其數(자당기수)호리라.

  10. 問衆弟子(문중제자)하사 曰(왈), 爲天下事者(위천하사자)난 有立危而得安(유입위이득안)하고 有入死而得生(유입사이득생)하나니, 今(금)에 汝之徒(여지도)난 前路(전로)에 有大難(유대난)하노라. 是故(시고)로 若畏難(약외난)하거든 皆散之避禍(개산지피화)하라.

  11. 弟子之衆(제자지중)이 自來(자래)에 熟知造化權能故(숙지조화권능고)로 各其自解曰(각기자해왈), 何難之有(하난지유)리오 此必是試訓也(차필시시훈야)라 하야 對曰(대왈), 雖在(수재) 水火之中(수화지중)과 死生之際(사생지제)라도 願無辭避(원무사퇴)하나이다.

  12. 曰(왈), 善信我(선신아)하라. 億萬之衆(억만지중)이 在禍網(재화망)이라도 我(아)난 能救(능구)하야 一人(일인)이 無傷(무상)호리라. 問衆弟子(문중제자)하사 曰(왈), 驚蟄節何時乎(경칩절하시호)아.

  13. 對曰(대왈), 正月晦日頃(정월회일경)이 卽驚蟄節也(즉경칩절야)니이다.

  14. 曰(왈), 驚蟄之節(경칩지절)에 事可知也(사가지야)리라. 訓未畢(훈미필)에 風憲洞首(풍헌동수)가 督稅而來(독세이래)하니라. 向風憲洞首(향풍헌동수)하사 大聲叱責(대성질책)하시니 曰(왈), 我(아)난 爲天下事(위천하사)하거늘 何敢犯來(하감범래)오.

  15. 二人(이인)이 驚怯而退(경겁이퇴)하야 以義兵(이의병)으로 密告(밀고) 古阜警務廳(고부경무청)하니라.

  16. 大先生(대선생)이 移居近處(이거근처)하시고 曰(왈), 韓朝官人(한조관인)이 問我居所(문아거소)어든 以實直告(이실직고)하라.

  17. 時(시)에 東土情勢(동토정세)가 義兵(의병)이 蜂起全域(봉기전역)하니 嶺湖二南(영호이남)이 最甚(최심)하야, 鹵掠民家(노략민가)하고 接戰日兵(접전일병)하야 死生(사생)이 多生(다생)하니라.

  18. 日兵(일병)이 網羅國內(망라국내)하야 與韓官作同(여한관작동)하야 良民(양민)이 以義兵之嫌(이의병지혐)으로 罪死者(죄사자)이 多(다)하고, 雖尋常行路之人(수심상행로지인)이라도 擧止(거지)가 少有殊常(소유수상)하면 一一受査(일일수사)하야 甚者(심자)난 不知死所(부지사소)하니라.


十四 章(14 장)

  1. 大先生(대선생)이 在臥龍(재와룡)하시더니, 古阜警務廳巡檢等(고부경무청순검등)이 自風憲洞首(자풍헌동수)로 受密告(수밀고)하고, 數多巡檢(수다순검)이 擔銃而來(담총이래)하야 捕縛衆弟子(포박중제자)하니라.

  2. 俄然事機(아연사기)가 作殺風景(작살풍경)하야 駭然所聞(해연소문)이 遠近(원근)에 震動(진동)하고 巡警等(순경등)이 嚴探(엄탐) 大先生之居所(대선생지거소)하거늘, 大先生(대선생)이 已有命(기유명)하사 以實直告(이실직고)하야 亦在被擒(역재피금)하시니라.

  3. 此日(차일)에 師弟(사제)이 逮囚(체수)하니 總二十一人(총이십일인)이라. 所聞(소문)이 狼藉遠近(낭자원근)하야 世人(세인)이 莫不驚駭(막불경해)하고, 事之歸趣(사지귀취)를 千人一說(천인일설)하야 爲一世之話題(위일세지화제)하고, 衆弟子之家人(중제자지가인)은 痛哭悖說者(통곡패설자)이 多(다)하야 今此禍端(금차화단)이 必死乃已(필사내이)라 하며, 在禍網之弟子(재화망지제자)이 亦或泣或怨(역혹읍혹원)하니라.

  4. 翌日(익일)에 廳官(청관)이 太張威勢(태장위세)하야 刑具(형구)를 盡設(진설)하고 問曰(문왈), 今之作黨(금지작당)이 非義兵謀議乎(비의병모의호)아. 前日作罪(전일작죄)를 一一自白(일일자백)하라. 不然(불연)이면 유사이이(유사이이)니라.

  5. 大先生(대선생)이 泰然自若(태연자약)하시고 擧止尋常(거지심상)하사 曰(왈), 我(아)난 非義兵也(비의병야)라. 爲天下事(위천하사)하노라.

  6. 厥官(궐관)이 孑目驚惶(당목경황)하더니 問曰(문왈), 天下事(천하사)난 何也(하야)어늘 敢爲(감위)오.

  7. 忽揚臂大聲(홀양비대성)하사 曰(왈), 天地大運(천지대운)이 浮往浮來(부왕부래)하니 先執者(선집자)이 爲主(위주)하노라. 此時(차시)에 言語動作(언어동작)이 少無苟且(소무구차)하시고 壯談直說(장담직설)하시니, 官人等(관인등)이 不可以執幅(불가이집폭)하야 對人說話(대인설화)에 以爲狂人狂說云(이위광인광설운)하니라.

  8. 丁未冬除夕(정미동제석)에 在古阜警務廳(재고부경무청)하사, 開天地大神門(개천지대신문)하시고 行天地大公事(행천지대공사)하시니라. 行法(행법)하시고 命神(명신)하시니라.

  9. 曰(왈), 此日(차일)이 除夕乎(제석호)아. 對曰(대왈), 然하니이다. 忽天(홀천)이 大作雷電(대작雷電)하니라. 適其時(적기시)에 亨烈(형렬) 自賢(자현)이 侍齟房(시재동방)하더니 曰(왈), 亨烈(형렬)아 三人(삼인)이 會席(회석)하면 可行官長公事(가행관장공사)하노라. 曰(왈), 自賢(자현)아. 百萬人(백만인)이 在禍厄(재화액)이라도 我(아)난 能解之無傷(능해지무상)하노라.

  10.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今此公事(금차공사)이 大作電雷(대작전뢰)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11. 曰(왈), 天子神明(천자신명)이 自西洋(자서양)으로 越來(월래)하니 行次之大(행차지대)가 不可以寂寞也(불가이적막야)니라. 曰(왈), 天子神明(천자신명)이 今也(금야)에 有越來(유월래)언마는 汝之徒(여지도)가 無血心故(무혈심고)로 將相神(장상신)이 不肯相應汝徒之身(불긍상응여도지신)하노라.

  1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將相之神(장상지신)이 不肯相應衆弟子之身(불긍상응중제자지신)하면 弟子之衆(제자지중)은 不能爲將相乎(불능위장상호)잇가.

  13. 過食頃(과식경)하사 曰(왈), 終當有應(종당유응)하노라.

  14.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天子神明(천자신명)이 自西越東(자서월동)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15. 曰(왈), 時來(시래)하면 可知也(가지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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