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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비가(興比歌)

■ 동학가사

by 雪中梅 2020. 7. 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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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비가(興比歌,1863)

 

시운(詩云) 벌가벌가(伐柯伐柯)하니 기측불원(其測不遠)이라 내 앞에 보는 것을 어길바 없지마는 이는 도시 사람이오 부재어근(不在於近) 이로다 목전지사(目前之事) 쉬이 알고 심량(深量)없이 하다가서 말래지사(末來之事) 같쟎으면 그 아니 내한인가 이러므로 세상일이 난지이유이(難知而有易) 하고 이지이유난(易知而有難) 인줄을 깨닫고 깨달을까 명명한 이 운수는 다 같이 밝지마는 어떤 사람 저러하고 어떤 사람 이러한지 이리 촌탁(村度) 저리촌탁 각각 명운(命運) 분명하다 의아있는 그 사람은 천고청비(天高聽卑) 그 문자를 궁사멱득(窮思覓得) 하여내어 제 소위 추리(推理)하고 생각나니 이뿐이오 그런고로 평생(平生)소위(所爲) 일변은 교사(巧詐)하고 일변은 가소로다 한울님이 높으시나 청비문자(聽卑文字) 겁을 내서 말은 비록 아니하나 심사(心思)를 속여내어 이운수가 어떠할지 탁명(托命) 이나 하여보자 모든 친구 유인하여 흔연대접 하는듯다 아서라 저 사람은 네가 비록 암사(暗詐)하나 한울님도 모르실까 그중에 몰각(沒覺)자는 조석지우(朝夕之憂) 있지마는 없는 것 구해가며 온포지공 착실하여 소위 통정(通情) 하는 말이 성운성덕(盛運盛德) 우리 도유(道儒) 여사애당(如詐愛黨) 하거니와 심지상통 아니할까 묻지 않은 그 말이며 청취 않은 그 소리를 툭툭털어 다하자니 그 모양 오죽할까 교사한 저 사람은 좋은 듯이 듣고 앉아 중심에 하는 말이 내복인가 내복인가 열세자가 내복인가 어찌 이리 좋은 운수 그때부터 없었던고 영험되고 좋은 말은 귀밖으로 다 버리고 그중에 불미지사(不美之事) 달게 듣고 모아내어 흉중에 가득하면 마지못해 떠나가니 삼복 염증(炎蒸) 저문 날에 소리하고 오는 짐승 귀에 와서 하는 거동 정분도 있는 듣고 이 세상 풍속됨이 음해(陰害)가 주장이라 통기(通氣)하고 오자하니 의심 없이 앉았다가 말초(末梢)에 해가 미쳐 막지기단(莫知其端) 아닐런가 이 웬일고 이 웬일고 먼저 우는 그 짐승은 해아지심(害我之心) 두게 되면 소리하기 뜻 밖이오 이 웬일고 이 웬일고 아무려나 살펴보자 적은 듯 기다리니 그놈자취 분명하다 지각없다 지각없다 이내사람 지각없다 저건너 저 배낙에 배가 어찌 떨어져서 만단의아(萬端疑訝) 둘 즈음에 까마귀 날아가서 즉시 파혹(破惑) 하였더니 지각없다 지각없다 이내사람 지각없다 백주대적(白晝大賊) 있단 말을 자세히도 들었더니 지각없다 지각없다 이내사람 지각없다 포식양거(飽食讓去) 되었으니 문장군(蚊將軍)이 네 아니냐

 

 

제이절(第二節)

그중에 현인달사(賢人達士) 내말잠깐 들어 보소 합기덕(合其德) 알았으니 무위이화(無爲而化) 알지마는 그러나 자고급금(自古及今) 사사상수(師師相授) 한다 해도 자재(自在)연원(淵源) 아닐런가 일일이 거울해서 비야흥야(比也興也) 하였으니 범연간과(氾然看過) 하지 말고 숙독상미(熟讀詳味) 하였어라 칠팔세 글을 배워 심장적구(尋章摘句) 하여내어 청운교(靑雲橋) 낙수교(落水橋)에 입신양명 할 마음은 사람마다 있지마는 깊고 깊은 저웅덩에 진심(盡心)갈력(竭力) 지은 글을 넣고 나니 허무하다 천수만 바라다가 많고 많은 그 사람에 몇몇이 참여해서 장악원(掌樂院) 대풍류(大風流)로 삼일유가(三日遊街) 기장(奇壯)하다 이일저일 볼작시면 허무하기 다시없어 아니가자 맹세해도 내운수 내가 몰라 종종히 다니다가 이내마음 마칠진대 그 아니 운수런가 원처(遠處)에 일이 있어 가게 되면 이(利)가있고 아니 가면 해(害)가되어 불일발정(不日發程) 하다가서 중로(中路)에 생각하니 길은 점점 멀어지고 집은 종종 생각나서 금치 못할 만단의아(萬端疑訝) 배회(徘徊)노상(路上) 생각하니 정령히 알작시면 이길을 가지마는 어떨런고 어떨런고 도로 회정(回程) 하였더니 저사람 용렬하고 글 네자 밝혀내어 만고(萬古)사적(事蹟) 소연하니 아홉길 조산(造山) 할 때 그 마음 오죽할까 당초에 먹은 생각 과불급(過不及) 될까 해서 먹고 먹고 다시먹고 오인육인(五仞六仞) 모을 때는 보고나니 재미되고 하고나니 성공이라 어서하자 바삐하자 그럭그럭 다해 갈때 이번이나 저번이나 차차차차 풀린마음 조조(躁躁)해서 자주보고 지질해서 그쳤더니 다른 날 다시 보니 한소쿠리 더했으면 여한 없이 이룰 공을 어찌이리 불급한고 이런 일을 본다 해도 운수는 길어지고 조갗은 잠시로다 생각고 생각하소 연포한 좋은 낙끼 두어자 색었은들 양공(良工)은 불기(不棄)라도 그 말이 민망하다 장인(匠人)이 불급하여 아니보면 어찌하리 그말저말 다하자니 말도많고 글도많아 약간 약간 기록하니 여차(如此)여차(如此) 우여차(又如此)라 이글보고 저글보고 무궁한 그 이치를 불연기연(不然其然) 살펴내어 부야흥야(賦也興也) 비해보면 글도 역시 무궁하고 말도역시 무궁이라 무궁히 살펴내어 무궁히 알았으면 무궁한 이울속에 무궁한 내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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