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四(권지사) 3장 6편
自嘲(자조) 示鄭郞(시정랑) 基德(기덕)
子固不能詩(자고불능시) 子瞻不能棊(자첨불능기)
彼不能者一(피불능자일) 猶未免人嗤(유미면인치)
而我兩不能(이아량불능) 下愚眞不移(하우진불이)
方少似無愧(방소사무괴) 及老柰無嬉(급노내무희)
秋天月明夜(추천월명야) 夏晝日長時(하주일장시)
索莫似朽木(삭막사후목) 口手空自持(구수공자지)
歡伯怒其鈍(환백노기둔) 眠魔凌其癡(면마릉기치)
我亦憤其然(아역분기연) 時或求諸師(시혹구제사)
野叟白眼笑(야수백안소) 文朋反面馳(문붕반면치)
徒哺居人倫(도포거인륜) 出門無所之(출문무소지)
爲之賢乎已(위지현호이) 夫子欲其爲(부자욕기위)
抑是德之隅(억시덕지우) 衛公老有辭(위공노유사)
古人愛寸陰(고인애촌음) 無日不孜孜(무일부자자)
嗟我少不勉(차아소불면) 白首悔可追(백수회가추)
向裏有工夫(향리유공부) 願君鞭諸兒(원군편제아)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四(권지사) 3장 7편
醉筆(취필)
醉鄕在無何(취향재무하)
취중에 이상향이란 무하향(無何鄕)에 있다지만
無地亦無天(무지역무천)
땅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구나.
未信夢是夢(미신몽시몽)
꿈을 믿지 못하는 것도, 현명한 것은 아니며
亦恐仙非仙(역공선비선)
신선을 두려워하는 것, 또한 신선(神仙)이 아니로세.
王績初開路(왕적초개로)
왕적(王績)이 비로소 길을 열었고,
劉伶暫結椽(유령잠결연)
유령(劉伶)이 잠시 서까래를 이었지만,
惟於麴糵隱(유어국얼은)
홀로 움속에 술을 숨겨 두었는데,
昧却歲時遷(매각세시천)
동이 틀 무렵에 드디어, 새해에 높이 오르게 되는구나.
任彼壺屢入(임피호루입)
마음대로 저 호중계(壺:호)에 자주 들어가게 되니,
使我榻長懸(사아탑장현)
나로 하여금 관직 생활과는 멀어지게 하는구나.
孔跖同歸土(공척동귀토)
공자(孔子)나 도척(盜跖)도, 다 한줌의 흙이 되었으니,
彭殤莫問年(팽상막문년)
팽조(彭祖)와 단명자(短命者)의 나이를 묻지 마라.
縱有官梅動(종유관매동)
정기를 받고 태어난 임금(官)인 매화(梅)가 살고 있으니,
新詩何處傳(신시하처전)
신시(新詩)가 어디로 전해지는가?
相從有江海(상종유강해)
자세히 보니 강해(江海: 은사가 사는 곳)로 전(傳)해지는데,
一笑也因緣(일소야인연)
한바탕 웃으며 다 인연(因緣)으로, 그렇게 전해지게 되는 것이로다.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四(권지사) 3장 8편
謝仁上人(사인상인) 惠白酒(혜백주)
蒼蒼白巖山(창창백암산) 上有松花發(상유송화발)
爲蒸雲霧久(위증운무구) 金蘂軟於雪(금예연어설)
居僧手采之(거승수채지) 和以甘露屑(화이감로설)
釀成混沌酒(양성혼돈주) 藏於旃檀室(장어전단실)
知我性喜飮(지아성희음) 渠亦破戒律(거역파계률)
山亭四月夏(산정사월하) 日午喉正渴(일오후정갈)
乍開老瓦口(사개노와구) 醲香逆鼻烈(농향역비열)
卽盛白沙碗(즉성백사완) 銀色照眼澈(은색조안철)
杏酪帶桂味(행락대계미) 石乳添崖蜜(석유첨애밀)
唇吻敵長鯨(진문적장경) 遠壑憂易竭(원학우이갈)
肝腸得時雨(간장득시우) 赤野靑漸活(적야청점활)
不覺春上頰(불각춘상협) 但怪風生筆(단괴풍생필)
酌之酌又多(작지작우다) 乾坤眞細物(건곤진세물)
魂遊鴻濛天(혼유홍몽천) 身臥羲皇日(신와희황일)
問師此何藥(문사차하약) 得自茅君訣(득자모군결)
相傳三千年(상전삼천년) 不與俗人說(불여속인설)
...............
왕적(王績, 585~644)은
중국 수나라 말기부터 당나라 초기의 은사로서, 자(字)가 무공(無功), 호(號)가 동고자(東皐子)이다.
도연명을 사모하고 한때 관직에 있었으나 후에 사임하고 고향 마을로 돌아와 물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술과 거문고로 스스로 즐거워하며 여생을 보냈는데,
그가 주창하는 철학(哲學)을 보면, 도가(道家)의 경향을 띠고 있으며,
그는 소요(逍遙)하며 멋대로 사는 것을 주장하였다.
작위적(作爲的)인 인생에 대하여, 그는 성인(聖人)은 장수(長壽)를 위하여,
위생(衛生) 때문에 더러운 것을 피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그는 또한 말을 기르는 것(養馬)에 대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한 필의 말을 종일토록 무거운 짐을 지우게 하고,
또한 풀어 놓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말은 피로가 누적되어 죽게 되지만,
말을 종일토록 마음대로 뛰어놀게 하면 결과적으로 말은 살이 찌고 건강하게 된다고 한 것이다.
또한 봉황(鳳凰)은 산에 깃드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며,
어린 용(蛟龍)은 진흙 속에 업드려 있는 것을 수치(羞恥)스럽게 여기지 않으며,
군자(君子)는 병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여 청결(淸潔)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유령(劉伶)은
중국 서진(西晉)의 사상사,
자는 백윤(伯倫), 죽림칠현(竹林七賢: 阮籍, ?康, 山濤, 向秀, 劉伶, 王戎, 阮咸)의 한 사람으로,
장자(長子) 사상(思想)을 실천하고,
만물(萬物)을 제동(齊同)하다 보고,
신체(身體)를 토목(土木)으로 간주하며,
의욕(意慾)의 자유(自由)를 추구하였으며,
그는 소요자재(逍遙自在: 구속됨이 없이 자유로이 소요함)하며, 술을 매우 즐겼다.
또한 저서(著書)에는 주덕송(酒德頌)이 있으며, 생몰년(生沒年)은 미상(未詳)이다.
이 시(詩) 속에서
1. 취향(醉鄕)이란 말은,
취중(醉中)의 기분을 일종의 별천지(別天地)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인데,
2. 실질적으로는 어디에도 있는 것이 아니며,
땅에도 없고, 하늘에도 없는 일종의 환각(幻覺)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3. 그러나 꿈을 믿지 않는 것도 또한 옳은 자세가 아니라고 하였으며,
4. 신선(神仙)을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것은 진실로 세속(世俗)을 벗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즉 신선(神仙)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5. 왕적(王績)이 취향(醉鄕)에 대하여 처음으로 길을 열었고,
6. 유령(劉伶)이 잠시 서까래를 이었다고 하였다.
7. 이 두 사람은 일생(一生)을 기분(氣分) 내키는 대로 술과 벗하며 살았으며,
진정으로 또한 소요(逍遙)가 부족하다 하며 술통 안에 빠져서 취하기도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러나 술에 취하여 술의 힘에 의지하여, 느끼는 별천지(別天地)는 어디에도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해월(海月) 선생은 술을 숨겨 두었다고 하였으며,
앞서 왕적(王績)이나 유령(劉伶)이 술을 먹고 취하여 이야기하는 일종의 별천지(別天地)는,
다만 별천지(別天地)의 길을 열고, 잠시 서까래를 잇는 정도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라고 전제하며,
해월(海月) 선생은 술은 아무도 모르게 움 속에 숨겨 두었다고 하는 것이다.
이 시(詩)에서
1. 해월(海月) 선생은 자주 호중계(壺中界)에 드나든다고 한 것이다.
2. 그러니 자신의 관직(官職) 생활과는 멀어지게 되는데,
3. 공자 같은 성인(聖人)이나, 도척 같은 도둑의 괴수도 다 늙어 죽어서 한 줌의 흙이 되었다 하였다.
4. 700살을 산 팽조(彭祖)나, 나이 20살도 못 채우고 죽은 사람의 나이를 묻지 마라.
즉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5. 그러나 정기(精氣)를 받고 태어난 한 임금이 있는데, 그가 매화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6. 이 신시(新詩)가 어디로 전(傳)해지는지 자세히 살펴보니,
격암(格菴) 선생의 글은 옛 시(舊勝詩) 즉 구약(舊約)이고,
해월(海月) 선생이 지은 시(詩)는 신시(新詩) 즉 신약(新約)인데,
7. 강해(江海)로 전(前)해진다고 하였다.
이 강해(江海)란 말은 바로 미래에 태어날 정도령, 하나님 아들의 별칭(別稱)인 것이다.
이 말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서 온 말이다.
8. 또한 웃으면서 말하는데, 이와 같이 전해지는 것도 인연(因緣)으로 전해진다고 밝힌 것이다.
도덕경(道德經) 제32장 성덕장(聖德章)을 보면,
『 譬道之在天下(비도지재천하)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
비유하여 말하자면 도(道)가 천하(天下)에 있다는 것은,
마치 모든 내와 골짜기의 물이 강과 바다(江海)로 흘러드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즉 도(道)와 일체(一體)가 된 자(者)가
천하(天下)에 있는데, 그를 바로 강해(江海)라고 한 것이다.
해월(海月) 선생께서 지으신 신시(新詩)는 어디로 전해지냐 하면,
바로 도(道)와 하나가 된 자(者), 즉 강해(江海)인 정도령(鄭道令)에게,
직접(直接) 전(傳)해진다고 정확(正確)히 밝히는 것이다.
다 이와 같이 전(傳)해지는 것이, 인연(因緣)따라 전(傳)해지는 것이라 하면서,
해월(海月) 선생은 이미 미래(未來)의 일을 다 보았다고 하는 것이다.‘ 라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한 마디씩 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대해월(大海月) 선생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놀랍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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