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천(林泉)은 초당(草堂) 삼고
만고일월(萬古日月)을 곁에 두고
금주(金主)야 술 부어라
거문고 비파(琵琶) 양금에
새 줄을 골라
남풍가(南風歌)로 화답(和答)할 때
만고강산(萬古江山)이 모두 지상선(地上仙)이로구나.
임 잃고 임 생각할 제
밤마다 꿈 몽(夢)자요
생각 념(念)자 탄식 탄(嘆)자 하니
어깨 너머 눈물 루(淚)자
우리도 언제나 정든 님 만나서
웃음 소(笑)자 즐거울 락(樂)자로
세월을 보낼거나.
바람 불고 비 오실 줄 알면
학창의(鶴氅衣) 지어 줄에다 걸까
임이 정녕 오실 줄 알면 문을 걸고 잠을 잘까
차후로 임 오신다는 소식이 풍월에 일러 들리거든
유문장등(留門長燈)하고 자리 보존하고
저 달이 떳다 지도록 기다리소.
1. 이후로 내성이 불경을 염송(念誦)하며 반드시 '천 선생님'을 찾고야 말겠노라'는 일념으로 전국을 떠돌며 지내더니
2. 하루는 진주(晉州) 촉석루(矗石樓)에 이르러 설핏 낮잠이 드니라.
3. 이 때 홀연 정신이 황홀한 가운데 하늘에서 한 선관의 음성이 들리며
4. "내선(乃善)아, 네가 이곳에 있을 줄 알았노라. 노래를 받아라." 하고 낭랑하고
유려한 음률로 임천가(林泉歌)를 들려 주는데 일찍이 들어 보지 못한 아름다운 선율이더라.
5. 이윽고 노래가 그치매 다시 선관이 "석가모니는 지나간 부처니 염불은 그만하고
이제부터 너는 천 선생을 찾아 모시도록 하라." 하는 말을 남기고 아득히 하늘로 사라지니라.
6. 내성이 문득 깨어 보니 꿈인지라 크게 용기를 얻어 '지성이면 감천이다.
내가 틀림없이 천 선생님을 만나겠다.' 생각하고 내처 길을 떠나 오매불망 아버지와
천 선생님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7. 정미년 여름에 이르러 미륵신앙의 본원지인 금산사 미륵전(彌勒殿)에 들어가 며칠 동안 머물면서
8. 꿈에도 그리운 아버지와 현신출세 미륵불이신 천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시기를 미륵불께 지성으로 발원하니라
제삼장 임운조화(任運造化) 二十六 - 二十七 병오년(1906년)2월에 상제께서 종도들을 데리고 서울레
. 二十七 정미년(丁未年/1907년)초가을에 모든 종도들이 모여서 술을 대접할세 가라사대
"앉은 순서대로 시조를 부르라"하시니 차례대로 부르더라
이때에 시조를 못하는 사람은 막노래도 부르며 순서가 돌아가던바
안내성은 태인 대각교(大覺橋)에서 뵈옵고 시봉을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방에 들라는 명이 계시지 않으므로 공사에 참여치 못하고 밖에만 있더니
그날은 안내성을 처음으로 방에 들어 앉히시므로 내성은 황공히 앉았더라 급기야
안내성의 차례가 되어 전에 듣고 배워둔 임천가(林泉歌)를 하였더니 들으시고
가라사대 "내성은 촉석루를 언제 다녀왔느뇨"하시니
내성은 깜짝놀라 속으로 생각하기를 '진실로 선생께서는 신인이시로다.
내가 왕년에 촉석루에서 이 노래를 배운줄 어찌 알 수 있으리요'하고 탄식 했다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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