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弘惟我 天師以大巡之聖生乎先天世紀之末憂世哀民行天地公事去病解寃
開天闢地肇定仙境之丕基遂啓永世太平之運蕩蕩乎不可以名矣終筆?
經十數年德化郵傳信衆水下旱己至於數百萬之多而法言不傳聖跡無錄
信者茫茫然無所依據只將片言隻行腑會迷信邪說互相傳授冒瀆大道曷勝嘆哉余爲是憂不?? 菲才蒐輯材料者五年于玆祇因任務多忙不得專事自是年七月廢除百事專力於斯廣搜博采編成是書
而有得於聖門上足金太雲車輪洪兩先生者多矣但是闕漏尙多序次有錯字句不工而自同道之士渴求者多不獲己姑付??
俟後日改正云爾
天師降生五十五年乙丑十月
李祥昊謹識
甑山天師公事記(증산천사공사기)
천사의 성은 강, 휘일순, 자는 사옥이오 증산은 그 호이니라. 부친의 휘는 흥주요 모친은 권씨라. 권씨가 경오 구월 어느 날 밤에 한 꿈을 얻었으니 하늘이 남북으로 갈라지며 큰 붉은 덩이가 나타나서 점점 나직하여 몸을 덮음애 그 빗이 천하에 빛나더라. 이로부터 잉태되어 십삼삭을 지나 신미 구월 십구일 자시에 전라북도 고부군(금 정읍군에 병합되다) 서산리에서 천사가 탄강하시다. 이때에 그 부친이 잠들었었는데 두 선녀가 하늘로서 내려와 산모를 호위 하는지라. 깨달아 일어나니 곳 분만이 되다 이상한 향기가 집에 가득하고 밝은 기운이 집을 두르고 하늘에 뻗치어 칠일이 되도록 흩어지지 아니하다.
천사께서 어려서부터 호생하는 덕이 많으사 나무 심으시기를 좋아하시며 비록 곤충미물이라도 상해치 안으실 뿐더러 혹 위태한 데 다다른 물건을 보시면 힘을 다하여 구원하시다.
육세에 비로소 서숙에 들어 한문을 배우셨는데 한 번 배운 것을 문득 깨달아 스승의 익혀 가르침을 기다리지 아니하시다. 붕배와 함께 글을 지으면 늘 장원을 함으로 하로는 스승이 장원을 타아에게 주려고 내정하고 고시한 결과 또한 장원이 천사에게로 돌아갔으니 이는 천사께서 자체를 변하야 쓰신 까닭이어라.
어려서부터 시문에 능하사 팔구세에 지으신 시를 수록하면
운래중석하산원 장득척추고목추(침저음)
상심현포청한국 석골청산수락추
천리호정고도원 만방춘기일광원
시절화명삼월우 풍류주세백년진
풍상열력수지기 호운부유아득안
구정만리산하우 공덕천문일월처
(편자주 이 기구 시는 산실한 것을 수집한 것임으로 각 시제는 미상함)
금옥경방시역려 석문태벽검위사
사동초미수능해 죽관현심자불리
포락효성상가리 토장춘류일상수
혁원옹필유하익 목사경우의양이
(차시도 또한 소시에 지으신 글임으로써 기재함)
서산리로부터 동군 우덕면 객망리에 이거하사 집 뒤에 시루 산이 있음으로 증산이라 호하시다. 원래 집이 가난하야 십사오세에 학업을 중지하시고 사방에 주유하사 정읍군 입암면 거사막에서 남의 머슴이 되야 보리를 거두신 일이 있으며 장성군 백양사 부근 부여곡에서 나무 버이신 일도 있으니라.
이십사세(갑오)에 금구군 초처면 내주동 정남기(천사의처제)의 집에 서숙을 설하시고 그 아우 영학과 이웃 학도를 모와 한문을 가르치시니 그 가르치심이 사도에 맞아 송성이 높으니라.
이 해에 고부인 전봉준이 동학당을 모아 병을 들어 시정을 반항하니 일세가 흉동 되는지라. 이 때에 금구인 김형렬이 천사의 성예를 듣고 와 뵈운 후 당시의 소란을 피하야 정적한 곳에 가서 함께 글읽기를 청함으로 서숙을 폐지하시고 전주군 우림면 동곡 후산 학선암에 가셨다가 그 곳도 번요함으로 물러가시다.
이 해 오월 어느 날 밤에 등을 밝히지 않고 홀로 앉으사 원신을 묵운하실 새 문득 [월흑안비고 단우야둔도]의 고시가 불빛 같이 밝히 보임으로 그 접구를 생각하니 곳 (욕장경기축 대설만궁도)라. 인하야 동학당이 설기에 이르러 패망될 것을 깨달으시고 모든 사람에게 동학에 들지 말라고 권유하셨더니 이해 겨울에 과연 동학당이 관군에게 패멸되고 천사의 권유에 복종한 자는 모다 화난을 면하니라. 천사께서 개연히 세도의 날로 그릇됨을 근심하사 광구하실 뜻을 두시기는 이해에 비롯하니라.
정유에 이르러 다시 정남기 집에 서숙을 설하시고 아우 영학과 형렬의 자 찬문과 그 이웃 학도를 가르치시다. 이때 정씨의 소장한 유선불 음양참위의 서적을 통독하신 후 왈 이것이 천하를 광구 함에 일조가 되리라 하시고 품으신 뜻을 이루기 위하여 이에 서숙을 폐하시고 인심과 속정을 살피시려고 사방에 주유하시기로 발심하시고 길을 떠나시다. 그날 밤에 익산군 이리에 이르사 행자가 없음으로 부득이 복서명리로써 행자를 구 하시다.
이곳으로 부터 충청남도 강경을 지나서 공주에 이르사 향적산 김일부의 영가무도의 교법을 관찰하셨는데 이 때 일부의 꿈에 하늘로서 사자가 내려와 강사옥과 함께 옥경에 올라오라는 상제의 명을 전달함으로 천사를 모시고 옥경에 올라가니 주루금궐이 높이 솟았고 요운전이라 제액 하였으며 사자를 따라 전내에 들어가서 상제께 뵈우니 상제가 천사께 대하야 광구천하의 뜻을 상찬하며 매우 우우 하셨다 하니라. 김일부는 이로써 천사를 기이히 생각하야 이 꿈을 말한 후 요운이란 호를 천사께 들인 일이 있느니라. 수일을 머무신 후 행자가 업서 발벗고 대통교에 이르사 한 서숙에 들리어 명리를 비판하시니 그 성명이 공주 부중에 선전되야 명을 묻는 사람이 많이 모아와 그 신이한 비판을 경복하더라. 팔월 십오일의 가절을 당하여 모든 사람이 소를 재하야 천사를 공양하니라. 그 후로 경기, 황해, 강원, 평안, 함경, 경상, 각지로 유력하시다.
(편자 = 우 각지로 유력하시든 때의 이적은 미상함으로 후일에 수집하기로 하고 고궐함)
그 후 전주부에 이르시니 부중인이 신인으로 여기다. 그 때 어떤 자가 기녀 금희 향춘 형제의 명으로써 자기의 이녀라 사칭하고 내시하거늘 천사 소왈 왜 나를 속이느뇨 그 사람이 실고치 아니함으로 천사께서 가라사대 이것은 창기의 명이라. 군이 이러한 딸들을 두었으니 천인이로다 하시니 그 사람이 탄복하니라. 삼년을 주유 하시다가 향제에 돌아오사 시루산에 조모 묘를 면봉 하시니라.
경자에 북도로부터 돌아와 김제 반월리 김준희의 집에 머무시다가 전주 이동면 전룡리 이직부의 집에 옮아가시니 이는 직부의 부가 연빙 함이러라. 그 집 훈장 안모가 천사에게 향하야 시재하심을 청함으로 천사께서 주를 갖고 산두사 그 동리 호수와 남구여구의 수를 상언하시며 삼일내에 일구가 손하리라 하시니 안모와 이직부가 이상히 여겨 그 동내 호구를 조사한 즉 일호일구의 차착도 업고 삼일내에 과연 일인이 사망하니라.
그 후 이직부를 데리고 전주부에 들어가시다가 한사람이 황망히 가는 것을 보시고 그 사람 다려 집으로 돌아가라 하시니 그가 괴상히 여겨 연유를 묻거늘 천사 왈 그대가 혼사로 인하야 매개를 찾아가지마는 그 매개는 방금 그대의 집에 가서 기다리는 중이니 그대의 이 길은 허행일 뿐 아니라 만일 오늘에 매개를 만나서 완약하지 못하면 그 일은 귀허되리라 하시니 그 사람이 매우 경탄하야 명하신 대로 가든 길을 중지하고 집으로 돌아가니 과연 매개가 와서 가다리니라. 그 후에 그 사람이 천사를 차자와서 크게 감복 하니라.
신축년에 이르러 천사께서 종전의 알며 행한 바 모든 법술로는 세상을 건질 수 없다고 생각하사 비로소 수도 하시기로 발심 하시고 그 해 이월에 전주 모악산 후록 대원사에 들어가사 유적한 칠성각에 홀로 계셔서 사람의 출입을 금하시고 폐문수도하사 칠월 대우중 오룡허풍에 천지대도를 대각 하시다. 이 때에 동사 주지 박금곡이 모든 편의를 보아 들이니라.
신축동으로부터 비로소 천지공사를 행하시다. 문창에 종이를 부치지 아니하고 부엌에 불을 사르지 아니하고 홑옷을 입으시고 음식을 전폐하사 구일을 지나심에 새가 벼 말리는 뜰에 내리지 않고 이웃 사람은 두려워하여 문 밖으로 통행 하기를 어려워 하니라. 이 후로는 복서명리등 술을 말씀치 안으시니라.
유서구가 천사의 부친과 심교임으로 자조 내왕하는데 천사께서 항상 그의 내방함을 미리 아시고 주효를 베풀게 하시니 부친이 이 사실을 서구에게 말하되 그가 믿지 않더니 임인 정월 칠일에 서구가 또 찾거늘 천사께서 맞아 가라사대 세전에는 공사가 있어 오실 때에 영접하지 못하였으니 부집에 대한 예가 아니라 하시고 웃으시며 아우 영학을 불러 내실에 잇는 역서 틈에 끼운 지편을 가져오게 하야 펴본즉 [인일인래인간방 봉장필시유서구]란 일구시가 있음으로 서구가 크게 놀라서 그 후로 더욱 경복하니라.
임인 사월에 천사께서 정남기와 함께 금구군 수류면 원평시 김성보의 집에 머무실 새 문인 김형렬이 내알하다. 동월 십삼일에 천사께서 동면 하운동 김형렬의 집에 임하시니 마침 형렬의 계자가 분만되는 때라. 원래 형렬의 부인이 산후에는 복통을 발하야 사십구일간 고통하는 예증이 있음으로 형렬이 크게 근심하거늘 천사께서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금후로는 모든 일을 다 내게 신뢰하야 근심을 풀지어다 하시니 형렬이 명하신 대로 천사의 도우심을 믿고 근심을 놓았더니 과연 그 부인의 복통이 곳 그치며 그 밖에 천기 등 별증도 다 풀리니라. 천사께서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곳 천지공사라. 네가 나를 믿어 힘을 슬진저. 무릇 남의 만들어 놓은 것을 인습할 것이 아니오, 새로 만들어야 하나니라. 비컨대 모인 재산이라도 그 자식이 얻어 쓰려면 쓸 때마다 얼굴 쳐다보이는 것과 같이 남의 만들어 놓은 데서 살기는 괴로우니라. 대개 나의 공사는 예에도 없었고 이제에도 업고, 남의 일을 계소함도 아니오, 운수에 잇는 일도 아니오, 오직 내가 비로소 지으려는 것이라. 나는 삼계대권을 주재하야 선천의 도수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무궁한 운명을 열어 선경을 세우려 함이라. 선천에는 상극이 인간사물을 사배함으로 세세의 원 이 싸이고 맺혀 삼계에 충일하야 천지가 상도를 잃고 인세에 모든 참재가 생기나니 그럼으로 내가 천지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야 만고의 원을 끄르고 상생의 도로써 후천선경을 열고 조화정부를 세워 세계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무릇 만사가 거세를 막론하고 신도로 부터 풀어야 이루는 것임으로 먼저 신도를 조화하야 굳게 도수를 정하면 저절로 기틀이 열녀 인사의 성공을 나타내나니 이것이 천지공사니라.
천사 가라사대 이마두는 세계에 많은 공덕을 끼친 사람이라. 그러나 그 공덕을 은미 중에 끼쳤음으로 세계는 이를 알지 못하나니라. 이마두가 처음 동양에 와서 도를 행하야 천국을 세우랴 하되 유교의 근거가 깊어서 그 고폐를 쉽게 개혁할 수 없음으로 다만 역서를 개제하야 민시를 밝힌 후, 동양의 대신명을 거느리고 서양에 돌아가서 문운을 열으니라. 대개 고석에는 천상신과 지하신이 각각 방역을 안보하야 서로 침독하지 못하더니, 이마두가 비로소 그 계한을 개방하야 천상지하에 신명이 내왕하게 되니, 이로부터 지하신이 천상의 모든 묘법을 본받아 내려 지하에 베풀었나니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 뜬것이니라. 이마두가 서양을 개벽하야 천국을 건설하랴 하되 그 문명은 도리어 인류의 상잔을 조장케 되니라.
이마두의 일이 헛되게 되야 도 의 근원이 그치게 됨으로 내가 비로소 대법국천계탑에서 천하에 대순하야 갑자로부터 팔괘에 응하야 팔년을 경한 후 신미로써 강세 하였노라.
천사 가라사대 나는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치고 사람도 신명을 그 뇌중에 출입케 하야 다 고쳐 쓰리라. 그럼으로 나는 약하고 병들고 가난하고 천하고 어리석은 자를 가려 쓰리니 이는 비록 초목이라도 운을 부치면 씀이 되는 연고니라.
천사 가라사대 후천에는 약한 자가 도움을 얻으며 병 든 자가 일어나며 천한 자가 높으며 어리석은 자가 지혜를 얻을 것이오, 강하고 부하고 귀하고 지혜로운 자는 다 스스로 깎일지니라.
근안 천사께서 대법국 천계탑 계시다가 서양에서 실패한 이마두를 다리시고 천하에 대순 하시다가 금산사 삼층전 금 미륵에 임어하사 삼십년을 경한 후 최제우에게 제세대도를 계시하셨더니 제우가 능히 유가전헌을 초월하야 대도의 진취를 천명치 못함으로 드디어 천명을 거두시고 갑자로부터 팔괘에 응하야 팔년을 경한 후 신미에 친히 탄강 하시니 동경대전과 및 가사 중에 이른바 [상제]는 곳 천사를 이름일진저. (차절은 차경석 전술)
천사 가라사대 이마두는 현 해원시대에 신명계의 주벽이 되나니 이를 아는 자는 마땅히 경홀치 말지니라.
천사 가라사대 후천에는 사람마다 불로불사하야 장생을 얻으며 궤합을 열면 옷과 밥이 나오며 만국이 화평하야 시기질투와 간과가 끊어지나니라.
천사 가라사대 이 때는 천지성공하는 때라 서신이 사명하야 만유를 재제함으로 모든 이치와 모든 일을 모아서 크게 이루나니 이 소위 개벽이니라. 만물이 가을바람 앞에 혹 조락도 되며, 혹 성숙도 됨과 같이 참된 자는 석과를 얻어 그 수가 길이 창성할 것이요, 거짓된 자는 말나 떨어져 길이 멸망될지니라. 그럼으로 혹 신위를 떨쳐 불의를 숙정하며, 혹 인애를 베풀어 의인을 돕나니 이 곳 해원의 때라. 복을 구하는 자와 생을 구하는 자는 크게 힘쓸 대니라.
사월 십오일에 천사께서 형렬에게 심법을 전수하사 구월 십구일까지 수련을 식히시고 가라사대 그만 그칠지어다. 다른 묘법은 쓸 때에 다 여러 주리라 하시니라.
형렬에게 심법을 전수하신 후 에 모든 행하신 바 천지공사에 신명의 회산과 청령을 참관케 하시고 또 풍우를 짓게도 하셨으며 그 참관한 공사의 조항을 일일히 물으사 그 소관의 확부를 고험하신 일도 있었더라.
임인 사월부터 명부공사(천지공사의 일부문)를 행하사 가라사대 명부공사의 종결을 따라 세계공사가 해결이 되나니 명부의 착란에 의하야 세계도 착란하게 되는 까닭이라 하시며 날마다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형렬이 집이 가난하야 자조 맥반으로써 천사를 공양하더니 팔월 추석절을 당하야 금정을 팔고자 한대 천사께서 가라사대 솥이 들석들석하니 미륵불이 출세하리로다 하시고, 형렬을 명하야 초를 절취하야 한 곳에 쌓아놓고 또 우미 한 개를 김제군 용암리에서 구하야 오고, 또 술을 고래한 후 그 쌓아놓은 풀을 불살라 우미를 두어 번 둘러 내시고, 형렬을 명하야 태양을 보라 하시니 형렬이 우러러 본 즉 일훈이 나타나 잇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제 천하의 형세가 대종을 알음과 같은데, 내 이제 종을 파하였으니 술을 마실 것이라 하시고 술을 마이시니라.
임인 구월에 농가에서 밭을 갈고 보리를 심는데 천사 가라사대 이렇게 신고하고도 수확이 없으리니 어찌 긍측치 아니하랴 하시니, 형렬이 그 말씀을 듣고 맥농을 폐 하였더니 계묘춘에 이르러 기후가 순조하야 풍조가 있음으로 김보경 장흥해 등 종자와 인리인이 모다 형렬의 맥농을 폐한 것을 조소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것은 신명공사에서 작정된 것이니 결실기에 믿지 못하여 어찌 풍작을 예기 하나뇨 하시더니, 과연 오월 오일 대우로 인 하야 맥수가 다 말나서 수확이 업게되고 따라서 미가 폭등하야 일두 칠양이 되다. 이로부터 보경이 심복하니라.
임인동에 형렬이 시좌 하다가 천사께 여쭈어 가로대 송시열은 천지의 정기를 타고난 사람이외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의 주택의 지붕에는 백설이 싸이지 못하고 녹아진다 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하랴. 이제 나 잇는 지붕을 살펴 보라. 형렬이 밖에 나가 살펴보니 일기 차고 백설이 만건곤한 중, 오직 그 지붕에는 일점설도 없을 뿐 아니라 밝은 기운이 하늘에 뻗치어 구름이 가리우지 못하고 벽공에 까지 통하였더라. 그 후로는 살펴본 즉 언제든지 그 머무시는 곳에는 항상 밝은 기운이 뻗치어 벽공 까지 통하야 운예가 가리우지 못하더라. 비록 큰비가 오는 때라도 그러하니라.
육월에 천사께서 형렬을 명 하사 야소교 신약전서 일책을 구하여 오라 하심으로 형렬이 그 부근 오동정 김경안에게서 신약 일책을 빌어다 올렸더니 천사께서 그 책을 소화하시니라. 그 뒤로 형렬이 천사를 모시고 오동정 차윤필의 주점에 가서 술을 마실 새, 경안이 와서 신약을 돌려주기를 청 하거늘 형렬은 대답지 못하고 천사께서 가름하야 가라사대 곳 돌려주리라 하시더니, 마침 그 주점 앞으로 한 필상이 지내 가거늘 천사께서 문득 부르사 술을 만이 권하신 후에 그 필광을 열어보기를 청하시니, 그 필상이 명을 쫓아 열어 뵈니 그 가운데 신약전서 일책이 잇더라. 천사 가라사대 그대가 야소를 믿지 아니하니 이 책은 무용이라. 나에게 전하라 하시니 그 필상이 술을 만이 주어 마심을 감격하야 드디어 허락하니, 천사께서 그 책을 받아 곳 경안에게 돌려주시니라.
천사께서 옥편을 취하야 불사르시며 가라사대 나의 기억하는 문자로 능히 사물을 기록할지니라 하시고 또 불서 천수경과 사요와 해동명신록과 강절관매법과 형렬의 채권기와 대학 등서를 다 불사르시니라.
천사께서 하운동에 오래 머무실 때에 종종 본댁에 왕래하시니 형렬도 또 그 본댁에 게실 때에 자조 왕래함으로 그 중로의 소틔원 주점 사람들이 그 왕래 빈번함을 괴이히 여기더라. 칠월에 천사께서 본댁에 계시므로 형렬이 또 가 뵈랴 할 새, 소틔원 주점 사람의 괴이히 앎을 꺼려 그 길을 피하야 협로로 들어가다가 중로에서 천사를 만나니 천사는 하운동에서 오시는 길이더라. 형렬이 크게 기꺼워하여 그 협로로 든 사유를 고 하며 가로대, 만일 이 길을 들지 아니하엿더면 서로 어기어 맛나지 못하였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우리가 비록 동서에 멀리 나누어 있을지라도 반듯이 서로 만나리라. 네가 나를 쫓음은 다만 맘을 취함이요, 금전이나 권세를 취함이 안인 연고라. 시속에 망량을 사귀면 좋다함은 그 귀여워하는 물건을 항상 구하여 주는 연고라. 네가 만일 망량을 사귀려면 진망량을 사귈진저 하시니라.
천사께서 의법을 화정리 이경오에게 처음 베푸셨나니 이경오는 대원사 주지 박금곡과 친의가 있음으로, 그 병세가 위독함을 금곡에게 말하여 의사를 널리 구하여 주기를 청하니 금곡이 천사의 신성하심을 앎으로 그 일을 품달하야 신방을 이르시기를 간원하거늘 천사께서 경오를 가보시니, 그 병증은 왼발 무명가락이 저리고 쑤시어 오후로부터 새벽까지 다리가 부어 왼다리 전체가 큰 기둥과 같이 되었다가 아침으로부터 부기가 내려 정오에는 원상을 회복하야, 이같이 삼사년을 지냄으로 촌보를 옴기지 못하고 좌벽이 되야 잇더라. 천사께서 가라사대 이 병이 진실로 괴이하도다. 모든 일이 적은 일로부터 큰 일을 헤아리나니 내가 이 병으로써 준적을 삼아 천하의 병을 다스리기에 시험하리라 하시고, 손으로 먼저 내리신 후에 첨말로부터 떨어지는 우수를 바다서 씻어라 명하였더니 경오가 명하심을 쫓아 첨수를 받아 씻어서 곳 나으니라.
임인년에 천사께서 하운동에 게실 새 매양 출타하실 때에는 글을 써서 신명에게 치도령을 내리시다. 원래 하운동은 산중임으로 길이 매우 좁고 험하며 수목이 우거져 길에 얽혀 잇는데, 치도령을 내리시면 여름에는 바람이 불어 초로를 떨어뜨리고 겨울에는 차게 하야 이녕한 길을 얼어 굳게 하니라.
계묘 정월에 전주부에 이르사 서원규 약국에 머무시니 김병욱 장흥해 김윤찬이 와 쫓으니라. 이해에는 전주와 하운동 간으로 내왕 하시면서 여러 사람의 병을 의치 하시되 약재를 쓰지 않고 곳 쾌차케 하시니 모든 사람이 그 신묘하심을 경복하니라. 천사께서 날마다 양지 이삼매에 글과 물형을 써서 불사르시는데 그 무엇임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라. 제자가 물으니 천사 가라사대 이것은 천지공사에 신명을 나하는 부호이니라 하시다.
계묘 삼월에 천사께서 김형렬 다려 일러 가라사대 신명에게 요를 줄 터이니 여산 윤공삼에게 가서 돈을 얻어오라 하시는데 마침 이 때에 김병욱이 전주 거부 백남신을 거천 하는지라, 천사께서 고의로 크게 취하사 벗은 발로 대삿갓을 쓰시고 병욱의 집에 오사 누어 일지 아니하시니 때에 남신이 이르거늘, 병욱이 천사에게 손의 이름을 고하니 천사께서 이러 앉으사 처음 대하는 예를 베풀지 아니하시고 문득 가라사대 그대가 내 상을 평하라 하시니 남신이 왈 상리를 알지 못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상리는 참되지 못하나니 속평을 하라. 남신이 왈 속평에 얼굴이 방정하고 풍후하면 부하리라 하고, 미간 인당에 불표가 있으면 귀 하리라 하나니 이로 보면 부귀쌍전 하시리로소이다. 이 께에 김형렬 김병욱 장흥해가 시좌하니라.
천사 소왈 군의 상을 평하면 입가로 침이 부억부억 나오니 이는 소가 아구 삭이는 격이라, 가히 부호가 되리로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내 쓸곳이 있으니 금십만양을 가져오라 하시니 남신이 묵연히 앉았다가 왈 칠만양을 들임이 어떠하나이까. 천사께서 그 불가함을 말씀하신 대 남신이 왈 십만양을 채우려면 서울 집까지 팔아야 되겠나이다 하고 드디어 허락하야 증서를 써서 올리니 병욱이 증인이 된지라. 천사께서 그 증서를 받으사 병욱에게 맡기시니 병욱이 양방이 다 희세의 대량이라고 탄복하더라. 그 후에 증서는 불사르시니라.
김형렬이 진묵의 고사로써 천사께 고하야 왈 전주부중에 한 빈리가 있어 진묵과 우선하더니, 하로는 빈리가 진묵에게 해빈의 방을 구함에 진묵이 왈 사옥소리를 도모하라. 빈리 왈 이는 소임이니 도득하기 쉬운 것이라 하고 그 후에 옥리가 되었는데, 그 때 관내 부호가 많이 가친지라. 소리가 그들을 극력으로 두호하니 그들이 크게 감격하야 물자를 많이 소리에게 주니라. 그 뒤에 진묵이 매야에 북두칠성을 하나식 그 빗을 가두어 사람으로 하여금 발견치 못하게 하야 칠일만에 모다 숨기게 하니, 태사관이 변 을 고하야 왈 이것은 상천이 재앙을 내리심이니 천하에 대사하야 옥문을 열어 천의를 순하사이다 함에 조정이 이 말을 듣고 옥문을 대개하였다 하나이다. 천사께서 가라사대 진실로 그러 하였으랴. 내가 이를 본받아서 한달 동안 칠성을 숨겨서 세인의 발견을 시험하리라 하시고, 그날 밤으로부터 칠성을 다 숨기어 한 달을 계속하되 세상에 발견한 자가 없으니라.
전주 우묵곡 이경오의 유아가 복통이 있어 여러날 대소변을 불통하야 생명이 위독한지라 경오가 유아를 안고 와서 천사께 뵈옵고 시료하심을 청한대, 천사께서 그 아이를 앞에 누이시고 손으로 배를 내리 만지시니 곳 소변을 통하는지라. 천사께서 그릇에 그 소변을 받아 한곳에 두었다가 내어 본 즉 그릇 바닥에 무슨 가루가 가라안자 잇는지라. 천사께서 여러 사람더러 일러 가라사대 이것은 당이라. 어린아이가 많이 먹으면 한문이 막히고 이러한 병이 나기 쉬우니 주의하라 하시니라.
계묘 삼월에 전주부 장효순의 처가 흉통으로 고민하는지라 효순이 시료 하심을 청하거늘, 천사께서 효순을 명하사 그 처와 벽을 간격하야 서로 등져 서게 하시니 순식간에 그 처의 흉통낫고 효순이 그 증을 옴겨 앓는지라. 천사께서 손으로 어루만져 곳 낫게 하시다.
계묘 사월부터 김병욱이 남원에 체류 하면서 세금을 독수 하니라. 이 때 박영효가 일본에 망명하야 혁명을 도모함으로 정부는 그 당을 궁초하니 병욱이 또 연루가 된지라. 팔월에 경성으로부터 포교가 내려와서 병욱을 수색하니 전주군수 권직상이 남원에서 독세 한다고 말함에 포교는 즉일로 곳 남원에 가니라. 그 전 날에 천사께서 남원에 가사 병욱의 사관을 찾아 문 밖에서 속히 나오기를 명하시니, 병욱이 속히 문 밖으로 나서니 천사께서 다시 명하사 그 수납한 세금을 계산하야 관주에게 보관케 하시고, 곧 반행하사 들 밖에 나가되 병욱은 그 까닭을 모르고 다만 천사를 따라갈 뿐이라. 천사께서 병욱을 명하사 피화를 벗고 초혜를 바꾸어 신게 하시고, 통로를 버리고 농무와 능곡으로 행하야 한 소점에 이르러 점심을 잡수시고, 병욱의 선산하에 이르사 그 선묘의 소재를 물으시니 병욱이 대왈 이곳이로소이다. 이에 묘소에 이르니 날이 이미 저문 지라. 천사 가라사대 혈명이 무엇이뇨. 병욱이 왈 와우라 하나이다. 천사 왈 그러면 우명성을 들어야 참이 되리라 하시고 앉아 기다리시니 문득 산하에서 우명성이 나는지라. 병욱이 왈 우명성이 들리나이다. 천사 왈 먼데서 들림은 상관 없나니라. 좀 잇다가 한 사람이 소를 끌고 묘전으로 지나가는데 소가 크게 우니 천사 왈 혈음이 이미 동하였다 하시고 그 재사에 들어가 유숙 하시고, 익일에 묘직을 명하야 남원에 가서 형세를 탐지하고 오라 하시니 묘직이 갔다와서 경포교의 수색함을 보하거늘, 병욱이 비로소 듣고 크게 두려워 하니라. 천사께서 명하사 여교를 준비하야 병욱을 태우시고 전주 상관 협항에 이르러 병욱다려 일러 가라사대 군이 먼저 서원규의 집에 가서 자세히 살피라. 내 추후하야 들어가리라 하심에 병욱이 원규의 집에 이르니 원규가 대경 왈 군이 어찌 사지를 벗어났으며, 또 어찌하여 이러한 위지로 들어왔느뇨. 너무 급화이므로 통기할 겨를이 업서 모든 지구와 군의 가족은 크게 우민하는 중이라 하더라. 병욱이 그 자세한 일을 들은 즉 포교들이 전주를 떠나서 남원에 도착할 때와, 자기가 남원을 탈출할 때가 겨우 반일을 격 하였는지라. 병욱이 탄왈 선생은 곳 천신이시라. 만일 선생의 도우심이 아니었더면 내 어찌 사지를 탈출하였으랴 하더라. 그 때 포교가 남원에 이르러 병욱을 수색하다가 어찌 못하고 도로 전주에 와서 군수 권직상을 독려하야 각처에 훈령과 게시를 발하며 사하로 크게 찾으니라. 그런데 서원규의 약국은 서천교 사가 통로에 있음으로 병욱은 그 유벽치 못함을 근심하니, 천사께서 추후로 다다르사 병욱다려 근심 말라 하시고 매양 석후이면 함께 음식점에 임의왕래 하시면서 취포 하시되 한 사람의 아는 자도 만나지 아니하며, 또 가로로 지나실 때에 병욱의 이름을 높이 부르시니 병욱은 더욱 경겁하야 모골이 송연한 때가 만하니라. 그 후 천사께서 병욱으로 하여금 장흥해의 집에 이거케 하야 삼삭을 지난 후 천사 가라사대 일이 이미 풀렸으니 방심하라 하시니, 이 때는 일로전운이 정히 급하야 일병이 국토를 통과 함으로 국금이 해이될 뿐 아니라 박영효의 혐의도 풀어지니라. 그 때에 천사께서 병욱다려 물어 가라사대 이제 국세가 날로 글러짐에 정부는 매사를 외인에게 의앙 함으로 당파가 분립하야 주의를 달리하여, 혹은 일본을 친선하려 하며 혹은 노국과 친선하려 하니 군은 어떠한 주의를 가졌느뇨. 병욱이 대왈 인종의 별과 동서의 수로 하야 일본을 친함이 가한가 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군언이 유리하다 하시고 서세를 물리치기 위하야 신명공사를 행하시다.
계묘 칠월에 미가가 승등할 뿐더러 농작에 재해가 심하야 한도는 충재로 후패하야 인심이 오오 하는지라. 천사께서 제자다려 일러 가라사대 신축 이후로는 일체천지공사를 내가 맡았으니 금년에는 농작이 풍등케 하야 미상을 하야 보리라 하시고, 뇌전을 크게 일으키시니 수일을 지나지 못하여 모든 재해가 물러가고 사야에서는 풍양을 노래하더라.
이 해에 고부인 이도삼이 나병으로 만신창이 되야 사경에 이르러 천사께 와 뵈고 시료 하심을 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나를 따르라 하시고, 도삼을 명하사 누어서 자지 못하게 하였는데 식후이면 복통이 나고 대편에 담이 섞여 나오다가 십사일만에 전쾌 되니라.
김병욱의 차인 김윤근이 치질로 누년 신고하다가 천사께 시료하심을 청하거늘 천사께서 매조에 동학주문을 칠편식 외우라고 명하시니 윤근이 명을 쫓아 삼사일만에 전쾌되니라.
장흥해의 딸이 병으로 다일 고통 하다가 천사께 시료를 청하거늘 천사께서 그 여서를 불러오사 상하방에서 서로 향하야 안게 하시니 한시를 지나서 그 병이 곳 전쾌되니라.
하로는 천사의 아우 영학이 와 뵈거늘 천사께서 한 부채에 학을 그려주며 가라사대 네 집에 돌아가서 이 부채를 부치면서 칠성경에 무곡파군 까지 읽어 그치고 대학을 읽으라. 그러면 도를 통하리라. 영학이 명을 받들고 돌아오다가 정남기의 집에 들리니 남기의 아들이 그 부채를 빼앗고 주지 안는지라. 영학이 그 사실을 말한 즉 그는 더욱 탐하여 주지 아니함으로 영학은 하릴없이 빼앗기고 돌아오다.
남기의 아들이 그 부채를 부치면서 대학을 읽으니 몇 편 을 읽지 아니 하여 신력을 통하야 물을 뿌려 비를 오게 하며 능히 신명을 부리게 되는지라, 남기가 기뻐하여 아들로 하여금 천사의 도력을 앗게 하니 그 아들이 부명에 의하야 그 부와 한가지로 하운동에 오니, 천사는 마침 우묵곡에 계시다가 하운동으로 오시는지라. 남기의 아들이 천사의 오시는 소리를 듣고 도망하거늘 남기가 조차 붙들어 와 안치고 천사께 뵈니 천사께서 대파침을 남기의 머리에 꽂아주신 후 돌려보내시고, 그 아들은 그곳에 머물게 하사 신력을 다 거드시며 가라사대 남기의 집이 대파하리라 하시더니, 남기의 제수가 문득 실진하야 날마다 담장안으로 돌아다니면서 항성서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니라.
천사 가라사대 내가 천지공사를 행함으로부터 일체의 아부신을 천상으로 몰아 올렸으니 이 후에는 인민의 기아로 인하야 죽는 일은 없으리라 하시더라.
갑진 정월에 경성으로부터 백남신을 나상하라는 공문이 전주부에 이르는지라, 김병욱이 남신다려 일러 가르되 작동에 나의 화난은 증산의 도움을 입어 면하였다 하니 남신이 병욱을 통하야 천사께 도움을 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부자는 돈을 써야 하나니 돈 십만양의 증서를 가져오라 하신 대 병욱이 남신에게 말 하야 십만양의 증서를 바치니라. 그 후로 백남신의 화난은 풀리고 도리어 남삼도세관이 되야 누거만을 모이다. 그 후 천사께서 그 증서를 불사르시니라.
갑진 정월 십오일에 천사께서 술을 마이시고 홍몽히 주무실 새 장흥해의 어린 아들이 급병을 발하야 죽게 됨으로 흥해의 부가 천사께 시료하심을 청하거늘, 천사께서 누어 일지 안으시고 혼몽 중에 이르사대 냉수나 먹이라 하셨더니 흥해의 부가 병아에게 냉수를 먹인 후 이어서 그 아이가 죽는지라. 흥해의 부의 성질이 본래 표한하야 부중인이 천동이라고 호하는 터인데 그 아이의 죽음을 보고 크게 성내여 천사를 원망하야 왈 이는 고의로 약을 그릇 일러 죽임이라. 손으로 만져 죽은 사람을 일으키며 말 한마디로 위태한 병을 고침은 내가 실견한 바이라. 만일 우리 아이를 고의로 죽임이 아니었다면 물은 고사하고 흙을 먹였을지라도 그 신이한 도술로 능 히 낫게 하였을 것이라 하고, 드디어 곤봉으로 천사를 난타하야 유혈이 임리케 한지라. 천사께서 비로소 깨달아 일어나시니 흥해의 부가 살인범이라 하고 천사를 결박하야 장방청에 갔다가 문득 뉘우친 듯이 끌러주며 왈 이것이 다 나의 잘못이라. 어린아이가 급증으로 죽었거늘 어찌 선생을 원망하리요 하고 전교를 회복하기를 원하고 자기 집으로 동행하랴 하거늘, 천사께서 듣지 아니하시고 서원규 집에 가서 계시다가 익일에 전주 이동면 이직부의 집으로 가시니라. 대개 흥해의 부가 천사를 용서하야 장방청으로 부터 돌아가게 한 것은 백남신으로 부터 받은 이십만양의 증서가 있음을 알고 돈을 요구하랴 함이니라.
그 익일에 장흥해의 부가 서원규 집에 간즉, 천사께서 게시지 아님으로 대노하야 천사를 살인범으로서 도피하였다고 사방으로 수색하더라. 이 때에 천사의 성솔은 전주군 화전면 화정리 이경오가 협방에 이거 하여 잇는데, 효순의 가족이 그곳에 가서 행패 하니라. 김형렬은 당초 효순의 난을 알지 못하였더니 이제 천사의 소식을 들으려고 화정리에 왔다가 효순의 가인에게 결박되야 서원규의 집에 가서 천사의 계신 곳을 묻되 가르치지 아니하니 그들이 더욱 분노하야 형렬과 원규를 무수히 구타하니라. 이로 인하야 천사의 성솔은 태인 굴치로 피화하고 형렬은 원규 집에서 승야 도피하고, 원규는 나날이 그들의 행패에 견디지 못하여 약국을 폐쇄하고 가권을 거느리고 익산으로 피하니라.
이 때에 천사께서 이직부의 집에 머무시니 직부의 부 치안 노인이 당년의 명운을 평하여 주심을 굳이 청하거늘 천사께서 천지공사를 행하신 이후로는 명운과 복서를 일체로 말씀치 아니하신 바, 이제 부득이하사 백지 일매에 글써서 불사르시고 다시 글을 써서 긴봉하야 주시며 가라사대 급한 일이 잇거든 열어보라 하신 지라. 치안 노인이 급히 거두었더니 마침 그의 자부가 난산으로 위경에 이름을 듣고 그 일에 당함인가 생각하야 그 봉서를 가지고 갔다가 이미 순산 되었음으로 다시 잘 간수하였더니, 이해 세말에 노인이 병들어 매우 위독한지라. 아들 직부가 그 봉서를 열어보니 곳 소시호탕 이첩이라 쓰였음으로 그 약을 쓰고 곳 쾌복 되니라. 그해 정월에 천사께서 직부의 집에서 화를 피하사 월여를 머무시니라.
이해 이월에 천사께서 굴치에 게실 새 아우 영학다려 대학을 읽으라 하셨더니 영학이 듣지 않고 황주죽루기와 엄자릉묘기를 읽는지라. 천사께서 듣고 가라사대 죽은 죽을 때 바꾸어 가는 발이오, 묘기는 제문이라. 멀지 아니 하여 영학은 죽으리라 하시고 이도삼을 명하사 글 한 구를 전하시니 곳 골포사장전유초 혼반본국조무인이라 하였더라. 처음부터 영학이 천사께 향하야 도술을 배워 달라고 자조 청하나 천사께서 듣지 아니하시고 대학을 읽게 하셨는데, 영학은 명을 어기고 술서를 공부함으로 이 시를 보내어 계구케 하심이라. 그 후에 갑칠이 천사를 모시고 굴치에 가니 영학이 임사한지라. 천사께서 그 입에 무지를 대여 가라사대 이 무지를 떼면 곳 죽을지니 뜻에 있는 대로 유언하라 하신 대 영학이 부모에게 말을 마친 후 무지를 떼니 곧 사망하니라.
김형렬은 장효순의 난을 격은 후 천사와 그 성솔이 어데 잇는지 몰라서 각처로 돌아다니며 찾다가, 고부에서 갑칠을 만나 천사의 게신 곳을 알고 고부 두승산 하촌려에서 천사께 뵈고 후약을 정하고 돌아가니라.
이월 십오일에 천사께서 갑칠을 더불고 부안 고부 등지에 순유하시다. 고부 흑암 주점을 지내실 새 이 때 화적이 크게 성 하야 백주횡행함으로 순검 한사람이 미복으로 야순하다가 이 주점에 와서 쉬는지라. 천사께서 주모다려 일러 왈 저 사람은 죽은 땅에 다다른 사람이니 주식을 주지 말라. 만일 주식을 주었다가 죽는 땅에 빠진 후 대금을 받지 못하면 손해가 아니냐 하시니, 그 순검이 이 말을 듣고 크게 분노하야 천사를 때리며 무리한 말을 하였다고 꾸짖는지라. 천사께서 우서 가라사대 주검한테 맞아 무엇이 아프랴 하시고 밖으로 나가시니, 주모가 순검다려 일러 왈 저이는 신인이니 나가서 사과하고 연고를 물으니 천사 가라사대 오늘밤은 사무를 폐하고 다른 곳으로 빨리 가라 하신 지라. 순검이 명을 쫓아 옮겨갔더니 얼마 못되어 여러 화적이 몰려와서 주모를 난타하면서 순검의 거처를 물으니라. 이것은 화적이 순검을 죽이려고 미리 약정한 일이 있었더라. 익일에 그 순검이 천사의 머무시는 곳을 찾아와서 재생의 은을 감읍하니라.
갑진 육월에 천사께서 김형렬의 집에 가사 형렬다려 전주부에 가서 김병욱을 보고 맛날 기회를 약정하고 오라 명하시니, 형렬이 명을 받들고 전주부에 가서 병욱을 맛나 그 익일 야반에 천사께서 병욱을 차자 만나시기로 약정하고 돌아오든 길에 장효순의 사망한 소식을 들으니라. 형렬이 돌아와서 천사께 병욱과 약회한 것을 복명하고, 이어서 효순의 사망를 보하야 왈 이 사람은 우리 손에 죽어야 할 것인데 절로 병사 하였으니 천도가 어찌 공정하다 하오리까. 천사 가라사대 이 무슨 말인가. 죽은 자는 불쌍하니라. 그 익일에 천사께서 병욱을 맛나지 아니하시고 형렬로 더불어 고부로 향하야 떠나가시니 형렬이 병욱과의 약회를 어기심이 이상하야 천사께 물었으나 웃으며 대답을 아니하시더라.
이 때에 천사께서 태인 신배 김모의 집에 가실 새, 그 이중에 이르시니 어떤 집 한 채에 불이 나서 모진 바람에 화세가 맹렬한지라. 천사께서 가라사대 저 불은 그대로 두었다가는 전 동리가 초토가 될 것이니 맞불을 노와 구하리라 하시고 형렬을 명하사 섶으로써 불을 피우니 순식간에 그 불이 스스로 소멸되니라.
이해 칠월에 김형렬이 천사의 게신 곳을 찾아갈 새, 마침 동학도당이 원평에 모여 잇는지라. 천사께 뵈온 후 그 일을 고하니 천사 가라사대 속히 원평에 가서 그 회의 취지와 행동을 조사하여 오라 하심으로, 형렬이 명을 쫓아 원평에 가서 탐사하니 그 회의 명칭은 일진회, 목적은 보국안민, 대회의 처소는 충남 강경이라. 곳 돌아와 복명한대 천사 가라사대 그네들로 하여금 금후에도 갑오와 같은 약탈의 폐가 업게 하고 각각 제 재산을 쓰게 하리라 하시더니, 그 후 일진회의 행동은 남의 것을 약탈치 않고 제 재산을 써서 회원의 가산이 탕패되니라.
이 때 김형렬이 천사를 모시고 원평 김성보의 집에 머무시더니 정남기(천사의 처제)가 일진회원이 되야 천사의 가입을 강권하다가, 군중으로 더불어 천사의 두발을 늑삭코저 하야 가위로써 베어 보아도 베어지지 안는지라. 천사께서 머리 한 모슴을 친히 버이시며 가라사대 내 이것으로써 여러 사람의 뜻을 풀어주노라 하시고, 웃으시며 정남기 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너의 보좌가 되리라 하신 후 다시 남기에게 탈회하기를 권하시고 가라사대 네가 내 말을 듣지 아니하면 일후에 후회막급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후 에 남기는 패가망신하고 그 유족이 유리하니라.
일진회가 발흥 함으로부터 천사께서는 관을 버리시고 삿갓을 쓰시며 내의는 검게 하시고 외의는 희게 하야 가라사대 저 일진회가 흑의를 입음으로 나도 흑의를 입노라 하시고, 문 밖에 나시와 하늘을 가리켜 말씀하시되 구름이 안은 검고 밖은 흼이 나를 모형한 것이라 하시다.
갑진에 김덕찬이 모상을 당하야 장차 장례를 지낼 새, 전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용두치 주점에서 천사께 뵈니 천사 가라사대 오늘 장사는 못 지내리니 파의 하리라. 덕찬이 돌아가 장례를 행할 새 소점한 땅을 파매 곳 큰 의혈임으로 다시 다른 곳을 파니 그곳도 또 그러함으로 부득이하야 토롱을 하니라.
천사께서 비록 지천한 사람을 대할지라도 반듯이 존경을 하신 지라, 김형렬의 노자 지남식에게도 대할 때마다 존경을 하시거늘 형렬이 가로되 이 사람은 곳 내의 노자니 존경치 마르소서. 천사 가라사대 이 사람이 곳 너의 노자니 나에게 관계가 없나니라 하시며, 또 일러 가라사대 이 향리에는 아소로부터 숙습이 되었으니 말을 고치기 어려우나 다른 곳에 가면 어떠한 사람을 물론하고 다 존경하라. 이 뒤로는 적서명분과 반상의 구별이 없나니라.
김갑칠이 천사께 모든 일에 매양 응석 부리며 고집을 잘 부리되 천사께서 잘 달래어 일깨우실 뿐이요 한번도 꾸짖지 아니하시니 갑칠은 일향 더욱 심 하야 고치지 않거늘, 하로는 형렬이 성내여 꾸짖어 가로되 저런 못된 놈이 어데 잇느냐 하니 천사 가라대 아직 언행이 덜 풀려서 독기가 있도다. 악장제거무비초, 호취자래총시화라. 말은 마음의 소리요, 행실은 마음의 자취라. 말을 잘하면 복이 되야 점점 큰 복을 이루어 내 몸에 이르고, 말을 잘못하면 화가 되야 점점 큰 화를 이루어 내 몸에 이르나니라.
천사 가라사대 난을 지은 사람이 있어야 다스리는 사람이 잇나니, 치우가 작란하야 능히 대무를 지음으로 황제가 지남거로써 치란하였나니 난을 지은 자도 조화요, 난을 다스린 자도 조화라. 그럼으로 최제우는 작란을 하는 사람이요 나는 치란을 하는 사람이라. 전명숙의 난은 곳 천하의 난을 동케 하엿나니라.
형렬이 천사께 고하야 가로되 정집신 이라 하는 사람은 지식이 신이한 사람이라, 내의 증조 때에 내 집에 오래 있었는데 동리에 맥환상으로 크게 곤난이 있음을 보고 금광을 가르쳐 써 면케 하였고, 또 영삼을 만이 얻어 병인을 구제하였으며, 지낸 임술년에 경상도에서 일어난 민란을 미리 말하였으나 내의 증조는 그의 지식을 빌어 명당 하나라도 얻어 써 그 여음을 후세에 끼친 것이 업사오니 한이 되는 일이로소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러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어찌 남의 밥을 헛되이 먹으리요, 천리의 극진함이 일호 인욕의 사가 없나니라 하시니라.
동월에 천사께서 전주 용두 주점에 게실 새 이 때에 일진회와 전주 이속이 서로 교쟁하야 최창권이 부내 이민을 모와 사문을 굳게 닫고 일진회의 입성을 거하고, 각군 각면으로 통문을 발하야 민병을 모집하야 일진회를 초멸하려 하는지라 천사께서 가라사대 어렵게 살아난 것이 또 죽겠으니 구원하리라 하시고, 화정리 이경오의 집에 가서 돈 칠십양을 청구하시니 경오가 돈이 없다고 사절함으로 다른 곳에서 돈 칠량을 구하시고 가라사대 이 돈이 능히 칠십량을 대하리라 하시고, 형렬과 함께 용두 주점에 돌아오사 모인 사람을 많이 청하야 술을 권하시고 종이에 글을 써서 여러 쪽으로 끊은 후 그것으로 끈을 꼬아서 그 주점 문추와 문고리 쇠에 연결 하시더니, 그날 석모에 이르러 이속과 일진회가 화해되야 사문을 통개하고 일진회가 입성하니라. 이 때 천사께서 소비된 돈이 육량이라. 천사 가라사대 고인은 바둑 한 점으로써 백만병을 물리쳤다 하는데, 나는 육량전으로써 이속과 일진회외 싸움을 끌렀은 즉 내가 고인만 같지 못하다 하시더라.
그 후 연일 그 주점에 게실 새 이 때 순검이 부내에 잇는 일진회원을 조사하야 밤마다 순회하면서 경계 취체함으로, 천사께서 일진회원 다려 일러 가라사대 그대들이 이같은 고난을 당하고도 면할 줄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느뇨. 내가 그대들을 위하야 관부의 취체가 업게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이로부터 그 엄중한 취체가 풀어지니라.
그 후 천사께서 이경오다려 일러 왈 내가 그대에게 돈 칠십량이 있음을 알고 청구한 것인데 왜 그렇게 속였느뇨. 경오가 정색하야 왈 참으로 업었나이다 하더니 그 익일에 화적이 경오의 집에 들어서 그 돈을 탈거한지라. 천사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그 돈에 적신이 범함을 알고 창생을 건지려고 청한 것이언마는 경오가 듣지 아니하였다 하시니라.
이해 팔월 이십칠일에 천사께서 형렬을 데리고 익산군 만중리 황사성의 집에 이르시니, 마침 어떤 사람이 노기를 띄고 문을 홱 닫음에 벽토가 무너지는지라. 천사께서 동리 정춘심의 집에 옴기시다. 원래 황사성외 부 숙경이 전주 용진면 용암리에 사는 황참봉의 돈을 쓰고 갚지 못하였더니, 참봉이 죽은 뒤에 그 아들이 차인으로 하여금 숙경에게 채무변상을 독촉하야 왈 네가 빗을 갚지 아니하면 경무청에 말하여 너를 옥중에서 썩이며 받으리라고 하면서 위협한 것이다. 이날 밤에 사성 부자가 춘심의 집에 와서 천사께 뵈고 이 사실을 고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대의 집이 파벽 되었으니 그 일은 끌러지리라 하시고 숙경으로 하여금 입자 한 입과 백목 한 필을 사오게 하신 후에, 숙경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 후로는 아무 염려도 말나. 일이 순조로 풀릴지니라. 입자와 백목은 채권채무간 길 닦는 것이라 하시니라. 이해 세말에 이르러 문득 순검이 숙경을 잡아가거늘 숙경이 순검에게 간청하야 채주의 집에 가니 황참봉의 아들이 숙경을 보고 쟁힐 하는지라. 참봉의 말망인이 그 아들을 불러 책하야 가르되 저 어른은 너의 부친의 친구인데 어찌 참아 옥에 가두어 금수의 행위를 하랴 하느냐 하고 그 증서를 앗아 불살라 버리니라.
구월 십일에 천사께서 함열군 회선동 전보경의 집에 가시니 개가 짖고 나오더라. 이 때 보경의 병이 위독하야 문에 나서 통접치 못하고 시료하심을 청하거늘, 천사께서 웃으시며 가라사대 주인의 병은 임이 저 청구에게 옮겼으니 근심 말라 하시더니 과연 보경이 쾌복되고 청구가 병들어 삼일을 지나 죽으니라.
이대에 회선동 부근에는 도적이 출몰하야 밤마다 촌락을 겁략 하거늘, 보경이 천사께 고하야 가로되 제 집이 요족하지 못하오나 외간에서는 부자라고 함으로 도적을 두려워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근심을 하지 말나. 이 후에는 도적이 업게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도적의 자취가 없어지니라.
그 때에 천사의 거룩하신 소문이 사방에 들리게 된지라. 천사께서 보경으로 하여금 고를 구하여 오사 새끼로써 대량에 달고 종야토록 처 울리시며 가라사대 이 북소리가 서양까지 울려 들리리라 하시니 보경은 그 의의를 알지 못하니라.
천사께서 만이 함열에 계셨는데 이것은 만인함열의 의를 취 함이라 하시더라. 천지공사를 하심으로부터 두루 순회하시는 곳은 전북칠군이니 곳 전주 태인 정읍 고부 부안 순창 함열이러라.
천사께서 보경을 명하사 유불선 삼자를 쓴 후 합안정좌하야 삼자 중 일자를 짚어라 하시니 보경이 불자를 짚음에 천사께서 기꺼운 빗을 나타내시다. 또 한사람(미상)을 명하사 전례와 같이 하시니 그 사람은 유자를 짚음에 천사 가라사대 유는 부유라 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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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께서 익산에 가세서 월여를 계시다가 다시 회선동에 이르시니 보경의 모가 병들어 위독한지라, 천사께서 외당에 계시사 보경다려 일러 가라사대 금야에 명부사자가 병실에 침입하야 나의 사자의 틈을 엿보아서 병인을 해할지니, 병실을 떠나지 말고 한사람식 체번하야 잠을 자지 말고 밤을 새우라. 보경이 명을 쫓아 가인을 단속하야 잠들지 않고 한사람씩 서로 체번하야 밤을 새웠으나, 이렇게 여러 날을 계속한 까닭에 모다 곤뇌하게 되었는데 보경이 문득 잠이 든 지라. 천사께서 외당으로부터 급 히 소리쳐 보경을 부르시니 보경이 놀라 깨니 발서 그 모친이 명종 하니라. 대개 천사의 말씀하신 바 내의 사자라 함은 시병인을 가리켜 이르심이니라.
십일월에 천사께서 전주부중에 이르시니 마침 민요가 일어나서 인심이 흉흉한지라. 김보경이 천사께 뵈니 천사께서 보경다려 일러 가라사대 김병욱이 국가의 중진에 처하야 민심의 동요를 진무하야 그 천직을 다하여야 할지라. 그 방책을 어떻게 하였는지 병욱을 차자가서 물어오라 하심으로 보경이 병욱을 보고 천사의 명을 전하니, 병욱이 가로대 내의 무능으로는 물끓듯하는 민요를 진정할 수 업사오니 다만 천사의 신위를 바라나이다 한지라. 보경이 복명하니 천사께서 웃고 들으실 뿐이러니 그날 밤에 우설이 크게 나리고 천기가 혹한하야 설한방어의 설비가 없이 노영에 모였든 민중은 할일 없이 해산하야 집으로 돌아가고, 그 우설은 삼일간 계속한 까닭에 군중는 다시 모이지 못하고 소란은 스스로 평정하니라.
십이월에 천사께서 동곡에 게시다. 이 때 동곡인 김갑진이 나병으로 인하야 면부에 부기가 나며 미모가 다 빠짐으로 천사께 시료하심을 청하거늘, 천사께서 갑진을 명하사 정문 밖에서 방을 향하야 서게 하신 후 형렬과 기외 수인으로 하여금 대학 우경일장을 송독케 하사 십분을 지낸 후 돌려보내시더니, 이로부터 갑진의 병이 차효가 있어 얼마 못되어 전쾌되니라.
동곡리 전 주점주 전순일이 신병으로 오랫동안 위통하다가 천사께 뵈이기를 원하는지라. 천사께서 한공숙을 불러 함께 가사 병인을 보시고 죽 한 그릇을 먹게 하신 후 공숙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 병에는 은영자가 있어야 치료하리라. 공숙이 가로대 나에게 잇나이다 하고 낭중으로부터 은영자 한 개를 내여 들이니 천사께서 그 방중에 잇는 파경 한 조각을 취하사 그 우에 은영자를 노아서 은벽한 곳에 두시고, 병인다려 나 잇는 곳에 주안 일상을 차려 오라 하시고 십분간 지낸 뒤에 천사께서 떠나시며 가라사대 의사가 떠나니 병인은 문에 나와 송별하라. 순일이 그대로 한 후 곳 쾌차하니라. 그 뒤에 순일이 주안을 차려오지 않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사람이 구미를 일어 신고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순일이 병 은 나았으나 구미를 일어버려 수삭을 두고 고통하니라.
또 동곡리 전 주점주 김사명의 아들이 크게 병들어 사일만에 죽는지라. 그 모가 사아를 안고 천사께 와서 살려 달라고 애원함에, 천사께서 웃어 가라사대 사자불가복생이니 내 어찌 살리랴 하시고 사아를 안아 무릎에 누이시고 배를 만져 내리며 허미수(미상)를 불러 송우암 잡아내라는 소리를 하신 후 목과를 입에 씹어 춤을 흘려 사아의 입에 넣으니 사아가 문득 항문으로 추즙을 쏘며 놀라 소리치고 회소한지라. 그 모를 명하사 미죽 한 그릇을 쑤어 아해를 먹이니라.(편자 = 그 아는 지금 장년이 되다).
동곡인 김창여가 적체로 음식을 잘먹지 못하여 형모가 초췌한지라. 천사께서 그를 평상에 눕게 하신 후 배를 어루만지시며 형렬을 불러 [규화세침능보곤 평수부종빈읍결 일년월명임술추 만리운미태을궁 청음교무이객소 왕겁오비삼국진]이라는 시구를 읊게 하시더니 그 후로 창여의 체증이 전쾌되니라.
전주 용두치 김모(미상명)가 앉은뱅이로서 천사께 와서 그 병을 고쳐 주심을 애원하는지라. 천사께서 그 병인을 앞에 안치시고 한참 한화 하시다가 연죽을 들어 가라사대 이 연죽을 들어 올림에 따라서 차차 일어서라 하시고 연죽을 서서히 들어 올리시니, 그 병인이 힘을 다하여 그에 따라서 무릎과 다리를 피여 서며 점점 발을 옴기는지라. 천사께서 형렬을 명하사 글 한 장을 고성대독하시니 그 글은 곳 예고신 예팽신 석란신 동서남북중앙신장 조화조화 운오명령우이라. 이 글을 읽은 뒤에 병인으로 하여금 정중에서 구보케 하시며 광찬을 명하사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 빨리 걸게 하시고 교자를 버리고 도보로 전주에 돌아가게 하니라.
태인군 감곡면에 한 병인이 있어 조반을 먹으면 오시에 토하고 석반을 먹으면 효두에 토하는 증세로 고민하다가 천사께 와 뵈옵고 시료를 청하거늘, 천사께서 병인다려 일러 가라사대 집에 돌아가서 주효와 병을 많이 장만하야 이곳으로 가져 오라. 약을 가르쳐 주리라. 그 사람이 명을 쫓아 집에 돌아가서 주효와 병을 만이 장만하야 가져오는지라. 천사께서 흔연히 바다서 모든 제자와 열좌하야 한가지 잡수려 하시다가 문득 성내시며 그 물건을 도로 주어 보내시니 그 병인이 원분을 품고 돌아가서 자기의 허물이 업는가 자성 하더라. 수일 후에 천사께서 그 병인을 찾아가시니 병인이 무심히 대하는지라. 천사께서 일러 가라사대 내가 신약을 가리키리라 하시고 나무공이를 쪼개어 다려 먹으라 하시며 손으로 복부를 만져 내리시고 도라 오셨더니, 그 사람이 곳 명하심을 쫓아 나무공이 조각을 다려 마신 후 그 병이 쾌차되니라. 대개 천사께서 그 식물을 도로 돌려보내며 성내심은 그 병인으로 하여금 분노케 하야 장부를 뒤집으려 하심이니 이는 시료하는 대에 필요가 있음으로 인하심이러라.
금구군 수류면 구미동 최운익의 아들이 병으로 사경에 이른지라. 운익이 천사께 와서 살려 주심을 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병인의 형모가 매우 추루하야 일생에 깊이 한을 품었음으로 그 혼이 이제 지나 심양에 있어 돌아오기를 싫어하니 어찌할 수 업노라. 운익이 듣고 그 형모의 추루함을 알아 말씀함을 크게 신성히 여기는 동시에 그 회소치 못하리란 말씀에 더욱 슬퍼하면서 굳이 약을 청하거늘 천사께서 사물탕 한 첩을 지어서 그 봉피에 구월음이라 써서 주시니 운익이 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간 즉 그 아들이 발서 죽었더라. 운익이 간 후 제자들이 구월음의 뜻을 물으니 천사 가라사대 구월에 장시황어여산하라 하였으니 곳 살지 못할 뜻을 표시함이라. 그러나 약 을 물어 얻지 못하면 함원하겠기로 그같이 한 것이라 하시더라.
동곡 박순여의 모가 연육십여에 병들어 매우 위독하야 회복할 희망이 없음으로 치상준비를 하고 장례에 쓸 술까지 빚어 넣은 지라. 천사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순여를 명하사 시장에 가서 초종에 쓰는 모든 물건을 보고 그것이 쓰이지 않도록 하여 달라는 심고를 성의로 하고 돌아 오라 하시고, 사물탕 한 첩을 끓여서 그 병실 정문 밖 계하에 땅을 장방형으로 파고 그 약 을 부으며 가라사대 병이 이미 장기에 이르렀으니 약은 땅에 써야 되리라 하시더라. 이 때 순여가 시장으로부터 돌아오거늘 천사 가라사대 시장에 가서 누구에게 심고하였나뇨. 순여 가로대 선생님에게 심고 하였나이다. 그 후 병인이 곳 회생하거늘 천사께서 이웃 사람을 모아 놓고 그 빚어 넣은 술을 다 마시니라.
천사께서 원평에 게실 새 그 때에 어사 안종덕이 부안 정읍 고부 순창 등 칠읍 군수를 파면하고 또 전주에 출도하게 되야 군수 권직상의 지위도 위태케 된지라. 김병욱은 당시 전주부 군관으로서 권씨와 우의가 있을 뿐더러 순치의 관계가 있음으로 이것을 근심하다가 천사께 와 뵈고 그 대책을 묻거늘, 천사 가라사대 권직상이 파면되면 군 의 지반도 안전치 못할 것이오 따라서 내 주용이 끊어질 것이라. 내 장차 도리가 있으니 군은 걱정 말라 하시더니 그 후 안어사가 권직상을 파면 하려고 전주부를 들어오는 동시에 안어사 면관의 비훈이 서울에서 전주부에 도착한지라. 병욱이 천사께 와서 크게 감사하더라.
을사 정월 회일에 천사께서 형렬을 더부리고 부안군 성근리 이환구의 집에 가서 여러날 머무시니, 환구가 부안읍인 신원일을 자조 거천하거늘 천사께서 원일을 불으시니 원일이 와서 뵈고 천사를 모셔다가 제집에서 공양하니라. 원일의 부와 제가 천사의 오래 머무심을 싫어하거늘 원일이 천사께 청하야 가로대, 가친이 본래 어업을 좋아하여 해마다 어업을 경영하다가 작년에 폭풍으로 인하야 큰 손해를 보았으니 선생님께서 금년에 풍재가 없게 하여 주시면 가친을 위하야 다행이 되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풍재를 없게 하고 어업을 흥왕케 하리니 다익을 얻은 후 돈 천양을 가져 오라. 원일 부자가 기뻐하여 승락 하더라. 그해에 풍재가 없을 뿐 아니라 칠산해 어업 중에 원일부의 영업이 가장 흥왕한지라. 천사께서 원일부에게 사람을 보내어 돈 천양을 가져 오라 하시니 원일부가 전약을 어기고 보내지 안는지라. 천사께서 원일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는 대인을 기망함이라. 내 일은 일언일동이라도 사사로이 못하나니 금후로는 군가의 어업이 철폐케 되리라 하시더니 그 후로는 일미의 어린도 잡히지 못함으로 드디어 그 어업을 폐지하니라.
삼월로부터 수삭동안 천사께서 객망리 앞 주점에 머무사 천지공사를 행하시니 종자가 많아 점주 오동팔이 돈을 많이 모았더니, 그 후 천사의 경용이 부족함을 보고 배척하는지라. 모든 제자가 그 점주의 무의함을 노한대 천사께서 금지하야 가라사대 지우무학한 무리가 어찌 예절을 알 것이냐. 내가 만일 그 무의함을 성낼진대 천사신명이 그에게 대화를 줄 것이라. 대인의 과차에 덕을 흘리지 못하고 도리어 화를 끼치게 되면 그 어찌 참아 보리요 하시더라. 그 후 태인읍에 가사 깊은 밤에 여러 제자로 더불어 산에 올라가서 공사를 행하신 후 제자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공사에는 천사대신명이 회집하였었는데, 그들의 해산에는 반드시 참혹한 응징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말씀이 마치시자 뜻밖에 태인읍으로부터 군중의 고함소리가 일어나더라. 제자들이 천사를 모시고 산에서 나려와서 살피니 신경현의 주점에 군중이 모여들어 가장집물과 주항을 모다 파괴 하였더라. 원래 신경현이 주업을 경영한 이후 읍중 소년의 동정을 얻어 돈을 모은 후, 그 소년들의 군핍한 때를 당하야 무리하게 냉대함으로 소년소년들이 그 무의함을 노하야 필경 이와 같이 습격한 것이라. 익일에 천사께서 경현의 집에 가시니 경현 부처가 서로 호읍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거하려 하거늘, 천사께서 그 주모다려 술을 가져 오라 하시니 주모가 답하되 주항을 모다 깨트렸은 즉 무슨 술이 있사오릿가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저 독중에 감추어 둔 소주를 가져 오라. 주모 가로대 어룬 앞에는 조금도 은휘할 수 업나이다 하고 적은 병에 담겨 있는 소주를 따라 올리더라. 천사께서 경현 부처다려 일러 가라사대 모든 일의 옳고 그름이 다 내게 잇고 위치 여하에 잇지 아니하니 이 후로는 온갖 일을 잘 생각하야 삼갈지어다. 그리하면 전로가 다 펴이고 영업이 흥성하리라 하시니 경현이 명하심을 쫓아 이거를 중지하고 허물을 고쳐 주업을 계속하더니 얼마 안 되어 영업이 흥왕하니라. 그날 밤에 객망리 앞에 잇는 오동팔 주점에서 뜻밖에 우뢰같은 큰소리가 나며 인축과 모든 가산은 아무 상해없이 집이 저절로 움직여 뜰 밖에 가서 전복된지라. 그 후 동팔이 재목을 수습하야 집을 개축하다가 이회를 거듭 하여 그같이 전복됨으로 하릴없이 건축공사를 중지하고 의막을 치고 농업을 경영하더니, 하로는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참상을 보고 연장을 갖고와서 반일내에 집을 개축하고 공전도 받지 않고 돌아갔는데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대공 수십일 품을 요한 공사임으로 이웃 사람은 크게 신기히 여기고 천사의 제자들은 모다 천사께서 긍측히 여기사 신장을 보내신 것이라고 생각 하니라.
천사께서 매양 제자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삼계대권을 맡았으니 선천의 모든 도수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새 운명을 열어서 선경을 만들리라 하심으로 제자들은 항상 그 더딤을 한하야 하루바삐 개벽 하시기를 기다리더라.
신원일이 개벽공사를 하루바삐 행하시기를 천사께 강청한대 천사 가라사대 인사는 기회가 있으며 천리는 때가 잇나니, 그 기회를 지으며 때를 기다릴 것이어늘 이제 기회와 천시를 어기고 억지로 인모만 쓰면 이는 천하에 재를 기침이며 억조의 생명을 앗음이라. 어찌 참아 할 바이랴. 원일이 듣지 않고 천사께 굳이 청하야 가로대 방금 천하가 무도하야 선악을 분별키 어려오니 속히 이를 잔멸하고 후천 신운을 열으심이 옳을까 하나이다. 천사께서 심히 괴롭게 여기사 칠월에 원일을 데리고 부안 변산 우금암하 개암사에 가사 원일 다려 우두 한 개와 술 한 병을 준비하라 명하신 후, 청수 한 그릇을 방 한판에 놓으시고 우두를 삶아서 청수 앞에 진설하신 후 원일을 그 앞에 꿇어 안치시고 양황 삼개를 그 청수에 넣으니 문득 풍우가 대작하고 홍수가 도천하더라. 천사께서 원일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제 청수 일분에 양황 일갑을 넣으면 천지가 수국화 할지라. 개벽이란 이렇게 쉬울 것이니 그리 알지어다. 만일 이것을 때 이르기 전에 쓰면 재해만 기칠 뿐이니 그리 믿고 기다려라 하시고 모든 설치를 거두시니 풍우가 곳 그치더라. 천사께서 원일을 돌려보내심으로 원일이 집에 돌아가니 아우의 집이 풍우에 도괴하고 그 권솔이 원일의 집에 피난하야 왔는데, 원래 원일의 아우는 천사를 믿지 아니하였더라. 원일이 이로부터 더욱 두려워하여 무리한 언사를 아니하더라. 익일에 천사께서 원일의 집에 오시사 원일다려 일러 가라사대 제생의세는 성인의 도오, 재민혁세는 웅백의 술 이라. 이제 천하가 웅백에게 괴로운지 오랜지라. 내가 상생의 도로써 화민정세 하리니 너는 이제로부터 마음을 고치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대인을 공부하는 자는 항상 호생의 덕을 가져야 할 것이라. 어찌 억조를 사멸케 하고 홀로 살기를 도모함이 도리에 당할 것이냐 하시더라. 부안으로부터 고부 입석리 박창국(천사의 매가)의 집에 와 머무사 각종으로 수일 신고하시다.
이때에 천사의 매 박창국 부인이 발을 벗고 풀밭에 단이거늘 천사께서 보시고 민망히 여겨 가라사대 이 근처에 독사가 있으니 만일 벗은 발을 물면 어찌 하느냐 하시고, 길게 휘파람을 부시니 큰 독사 한 마리가 담장 풀밭으로 부터 뜰 아래에 들어와 머리를 들고 잇는지라. 이때에 박창국은 상인이라. 밖으로 부터 들어오다가 독사를 보고 크게 놀라 상장으로 타살하거늘 천사께서 보시고 노래하야 가라사대 독사혜 독사혜 상인견지상장타살 도승견지선장타살 (이 노래는 의의가 미상하니 아마 궐문이 잇는 듯)이라 하신 후, 독사의 피가 땅에 있음을 보시고 가라사대 내 누이가 벗은 발로 밟으면 해를 보리라 하시고 친히 그 혈흔을 밟아서 독기를 제하시다.
팔월 이일 김형렬이 입석리에 와서 천사께 뵈오니 각종이 좀 나으시다. 이에 천사를 모시고 함열 회선동 김보경의 집에 가실 새 일일에 이삼십리식 행하시더라. 보경가에 다일 체류하실 새 함열읍인 김광찬이 보경의 천인으로 천사께 와 뵈고 사사하니라. 이때에 형렬과 보경 부자와 소진섭과 김광찬이 모시니라.
임피 군둔리 김성화가 또 천사를 사사함으로부터 천사께서 수월간 함열 임피 간으로 내왕하시고 형렬은 자가로 돌아가니라.
십월에 김형렬이 함열에 가서 천사께 뵈오니 천사께서 형렬 등 제제자를 거느리시고 익산군 만중리 정춘심의 집에 가사 춘심을 명하야 우두 일개를 사다가 자숙한 후, 선제를 지내리라 하시고 백지 일속을 길이로 무수히 절단하야 풀로 붙여 연속한 후 절반하야 말아서 두 덩이를 만들어 각각 그릇에 담아 두었다가, 야반에 이르러 정문 창 에 이공을 통하고 우두를 문 앞에 놓은 후 형렬과 광찬을 명하사 절지 이축을 나누어 갖고 문 밖에 나가서 각각 풀어서 창공으로 들여보내고 문 안에서는 지단을 다시 말아, 이렇게 지권이 다 풀리자 문득 천동이 일어나서 기적 소리 같아 외인은 그 불시의 뇌성에 놀라니라. 천사께서 성백다려 미건시를 취하야 부엌에 불사르되 그 연기가 기선 연통의 연기가치 연돌에 일어나게 하라고 명하시고 가라사대 해람 하였으니 발묘 하리라 하시니 문득 일실중에 잇는 사람이 다 현훈이 나서 혼도하야 혹은 구토하며 혹은 정신을 잃는지라. 이때에 참재한 사람은 소진섭, 김덕유, 김광찬, 김형렬, 김갑칠, 정성백과 정 의 가족이라. 그 중 김덕유는 문외에서 거꾸러져 하사까지 하고, 정씨 가족 사오인은 각각 침실에서 넘어지고 갑칠은 인사불성되야 호흡불통의 지경에 이른지라. 천사께서 청수로써 갑칠의 입에 넣으며 불으시니 갑칠이 곳 소소된지라. 차례차례로 혹 얼굴에 청수를 뿌리며 혹 마시게 하시니 모든 사람이 낱낱이 기운을 차리더라. 김덕유는 폐병으로 중기에 이르렀든 바, 이 후로 곳 완쾌되니라. 대개 이것은 무슨 공사인지 미상하나 진묵의 초혼이라는 말도 잇더라.
십월부터 세말까지 만중리 주점에 게시니 김성화의 부자 숙질과 보경 부자가 모셨는데 그 경용은 정춘심이 지변하니라.
납월에 전기제자들과 동곡으로 가실 새 길이 이녕으로 심악하거늘 천사께서 신명에게 치도령을 내리시니 이로가 곧 얼어 굳는 고로 말은 신발로 동곡에 가시니라. 그때 치도령은 [어재함라산하]라는 육자를 써서 불사르신 것이니라.
병오 정월 초삼일 천사께서 동곡에 게실 새 김형렬과 김성화 부자와 김보경 부자와 김광찬 숙질이 시좌하더니 천사의 명으로 일주야 동안 말도 못하고 담배도 끊으니라.
병오 오월에 천사께서 여러 제자를 벌여 안치고 가라사대 오늘은 호소신이 올 것이니 너이들은 웃지 말라. 만일 한사람이라도 웃으면 이 신명이 공사를 보지 않고 갈 것이다. 그가 한번 가면 어느 때 다시 올는지 모르니 깊이 주의하라 하시니 여러 사람이 크게 조심하다가, 정성백이 크게 웃으니 일좌가 함께 웃으니라. 그날 오후에 성백이 문득 악한대통하야 삼일을 일지 못하거늘 천사께서 성백을 앞에 누이고 한 글구(미상)를 읽으시니 성백이 곳 쾌차되다. 이때에 천사께서 날마다 양지에 물형같은 약도 글자를 써서 불사르시더라.
김해 유수면 평목점에 정괴산 주점(점주 정씨가 충북 괴산으로부터 이거한 까닭에 인리가 이렇게 칭함)이 잇는데, 집이 가난하야 주업으로 겨우 호구하되 매양 천사를 지성으로 공양하더니 정월에 천사께서 그 주점에 가사 술을 마시랴 하실 새, 괴산이 천사께 드리려고 개국을 토정에 끓이다가 문득 토정이 깨어진지라. 괴산의 처가 낙담하야 울고 섰거늘 천사께서 긍측히 여기사 신경원을 명하야 그의 경영하는 철공장에서 철정 일좌를 갖다 주었더니, 이로부터 괴산의 가세가 점점 유족하여지니라. 그 후 괴산이 태인 방교로 이주할 때에 그 철정을 수류면 환평리 정동조에게 팔았더니 괴산은 다시 가난하게 되고 정가가 도리어 유족하게 되야 모든 사람들이 이 솟을 이름하야 복정이라 하더라.
정월 이십일일 신원일이 천사께 와 뵈고 가로대 내가 궁감이 되야 도조 수백석을 작포하야 변상치 못한 고로 그 궁에서 부안군수에게 위촉하야 독촉이 자심함에 부득이 피신하야 왔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이 일은 어렵지 아니하니 이곳에 머물라 하시더라. 원일이 이곳에 머물다가 수삭 후 경성에 갔다가 집에 돌아가니 궁토의 제가 혁파되고 따라서 궁감제와 그의 작포도 일체로 면제된지라. 원일이 가로되 나로 인하야 각처 다수의 궁감이 생도를 얻었다 하더라.
이월 회에 여러 제자가 동곡에 모이니 김광찬 신원일 정성백 김선경 김보경 김갑칠 김봉규 정남기 등이러라.
삼월 이일에 천사께서 경성으로 향하야 떠나실 새 여러 제자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함은 순창으로 회항하리니 김형렬은 지방을 선수하라 하시고, 남기 성백 광찬을 데리고 군항에 가서 기선을 타기로 하시고 남은 사람은 대전에 가서 기차를 타라 하시며 가라사대 이것은 수륙병진이라 하시더라. 신원일을 불러 명하야 가라사대 너는 입경하는 날로 지면에 [천자부해상]이라 정서하야 남대문에 붙이라 하시니, 원일이 영명한 후 여러 사람과 함께 대전에서 기차로 경성에 이르러 [천자부해상]이라고 쓴 지편을 남대문에 붙이니라. 일행은 광찬의 인도로 황교에 잇는 그의 재종 김영선의 집에 유숙하니라. 익일에 천사께서 여러 제자와 함께 인천으로부터 경성에 이르시다. 천사께서 김영선의 집에 머무실 새 그 이웃 사는 오의관이 삼년 전부터 해수와 불매증에 걸려 매우 고민하다가 천사의 신성하심을 듣고, 영선을 통하야 천사께 시료하심을 간원하거늘 천사께서 글을 써서 주시며 가라사대 이것을 군의 침방에 갊아 두라 하시니, 오씨가 명하신 대로 시행함에 그날 밤부터 온면하고 해수도 그치어 곳 완쾌되니라. 김갑칠이 전주로부터 떠나올 때에 설사로 고민하다가 천사께 품하거늘, 천사께서 소왈 이로부터 설사가 막히고 구미가 증진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날부터 설사가 그치고 구미가 증진되니라. 그러나 전주에 돌라온 후 이십팔일이 되도록 대편이 불통되는지라. 갑칠이 다시 근심하야 천사께 품하거늘 천사께서 소왈 너의 대편은 터져도 걱정이오 막혀도 걱정이라 하시고, 냉면집에 가서 냉면 다섯 그릇을 먹이신 후 권연 십사본을 주어 가라사대 금야에 이것을 다 피우라. 갑칠이 숙소에 돌아와서 사본을 피우고 문득 잠이 들었다가 익조에 놀라 깨달아 십본을 마저 피우니 대편이 크게 통하더라.
오의관의 처가 청맹으로 다년 폐인이 되었더니 오씨가 천사께 시료하심을 애원하거늘, 천사께서 그 환자와 방 문전에 이르사 환자를 향하야 서서 양산대로 땅을 그어 돌린 후 돌아오시더니 이로부터 눈이 곳 밝아지니라. 오의관 부부가 크게 감읍하고 지성으로 천사를 공양하며 일행의 경용을 지변하니라. 십여일 후 여러 제자를 돌려보내시고 오직 광찬으로 더불어 머무시다가 또 수일 후 광찬에게 돈 백양을 주어 가라사대 네가 만경에 가서 나의 통지를 기다려라 하시더라. 그 때 신원일은 남대문에 글을 부치고 곳 돌아 가니라.
김형렬이 집에 있어 아무리 생각하되 전함을 순창으로 대인다 하신 의의를 알지 못하니라.
사월회에 천사께서 동곡에 돌아오사 일야를 지나시고 만경 김광찬의 주소로 가시니 형렬이 수종하다. 이때에 최익현이 홍주에서 거의하니 마침 이앙시기에 날이 가물어 인심이 흉흉하야 안업하지 못하고 의병에 투입하는 자가 날로 증가하야 군세가 대진하거늘, 천사께서 수일간 만경에 머무시면서 비를 많이 오게 하시니 인심이 비로소 안정하야 각각 농무로 돌아감으로 의병의 형세가 부진하고 최익현은 순창에서 피금하니라. 천사께서 최익현의 사로잡힘을 들으시고 만경을 떠나 익산 만중리 정춘심의 집에 가시며 가라사대 만일 의병을 제거치 아니하면 조선이 전멸되리라 하시더라.
육월 초에 익산 만중리를 떠나 임피 군둔리 김성화의 집에 가사 김광찬과 함께 머무시다. 이때에 이웃 사람 김모가 급병으로 사경에 이르러 그 가인이 천사께 와서 살려주심을 애원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병은 그대로 치료키 어려움으로 함열 수림사 노승에게 옮겼으니 그 노승이 명일에 죽을지라. 명일에 병인이 그 절에 가서 노승을 조문하고 돌아 오라 하시니 이로부터 그 병인은 곳 전쾌되야 익일에 그 절에 간 즉, 과연 한 노승이 죽었음으로 조문하고 돌아 오니라.
칠월 초 에 천사의 부 흥주가 동곡에 와서 김형렬다려 천사의 게신 곳을 물어 만나랴 함으로 형렬이 흥주와 함께 임피 군둔리 김성화의 집에 가니, 천사는 수일 전에 군항으로 가신지라. 형렬이 흥주를 모시고 군항에 가니 천사 가라사대 군항은 오래 머물 곳이 못되니 속히 돌아가라 하심으로 흥주는 익일에 집으로 돌아 가니라. 천사께서 군항에 머무신 지 월여에 익산 만중리 정춘심의 집에 돌아오시다.
천사께서 여러 제자를 데리고 어디로 가실 새, 어떤 사람이 천사를 따라오며 살려 주시기를 애원하거늘 천사께서 응답치 아니하시고 가시니 제자들이 민망하여 천사께 청 하야 그 사람을 돌려보내시라 하니, 천사께서 돌아보시며 돌아가라 하시더니 그 사람이 돌아간 뒤에 성광하야 죽으니라.
구월 이십오일에 천사께서 김형렬을 데리고 함열 김보경의 집으로 가시다.
십월에 신원일이 건재약국을 설하고 무약하러 공주영으로 갈 새 김보경의 집에 와서 천사께 뵈옵고 왈 방금 도로가 이녕하야 행인의 불편이 심하오니 청건대 길을 얼게 하소서. 천사께서 웃으시며 술을 사 오라 하시니 원일이 술을 사오니 그날 밤부터 길이 얼어붙어 세말까지 이녕치 아니하더라.
십월에 전주부인 문태윤이 천사께 와 뵈거늘 천사께서 그의 보자가 큰 것을 보시고 가라사대 방금 의요가 있어 각처에 정찰이 심하니 속 모르는 사람을 그대로 재우지 못할지니 저 보를 끌러 보아라. 태윤이 재삼 고집하다가 부득이 끄르니 그 중에 태윤 숙질간의 금전관계 쟁송서류가 잇는지라. 천사께서 그 내용을 물으시니 태윤이 가로되 이러한 불미의 일이 있음으로 선생께 그 해결방법을 물으려 왔나이다. 천사께서 글을 써서 봉하야 주어 가라사대 이 봉서를 갖고 너의 조카의 집 문에 이르러 불사르라. 태윤이 종명하더니 그 뒤로 과연 화해되니라.
천사께서 야소교당에 가사 모든 의식과 교의를 문견하신 후 가라사대 족히 취할 것이 업다 하시더라.
십월에 천사께서 청도원에서 청국공사를 행하신 뒤에 동곡에 돌아와 가라사대 풍운우로상설뇌전을 이루기는 쉬우나, 오직 눈 뒤에 비 내리고 비 뒤에 곳 서리 치게 하기는 천지의 조화로도 오히려 어려운 법이라. 내가 오늘밤에 이와 같이 일을 행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과연 눈이 나린 뒤에 비가 오고, 비가 개이자 곳 서리 치니라.
정성원이 동곡 이장으로 있어 세금을 수납하다가 하로는 천사께 품 하야 가로대 내 집이 빈한하야 생활이 곤난하오니 청건대 해빈의 도를 가르쳐 주소서. 천사 가라사대 그대의 관리하는 동리의 세금이 합계 얼마나 되는지 금후로는 관부에 봉납하지 말고 그대가 모다 쓰라. 성원이 대왈 너무 심하신 말씀이외다. 국세를 바다 쓰고 어찌 생명을 안보하오리까 하고 물러가더니 그 후 고의는 아니나 자연히 세금 수천량을 소범하게 됨에 무신년에 이르러 관부의 독촉이 심한지라. 답답한 김에 술을 크게 마시고 이중으로 돌아다니며 고성대규 왈 내가 국세를 먹었으니 내 배를 가르라 하거늘 천사께서 들으시고 불러 위로하야 가라사대 너무 염려치 말라. 내가 그대로 하여금 무사케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무기 세금이 면제되니라.
김도일이 병이 나은 뒤로 요통이 개이지 아니 하야 지팡이를 붙잡고 천사께 와 뵈거늘 천사 가라사대 병나은 뒤에 오히려 지팡이를 집고 단임은 웬일인고. 도일이 대왈 요통이 그치지 아니 하와 그러하나이다. 천사께서 명 하사 그 지팡이를 꺾어버리시니 이로부터 곳 요통이 쾌차한지라. 다시 도일을 명하야 가라사대 문 밖에 나서 서천에 홍운이 떠 잇는가 보라 하시니 도일이 나가보고 복명하되 홍운이 떴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금산을 도득하기가 심난하다 하시더라.
이도삼이 마침 이르거늘 천사께서 물어 가라사대 사람을 해하는 물건을 낱낱이 세어 보라 하시니 도삼이 호표시랑으로부터 문슬조갈 까지 자세히 세여 고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사람을 해하는 물건은 후천에는 다 없이 하리라 하시더라.
천사 가라사대 도화임본은 귀신의 길이라. 이 세상에 학교를 넓이 세워 사람을 가르침은 장차 천하를 크게 문명하야 써 천지의 역사를 붙여 신인의 해원을 식히랴 함인데 현하의 학교교육이 학인으로 하여금 관리봉록 등 비열한 공리에 빠지게 하니 그럼으로 판 밖에서 성도하게 되었노라.
김형렬이 문득 각통으로 인하야 발한두통하며 음식을 폐하고 고민하거늘 천사께서 형렬을 명하사 육십사괘를 암송하라 하시니 형렬이 명대로 함에 경각에 한기가 물러가며 두통이 그치고 각통이 전쾌된지라. 형렬이 이상히 여겨 그 이유를 뭇자온대 천사 가라사대 팔괘 가운데 오행의 이가 갖추었고 약은 오행의 기를 응함인 연고이라 하시더라. 이해 세말에 천사께서 동곡에 계시사 과세하시다.
정미 정월에 천사께서 김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나의 말이 곳 약이라. 말로써 사람의 맘을 위안케도 하며 말로써 사람의 맘을 오역케도 하며 말로써 병든 자를 일으키기도 하며 말로써 죄에 걸린 자도 끄르나니 이는 나의 말이 곳 약인 까닭이라. 충언이 역이나 이어행이라고 나는 허망한 말을 아니하나니 내 말을 믿으라.
천사 가라사대 귀신은 천리의 지극함이라. 천지공사를 행할 때에 반드시 귀신으로 더불어 판단한다 하시고 [전주동곡해원신 경주용담보은신]이라 써서 벽상에 부치시다. 이때에 김광찬이 천사를 상시하였으며 신원일도 월여시측하니라.
삼월 초에 천사께서 광찬을 데리고 말점도에 들어가실 새(광찬의 재종이 말점도에서 어업을 경영하는 연이 있음) 갑칠 형렬 을 만경 남포로 부르사 일러 가라사대 내가 지금 섬으로 들어감은 천지공사로 하야 정배됨이니 너희들은 정성백의 집에 가서 성백과 함께 날마다 초혜 한 켤레와 지등 한 개씩 만들라. 그 신으로 천하 사람을 신게 하며 그 등으로 천하 사람의 어두운 길을 밝히리라. 형렬 갑칠이 봉명하고 성백의 집에 가서 성백과 함께 날마다 초혜와 지등을 만드니라.
삼월 회에 천사께서 말점도로부터 돌아오사 그 초혜는 원평 시장에서 팔게 하시고 지등은 불사르시니라. 이때 김형렬이 천사를 모시고 고부 객망리로 가니 신원일이 마침 그곳에 와서 천사께 뵈오니라.
사월 초에 천사께서 원일을 명하야 가라사대 내가 사월 오일에 태인으로 갈 터이니 네 먼저 가서 사관을 정하고 기다리라 하사 원일을 보내신 후 익일에 고부 객망리 주점에 이르사 형렬을 명하야 가라사대 내가 이곳에서 숙박하고 가리니 너 먼저 태인에 가서 원일의 정한 사관에서 자고, 명일 조조에 태인 하마가에 이르러 나를 기다리라 하신 지라. 형렬이 봉명하고 태인에 가서 원일을 만나자고 익일 조조에 하마가에 이르니 날이 아직 오정이 되지 못하였는데 마침 시일임으로 사람이 많이 모아 들더라. 천사께서 형렬을 만나 한산 객주집에 좌정하신 뒤에 원일을 불러 가라사대 술을 가져 오라. 내가 오늘에 벽력을 쓰리라. 원일이 명을 쫓아 술을 올림에 천사께서 잔을 잡으시고 손을 들어 이윽히 계시다가 마시시니 이때에 날이 오중이 된지라. 문득 음풍이 일어나고 폭우가 쏘다지며 벽력이 크게 발하니 시인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 태인에 유숙하더라. 천사께서 형렬 원일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어제 아참 물망리 주점을 지낼 때에 한 소부가 이슬을 떨며 지나감으로 그 연유를 물은 즉 친정의 부음을 듣고 가노라 하더니, 한 노구가 지팡이를 이끌고 그 뒤를 따라오며 소부의 자취를 묻는 고로 내가 그 연유를 다시 물으니 그 노구가 대답하되 그 소부는 나의 자부라. 나의 신수가 불길하야 작야에 자상을 당하였는데 그 소부가 치상도 아니하고 오늘 새벽에 도망하야 갔다 함으로, 그 부부가 부모의 정한 작배인지 혹 저희들 끼리 상합한 것임을 물으니 노구가 답하되 저희 끼리 작배한 것이라 하니, 대개 부모의 정 하야 준 배필은 인연이오 저희 끼리 작배함은 천연이라. 천연을 무시하고 인도를 패려하니 어찌 천노를 받지 아니하랴. 그럼으로 오늘에 내가 벽력으로써 응징하였노라 하시더니 그 뒤에 들으니 과연 그 소부가 낙뢰에 죽었더라.
천사께서 신원일을 데리고 태인 관왕묘 제원 신경언의 집에 머무실 새, 천사께서 경언과 기타 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관운장이 조선에 와서 극진한 공대를 받았으니 그 보복으로 하야 만일 공사가 잇는 때에는 반드시 진력함이 가하리로다 하시고 양지에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경언은 처음 보는 일임으로 괴이히 생각하다가 익일에 경언과 다른 제원이 관묘에 들어가 봉심할 새 삼각수의 한 갈래가 떨어져서 간 곳을 알 수 없음으로 모든 제원은 이상히 알고 있으나 오직 경언은 천사께서 행하신 일을 회상하고, 공사에 진췌하기 위하야 비록 소상으로도 그 힘씀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더라. 이 뒤로 신경원 김경학 최창조 최내경 최덕겸 등이 천사를 쫓으니 다 태인인이러라. 수일 후에 천사께서 동곡에 오사 김자현다려 일러 가라사대 금후에는 내가 정읍에 가서 지내리라 하시니 자현이 묻자와 가로되 누구의 집에 머무시랴 하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종차로 알게 되느니라 하시더라.
오월 오일에 동내 사람들이 천사께 와 뵈고 고하되 오늘은 단양가절이오니 학선암에 가서 소창하사이다 하거늘 천사께서 허락하사 자현을 데리고 가실 새, 중로에 폭우가 크게 이르러 모든 사람이 빨리 달음박질 함에 천사께서 자현을 불러 가라사대 천천히 갈 지로다 하시고 노방에 앉으사 담배를 부치시면서 연관으로써 몰려오는 비를 향하야 한번 두르시니 비가 달은 곳으로 옮겨가더라. 천사께서 다시 떠나 학선암에 이르시니 곳 비가 크게 내리더라.
김갑칠의 형 준상의 처가 발바닥에 종창이 나서 사경에 이른지라. 천사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그 환부가 용천혈이니 살기 어려우니라 하시고 준상과 갑칠을 불러 명하사대 오늘밤에 서로 체번하야 병인의 곁에 있어 병인을 자지 못하게 하면서 밤을 새이라. 명부사자와 나 사자와 비교하야 누가 강한가 보리라 하시니 준상 갑칠이 명을 쫓아 밤을 새우니 병인의 정신이 혼암하야 매우 위독하다가 날이 밝음에 점차 정신을 차리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제는 근심 말지어다 하시고 미즙으로써 환부에 바르시더니 그 뒤에 곳 쾌차하니라.
박순여가 좌각에 부종이 생겨 큰 기둥같이 되야 조금도 동작을 못하고 사경에 이르러 천사께 시료하심을 애걸하거늘 천사께서 자현에게 물어 가라사대 순여의 병을 다스려 살게 함이 옳으냐, 또는 그대로 두어 죽게 함이 옳으냐. 네 말 한마디에 잇느니라 하시니 자현이 이상히 생각하야 가로되 살려주심이 옳을까 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박순여는 불량한 사람이라. 너에게도 매우 무례하더라. 그러면 너와 함께 가서 시료하리라 하시고, 자현을 데리고 순여의 집에 가사 부은 다리를 주물러 내리시며 백탕 한 그릇을 마시게 하시더니 그 뒤에 곳 완쾌되니라. 원래 박순여는 상한으로서 연치가 자현보다 높다 하여 항상 자현에게 무례함으로 자현이 말은 아니하되 속으로 매우 불쾌하게 여겼더니 천사께서 이것을 알으시고 자현에게 물으심이더라.
천사께서 광찬다려 물어 가라사대 네가 나를 어떠한 사람으로 아느냐. 광찬이 가로되 촌양반으로 아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촌양반은 너를 어떠한 사람이라 할 것이냐. 광찬이 가로되 읍내 아전이라 할 것이외다. 천사 가라사대 촌양반이 읍리를 읍아전 놈이라 하고 읍리가 촌양반을 촌양반 놈이라 하나니 나와 네가 서로 화해되면 천하가 다 해원이 되리라 하시니라.
동곡 이재헌의 처가 병든지 수년에 형해만 남았음으로 재헌이 천사께 뵈고 시료하심을 간원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 병은 병인이 타인에게 욕설을 많이 하야 그 허물의 보응으로 그리된 것이니 날마다 회과자책하면 병이 절로 나으리라 하시니 재헌이 명하심을 받들어 그 처를 명하야 날마다 허물을 뉘우치게 하였더니 그 뒤로 과연 전쾌되니라.
오월에 천사께서 용암리 수침막(거 동곡 일리지)에 머무실 새, 정읍인 차경석이 비로소 천사께 뵈오니라. 원래 경석은 동학신도로서 일진회 전북 총대를 지낸 일이 잇는데, 이때에 전주 재무관과 쟁송할 일이 있어 정읍으로부터 전주로 가든 길에 용암리 주점에서 오반을 먹고 떠나려 할 지음 천사께서 김자현 등 수인으로 더불어 이 주점에 들어 술을 부르심에 경석이 천사의 의표와 언어동지를 살펴 비범하심을 알고 예로써 말씀을 청하는지라. 천사께서 흔연히 대하시니 경석이 물어 가로되 무슨 업을 행하시나이까. 천사께서 웃어 가라사대 의술을 행하노라 하시더라. 술을 마시다가 계탕 일기를 경석에게 권하시니 경석이 받은 뒤에 벌 한 마리가 빠져 죽거늘 경석이 수저를 멈추고 혹 상서롭지 못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벌은 규모 있는 벌레라 하시더라. 경석이 모든 일에 이상히 여겨 시험하야 보려고 그 쟁송할 서류를 천사께 뵈이며 그 곡직을 물어 가로되 남자 삼인이 모이면 관장의 공사를 한다 하오니 선생은 밝히 판단하야 주소서. 천사 가라사대 일의 곡직은 여하 하든지 원래 대인의 일이 아니라. 남아가 마땅히 활기를 가질지언정 어찌 살기를 띠리요. 경석이 더욱 그 위대하심에 경복하야 곳 서류를 불사르고 사사하기를 청 하며 머무신 곳을 물은 대 천사 가라사대 나는 동역객 서역객 천지무가객이로라. 경석이 생각하되 머무신 곳을 알지 못하는데 한번 떠났다가 다시 만나지 못할까 하야 짐짓 떠나지 않고 저물기를 기다려 천사의 돌아가시는 곳을 따라간 즉 곳 용암리 수침막이라. 그 식사와 범절이 너무 조솔하야 일시라도 견디기 어렵더라.
경석이 그곳에서 십일을 머무르면서 천사께 정읍으로 가시기를 간청하되 천사께서 듣지 아니하시고 혹 진노하시며 혹 능욕도 하시며 혹 구축도 하시다가 경석의 끝끝내 떠나지 아니함을 보시고 일러 가라사대, 네가 만일 나를 따르려거든 모든 일을 전폐하고 나의 하라는 일에만 진력하여야 할지니 너의 집에 가서 모든 일을 정리하고 육월 일일에 다시 오라. 그러면 함께 가리라 하시니라.
육월 일일에 차경석이 용암리에 와서 천사께 뵈옵고 정읍으로 가시기를 청 한대 천사께서 다시 불응 하시다가 삼일 후에 허락하야 가라사대 내가 목에 잠기는 깊은 물에 빠져서 허덕거리다가 겨우 헤엄하여 벗어나서 발목에 이르렀는데 이제 다시 깊은 물로 끌어들이려 하는 도다 하시더라. 천사께서 경석을 데리고 그곳을 떠나실 새, 원평 주점에 들어가사 모든 행인을 불러 술을 많이 권 하신 후에 가라사대 이 길은 남조선 배질이라, 짐을 많이 채워야 떠나리라 하시더라. 그곳을 떠나서 삼십리 되는 땅에 이르러 가라사대 대진은 일행 삼십리라 하시고 고부 송내리 최씨 재실에 거주하는 박공우에게 유숙하시며 경석다려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일은 비록 부모형제라도 다 모르는 일이라. 이제 너를 만남에 통정신이 나온다. 나는 서양 대법국 천계탑 천하대순이라. 내가 삼계대권으로 천지를 개조하야 선경을 열고 조화정부를 세워 써 사멸에 빈한 세계창생을 건지려 할 새, 너의 동방에 순회하다가 이 땅에 그친 것은 곳 참화중에 빠진 무명 소약의 민족을 먼저 도와서 만고에 싸인 원을 끌러주려 함이라. 나를 쫓는 자는 영원의 복을 얻어 불로불사하야 선경의 낙을 누릴 것이니라 하시더라. 익일에 정읍 대흥리에 가시니 박공우도 따르다. 경석의 집에 이르사 글을 써 사벽에 부치시며 가라사대 나의 머무는 곳은 천지가 다 알아야 하리라 하시니 문득 뇌성이 크게 발하는지라. 공우는 크게 놀라고 촌인은 뜻밖에 뇌성이 남을 이상히 여기니라. 이 뒤로 일진회원 박공우 안내성 문공신 황응종 신경수 박장근 등이 천사께 와 쫓더라.
천사께서 대흥리에서 수삭을 머무실 새 차경석이 [가물치]를 낚아 올리거늘 회를 처서 잡수신 뒤에 문 밖에 나와 거닐으시며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웃어 가라사대 그 생선의 기운이 빨리 발한다 하심으로 여러 사람이 우러러보니 구름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가물치의 모형을 이루어 동천으로 향하야 떠가더라.
육월 중복일에 천사께서 대흥리 부근 접지리 주점에 가서 경석 등 제자다려 일러 가라사대, 오늘에 만일 전광이 발하지 아니하면 반드시 충재가 있어 농작의 손해가 크리라 하시고 제자를 명하사 밖에 나가 살펴 보라 하시나 날이 저물도록 전광이 업는지라. 천사께서 하늘을 향하야 꾸짖어 가라사대 천지가 어찌 생민의 재해를 이같이 좋아하느뇨 하시며, 제자를 명하사 말은 집 한 낱을 가져온 뒤에 무명지에 맞추어 끊어서 화로에 꽂아 불사르시니 그 불이 다하자 문득 전광이 자방으로부터 먼저 발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자방 사람만 홀로 살고 타방 사람은 다 죽어야 옳으냐 하시고 다시 하늘을 향하야 꾸짖으시니 사방에서 번개가 번쩍이더라.
하로는 천사께서 경석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강령을 받아야 하리라 하시고 [원황정기 내합아신]의 글 구를 읽게 하신 후 문을 조금 열으시니 경석이 그 글을 읽다가 문득 방성대곡하는지라. 일각쯤 지내어 그치게 하시다. 하로는 천사께서 경석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의 선묘인 구월산 금반사치의 혈음을 옴겨와야 되리라 하시고 경석을 명하야 무도케 하시고 공우를 명하야 북을 치게 하시며 가라사대 이 혈음은 반드시 장풍을 바다야 발하리라 하시더니 문득 이도삼의 제 장풍이 들어오거늘 공우가 북채를 잠깐 멈추고 장풍 이 오느냐고 인사함에 천사께서 그만 그치게 하시니라.
이때에 김광찬은 동곡에 있어 차경석의 상종함을 염오하야 항상 불평을 토하야 가로되, 경석은 본래 동학도당으로 일진회에 참가하야 불의를 행함이 많을 터인데 이제 도문에 들어오게 하심은 선생의 공평치 못하심이라. 우리가 도행을 힘써 닦아온 것은 다 무용의 일이라 하고 날로 천사를 원망하거늘 형렬이 위로하야 가로되 나와 함께 천사께 가 뵈고 그 사유를 여쭈어 보자하고, 광찬으로 더불어 정읍에 가서 천사께 뵈온 후 두 사람이 다 그 사유를 품하지 못하고 오후에 돌아가려 할 때에 천사께서 광찬다려 말씀하시되 주인은 김형렬이 좋으니 동곡에 가서 있으라 하시고 다시 형렬을 불러 밀촉 하사대 광찬을 데리고 집에 돌아가서 잘 위무 하라 하시더라.
몇 달 동안 천사께서 경석으로 더불어 공사를 행 하실 새 금구 둔산리 최군숙의 집에 머무시다가 동곡에 들지 안으시고 태인으로 가신대 광찬이 더욱 불평하야 가로되 우리는 다 무용의 물이라 하고 크게 노하며 패담을 발하는지라. 형렬이 민망하여 태인 하마가에 가서 천사께 뵈옵고 광찬의 불평을 아뢴 후 가로되 어찌 그러한 성격을 가진 자를 문하에 잇게 하셨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용이 물을 구할 때에 비록 형극이 당도할지라도 피치 아니 하나니라. 형렬이 곳 돌아와서 광찬을 효유하야 가로되 고인이 절교에 불출악성이라 하였으니 금후로는 불평을 잘 풀어 버리라 하니라.
천사께서 일진회의 동함으로부터 관을 폐하시고 대삿갓을 쓰시더니 정읍에 가신 후로 의관을 갖추시다.
차경석은 일진회원으로서 삭발하였더니 천사를 모심으로부터 머리를 기르니라.
박공우는 일진회의 한 두목으로 있었던 바 천사를 사사한 뒤에 하로는 무슨 일로 인하야 비밀히 일진회 사무소에 들러 왔더니 천사께서 문득 공우다려 일러 가라사대 한 몸으로 두 맘을 품는 자는 그 몸이 찢겨지나니 잘 주의하라 하심으로 공우가 놀라서 다시 비밀한 일을 하지 못하고 일진회의 관계도 아주 끊으니라.
십월에 천사께서 경석을 명하사 돈 삼십량을 변비한 후 가라사대 이것은 너를 위하는 일이라 하시면서 무슨 법을 베푸시고 [금회개제월 담소지광란 소자구문도 불수일일한]이라는 고인의 시를 읽어 들리시니라.
경석을 데리고 순창 농암 박장근의 집에 가사 장근다려 물어 가라사대 군의 머슴을 불러 어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 보라. 장근이 머슴을 불러 물은 즉 머슴이 가로되 어젯밤 꿈에 한 노인이 농암으로부터 와서 나를 불음으로 내가 그 노인을 따라간 즉 그 노인이 농암을 들고 갑주 장검을 내어주면서 이것을 가져다가 주인을 차자 전하라 함으로 내가 그 물건을 갔다가 이 방 우에 놓았는데 차경석의 앉은 데가 그곳이라고 하더라.
천사께서 그곳에 머무사 공사를 행하실 새 김형렬을 불러 명하사대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겁기를 제거하리니 네가 김광찬 신원일로 더불어 백지를 일방촌식 오려 시자를 써서 사벽에 부치되 한 사람이 하로 사백자식 열흘에 쓰라. 그리고 그 동안 조석으로 청수 일분씩 질어 이십사기로 나누어 놓고 밤에 칠성경 삼칠편을 염송하라. 형렬이 명을 쫓아 행할 새 신원일이 질겨 아니함으로 천사께 고한대 천사께서 정읍 이도삼을 불러다가 행하라 하심에, 형렬이 도삼을 데려다가 십일간 명하신 대로 시행한 후 김갑칠을 보내어 일의 마침을 천사께 고한대 천사께서 양 일수를 사 주시면서 나의 돌아가기를 가다리라 명하시더라. 그 후 십일월에 천사께서 동곡에 이르사 명하야 양을 도하사 그 피를 지두에 묻혀 일만이천의 시자에 바르시니 양의 피가 다한 지라. 천사 가라사대 사기는 김제로 옴겨야 하리라 하시더니 마침 김제 수각 임상옥이 이르거늘 청수 담든 사기를 구탕에 씨서 주신지라. 그 후 상옥이 사기의 용처를 묻거늘 천사 가라사대 인부를 많이 회집하야 노작할 때에 쓰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농암에 게실 새 노제자 황응종 신경수가 와 뵈옵고 가로되 눈이 길에 가득 하야 행인이 크게 곤난하나이다. 천사께서 장근을 명하사 감주를 만들어 여러 사람과 함께 마이시니 문득 일기가 온화하야 반일이 못되어 눈이 녹아 곡류가 창일하고 도로가 평복하니라. 천사께서 농암에 머무사 공사를 마치시고 그곳을 떠나려 하실 새 차경석이 와 뵈옵고 가로되 도로가 이녕하야 촌보도 행하기 어렵나이다. 천사께서 양지에 [칙령치도신장 어재순창농암이어우정읍대흥리]란 문구를 써서 물에 담가 내어 쥐여 짠 뒤에 화로불에 사르니 문득 큰 비 오다가 그치고 남풍이 일어나더니 익일에 지면이 말라 굳음으로 천사께서 신말신혜로 경석을 데리고 정읍으로 돌아가실 새 태인 고현리 행단에 이르사 경석에게 고서를 외어 들려 가라사대 이 글을 잘 기억하라 하시니 그 글은 곳 아래와 같으니라.
부주장지법 무람영웅지심 상록유공 통지어중 여중동호미불성 여중동오미불경 치국안가득인야 망국패가실인야 함기지류 함원득기지
천사께서 정읍에 게실 새 경석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접주가 되라. 나는 접사가 되리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너는 이 후로 출입을 폐하고 집에 있으라. 이것은 자옥도수니라.
십일월에 천사께서 동곡에 이르사 금강산공사를 보신 뒤에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삭발하리니 너도 또한 나를 쫓아 삭발하라. 형렬이 속으로 즐겨 아니하나 강혀 응낙하니라. 또 갑칠을 불러 가라사대 내가 삭발하리니 명일 대원사에 가서 승금곡을 불러 오라 하심으로 형렬은 크게 근심하였더니 익일에 이르러 다시 그것에 대한 말씀을
아니하시더라.
천사께서 형렬에게 고서를 외어 들려 가라사대 이 글을 잘 기억하라 하시니 그 글은 곳
부용병지요 재숭례이중록 예숭칙의사지 녹중칙지사경사 고녹현불애재 상공불유시칙사졸병적국삭
천사께서 동곡 한공숙의 집에 게실 새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좌불이 되라. 나는 유불이 되리라. 너는 처소를 지켜 출입하지 말라. 형렬이 명하심을 붸으니라.
십이월에 천사께서 고부 와룡리 문공신 신경수 양가에 왕래하시며 머무시다. 이십일에 천사께서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집에 돌아가 의복을 빨아 지어 가지고 자현과 함께 오라. 형렬이 명을 쫓아 이십삼일에 자현과 함께 와룡리 신경수의 집에 와서 천사께 뵈오니라.
천사께서 신경수의 집에 게실 새 요의 역상일월성신경수인시를 말씀하시고 오주를 지으사 가라사대 이것은 천지의 진액이라 하시더라.
오 주
시천지가가장세일월일월만사지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복록성경신수명성경신지기금지원위대강
명덕관음팔음팔양지기금지원위대강
삼계해마대제신위원진천존관성제군
그리고 천사께서 또 좌기의 글을 써서 신경수가 벽상에 부치시다.
천지대팔문
일월대어명
금수대도술
인간대적선
시호시호귀신세계
그리고 천사께서 또 좌기의 글을 써서 문공신가 벽상에 부치시다.
천지지주장 음양지발각 인사각지 (미상) 만물지수창
정의 정의
정의
정의 정의
천사께서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자현과 함께 문공신의 집에 있어 옴기지 말라. 나는 신경수의 집에 있으리라. 만일 관리가 와서 나의 거처를 묻거든 은휘치 말고 실고하라. 모든 사람이 이상히 여기니라. 천사께서 모든 사람 다려 일러 가라사대 만일 관리를 두려워하거든 각자 해산하야 돌아가라 하시니 모든 사람이 더욱 이상히 여기니라. 이때는 천사께서 백의군왕 백의장상의 도수를 보시는 때라. 마침 면장 이장이 들어오거늘 천사께서 그 면장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천지공사를 행하야 천하를 광정하려 하노니 그대가 어찌 이러한 음모에 참여 하느뇨. 면장이 놀라 돌아가서 관부에 고발하니라. 십이월 이십오일 야반에 무장한 순검 수십명이 돌연히 문공신가를 포위하고 모든 사람을 결박한 뒤에 천사의 거처를 묻거늘 신경수의 집에 계심을 말하니, 순검들이 곳 달려가서 천사 이하 종자 이십여인을 포박하야 익일에 고부 경무청에 압송 하였는데 이것은 의병 혐의로 인함이러라.
이 일 나기 전일에 천사께서 김광찬을 정읍 경석의 집에 보내시고 박공우도 다른 곳으로 보내시니, 이것은 대개 광찬 원일의 성질을 짐작하심이오 공우는 여러 번 관재를 당 하였음으로 면케 하심이라.
이십육일에 고부 경무청에서 천사의 사제를 신문할 새 먼저 천사를 불러 물어 가로되 네가 의병이뇨. 천사 가사사대 나는 의병이 아니라 곳 천하를 도모하여는 사람이로라. 경무관이 놀라 가로되 이 무슨 말이뇨. 천사 가라사대 사람마다 도략이 부족함으로 천하를 도모치 못하나니 만일 웅재대략이 있으면 어찌 가만히 있으랴. 나는 실로 천하를 도모하야 창생을 건지려 하노라. 경관이 천사를 고타하야 옥중에 가두고 다른 사람은 묻지도 않고 모다 구수함에 여러 사람이 천사를 원망하더라. 이때 각지에 의병이 봉기하야 일병과 충돌하며 혹 의병을 가탁하야 타가겁사하는 비도도 도량함으로 의병혐의로 체포된 자이면 시부를 불문하고 흔히 총살을 당하야 실로 비포시기러라.
이 먼저 천사께서 이 화액에 쓰기 위하야 미리 약간의 금전을 준비하신 후 갑칠을 명하야 경석에게 전하라 하셨더니, 그 화란 중에서 용인이 그 돈을 절취하야 도망하는 것을 갑칠이 쫓아 빼앗아 경석에게 전하니 경석이 고부에 가서 의금 식사 등 제공에 진력하니라. 간수 중 형렬 자현과 친한 사람이 있어 형렬 자현을 다른 종용한 옥실로 옴기거늘 형렬이 간수에게 청하야 천사께서 다른 옥방에 옴기신 후 형렬 자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삼인회석에 관장의 공사를 처결하나니 우리 삼인이면 무슨 일이든지 결정하리라 하시고 또 자현다려 가만히 일러 가라사대 비록 몇 십만인이 이러한 화액을 당하였을지라도 일호의 상해가 없이 다 끌리게 할지니 조금도 염려 말라 하시더라.
제석에 전뢰이 크게 발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것은 서양에서 신이 넘어 옴이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옥중에서 과세하시다.
무신 원조에 경관이 죄수들에게 주식 일상식 분급하거늘 모든 사람이 더욱 천사를 원망하야 가로되 주식을 분급함은 죽이랴 함이니 우리는 증산을 따르다가 죽게된다 하더라. 이날에 눈이 크게 내리고 혹냉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것은 대공사를 처결함에 인함이라 하더라.
경관이 여러 사람을 취조하야도 아무 증거가 없음으로 천사를 광인으로 돌리더라. 정월 십일에 옥문을 열고 여러 사람을 석방한 후 오직 천사만 남겨두다. 이때에 경석은 고부에 있어 천사의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형렬은 경석의 집에 가 머물러 천사의 나오시기를 기다리고 그 남은 사람은 각자 귀가하니라. 정월 회(경칩)일에 천사께서 출옥하사 경석을 데리고 객망리 본댁으로 돌아가시다.
형렬은 천사의 출옥하심을 듣고 동곡으로 돌아가고 김광찬은 대흥리에 있어 그 양모상에도 분상치 아니하거늘 천사께서 자조 귀가하기를 권하시되 듣지 않고 삼년을 지내니라.
고부 옥에 구수 되었을 때에 문공신 박장근 이화춘 삼인이 심히 천사를 원망하야 불경한 패설을 하더니, 삼월에 이르러 이화춘은 의병에게 포살되고 박장근은 의병에게 통타되야 절골이 된지라. 천사께서 들으시고 문공신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도 또 맘을 고치라. 그러치 아니하면 천노가 있으리라 하신 후 또 가라사대 이화춘은 귀신으로나 위안케 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체수되었든 이십여인 중 김형렬 김자현 이인 외에는 다 흩어져서 다시 천사를 따르지 아니하더라.
이월 이일에 천사께서 본댁으로부터 태인 신경원의 집에 가 머무시니 신경원 최창조 김경학 최내경 등이 천사를 모시니라(천사께서 자조 태인에 머무심은 도창현이 있음을 취하심이러라).
천사께서 백암리 김경학 최창조 양가로 왕래하야 머무실 새 김광찬의 성복을 최창조가에서 거행케 하시다. 이때 천사께서 최창조를 명하사 저일수를 재하야 계란으로 전야를 부쳐 대그릇에 담아서 정결한 곳에 두고 또 내 의복 한 벌을 지어 두라. 장차 쓸데가 잇노라. 창조가 명을 쫓아 저육 전야와 의복을 만들어 두니라.
삼월에 천사께서 동곡에 머무실 새 최창조가 사람을 보내어 품고하되 저육 전야가 다 부패하였으니 어찌 하오리까. 천사 가라사대 좀 기다리라 하시더니 그 후 형렬을 명하야 가라사대 네가 태인 가서 최내경 신경원을 데리고 최창조의 집에 가서, 오늘 저녁 인적이 없을 때를 기다려 그 집 정문 밖에 한 사람 엎드릴만한 소갱을 파고 내 의복을 세 사람이 한 가지씩 나누어 입고 그 갱전에 청수 일기, 화로 일좌를 놓고 적은 도기에 호주를 넣고 문어, 전복, 두부를 각각 그릇에 담아 그 앞에 놓은 후, 한 사람은 저육 전야 한 점식 들어 청수와 화로 우으로 넘기고 한 사람은 연해 그것을 받고 한 사람은 다시 받아 갱중에 넣은 후 흙으로 덮으라. 이같이 하고 빨리 돌아 오라 하시는지라. 형렬이 봉명하고 태인 가서 내경 경원을 데리고 창조가에 가서 명하신 대로 일일히 시행한 후 빨리 돌아올 새 검은 구름이 일어나더니 집에 이르자 문득 폭우가 쏘다지며 뇌전이 대작하거늘, 천사께서 형렬다려 물어 가라사대 이때쯤 일을 행할 때가 되겠느냐. 형렬이 가로되 일 행할 때가 꼭 맞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이것은 매화니라 하시더라.
사월에 천사께서 동곡에 계시사 백남신으로부터 돈 천양을 가져오사 약국을 벌이시다. 이때에 약장과 궤와 모든 기구를 비치하시기 위하야 목공 일인을 불러 그 장광척촌과 제조방법을 일일히 가르치며 기한을 정하야 필역하라 하시고 약방은 갑칠의 형 준상의 집에 설치하시다. 목공이 기한 내에 공사를 미필하거늘 천사께서 목공으로 하여금 재목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앞에 꿇어앉힌 후 크게 꾸짖으시면서 한 봉서를 목공에게 주어 꿇어앉아 받아 불사르게 하시니 문득 백일에 번개가 번득이는지라. 목공이 전율하야 땀을 흘리더라. 천사께서 목공을 명하야 속히 필역하라 하시니 목공이 수전증이 나서 한 달이 넘은 뒤에 비로소 완공하야 약방에 설치하고, 그 약방 물목을 기록하야 갑칠 광찬으로 하여금 금산사 대장전에 가서 불사르게 하시다. 약장을 지은 뒤에 천사께서 박공우다려 일러 가라사대 당재약은 평양이 좋으니 네가 평양 가서 당재약을 구하야 오라 하시더니, 그 뒤로 다시 그에 대한 말씀이 없으시더라. 약방을 설치하신 후 [원형이정 봉천지도술약국 재전주동곡생사판단]이란 문구를 써서 소화하시다.
약장은 약 넣는 간이 우으로 종삼횡오 합십오며 가운데에 큰 간이 둘이요 아래에 큰 간이 하나인대, 그 웃 십오간 중 가운데 간에 [단주수명]이라 쓰시고 그 속에 목단피를 넣고 그 아래에 [열풍뢰우불미]라고 횡서하시고 또 칠성경을 양지에 종서하시고 그 말단에 [우보상최등양명]이라 횡서하야 약장 우로부터 뒤로 밑판 까지 연하야 내려 붙였으며, 양력육월이십일 음력육월이십일이라 쓰시다. 궤 안에는 [팔문둔갑]이라 쓰시고 그 글자를 눌러서 [설문] 이자를 낙인하신 후 그 글자 주위에는 이십사점을 홍색으로 찍으시다. 약방에는 통감 서전 각 일질을 비치 하시니라.
천사께서 전주에 가사 김병욱을 명하야 삼백양전으로써 약재를 매입하셨는데 마침 비가 오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 비는 약탕수라 하시더라.
사월에 천사 가라사대 내가 청국공사를 행할 터인데 길이 멀어 왕래하기 어려우니 다만 그 음동을 취하야 청주 만동묘에 가서 행하려 하나, 이도 또한 불편함으로 청도원에 가서 청국를 가름하야 공사를 행하리라 하시고 청도원 찬명의 집에 가사 천지대신문을 열으시고 공사를 행하시니 김송환이 시종하니라.
그 후에 천사께서 날마다 글을 써서 크게 권축을 이루시고 형렬 광찬 갑칠 윤근 경학 원일 등을 명하야 가로되, 너희들이 창문을 긴봉하고 방중에 들어가서 이 글축을 화로에 넣어 불사르되 연기가 방중에 충만케 하야 다 소화한 뒤에 문을 열지니라. 일을 하려면 수화중에라도 들어가야 하느니라 하시니, 모든 사람이 명대로 시행할 새 연기로 호흡을 통하기 어려움으로 윤근 원일은 문외로 나가고 그 다음 사람들은 종이 다 타기를 기다려 문을 열으니라.
사월에 천사께서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이제 화둔을 쓰리니 너의 집에 불을 주의케 하라. 만일 네 집에 화재가 나면 일촌이 전소되고 그 화재신의 세력이 커져서 세계인민에게 대화를 끼치게 될지니라. 형렬이 놀라서 가인을 단속하야 종일토록 양황과 화로를 주의하니라.
사월에 천사께서 정괴산 주점에 가사 술을 마이실 새 일찍 고부화란에 지면이 된 정순검이 이르거늘 천사께서 술을 사서 대접하였더니 떠날 때에 천사에게 돈 십원을 청구하다가 조끼 속에 손을 넣어 돈 십원을 훔쳐 가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어찌 이렇게 무례하뇨 하시더라. 정순검이 전주에 가서 다시 서신으로써 돈 사십원을 청구함으로 천사께서 형렬로 하여금 돈 십원을 구하야 보내시면서 가라사대 매우 불량한 사람이라 하시더니, 며칠이 지난 뒤에 정순검이 고부로 돌아가다가 정읍 한 다리에서 군도에게 피살하니라. 천사께서 듣고 가라사대 순검은 도적을 징치하는 직책이 잇거늘 도리어 도적질을 하니 도적에게 죽음이 당연한 일이라. 이것이 다 신명의 하는 바이니라.
천사 가라사대 일본 사람이 조선에 잇는 만고역신을 거느려 써 역사를 하나니라. 이조 개국 이래 벼슬한 자가 다 정씨를 생각 하였나니 이는 곳 이심이라. 남의 신자로서 이심을 두면 곳 역신이니, 그럼으로 모든 역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들도 역신이러니 어찌 모든 극악을 이를 때에 역적의 칭호를 붙여서 역신을 학대하느뇨 한지라, 이로 인하야 저들이 일본 사람을 보면 죄지은 자와 같이 전율 하나니라.
하에 문공신이 동곡에 와서 천사께 뵈거늘 천사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만일 허물을 뉘우쳐 전습을 고치지 아니하면 장차 어떠한 난경을 당할지 모르리라 하시고, 자현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공신의 집에 가서 여러 날 숙식 하였으니 공신을 네 집에 다려다가 잘 대접하라. 이 뒤로는 대접하랴 하야도 만날 기회가 없으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뒤로는 서로 만나지 못하니라.
김형렬이 출타 하였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야소교 신자 강중구가 이취하야 크게 능욕 하는지라. 형렬이 무수한 곤고를 겪고 천사께 그 사유를 아뢰니 천사 가라사대 회가 우로 오르다가 다시 아래로 내릴 때에 사람에게 패를 당하는 일이 잇느니라. 청수 한 그릇을 떠 놓고 스스로 허물을 살펴 뉘우치라. 형렬이 명에 의하야 시행 하였더니 그 뒤에 강중구가 병에 걸리어 사경에 이르렀다가 다시 회생 한지라. 형렬이 듣고 천사께 아뢴대 천사 가라사대 이 뒤로 그러한 일이 잇거든 반드시 스스로 네 몸을 살피라. 그러면 그 독기가 근본으로 도라 가나니라.
사월에 대한하야 모맥이 고사함으로 농민이 대소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제 만일 맥흉이 들면 아사하는 자가 많을지니 내가 어찌 그 참상을 보리요 하시고 전주 용머리 주점에 가사 김낙범을 명하야 거친 맥반 일기와 토장 일기를 지어오신 후 가라사대 궁민의 음식이 이러하리라 하시고 그 보리밥과 토장국을 다 잡수시니 문득 흑운이 일어나며 비가 내려와서 고사하든 보리가 다시 발연히 생기를 얻어 풍작이 되니라.
오월에 천사께서 전주에 머무실 새 김갑칠이 와 뵈니 천사 가라사대 너의 지방에 농형이 어떠하뇨. 갑칠이 가로되 한재가 심하야 아직까지 이앙을 하지 못하여 민심이 크게 소연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가 비를 빌러 왔도다. 우사를 네게 부쳐 보내리니 곳 돌아가라. 중도에 비가 올지라도 회피치 말지어다 하시니, 갑칠이 발병이 있어 가기를 즐겨 아니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사람을 구제함에 어찌 일각을 지체하랴 하시며 가기를 독촉하시니, 갑칠이 명을 받들어 돌아갈 새 원평에 이름에 비오기 시작하야 경각에 하천이 창일하야 교량이 떠서 능히 건너지 못하였는데 수일간에 이앙을 종료하니라.
박공우의 처가 급수 하다가 엎드러져서 허리와 다리를 상하야 기동치 못하고 누어 앓거늘, 공우가 매우 근심하야 멀리 천사를 향하야 그 처를 도와주시기를 지성으로 심고하였더니 그 처가 곳 나아서 일어 나니라. 그 후 공우가 천사께 뵈온대 천사께서 웃어 가라사대 네가 내환으로 얼마나 염려 하였느뇨 하시더라.
천사께서 정남기의 집에 가시니 남기의 제가 그 부친에게 무슨 일로 꾸중을 당하고 불손하게 대답한 후 밖에 나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올 제, 문득 문 앞에 우뚝 서서 능히 동작을 못하고 땀을 흘리며 연하야 소리지름에 가인이 경황망조하더라. 천사께서 일각을 지낸 후 돌아보아 가라사대 어찌 그리 곤욕을 보느뇨 하시니 그 사람이 비로소 굴신을 하며 정신을 수습한지라. 모든 사람이 그 연유를 무르니 그 사람이 가로되 밖으로서 들어오랴 할 때에 문득 정신이 황홀하며 숨이 막혀 호흡을 임의로 통치 못하였다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때에 네 가슴이 답답하여 견디기 어려웠으리라. 대답하야 가로되 그러하더이다. 천사께서 크게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부친에게 불경한 말을 하였으니 너의 부친의 가슴은 어떠하였으랴. 네가 죄를 깨달아 다시 그리 말지어다 하시니라.
천사께서 동곡에 게실 때 경석 제 윤경이 와 뵈거늘 천사 가라사대 천지에서 현무가 쌀을 불으니 네 형(경석)의 기운을 써야할지라. 네 형다려 구, 설, 인후를 동치 말고 동학의 시천주를 암송하되 기거동작에 잠시도 쉬지 말고 하라 하시더라.
정읍 고부인이 안병으로 고통하고 차경석의 장남 희남이 와병함으로 차윤경이 민망하여 천사께 뵈옵고 그 사유를 품하려고 동곡으로 가니, 김자선 김광찬 등 십여인이 동리 앞에서 기다리다가 윤경의 옴을 보고 물어 가로되 무슨 일로 오나뇨. 윤경이 오는 사유를 말하니 모든 사람이 가라대 오늘 아침에 선생님이 이르사대 오늘은 대흥리로부터 차윤경이 오리라 하심으로 이같이 나와 기다리노라 하더라. 윤경이 김자선의 집에 가서 천사께 뵈옵고 고부인과 희남의 병세를 품하니 천사 가라사대 명일에 태인 살포청에 가셔 나를 만나라 하심으로 윤경이 곳 돌아갔다가, 익일에 살포청으로 가니 천사께서 아직 오시지 아니하였음으로 곳 태인 소투원 주점에 가니 점주가 말하되 선생께서 태인 새올 최창조의 집으로 가시면서 차윤경이 와 묻거든 새올로 오게 하라 하셨다 하거늘, 윤경이 새올로 갈새 일본병 수백명이 도중에 있어 주소와 출행의 이유를 묻거늘 윤경이 주소와 가환으로 의사 마지라 간다는 사유를 말하니 그 병졸이 다 떠나더라. 윤경이 새올에 가서 천사께 뵈오니 천사 가라사대 오늘은 병세가 어떠하뇨. 윤경이 가로되 집에서 일찍 떠났음으로 자세히 모르나이다. 천사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무엇 하러 왔느뇨. 윤경이 사과하니라. 이날 밤에 천사께서 윤경을 명하사 자지 말고 밤이 맛도록 밖에 있어 돌라 하시니 윤경이 명을 쫓아 자지 않고 밖으로 돌새 닭의 소리가 난 뒤에 천사께서 물어 가라사대 네가 졸리지 않느냐. 윤경이 가로되 졸리지 아니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나와 함께 백암리로 가자 하시고 떠나시니 김자선도 따르니라. 백암리 김경학의 집에 이르사 조반을 잡수시고 다시 떠나 정읍으로 향하야 가실 새 혹 앞서시기도 하시며 혹 뒤서시기도 하사 사오보를 걸으신 뒤에 가라사대 이 길에는 일본 사람을 보는 것이 불가하다 하시더라. 정읍 노송정에 이르사 가라사대 이곳에서 좀 지체하야 감이 가하다 하시고 휴식하야 반시진을 지내신 후에 떠나서 그 모퉁이 큰 못가에 이르니 일본기병이 많이 오다가 그곳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전향한 형적이 잇더라. 천사께서 그 자취를 보시고 가라사대 대인의 앞길에 저들이 어찌 살래하리요 하시더라. 윤경이 행인에게 물으니 과연 수십명 의 일본기병이 그곳에 달려오다가 타처로 전향하야 갔다 하더라. 그곳에서 대흥리를 가려면 양조로로 분기되야 하나는 정읍통로로서 일본인의 상점이 노방에 많이 잇고 하나는 협로라. 윤경이 어느 길로 향할 것을 묻자온대 천사 가라사대 대인이 어찌 협로로 행하리요 하시고 대로로 행하시나 좌우에 즐비한 일본인 상점에는 일본인이 한사람도 밖에 나서지 아니하더라. 대흥리에 이르사 고부인과 희남의 병은 다 손으로 어루만져 낫게 하시니라.
하로는 천사께서 차경석을 명하야 흑색 주의 한 벌을 가져오사 내의는 다 벗고 주의만 입으신 후에 장건으로 허리를 매시고 여러 사람에게 물어 가라사대 이러하면 일본인 같으냐. 여러 사람이 대하야 가로되 일본인과 같으시나이다. 천사께서 다시 벗으신 뒤에 가라사대 내가 어려서 촌숙에 다닐 때에 이웃 아이와 먹희롱 하다가 그 아해가 나에게 지고 울면서 돌아가서는 다시 이 촌숙에 오지 않고 다른 촌숙에 가서 글을 읽다가 그 후 병들어 죽었는데, 그 신명이 함원 하였다가 이제 나에게 해원을 구함으로 어찌하여야 합의하겠느냐 물은 즉 그 신명이 나의 화복을 염오하는 줄 알고 화복을 입으라 함으로 내가 이제 그 신명을 위로한 것이라 하시더라.
박공우는 대석을 들다가 허리를 상하야 심히 고민하면서 천사께 품치 아니하고 하로는 천사를 모시고 길을 갈 새 천사께서 문득 노하야 가라사대 너의 허리를 버이리라 하시는지라. 공우가 경이하더니 그 뒤로 곳 요통이 나으니라. 박공우가 술을 과음하야 항상 주실이 잇더니 하로는 천사께서 공우를 불러 가라사대 내가 너와 술을 비교하리라 하시고 술을 많이 권하시다가 문득 가라사대 너는 한잔 술밖에 못된다 하시고 그치시더니 그 뒤로는 공우가 한잔 마서도 곳 취하야 더 마시지 못하니라.
박공우의 성질이 표한하야 남과 다투기를 좋아하더니 하로는 천사께서 공우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표단이 있으니 인단으로 가름하리라 하시더니 그 뒤로는 성질이 온순하야 사람에게 지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아니하더라.
천도교주 손병희가 교도의 신앙을 집중하기 위하야 호남 전도에 순회할 차로 전주에 와 머무는지라. 천사께서 공우를 명하야 가라사대 네가 전주에 가서 손병희를 돌려보내고 오라. 사설로 교도를 무혹하야 이제 피폐가 극도에 달하였으니 그의 순회가 크게 불가하다 하심으로, 공우가 유유청명 하였더니 익일에 다시 명하시지 아니함으로 공우가 이상히 여겼는데 그 후 수일을 지나 손병희가 예정한 순회를 중지하고 곳 경성으로 돌아가니라.
차경석의 소실이 지두가 바늘에 찔린 것이 기인이 되야 점점 팔이 절이다가 마침내 반신불수가 된지라. 천사께서 육십간지를 쓰사 상한 지두로 한 간지씩 읽어 내림을 따라 힘써 집게 하신 뒤에 다시 명하사 술잔을 들고 건일게 하시니 이로부터 혈기가 곳 유통하야 쾌차하니라.
대흥리 주점주 장성원의 유아가 병들어 낫이면 낫고 밤이면 신열 해수로 잠들지 못하고 고민한지 수삭이 된지라. 성원이 아해를 안고 천사께 와서 시료하심을 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이것은 비별이니 낫이면 나와 놀고 밤이면 돌아와 자나니 불가불 다른 곳으로 옴겨야 나을지라. 그런데 산으로 옴기랴 하나 금수도 또한 생명이오 바다로 옴기랴 하나 어별도 또한 생명이니 전선으로 옴겨야 하리라. 전선 수척을 구하야 병아의 두상에 놓았다가 전주 밑에 버리라 하시니 성원이 명하신 대로 시행하였더니 곳 쾌차하더라.
천사께서 하룻밤은 여러 제자를 명하야 방중으로 돌아다니면서 동학주문을 염송케 하신 후 점등하고 보니 손모가 엎더저 죽었는지라. 천사께서 그 몸을 흔들며 불러 가라사대 나를 부르라 하시니 그 사람이 겨우 정신을 돌려 천사를 부름에 곳 기운이 회복된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는 허물을 지은 자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이 뒤에 괴병이 전세계에 유행하야 자든 사람은 누운 자리에서 일지 못하고 죽고, 앉은 자는 그 자리를 옴기지 못하고 죽고, 행인은 노상에 엎더저 죽을 때가 있을지라. 그러한 위급한 때를 당할지라도 나를 불으면 다 살아나리라 하시더라.
오월에 천사께서 태인 백암리로 가실 새 김경학의 형가에 기화하야 바람으로 그 기염이 위험한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 불을 끄지 아니하면 전촌이 소멸하리라 하시고 곳 크게 바람을 일으켜 화멸 하시는지라. 경학이 가로되 풍으로써 불을 멸케 하는 법도 잇다 하더라.
김경학의 팔세된 아들이 병들어 다일불기하거늘 천사께서 병실에 들어가 보시고 꾸짖어 가라사대 부친이 와도 일지 아니하니 그런 법이 어데 잇느냐 빨리 일어나라 하시니 그 아해가 두려워하야 일어나니 곳 병이 나은지라. 경학이 부친이라는 말씀을 괴이히 여겨 생각하니 일찍 금산사 미륵불에게 이 아해를 팔은 일이 있음으로 선생은 곳 미륵불의 화신인 까닭이더라. 그 후 김경학이 병들어 매우 위독한지라. 천사께서 경학을 명하사 사물탕을 끓여 땅에 붓고 월색을 앙견케 하시더니 반시진만에 병이 쾌차하니라.
천사께서 공사를 행하실 새 양지에 글을 많이 스시고 제자들로 하여금 수의로 그 양지를 재절케 하신 후 차제로 한쪽씩 불사르시니 그 지편이 합 삼백팔십삼매라. 천사께서 그 수효가 부족함을 괴이히 여겨 찾으시니 한 쪽이 욕자 밑에 끼여 잇더라.
김영서 정남기 두 사람이 천사께 뵈온 후 두 사람이 사어하되, 남기는 일본어를 배우지 못함이 후회라하고 영서는 배우 못된 것을 후회하더니, 문득 남기는 유창하게 일본어를 하고 영서는 상인으로서 상건을 흔들면서 일어나서 가무하면서 상복 소매로 북치는 모양을 내며 땀을 흘리는지라. 천사께서 보시고 웃어 가라사대 남기의 말은 일본인과 틀림이 업고 영서의 재주는 배우 중 독보가 되리라 하시니, 두 사람이 비로소 정신을 차려 부끄러워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대인을 학하는 자는 엇된 말을 함이 불가하니라.
하로는 천사께서 공사를 행하실 새 양지에 글을 쓰시며 김보경을 명하야 가라사대 동방에 별이 나타났는가 보아라. 보경이 밖에 나가 살핀 후 들어와 고하되 흑운이 폐천하야 별이 뵈지 아니하나이다. 천사께서 문을 열고 동천을 향하야 한번 허기하시니 운산성현 하더라.
태인 백암리 김명칠이 산중 경사지를 개간하야 연초를 심은 후 시비배양하더니 하로는 뇌우가 대작하는지라. 경사된 산전에 시비배양한 후 폭우가 오면 작물, 비료 급 경지까지 사태가 나는 것이 상례이므로 명칠이 가슴을 두드리며 울어 가로대 내 농사는 연초 뿐인데 이 뇌우로 버리게 되면 어찌 살랴 하거늘, 천사께서 보시고 긍측히 여겨 가라사대 내가 재앙을 면케 하리니 근심하지 말라 하시더니, 비 개인 뒤에 명칠이 산전에 가서 살피니 조금도 상해됨이 업고 타인의 전토는 전부 사태되야 이 해의 연초는 흉작이 되니라.
천사께서 태인 김경현의 집에 여러 날 머무시니 읍중 무뢰배가 상위하되 강모가 요술로 기인한다 하고, 천사의 다른 곳으로 떠나시는 기회를 엿보아 노방에 매복하였다가 천사를 습격하려고 음모 하거늘 천사께서 미리 아시고 다른 협로로 쫓아 떠나시니라.
김보경이 웅포에 소실을 두고 본가를 돌보지 아니하더니 천사께서 글을 써주어 가라사대 너의 소실과 상대하야 소화하라 하시니, 보경이 명하신 대로 시행함에 그 뒤에 임질을 만나 부득이 본가로 돌아가서 월여를 머물었더니 그 소실이 다른 곳으로 간지라. 천사께서 보경을 경계하야 가라사대 본처를 저버리지 말라 하시고 임질을 낫게 하시니라.
천사께서 용두리 주점에서 김덕찬 김준찬 등 수인으로 더불어 공사를 행하신 후 마침 잡기군이 돈 팔십양을 갖고 저희끼리 윷판을 벌이니 이것은 천사의 일행중에 돈이 있음을 알고 노름으로 먹어보랴 함이라. 천사께서 제자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사람들이 우리 일행중 돈이 있음을 알고 잡기로 빼앗으려 함이니 이도 해원하리라 하시고, 돈 오십양을 놓고 윷을 치실 새 말씀대로 윷이 저서 순식간에 팔십양을 앗으신 후 품삯으로 오전을 남기시고 칠십구양 오전을 도로 주어 가라사대 이것이 다 방탕자의 일이니 속히 다 집에 돌아가 직업을 구하야 안도하라 하시니 그 사람들이 경복하고 돌아가니라. 제자들이 말씀대로 윷이 되는 법을 물으니 천사 가라사대 던지는 법을 일정하게 하야 변함이 없으면 그리 되나니 이도 또 일심이라 하시더라.
전주 김낙범의 아들 영조가 안질로서 핏발이 눈을 덮어 보지 못하거늘 천사께서 일분간 그 눈을 보시더니 안질이 곳 나았는데 천사께서 그 병을 옴겨 앓으시다가 한참만에 나으시니라. 김낙범이 천포창이 나서 크게 고민하더니 천사께서 용두리 주점에 계실 새 낙범이 지성으로 천사를 봉시하더라. 하로는 천사께서 진노하사 낙범을 꾸짖어 가라사대 네 어찌 그렇게 태만하뇨 하시는지라. 낙범이 이상히 여겨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이러나 떠나려 함에 천사께서 더욱 준책하야 가라사대 네가 어룬 꾸짖는데 어디로 가랴 하나냐 하시니 낙범이 다시 앉아 부수청명 하면서 땀을 흘리더라. 이때에 김덕찬 김준찬이 시측하니라. 낙범이 의외의 견책을 당하고 집에 가서 허물을 생각하되 마침내 깨닫지 못하여 송구히 지내더니 그 뒤로 천포창이 점점 나아 얼마 못되어 쾌차함으로 비로소 진노견책 하심이 곳 약임을 깨달으니라.
하로는 천사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익산 이리를 지내실 새 강진에 이르러 사공은 업고 배만 잇는지라. 천사께서 친히 노를 저어 건너신 후 하늘을 앙관 하시고 웃어 가라사대 나는 무슨 일이든지 행하기 어렵도다 하심으로 제자들이 또한 앙관하니 서운이 노를 저어 가는 형상을 이루어 서서히 흔들면서 떠가더라.
육월에 김병욱이 천사께 위인하야 품하되 작년에 도적이 백남신의 친묘를 파고 그 두골을 가져 갔나이다 하거늘, 천사께서 들으시고 삼일간 명촉달야하야 상가와 같이 지내신 후 남신에게 전신하야 가라사대 그 두골을 차지려 말고 유벽한 곳에 거처하야 외인의 교통을 끊으라. 처서절에는 그 도적이 스스로 두골을 가져오리라 하신 대, 남신이 명을 쫓아 백운정에 유거 하더니 칠월에 이르러 그의 친산 묘하 촌장이 촌회를 소집하고 상의하야 가로되, 우리가 그 묘하에 살면서 굴총에 대하야 범연 간과할 수 없으니 우리 촌인이 일제 출동하야 그 산 국내를 수사 할지라. 만일 두골을 찾는 자에게는 묘주에게 말하야 후상하리라 하고 촌인이 총동하야 각방으로 수사할 새, 이때에 도굴한 자가 생각하되 이 기회에 그 두골을 가져가면 도명도 면하고 후상을 얻으리라 하야 드디어 그 두골을 가지고 촌장에게 고하야 가로되, 내가 산전을 파다가 이 두골을 얻었다 하는지라. 촌장이 그 사람을 데리고 백운정에 가니 이날이 곳 처서절이더라.
이날에 천사께서 용두주점에 게실 새 김병욱이 와서 두골 차진 사실을 고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도적은 어떻게 조처하려 하느뇨. 병욱이 가로되 경무청에 보내었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 사람을 선유하야 돌려보낼 일인데 어찌 그리 하였느뇨. 청포의복 한 벌을 지어오라. 징역에나 처케 하리라. 병욱이 명하심을 쫓아 남신에게 말 하야 청의 일건을 지어서 천사께 올린대 천사께서 그 옷을 불사르시더니 그 사람은 처역하니라. 제자들이 처서일에 찾게 됨을 묻자온대 천사 가라사대 매양 사사라도 천지공사의 도수에 그 도수에 이르러 공사가 다 끌린다 하시더라.
천사께서 용두주점에 게실 새 광찬을 명하야 한방의서 방약합편를 사온 후 광찬다려 일러 가라사대 네가 병욱의 집에 가서 주묵으로써 이 책중 약명에 비점하야 오라. 광찬이 명대로 의행한대 천사께서 열람하신 후 그 책을 불사르시니라.
김덕찬이 천사를 대함이 항상 거만하나 천사께서는 덕찬을 우우 하시더니, 하로는 척인중에서 공사를 행하실 새 크게 뇌전을 발하시니 덕찬이 두려워하야 피석하거늘 천사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네가 죄 업거니 어찌 두려워하느뇨. 덕찬이 더욱 황겁하야 전율 한류하면서 소조를 모르더니 그 후로 천사를 천신같이 경외하더라.
백남신의 족인 백용안이 도매주점을 경영하야 관부로부터 면허증을 얻고 전주부중에 잇는 수백 소매주가를 폐지케 하는지라. 이때에 천사께서 용두치 김주보 주점에 게실 새 주보의 처가 고흉통곡하야 가로되 다른 벌이 업고 주점으로 여러 식구가 살아왔는데, 이제 이 업을 폐지하면 우리 식구가 어찌 살아가리요 하거늘 천사께서 들으시고 불상이 여기사 제자다려 일러 가라사대, 어찌 남장군만 있으랴 여장군도 있으리라 하시고 종이에 여장군이라 써 불사르시니 그 주모가 홀연 기력이 나서, 밖에 나가 호령하야 경각에 부내 수백의 주부를 솔하고 백모의 집을 습격하야 형세가 위급함으로, 백모가 대경하야 그 군중에 사과하고 경영을 중지하니라.
김도일이 천사께 심히 거만하더니 복통으로 인하야 여러 달 고통하거늘 천사께서 들으시고 도일을 가보사 손으로 그 흉부부터 제까지 내리 만지시고 돌아오시더니, 그로부터 제상복에는 통증이 없어졌으나 제의 하복은 의연 동통하는지라. 도일이 사람을 보내야 천사께 다시 만져 주시기를 청하거늘 천사께서 도일을 오게 하사, 방중에 안와케 하신 후 문외에 나가 거닐으시다가 문득 들어오시며 도일을 크게 꾸짖어 가라사대 무례한 놈아. 감혀 장자의 앞에 누웠도다 하시고 제자로 하여금 구축 하시니, 도일이 크게 분노 하더니 그 병이 곳 쾌차한지라. 도일이 비로소 꾸지람이 약임을 깨달으니라. 제자들이 천사께 꾸지람으로 치료하시는 이유를 묻자온대 천사 가라사대 그 병증은 곳 회충이라. 내가 한번 만짐에 회충이 제하에 내려가 감히 대두치 못하는데, 만일 다시 만지면 녹아 죽을 뿐아니라 사람의 생명까지 위태케 될지라. 그럼으로 병인을 분노케 하여금 기운을 타서 회충으로 하여금 본처에 귀안케 한 것이니 이것이 곳 의술이니라.
육월에 태인 신경원이 급히 사람을 보내어 천사께 품하되 태인읍 경관의 조사가 심하야 날마다 내 집에 와서 선생의 주처를 사문 하나이다 하거늘, 천사께서 그 사람 다려 일러 가라사대 급한 일로 오면서 중도에서 지체하다가 늦게 됨은 무슨 일이뇨. 그 사람이 대답하되 중도에서 당화주역으로 운명을 비판하는 자가 있음으로 잠깐 지체되었사오니 용서하소서 하더라. 천사께서 곳 글을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경원에게 주어본 후 곳 불사르게 하라 하시니 그 글은 좌기와 같으니라.
천용우로지박칙필유만방지원 지용수토지박칙필유만물지원 인용덕화지박칙필유만사지원 천용지용인용통재어심 심야자귀신지추기야 문호야 도로야 개폐추기 출입문호 왕래도로 신혹유선혹유악(일설 무 혹유 이하육자) 선자사지 악자개지 오심지추기문호도로 대어천지
신경원이 이 글을 봉독한 후 곳 불살랐더니 그 후로는 경관의 조사가 그치더라.
육월에 김병욱의 차인 김윤근이 천사께 뵈옵고 품하야 가로되 근일 날이 심히 가물어 곡물이 다 고사하게 되었으니 만일 흉년이 들면 농사만 전업하는 우리 집은 생활할 수 없겠나이다. 천사께서 웃으시며 덕찬을 불러 가라사대 네 집에서 사양하는 돈일수를 재래하라. 덕찬이 명을 쫓아 돈을 팽재하야 올린대 천사께서 모든 제자로 더불어 저육을 잡수실 새 문득 뇌우가 대작하는지라. 윤근이 가로되 선생은 곳 만인을 살리는 상제시라 하더라.
칠월에 전주 두현리 이병하가 천사께 뵈옵고 품하되 나 사는 부근에는 근일 관부로부터 머리를 늑삭하게 됨으로 피하야 왔사오니 청컨대 나의 머리를 보전케 하소서 하거늘, 천사께서 웃어 가라사대 보발하여 죽기를 청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며칠동안 이곳에 머물라. 병하가 머물어 십여일을 지남에 천사께서 불러 가라사대 이제는 늑삭의 폐가 그치었으니 돌아가라. 병하가 심히 허망하게 알고 돌아갔더니 과연 그 폐 가 업더라.
칠월에 천사께서 신경원의 집에 복록궁을 배치하시고 신경수의 집에 수명궁을 배치하시고 김경학의 집에 학교도수를 배치하시고 또 신경원의 집에는 두문동 칠십이인표를 부치시며 팔팔구구신농패를 친필로 써 부치시다.
칠월에 천사 가라사대 이때에 고래의 싸여온 원을 풀어 그로부터 생긴 모든 불상사를 소멸하여야 써 영항의 화평을 이루리로다. 대저 머리를 끄을면 몸이 움직임과 같이 인륜기록의 비롯이며 원의 역사의 첫 장인 요자 단주의 원을 끄르면 그 이하 수천년 싸여온 원이 다 마디와 고가 풀릴지라. 단주가 불초하다 아야 요가 순에게 이녀를 주고 천하를 전함에 단주는 원을 품어 마침내 순으로 하여금 창오에 붕케하고 이비로 하여금 소상에 빠지게 한지라.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박히어 세대의 추이를 따라 원의 종자가 더욱 퍼지어 이제 와서는 천지에 충색하고 인간을 파멸하게 되니라 하시고, 해원공사를 행하실 새 단주로 비롯하시니 약장에 단주수명이라 쓰심도 이에 근인하심이러라.
천사 가라사대 천지를 개벽하야 선경을 세우려면 먼저 천지도수를 조정하며 해원으로써 만고신명을 조화하고, 또 대지강산의 정기를 통일하리로다. 대개 지기의 불통일로 인 하야 그 중에 생식하는 인류의 사상도 분운천착하야 이에 반목쟁투가 일어나느니라. 전주 모악산은 순창 회문산과 과 대립하였으니 이는 부모산이라(복서에 문자를 부자로 씀) 강산의 정실을 뽑아 합하려면 부모산으로부터 시할지라. 회문산에 이십사혈이 잇고 그 중에 오선위기형이 있으니 기변은 당요가 창작하야 단주를 교한 것인 고로 단주해원은 오선위기로부터 대운이 열녀 돌아날지라 하시고 이에 비롯하여 사명당의 정기를 종합하시니, 곳 무안 승달산 노승진념형과 장성군 손룡 선녀직금형과 태인 배례밖 군신봉조형이러라. 또 부안군 변산에 이십사혈이 있으니 이는 회문산 혈수의 상대로 해변에 있어 해왕의 도수에 응하다 하사 회문산은 산군, 변산은 해왕으로 각각 그 정기를 뽑으신 일도 계시다.
차경석이 천사를 섬긴 후로 가사를 불치하야 가세가 날로 영체하는지라. 제 윤칠이 불평을 품어 생각하되 선생을 따르면 복을 받는다더니 도리어 빈고가 돌아오니 이는 허망한 일이라. 내가 선생을 보고 질문하리라 하고 동곡으로 가다가 중로에서 비를 만나 옷을 적시고 천사께 뵈온대, 천사께서 꾸짖어 가라사대 이 부근에 의병이 출몰함으로 관군이 사방으로 정찰하는데 만일 너의 우중 행려한 모양을 보면 의병으로 오인하고 크게 곤고를 줄 것이니 빨리 벽처에 숨어서 나의 불을 때까지 기다리라 하시고, 형렬을 명하야 은닉케 하신 후 익일 오후에 윤칠을 불러 돈 삼원을 주시며 가라사대 내가 수일 후에 정읍으로 갈 터이니 네 빨리 돌아가 기다리라 하시니 윤칠이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니라. 수일 후 천사께서 고부 와룡리에 가사 경석에게 사람을 보내어 전명하사대 나를 보려거든 명일 고부 학동으로 오라 하시니, 경석이 명을 듣고 익일에 황망히 학동에 가서 천사께 뵈온대 천사 가라사대 내가 윤칠을 두려워서 네 집으로 가기 어려우니 이 일극을 가져가라 하시고 돈 십오원을 주시는지라. 경석이 돈을 받고 묻자와 가로되 무슨 일로 이렇게 엄절하신 말씀을 하시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일전에 윤칠이 동곡에 와서 살기를 띠었는데 돈이 아니면 풀기 어려움으로 돈 삼원을 주어 돌려 보내었노라. 경석이 황공히 돌아와서 윤칠을 불러 물으니 과연 사실을 자백하니라. 그 익일에 천사께서 학동에서 떠나실 새 박공우다려 일러 가라사대 나의 이번 길은 한사람의 절을 받기 위함이라. 이번에 바든 절이 천하에 널리 미친다 하시더라.
천사께서 백암리에 게실 새 박공우 신원일이 시좌하더니 김영학이 김경학의 천인으로 뵈거늘, 칠일이 되도록 천사께서 더불어 말씀치 아니하심에 영학이 매우 분에 하는지라. 공우 원일이 일러 가로되 삼가서 사사하기를 청하면 밝히 가르치시리라. 영학이 그 말을 쫓아 천사께 사사하기를 청한대 천사께서 허락 하시더니, 문득 크게 꾸중하심에 영학이 한편으로 공포하고 한편으로 분하야 문외로 나간지라. 그 뒤에 천사께서 영학을 불러 가라사대 내가 너를 꾸짖은 것은 네 몸에 잇는 두 척신을 물리쳐 내려 함이라. 너는 불평히 생각 말라. 영학이 가로되 무슨 척신이오니까. 깨닫지 못하도소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가 십팔세에 살인하고 금년에도 살인 하였나니 잘 생각하여 보라. 영학이 생각한즉 십팔세에 남원에서 전주리 김모와 교어하다가 그의 무례한 말에 노하야 화로로써 그의 두부를 타상한 바 이로부터 신음하야 익년 이월에 신사하였고, 금년춘에 장성 맥동에 잇는 외숙 김요선이 의병에게 약탈을 당한 고로 의병대장 김영백을 장성 백양사에 찾아가 보고 그 비행을 꾸짖었더니 영백이 사과하고 그 범인을 조사하야 포살한 일이 있음으로 비로소 황연히 깨달아 이에 경복하야 써 그 두 일을 아뢴대 천사 가라사대 정히 그러하다 하시더라.
팔월에 김덕찬의 매가에 묘제가 잇는지라. 덕찬이 천사께 품하야 매가에 가세서 술 잡수시기를 청한대 천사 가라사대 나의 술을 먼저 마시라. 덕찬이 가로되 무슨 술이 있나이까. 천사 가라사대 좀 기다리라 하시더니 얼마 못되어 박공우가 숙계와 주를 가져와 천사께 들이는지라. 덕찬이 감복하더라.
3
천사 가라사대 신농씨가 경농과 의약을 천하에 기침으로 천하가 이를 힘입어 살아오나 그 공덕을 앙모하야 써 보답하지 않고 다만 매약에 신농유업이라 써 붙일 뿐이며, 강태공이 부국강병의 술을 천하에 끼침으로 천하가 다 이를 힘입어 대업을 이루었으나 이 공덕을 앙모하야 보답하지 않고 다만 족침에 경신년월일강태공조작이라 써 붙일 뿐이니 어찌 도의에 합당하리요. 이제 해원의 때를 당하야 모든 신명이 신농 태공의 은혜를 보답하리라.
천사 가라사대 강태공이 십년경영으로 삼천육백조를 광장함이 어찌 한갓 주실을 흥하야 제봉을 얻으려 함이랴. 이를 멀리 후세에 전하려 함이라. 내가 이제 칠십이둔을 써 화둔을 트리니 나는 곳 남방삼리화라 하시더라.
천사 가라사대 문왕은 유리에서 삼백육십사효를 지었으며 태공은 위수에서 삼천육백조를 광장하였는데, 문왕의 도술은 먼저 나타났거니와 태공의 도술은 이때에 나오느니라 하시고 [천지무일월공각 일월무지인허령]이라 이르시더라.
구월에 천사께서 [병자기이발]이라 쓰시고 또 [장사병쇠왕관대욕생양태포]를 지칠매에 한결같이 써서 각각 봉하신 후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이제 전주에 가서 이 칠봉을 모모 칠인에게 분급하고 일모를 한하야 돌아 오라. 모든 제자가 그 의의를 묻자온대 천사 가라사대 말하여도 알지 못할 것이라. 성편 후에는 스스로 알리라 하시더라. 형렬이 봉명하고 전주에 가서 김낙범 김병욱 김윤찬 김윤근 김준찬 오인에게 분전하고, 명하시든 바 김박(미상명) 양인은 출타함으로 다만 일모 귀래하라신 명을 어기지 말려고 기다려 전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왔더니, 천사께서 기다려 전치 아니하심을 꾸중하시더라.
십월에 천사께서 김낙범을 명하야 미 이십두를 정춘하야 약방에 저장 하셨는데 형렬이 정미가 부족하야 약방에 잇는 여러 사람의 조반을 공궤할 수 없음으로 갑칠을 식혀 약방에 두신 백미 중에서 반두를 갈라내어 조반을 지었더니 천사께서 알으시고 김형렬 김갑칠을 꾸짖으시더라.
천사께서 여러 제자를 평하사대 하도낙서지인지감 김형렬 출장입상 김광찬 기연미연 최내경 평생불변심 안내성 만사불성 김송환이라 쓰사 소화 하시다. 날이 저물어 옴에 백미를 십두식 나누어 덕찬과 형렬의 집으로 보내시다.
십일월에 천사께서 김자현의 집에 계시사 가라사대 이 방은 이 후에 반드시 약방이 되리라 하시며 민영환의 만장을 지어 자현을 주어 가라사대 이 글을 암송하면 후일에 반드시 용처가 있으리라 하시니 그 글은 아래와 같으니라. [대인보국정지(혹운 지자)신 마세진천운(혹운 일자)기신 유한경(혹운 경자)심종성(혹운 성자)의 일도분재만방심]. 또 가라사대 [일도분재만방심]으로하여 일을 알리라 하시더라. 또 최익현 만장을 지으시니 곳 독서최익현 의기속검극 십월대마도 예예산하취.
천사께서 약방 벽상에 [사농공상 음양]의 육자를 써 부치시고 또 [기동북이고수 이서남이교통]을 써 부치시고 각각 백지로 배부한 후, 자현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뜻가는대로 탕기를 대이고 덧붙인 종이를 오려 떼이라 하시니, 자현이 명대로 시행한 즉 음자가 나타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합당하도다. 음과 양을 아울러 읽을 때에 음을 먼저 하나니 이는 지천태라 하시며, 또 가라사대 이것을 어서 다 떼는 날을 당하여야 되느니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음양] 이자를 써서 약방 벽상에 부치시고 그 우에 백지를 덧붙이시고 가라사대 김광찬 김병욱 최창조는 다 이속이라. 다 음양의 죄가 있으리니 누가 걸리는지 보리라 하시더니, 최창조가 뜻밖에 실진하야 그 허물을 자백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왼 나약한 자가 걸리었다 하시더라.
십일월에 김광찬이 개벽공사의 속히 결정되지 못함을 한하야 모든 일에 불평을 품어 좌석이 항상 분요하며 또 칼로써 자살한다 하거늘 천사께서 위유하야 가라사대 모든 일이 때가 잇나니 반드시 평심하야 유치를 면하라. 사지종용자아유지 사지분란자아유지라. 자방의 종용과 공명의 정대를 법하여야 유치를 면하리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죽는 일은 장차 내게 보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광찬의 불평 품은 것을 심히 괴로이 여기사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광찬이 자살하랴 함은 제가 죽으려는 것이 아니라 곳 나를 죽이려는 것이라 하시고, 또 가라사대 내가 정읍으로 가리니 이 길이 길행이라. 이 뒤에 일을 네게 통지하리라 하시고 이십팔일에 박공우를 다리시고 동곡을 떠나사 정읍 차경석의 집에 가시니라.
천사께서 정읍에 가실 새 공우다려 일러 가라사대 맘으로 천문지리를 찾으라 하시니, 공우가 명을 쫓아 천문지리를 사색하다가 문득 잇고 그릇 풍운조화를 찾았더니, 천사께서 공우를 돌아보아 가라사대 그릇 찾으니 다시 생각하라. 공우가 놀라 생각하니 과연 그릇 찾았는지라. 이로부터 고쳐 찾으면서 정읍에 갔더니 이날 밤에 비와 눈이 섞여 오거늘, 천사께서 공우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의 한번 그릇 생각함을 인하야 천기가 한결같지 못하다 하시더라.
천사께서 경석의 집에 가사 경석다려 일러 가라사대 내가 모든 일이 귀치 않고 뜻에 맞지 아니하니 내가 이 세상을 버릴 밖에 없다. 세상을 떠나기는 극히 쉬운 일이라. 몸에 잇는 정기를 흩으면 불티 사라지듯 하나니라 하시고 곳 베개를 벼고 누우시니 경석이 놀라 가로되 어찌신 일이오니까. 제가 비록 불초하오나 모든 일에 명 하심을 쫓아 수화라도 피치 아니하겠나이다. 걱정을 끄르시옵소서. 천사 가라사대 네가 능히 내 명을 쫓을 수 잇느냐 하사 재삼차 다짐을 바든 후에 일어나서 공사를 행 하시다.
십이월에 천사께서 양지 일매에 이십사방위를 돌려쓰시고 중앙에 [혈식천추도덕군자]라 쓰신 후 가라사대 이는 남조선 배질이라. 혈식천추도덕군자의 신명이 이 배를 운전하고, 전명숙이 도사공이 되니라. 그 군자신이 천추에 혈식하야 만인의 앙모를 받음은 다 맘에 있나니라. 그럼으로 일심을 가진 자가 아니면 이 배를 타지 못한다 하시더라.
천사께서 경석가전 유수하에 서시고 모든 제자를 열좌 식히신 후에 북으로 향하야 휘파람을 하시더니, 문득 방장산으로부터 일조의 운하가 이러나 사방을 둘러 문턱 같이 되거늘 천사 가라사대 곤이내짐제지 곤이외장군제지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제자들을 명하사 만고명장을 쓰라 하시니 모다 생각하야 쓸 새 경석이 묻자와 가로되 창업군왕도 명장이라 하오리까. 천사 가라사대 그러하니라. 경석이 황제로부터 탕무 태공 한고 등을 차제로 열기한 후 전명숙을 끝에 써 올린대, 천사 가라사대 어찌 하야 전명숙을 끝에 썼느뇨. 경석이 가로되 글을 좌로부터 보오면 전명숙이 수위가 되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말이 옳도다 하시고 여러 사람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명숙은 만고명장이라. 백의한사로 일어나서 능히 천하를 움직였다 하시더라.
천사께서 여러 제자를 명하사 동학주문을 염송케 하시고 친히 고저를 먹이시며 가라사대 그 소리가 무슨 소리와 같으뇨. 제자들이 대하야 가로되 운상하는 소리와 같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러하다. 운상하는 소리를 어로라고 하나니 어로는 인군의 길이라. 천지대도를 세우려면 통일신이 있어야 하나니, 세계통일신은 광서제가 가합함으로 내가 광서신을 옴겨 왔노라 하시더니, 그때 광서제가 붕어하니라. 이때에 제제자를 앞에 부복케 하시고 둁둁둁둁의 공사를 행하시다(차는 십월 공사인 바 편 차가 전도됨).
기유 정월 일일 사시 천사께서 현무경을 종필하사 차경석에게 맡기시다.
이일에 차문경이 술을 마시고 역적질을 한다고 고함 하였는데 이 말이 천원병참에 미쳐 군병이 출동하려 하는지라. 천사께서 그 일을 아시고 경석다려 일러 가라사대 너는 집을 지키라 하시고 곳 비룡촌 차윤경의 집으로 가시니라.
이때에 천사께서 경석을 명하사 삼일효에 고사를 행케 하셨더니 마침 이 일이 발생한 고로 경석에게 전명하야 가라사대, 명일 자정에 문호의 공극을 봉하고 고기는 불에 구우며 술병은 마개만 열고 심고하라. 이것이 곳 고사니라. 경석이 삼일효에 명을 쫓아 행한 후 날이 밝으니, 담총병 수십인이 돌입하야 천사를 수색하다가 얻지 못하고 돌아가니라.
삼일에 천사께서 백암리 김경학의 집에 가 머무시니 경석이 박공우 차윤경을 보내어 경과의 무사함을 고한대 천사 가라사대 내가 공사를 본 후 경석을 시험한 일이더니 무사히 지났으니 당행이로다 하시더라. 이때에 태인읍에 잇는 경학의 형이 사람을 보내어 경학을 오라 하거늘 천사께서 명하야 보내신 후, 발을 만지시며 가라사대 속담에 발복이라 하나니 모르는 갈음길에 잘 가면 행이요 잘못가면 곤난이라 하시고, 즉시 그곳을 떠나서 독행으로 최창조의 집에 가셨다가 다시 독행으로 그 앞 송림을 통하야 최덕겸의 집에 머무시니, 모든 사람이 게신 곳을 알지 못하니라.
원래 경학의 형은 경학의 집에 이상한 술객이 있어 경학을 속여 가산을 탕패케 한다는 전설을 듣고, 일변으로 경학을 권유하기 위 하야 사람을 놓아 부르고 일면으로 관부에 고하야 술객을 징치하려는 중이러라. 경학이 집을 떠나갈 새 중도에서 순검을 만났는데, 순검은 경학을 대동하고 경학의 집에 와서 천사를 찾다가 얻지 못하고 다시 최창조의 집에 갔다가 얻지 못하고 가니라. 이때에 황응종 문공신이 천사께 세배하려고 최창조의 집에 갔다가 순검에게 구타를 당하니라.
정월 오일에 천사께서 동곡에 이르시니 수일 후에 태인으로부터 무사히 된 전말을 보고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정읍 일은 하루 공사인데 경석에게 맡겼더니 일조에 안정되고, 태인 일은 하로 아침 공사인데 경학에게 맡겼더니 일일에 안정되니 경석이 경학보다 우하다 하시고 또 가라사대 경석은 병조판서자격이오, 경학은 위인이 직장이라 돌리기 어렵나니 만일 돌리기만 하면 선인이 되리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여러 제자에게 물어 가라사대 곡류 이외 일년 중 장성하는 물로 무엇이 제일 값이 높으뇨. 모다 죽으로써 대답한대 천사 가라사대 대의 기운이 만물에 특장하니 그 기운을 감하여 쓰리라 하시고 공사를 행하시더니 이 해에 죽이 대황하다.
천사께서 매화공사를 행하신 후 사십구일간 동남풍을 불리실 새 사십팔일 되는 날에 한사람이 와서 병을 시료하야 달라고 청하거늘, 천사께서 공사에 전념하사 응치 아니하셨더니 그 사람이 돌아가서 원망한지라. 이로부터 남풍이 그치거늘 천사께서 깨달으시고 사람을 보내어 병인을 안위하신 후 가라사대 일인이 함원하여도 천지 기운이 막힌다 하시더라.
이월 구일에 천사께서 김자현을 다리시고 김제 내주평 정남기의 집에 가사 가라사대 이 길은 나의 마지막 길이니 처족을 일일히 방문하리라 하시고 등촉을 밝혀서 종야토록 여러 집을 찾아보시고, 익일 새벽에 수각리 임상옥의 집에 가사 양지에 글을 써서 세절하야 부쳐 연속한 후 후장에서 정문에 연결하니 길이 꼭 맞는지라. 이곳에서 공사를 보신 후 동리 김문거의 집에 가 머무시고 다시 만경 삼거리에 가사 술을 마이실 새 마침 승 일인이 지나가거늘, 천사께서 불러 돈 삼전을 주시고 자현다려 일러 가라사대 금일 오후에 백홍이 관일하리니 내가 혹 잇더라도 네가 반드시 살피라 하시더니, 과연 오후에 백홍이 관일하더라.
고부 황응종이 황계일수를 갖고와서 천사께 올리거늘 천사께서 야반에 형렬을 명하야 황계를 팽하야 여러 제자와 함께 잡수신 후 운장주를 지으사 제자들로 하여금 한번 보아 외이게 하시니 이때에 김형렬 한공숙 유찬명 김자현 김갑칠 김송환 김광찬 황응종 등이 시좌 하니라. 운장주는 다음과 같으니라.
천하영웅관운장의막처근청천지팔위제장 육정육갑육병육을소솔제장 일별병영사귀 암암급급여율령사파가
삼일에 천사께서 여러 제자에게 일러 가라사대 지금은 신명해원시대니라. 동일한 오십년공부에 어떠한 사람을 해원하리요. 최제우는 경신에 득도하야 시천주를 얻었는데 기유까지 오십년이오, 김둁둁(충남 비인인 미상 기명)은 오십년공부로 태을주를 얻었나니, 그 주문을 신명에게서 얻을 때에 신명이 이르되 이 주문으로 사람을 만이 살린다 하였느니라. 이 양인 중 누구를 해원하리요. 광찬이 대하야 가로되 선생의 처분을 기다리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시천주는 이미 행세 되었으니 태을주를 쓰라 하시고 읽어 가르치시니 아래와 같더라.
우치우치 태을천상원군우리치야도래우리함리사파가
천사께서 유찬명 김자현에게 일러 가라사대 각히 십만인에게 포교하라 하시니 찬명은 곳 응락하고 자현은 응락치 안타가, 천사께서 다시 재촉하시니 비로소 응락하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평천하는 내가 하리니 치천하는 너희들이 하라. 치천하오십년공부니라. 매인이 육인식 전하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제자다려 일러 가라사대 태을주와 운장주를 내가 시험 하였으니 너희들이 많이 읽어라. 증왕 김병욱의 액은 태을주로 풀고 장효순의 난은 운장주로 끌렀나니라. 태을주는 역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옥문이 자개하고 운장주는 살인죄에 걸렸을지라도 옥문이 자개 하나니라.
김형렬이 천사께 여쭈오대 세인이 선생을 광인이라 하는 자가 많사옵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석일에 허언으로 행세할 때에는 세인이 나를 신인이라 하더니 금일에는 실언으로 행세함에 도리어 광인이라 이르고녀.
천사께서 이도삼다려 글 삼자를 부르라 하시니 도삼이 천지인 삼자를 부른대, 천사께서 글을 불러 가라사대 천상무지천 지하무지지 인중무지인 지인하처귀오 하시다.
김형렬이 어느 절일에 그 조선에 제사고저 할 새 천사께서 형렬을 명하야 그 공비한 제수를 가져오사 여러 제자로 더불어 한가지로 잡수시고 가라사대 이것이 곳 절사라 하시더라. 그 후로는 절사와 기제를 당하면 천사께 공향 하니라.
차경석이 기부의 기일을 당하야 치제고저 할 새 천사께서 명하야 그 공비한 제수를 가져오사 제자들과 함께 잡수시며 가라사대 이것이 곳 기제라 하시니, 경석이 그 후로는 절일과 기일을 당하면 반드시 천사께 공향 하니라.
제자들이 항상 우려되는 일이 있을 때에 천사께 품고하면 무위자연적으로 풀리게 되더라. 만일 품고한 뒤에도 오히려 우려를 놓지 못하면 천사께서 위로하야 가라사대 내가 이미 알았으니 무슨 염려가 잇느냐 하시더라.
천사께서 항상 제자들에게 일을 명하심에 반드시 기일을 정하야 주사 하여금 어기지 않게 하시며, 만일 명을 받든 자가 혹 기일에 일기로 어김이 있을까 염려하면 천사 가라사대 내가 너희에게 어찌 부조한 날을 일러주랴 하시나니, 천사께서 정하신 날은 한번도 순조치 아니한 때가 업더라.
천사께서 자기에게 대하야 심히 비방하며 능욕하는 사람에게도 예로써 우대하시는지라. 제자가 불경한 자를 예우하심이 불가함을 아뢰면 천사 가라사대 저들이 나에게 불경함은 나를 모르는 연고라. 만일 안다 하면 너희의 나를 대함과 같으리라. 저들이 나를 알지 못하고 비방릉욕 함을 내가 어찌 개의하리요 하시더라.
천사께서 천지대권을 행하시되 일정한 법이 업고 수시 수의로 행하셨나니, 예컨대 대우방타할 때에 비를 그치게 하심에는 혹 제자를 명하야 화로의 불덩이를 밖에 던지기도 하시고 혹 연관을 휘하기도 하시며 술잔을 두르시기도 하시고 말씀으로도 하시며, 그 밖에 풍우상설뇌전을 일으키실 때도 또한 그렇게 하사 때를 따라 달리 하시더라.
천사께서 천문을 보시려면 구름으로 하늘을 덥고 성숙를 하나씩 출현케 하야 제자로 하여금 살피게 하시더라.
천사 가라사대 내가 고부 고리에 가면 모든 친족의 고행자를 대할 때에 반드시 행렬을 따라 말하게 되나니, 이는 윤리상 전통이라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마는 모든 신명은 그들의 불경한 언사를 그르게 여겨 반드시 벌을 줌으로 나는 이것을 어려워하야 친족과 왕래함이 희소하노라.
천사께서 공사를 행하실 새 흔히 예주를 지어 여러 제자와 함께 마이시더라.
천사께서 공사를 행하실 때에는 반드시 주육을 장만하야 여러 사람으로 더불어 같이 잡수시더라.
천사께서 구육을 즐겨하사 가라사대 이 고기는 상등인의 음식이니라. 제자가 그 이유를 묻자온대 가라사대 이 고기는 농민이 즐겨하나니, 상등인은 곳 농민이니라.
또 가라사대 이 고기는 천지망량이 즐겨하나니 선천에는 도가에서 기하였음으로 망량이 응치 아니하였나니라.
동곡인 이정삼이 발저종이 발하야 크게 고통하다가 천사께 시료 하심을 청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백회를 쳐버리라 하시고 광찬을 명하야 그의 백회를 쳐주니 곳 그 종이 나으니라.
천사께서 고래의 사제례를 폐하사 제자들이 시좌하면 평좌와 흡연을 허하시다.
천사께서 전주 봉서산하에 게실 새 제자다려 일러 가라사대 김봉곡이 시기심이 많더니 하로는 진묵이 봉곡에게서 성리대전을 빌어가면서 생각하되, 봉곡은 시기가 많은 사람이니 반드시 후회하야 곳 찾아가리라 하고 걸어가면서 한 책식 보아 노방에 유기하야 사원 동구까지 가기에 모다 보아 버렸더라. 봉곡이 서적을 빌린 후 과연 시기하야 가로되 진묵은 불법을 통효한 자라. 만일 유도마저 통효하면 막능적이 될 것이오 또 불법이 크게 행하게 되리라 하고, 급히 사람을 보내야 그 책을 도로 찾아오라 하야 그 사람이 쫓아가서 노방에 이따금 한 책식 유기된 것을 수습하야 갔더니, 그 후 에 진묵이 봉곡에게 간 즉 봉곡이 빌린 책을 청하는지라. 진묵이 가로되 그 글이 무용함으로 다 버렸다 하니 봉곡이 노하거늘 진묵이 가로대 내가 구송 하리니 기록하라 하고 연하야 구송일편하니 일자의 오착이 업는지라. 봉곡이 이 후로 더욱 시기하더라. 그 후 진묵이 제자를 단속하야 가로대 내가 팔일위한하고 시해로써 인도에 가서 범서와 불법을 다 익혀 올 것이니 방문을 개폐치 말라 하고 입적하였더니, 봉곡이 그 일을 알고 그 절에 가서 그 방문을 열어 가로되 어찌 이러한 시체를 두고 혹세무민 하나뇨 하고 꾸짖어 화장케 하니라. 그 후 진묵이 돌아오니 신체가 소멸된지라. 공중으로부터 소리하야 가로되 봉곡의 자손은 세세로 호미를 면 치 못하리라 하고, 동양의 모든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옮아가니라.
형렬이 천사께 고하야 가로되 고대의 명인은 지나가는 말로 사람을 가르치고 확적히 일러준 일은 없었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실례를 들어 말하라. 형렬이 가로되 율곡이 이순신에게는 두율천독을 명하고, 이항복에게는 섧지 않은 울음에는 고초가루 싼 수건이 좋다고 일렀을 뿐이오, 임란에 쓸 일은 이르지 아니함과 같음이로소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러하다. 그러한 영재가 있으면 나도 또한 가르칠진저 하시더라.
천사께서 형렬다려 대학의 [우경일장 개공자지언증자술지야 기여십장즉증자지의문인기지야 구전파유착간 금인정자소정갱고경문 별유서차여좌]의 일문을 다독하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성인의 말은 한마디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나니, 고대에 자사는 성인이라. 위후에게 말하되 [약차불이국무유의]라 하였으나 위후가 그 말을 불용한 고로 위국이 참망하니라. 나의 말 한마디도 또한 땅에 떨어지지 아니할지니 네가 내 말을 믿을 지어다. 너는 광이 되지 못하였으니 농판으로 행세함이 가하니라 하시고 기정진의 시를 들려주시면서 잘 기억하라 명하시니 그 시는 곳 [처세유위귀 강강시화기 발언당욕눌 임사상여치 급지상사완 안시불망위 일생종차계 진개호남아]. 또 송시열의 시를 들려주시며 가라사대 잘 기억하라 하시니 그 시는 곳 [명월천강심공조 장풍팔우기동구].
천사께서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육십사괘를 점치며 이십사방위자를 돌려 쓰라 하시거늘 형렬이 명을 쫓아 육십사괘를 점치며 이십사방위자를 써서 올린대, 천사께서 그 종이를 갖고 문외에 나가사 태양을 향하야 불사르시면서 가라사대 나와 같이 지내자 하시고, 형렬을 돌아보아 가라사대 나를 잘 믿으면 해인을 갖다 주리라 하시더라.
삼월에 부안 청일인 이치화가 와서 천사를 섬기고 그 후 이공삼이 또 내종하니라.
천사께서 이치화를 명하사 빨리 돌아가라 하시되 치화가 종일토록 가지 아니한대 천사께서 다시 기일을 정하야 주어 가라사대, 빨리 돌아가서 돈 칠십양을 가지고 기일내에 오라 하시니 치화가 돌아가서 그 기일내 에 돈 칠십양을 허리에 차고 와서 천사께 올린대, 천사께서 명하사 그 돈을 방중에 두었다가 다시 문외에 두었다가 또 사립문외에 두어 일주야를 지낸 후 들여다가 장치 하시더니, 그 후 이공삼으로 하여금 그 돈 칠십양을 차경석에게 보내시다.
삼월에 천사께서 비혈이 나사 일주야를 연속하야 흘리시고 갑칠을 명하야 치관케 하신 후 감주 한 그릇을 마시고 그치시니 원기가 곳 회복되시다.
이때에 광찬과 갑칠이 께극이 일어남으로 그 일을 천사께 고한대 천사께서 먼저 알고 게시더라. 익일에 천사께서 형렬을 데리고 전주로 가실 새 형렬다려 일러 가라사대 회중에 만일 쟁단이 일어나면 내가 죽을 터이니 잘 안무 할 지니라. 그리고 광찬 갑칠에게 태을주를 많이 읽게 하고, 김병선(광찬의 질)에게 도리원서를 천편 구송케하고 차경석 안내성에게 동학 시천주문을 순치부동하고 많이 묵송하게 하라. 형렬이 명하심을 쫓아서 일일히 지도하니라.
사월에 천사께서 전주에 머무실 새 광찬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김병욱의 집에 있어 나의 전하는 글을 일일히 책에 등사하라 하시고, 천사께서는 형렬과 같이 용두점에 머무사 형렬에게 글을 주어 광찬에게 전하야 책에 정서케 하신 후 천사께서 광찬다려 일러 가라사대 이 글을 세상에 전함이 가하냐. 광찬이 대하야 가로되 존의대로 하사이다. 천사 가라사대 차경석에게 한 책을 두었으니 그 글이 나타나면 세상이 다 알 것이라 하시고, 그 책을 불사르시고 동곡으로 돌아오시니라. 그 책 중에 잇는 글이 많으나 회신이 되야 부전하고 다만 제자들이 단편적으로 기억하야 전하는 것은 차와 같더라.
사지상직야 농지공업야 사지상농지공직업야 기외타상공업유소(유궐문) 만물자생 방, 탕, 신, 도, 통. 춘지기방야 하지기탕야 추지기신야 동지기도야 통이기지주장자야 천지망량신주장 일월조왕신주장 성숙칠성주장 시고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무남녀로소아동영이가지
천사께서 전주 김준찬의 집에 게실 새 김덕찬 김준찬 김낙범이 시측하니라. 낙범에게 물어 가라사대 근일에 관묘의 치성이 잇느냐. 낙범이 대 하야 가로되 잇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 혼이 이 지방에 잇지 아니하고 멀리 서양에 가서 대란을 일으키나니라.
사월에 천사께서 전주 불가지 김성국의 집에 머무실 새 김덕찬이 시측하다가 하로는 천사의 무슨 말씀을 듣고 속으로는 허망하게 알면서 거짓 응락 하였더니, 천사께서 다시 덕찬을 불러 가라사대 이제 용소리 김의관의 집에 가서 자고오라 하시니, 덕찬이 명을 쫓아 용소리로 갔다가 김의관 집 문 앞에서 취한을 만나서 심한 패욕을 당하고 도로 불가지로 돌아온대, 천사께서 문외에 나서 바라보시며 웃어 가라사대 왜 자지 못하고 오느냐 하시는지라. 덕찬이 무고히 보내어 봉욕한 것을 불평히 여긴대 천사께서 덕찬에게 술을 주어 가라사대 사람과 교함에는 맘을 통할 것이어늘 어찌 맘을 속이느냐 하시니, 덕찬이 이로부터 천사를 두려워하야 비록 일사일념이라도 삼가더라.
사오양월은 천사께서 용소리 시목동에 게시다(그 동안 행하신 일은 미상함으로 타일 재료를 수집하야 보록함).
육월에 천사께서 김자현다려 일러 가라사대 네가 나를 믿느냐. 자현이 가로되 지성으로 믿나이다. 만일 믿지 않았으면 고부화란에 곳 배반하였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내가 장차 어대로 가리니 나 없으면 잘 믿지 못한 자는 다 잊으리라. 자현이 가로되 원컨대 내가 선생을 모시고 따라 가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너는 능히 따르지 못할지라. 내가 홀로 가서 일을 행하고 돌아오리니 그 때 까지 믿고 기다리라. 만일 나의 그늘을 떠나면 죽을지니라 하시더라.
육월에 천사께서 불가지에 머무시니 유찬명 김송환 김덕찬 김낙범 등이 모셨고 이치화도 내왕 하니라. 천사께서 여러 제자다려 일러 가라사대 둁둁둁이 백호 기운을 타고 왔으니 만일 숙호충비하면 범에게 죽을지라. 모든 일에 순종하고 그 지휘를 거슬리지 말라. 이것이 곳 피난하는 길이니라. 청룡이 동 하면 범은 물러 가나니라.
천사께서 유찬명다려 일러 가라사대 요순의 도가 이제 다시 나타나리라 하시더라.
천사 가라사대 만고역신을 해원하야 모라 성숙로 부쳐 보내리라. 만물이 다 시비가 있으되 오직 성숙는 시비가 없음이니라. 원래 역신은 포부를 이루지 못한 자임으로 그 원이 천지에 충색 하였거늘, 세인은 도리어 그를 질시하야 흉악의 수를 삼아 역적놈이라 함이 욕의 보통명칭이 되었나니, 모든 역신은 이것을 크게 혐오함으로 만물 중 무시비한 성숙로 보낼 수밖에 없나니라. 하늘도 노천 명천의 시비가 있으며, 땅도 후박의 시비가 있으며, 날도 한서의 시비가 있으며, 바람도 순역의 시비가 있으며, 비도 수한의 시비가 있으되 오직 성숙는 시비와 상극이 없나니라.
천사께서 가라사대 내가 사람을 쓰되 향리에 있어 농판의 칭호를 듣고 외론으로 군자와 천진이라는 칭호 듣는 자를 택하노라. 또 가라사대 세인이 혹 나더러 광인이라 이르되 광인은 입경도 못하고 건사도 못하나니, 후일에 광이라고 부르던 자가 광인의 칭호 듣던 사람 앞에 절할 날이 있으리라.
천사께서 불가지에 머무실 새 덕찬으로 더불어 유령을 넘어 가시다가 고사리 캐는 노구의 지나감을 보시고 그에게 향 하야 중이 양미를 비노라 하신대, 노구 가로되 양미가 업나이다 하거늘 천사께서 재차 비시니 노구가 가로되 양미가 두되만 잇나이다 하거늘, 천사 가라사대 그 중에서 한 홉만 주소서 하신대 노구가 허락한지라. 천사께서 그 양미를 받으시며 덕찬다려 일러 가라사대 중은 본래 걸식하는 것이니 이 땅을 불가지라 함이 옳도다 하시더라.
이때에 천사의 부인 정씨가 구고에게 불효하야 가내가 불화함으로 부 흥주가 황응종을 보내야 천사께 이 사실을 말하게 하였더니, 응종이 천사께 뵈고 조인 중에서 구부불화의 일을 아뢰니 천사께서 들으시고 울울불락하시며 응종을 명하야 형렬의 집에서 유하고 익일에 돌아가라 하시니라.
김광찬은 본래 술을 즐기지 않더니 하로는 문득 술을 대음하고 이취하야 이정삼의 집에 가서 그의 소부를 간통고저 함에 이정삼 부자가 크게 분하야 살해고저 하는지라. 천사께서 갑칠을 명하야 광찬을 정읍으로 보내신대 여러 사람이 광찬의 패려함을 증오하나 경석은 그 성질을 아는 고로 잘 설유한 후 머물게 하니라.
육월 순간에 천사께서 심기가 불평하사 동곡으로 돌아오실 새 청도원 김송환의 집에 들려 유숙하시니 마침 신경원이 와 뵈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너의 옴을 알았다 하시고 양지 일매를 주어 유불선 삼자를 쓰게 하신 후, 천사께서 유자의 방 에 이구라 쓰시고 불자의 방 에 서역이라 쓰시고 선자의 방에 고현이라 쓰시고 그 양지를 불사르신 후, 동곡약방에 오사 모든 제자에게 육월 이십일 모이라고 통지 하시다.
천사께서 덕찬을 불러 양지 일매를 주사 칠성경을 쓰라 하시니 덕찬이 그 자양의 대소를 묻자온대 천사 가라사대 수의로 쓰라 하시니, 덕찬이 지일매에 칠성경을 가득 차게 쓰고 다만 삼자를 쓸 곳이 남은 지라. 천사께서 그 여백에 칠성경 삼자를 쓰이신 후 소화 하시니라.
이때에 날이 오래 가문지라. 천사께서 갑칠을 명하야 청수 일분을 질어온 후 일러 가라사대 상하의를 벗고 분전에 합장하고 서 있으라. 서양으로부터 우사를 불러 만민의 갈망함을 풀어주리라. 갑칠이 명에 의하야 탈의 합장하고 분전에 선대 문득 흑운이 사방에 일어나며 대우가 이르거늘, 천사께서 갑칠을 명하야 청수를 쏟고 옷을 입게 하신 후 여러 제자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들도 잘 수련하면 모든 일이 맘대로 되리라. 유찬명이 가로되 이러한 일은 세인이 다 모르오니 원컨대 세인으로 하여금 널리 깨닫게 하소서. 천사 가라사대 너는 나로 하여금 길게 살기를 원함이로다 하시고 고시 일수를 외우시니 아래와 같더라.
치자곡모문하지 위도청산채채지 일락서산인불지 갱장하설답제아
또다시 남원 양진사의 자만사를 외여 주시니 아래와 같더라.
시중이백주중령 일거청산진적료 우유강남양진사 목고방초우소소
천사 가라사대 도통이 건감간진손리곤태에 있나니라 하신대 유찬명이 시좌 하다가 대성으로 건감간진손리곤태를 읽고 나가니라.
천사께서 형렬을 불러 가라사대 네가 나의 사무를 담당 하겠느냐. 형렬이 가로되 재질이 순박하와 불감이로소이다. 천사께서 꾸짖으신대 형렬이 대하야 가로되 가르치심을 받들어 담당하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마속은 공명의 친우로되 처사를 잘못함으로 공명이 휘루참지 하였으니 삼갈지어다 하시더라.
천사 가라사대 선배가 되어서는 대학 우경일장을 알아야 하나니라. 또 가라사대 서전서문을 만편 구송하라. 대운이 그에 있나니라. 또 가라사대 이십사절후문이 좋은 글인데 세인이 다 모르나니라. 속담에 절후를 [철]이라 하고 어린것을 철부지라 하야, 소년도 철을 알면 점잔이라 하고 노인도 철을 모르면 아이와 같다 하나니라.
천사 가라사대 선배는 항상 지필묵으로 놀아야 하나니라. 형렬 다려 일러 가라사대 대상이라는 상자는 상서 상자니라.
이십일에 모든 제자가 동곡에 회하니 김형렬, 김갑칠, 김자현, 김덕찬, 유찬명, 박공우, 신원일, 이치화, 이공삼, 최덕겸 등이오, 채사윤은 처음 왔더라. 천사께서 유찬명을 명하사 천문지리 풍운조화 팔문둔갑 육정육갑 지혜용력을 쓰게 하시고, 또 회문산 오선위기혈, 무안 승달산 호승의불혈, 장성 손룡 옥녀직금혈, 태인 배례전 군신봉조혈을 쓰게 하사 다 소화 하시니라.
황응종이 천사의 본댁에서 구부불화한 사실을 품고한 후로 천사께서 울울불락 하사 형렬을 명하사 고부 본가에 가서 박처함을 성명하고 돌아 오라 하시니 형렬이 응낙하고 가지 아니하니라.
천사께서 모든 제자를 앞에 꿇리고 물어 가라사대 너희가 나를 믿느냐. 다 대하야 가로되 믿나이다 한대 천사 가라사대 내가 죽어도 믿겠느냐. 제자들이 대하야 가로되 믿겠나이다. 또 물어 가라사대 내가 궁벽한 곳에 숨으면 너희들이 능히 찾겠느냐. 제자들이 다 대하야 가로되 찾겠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그러치 못하나니라. 내가 너희를 찾을 것이오 너희들은 나를 찾지 못하리라 하시며, 또 가라사대 내가 어느 곳에 숨으면 좋으랴. 신원일이 대하야 가로되 부안에 궁벽한 곳이 많이 잇사오니 그곳으로 가사이다 한대 천사께서 부답 하시더라.
이십일일에 신원일 이치화가 채사윤과 그의 처남으로부터 금전 약간을 가져온대, 천사께서 신원일을 명하사 금전 가져온 사람의 성명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천사께서 형렬을 명하사 잇는 돈 중에서 얼마는 궤에 장케 하시고, 남은 것으로는 여러 사람의 식량에 충용케 하시니라.
천사께서 광찬의 일로 염려하시니 형렬이 품하야 가로되 박공우를 정읍에 보내야 광찬을 다려 오겠나이다. 천사께서 부답 하시더라. 박공우가 정읍에 가서 경석에게 대하야 천사께서 광찬의 위인을 염려하심과 모든 사람의 광찬을 불희함을 말하니, 경석은 광찬의 동곡으로 감이 불길할까 생각하야 광찬을 속여 정읍에 있게 하고 자기가 가름하야 공우와 함께 동곡에 와서 천사께 뵈온대, 천사께서 탄식하야 가라사대 여러 사람 가운데 환심을 어찌 못한 자는 광찬이로다. 광찬은 재질이 좋으나 심지가 평순치 못하여 하경에 이를지 모르리라 하시더라.
이때에 청주에 괴질이 창궐하고 나주에도 치성하야 인심이 흉흉한지라. 천사 가라사대 남북으로 마주 터지니 장차 무수의 생명을 잔멸하리로다 하시고 글로써 괴질신장에게 칙령하야 가라사대 [호불범둁둁장상지가 범차무고창생지가호]아 하신 후, 또 가라사대 내가 이것을 대속하리라 하시고 형렬을 명하사 신의 오건을 급히 제조하신 후 한 벌씩 갈아입으시고 설사하여 버리신 후 가라사대 약자는 다 죽을 것이라 하시더니, 이로부터 괴질이 종식되니라.
이십이일에 천사께서 가라사대 노자는 복중에 팔십년을 있었으니 불효막심이요, 석가는 사람을 절종케 하였으니 어찌 불이라 할 수 있으며, 공자는 소정묘를 베었으니 대성이라 할 수 없느니라.
최덕겸이 천사께 여쭈오대 천하사는 어떻게 되오리까. 천사께서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쓰시면서 가라사대 이러하리라. 자현이 가로되 이것을 해석키 어렵나이다. 천사께서 다시 그 우에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를 쓰시고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두 줄은 베 짜는 바디와 머리 빗는 빗과 같으니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십오일부터 식사를 폐지하시고 소주만 마이시다가 이십이일에 형렬을 명하사 맥반 일기를 지어오라 하심으로 형렬이 맥반을 지어 올린대, 천사께서 보시고 다시 가져다가 두라 하셨다가 반일이 지난 후에 다시 명하야 가져오니 밥이 쉬었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이는 절록이라 하시더라.
천사께서 제자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희들이 나를 생각할 때에는 내가 업더라도 이방에 오라 하시더라.
이십이일야 에 천사께서 누어 성숙를 보아 가라사대 삼태성에 허정의 허자 정기가 나온다 하시더라.
이십삼일에 천사께서 약방 마루에 누우셨다가 다시 뜰에 가 누우시고, 또 비외에 누우셨다가 형렬에게 업히어 형렬의 집에 가서 누우셨다가 다시 약방으로 돌아오사 이같이 사오차 왕환하시니, 형렬이 매우 피곤함으로 경석이 또 업어 이회를 왕환한 후, 또 다섯 사람을 식혀 사지를 각각 한사람씩 붙들리며 머리도 붙들리어 떠메어 약방으로 가 누우시고 가라사대, 사람의 죽고 삶은 쉬우니 몸에 잇는 정기만 흩으면 죽고 다시 합 하면 사나니라 하시며, 경석으로 하여금 양지에 [전라북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 강일순 호남 서신사명]이라고 쓰이사 불사르시다.
이때에 신원일이 천사께 고하야 가로되 천하를 속히 평정 하시기를 바라나이다. 천사 가라사대 내가 천하사를 도모하기 위하야 지금 떠나려 하노라 하시더라.
이십사일 신축 사시에 천사께서 약방 청상에 앉으사 형렬을 명하야 밀수 일기를 가져다가 마이시고, 형렬에게 몸을 의지하시고 미성으로 태을주를 읽으시고 합연히 화천하시다. 형렬 경석 등 제자들이 천사의 시체를 방중에 모시고 문 을 닫고 나와 탄식하야 가로되 허망한 일이라. 대인의 죽음이 어찌 이리케 아무 이상이 없이 수면함과 같으리요 하니, 문득 구름이 이러나 집을 덮으며 비가 뿌리고 번개가 일어나더라.
이때에 여러 제자가 다 흩어가고 다만 형렬 경석 공우 자현 갑칠 덕찬 육인만 남았더라. 곳 고부 본댁에 통부하야 천사의 부친을 모셔 오고 형렬은 의외 양최의 변을 당하야 정신을 수습치 못하더라. 궤중에 장치한 돈으로 치상하고 남은 돈은 고부 본댁으로 보내니라. 치상 후에 형렬 경석이 천사의 부친을 모시고 고부 객망리에 가서 그 모친에게 위문하고, 다시 정읍 대흥리에 가서 천사께서 장치하신 현무경을 등서 하니라. 또 천사께서 거처하시든 방을 살피니 한 백병에 물이 잇고 그 곁에 소도가 잇고 백병구는 종이로 전색 하였는데 그 종이에 글을 썼으되 아래와 같더라.
병유대세 병유소세 대병무약 소병혹유약 연이 대병지약 안심안신 대병용약 사물탕팔십첩 기도 예장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 대병출어무도 소병출어무도 득기유도칙 대병 물약자효 소병물약자효 망기군자무도 망기부자무도 망기사자무도 시고천하개병 세무충세무효세무열 인생어하도
유천하지병자 용천하지약 궐병내유 대인대의 무병 지천하지세자 유천하지생기 암천하지세자 유천하지사기
동유대성인 왈동학 서유대성인 왈서학 도시교민화민 공자노지대사구 맹자선세제양지군
근일일본국문신무신병무도통 조선국상계신중계신하계신 무의무탁 불가불문자 계어인 궁상각징우 성인내작 선천하지직 선천하지업 직자의야 업자통야
천사의 이표
천사 이르사대 나는 곳 미륵이라. 금산사 미륵전 장육금신은 여의주를 손에 받았으되 나는 입에 물었노라 하시고, 하순 속에 잇는 홍점을 보이시니라.
천사의 상모는 금산사 미륵금신과 흡사하야 원만하시며 방정 하시니라.
천사의 미간 인당에 한 둥근 자국이 있으니 곳 불표니라.
천사의 좌우장에는 무자의 문이 있으니라.
천사께서는 어느 때를 물론하고 머무시든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아가실 때에는 반드시 운주가 동구의 좌우측에 높이 선립하야 기간과 같이 팔자형을 지어 있음으로 제자들이 그 연고를 물은 대 천사 가라사대 이는 장문이라 하시니라.
천사께서 때로는 모든 제자를 태좌법으로 열좌케 하시고 조금도 동치 말라고 명하신 후 만일 몸을 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천사께서 비록 벽을 향하여 누어 주무실 때라도 문득 꾸짖으시니 그 밝으심이 자고 깨심과 보고 안 보심과 멀고 가까움이 없으니라.
천사께서 공사기에 기록됨과 같이 천지대권을 임의로 사용하사 풍우상설운무뇌전을 발케 하시며, 하늘로부터 스스로 발하는 풍우상설운무뇌전을 임의로 정지케 하시며, 사람의 의식 동작을 능히 제재 하시니라.
공사를 친히 행하지 아니하실 때에는 제자를 명하야 체행케 하시니, 그런 때에는 그 체행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능히 화권을 행케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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