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월선생의 시문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二(권지이) 12장 51~54편 / 앉아서 찾은즉, 밝고 빛나는 옷을 입은 신(爽襟靈)이, 이르는도다.

雪中梅 2024. 2. 14. 00:48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二(권지이) 12장 51편

 

次李淸江(차이청강) 海月軒韻(해월헌운) 名濟臣(명제신)

 

小軒呑盡一滄溟(소헌탄진일창명) 凉月長風盡此亭(량월장풍진차정)

不有謫仙留逸句(불유적선유일구) 坐來安得爽襟靈(좌래안득상금령)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二(권지이) 12장 52편

 

追懷李淸江(추회이청강) 又步前韻二首(우보전운이수)

 

憶昨龍旌鎭北溟(억작용정진북명) 當時有意玆亭(당시유의숙자정)

傷心風鶴歸何處(상심풍학귀하처) 欲向蓬山問巨靈(욕향봉산문거령)

淸江詩云(청강시운) 何時一風頭鶴(하시일섭풍두학)

 

靑紅蜃彩耀東溟(청홍신채요동명) 一幅春雲落草亭(일폭춘운락초정)

別後天風吹鶴去(별후천풍취학거) 瑤池明月宴仙靈(요지명월연선령)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二(권지이) 12장 53편

 

秋懷(추회)

 

蕭瑟方知宋玉悲(소슬방지송옥비) 雁聲虫語夜遲遲(안성충어야지지)

臣心國有艱虞日(신심국유간우일) 子意親方喜懼時(자의친방희구시)

病葉易辭同髮脫(병엽이사동발탈) 寒山漸瘦類顔衰(한산점수류안쇠)

公私未報身空老(공사미보신공노) 四十餘年一夢差(사십여년일몽차)

 

崖寒石瘦水明溪(애한석수수명계) 萬樹猩紅暎馬蹄(만수성홍영마제)

病未携壺陪晚賞(병미휴호배만상) 一簷飛雨暮山西(일첨비우모산서)

 

今年風雨送重陽(금년풍우송중양) 獨掩西窓聽殞黃(독엄서창청운황)

病裏廢吟兼止酒(병리폐음겸지주) 東籬辜負數枝霜(동리고부수지상)

 

 

海月先生文集(해월선생문집) 卷之二(권지이) 12장 54편

 

病餘獨(병여독) 登東山(등동산) 有懷(유회)

 

病掩荊扉度半秋(병엄형비도반추) 朝來策馬上東丘(조래책마상동구)

家家枾栗紅爭歛(가가시율홍쟁감) 峀峀烟霞紫欲收(수수연하자욕수)

節物幾回隨歲變(절물기회수세변) 江湖長使著人憂(강호장사저인우)

遙知西墅楓林好(요지서서풍림호) 欲倒匏罇孰與謀(욕도포준숙여모)

 

......

 

 

“해월(海月) 선생의 생가(生家)를 호중계(壺中界)라 하고 신선(神仙)이 머무는 곳이라고 하였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하여 주십시오.”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2권 12장 51편에,

 

차이청강 해월헌운(次李淸江 海月軒韻)

이청강(李淸江) 선생의 시(詩)를 차운(次韻)하여, 해월헌(海月軒)에 대하여 읊은 시(詩)이다.

 

소헌탄진일창명(小軒呑盡一滄溟)

조그만 정자(小軒)이나, 창해(滄海)를 한 번에, 마셔 없앨 수 있고,

 

량월장풍진차정(凉月長風盡此)

맑고 깨끗한 달(凉月:량월)장풍(長風)이, 이 정자에서 그치는데,

 

불유적선유일구(不有謫仙留逸句)

천상에서 귀양온 신선(謫仙:적선)이, (남의) 훌륭한 구절을 엿보겠는가?

 

좌래안득상금령(坐來安得爽襟靈)

앉아서 찾은즉, 밝고 빛나는 옷을 입은 신(爽襟靈:상금령)이, 이르는도다.

 

.................

 

해월헌(海月軒)이란,

해월(海月) 선생이 선생의 호(號)를 따서, 지은 정자(亭子) 이름이다.

 

이 해월헌(海月軒)은 해월 선생이 1588(선조 21, 戊子)년 4월 고향에 돌아와서 해월헌(海月軒)을 지었는데,

 

현판(懸板)은 영의정(領議政)으로 있던, 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 선생이 썼으며,

 

약포(藥圃) 정탁(鄭琢),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상촌(象村)

신흠(申欽),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지봉(芝峯) 이수광(李晬光) 선생 등등,

당대의 명망(名望)있는 많은 인사(人士)들이, 찬양(讚揚)하는 시(詩)와 글(文)을 남겼다.

 

해월헌(海月軒)은 조그마한 정자(亭子)이지만,

단 한(一) 번에 넓고 푸른 바다(滄溟:창명)를 마셔버릴 수 있고,

맑고 깨끗한 달(凉月:량월)과 장풍(長風)도, 이 정자에 와서는 머문다고 하였다.

 

또한 천상에서 귀양온 신선이 남의 아름다운 구절을 엿보고 흉내내어,

큰소리나 치는 말이 아니라고 하였다.

 

즉 해월 선생이 이 정자에 앉아서 신선(神仙)을 찾은즉,

밝게 빛나는 옷을 입은, 신선(神仙)이 온다고 하였다.

 

우리는 이 시(詩)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시사(示唆)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해월 선생은 자신이 신선(神仙)에 대하여 하는 말은,

이름이 나 있는 문장가(文章家)들이 써 놓은 글이나 보고,

흉내내어 지껄이는 말이 아니라고 하였다.

 

해월 선생이 신선을 찾으면,

밝게 빛나는 옷을 입은 신선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는 말인 것이다.

그러니 남들이 신선(神仙)을 보지도 못하고,

옛날 책이나 남들이 신선(神仙)에 대하여 써 놓은 글을 보고 흉내내어 하는 말이 아니라고 하였다.

 

해월 선생이 직접 신선(神仙)을 찾으면,

신선(神仙)이 나타나서, 신선(神仙)과 더불어 같이 지낸다는 말이다.

 

 

그러면 신선(神仙)이란 누구를 두고 하는 말인가 자세히 알아보자.

우리는 해월선생문집(海月先生文集) 4권 1장 1편을 보면

 

더욱 확실(確實)하게 , 그 신선(神仙)이 누구인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여유소부(與有巢父耳)

소부(巢父)와 같이 귀를 씻기보다는,

 

녕위할관롱(寧爲鶡冠聾)

차라리 할관(鶡冠)이나 하고, 귀가 먹겠으며,

 

여위기자노(與爲箕子奴)

기자(箕子)와 같이, 종(奴)이 되기보다는,

 

녕위수옥(寧爲樹屋傭)

차라리 통나무집을 짓고, 품팔이를 하겠다.

 

불문불수세(不聞不須洗)

듣지 않으니, 모름지기 씻을 필요도 없고,

 

불출불수광(不出不須狂)

(벼슬길에) 나가지 않으면, 모름지기 미친 듯이 떠돌 필요도 없는 것이다.

 

소이현달인(所以賢達人)

이런 까닭에 현명하고, 사물에 통달한 사람(賢達人)이라면,

 

행장순천(行藏順天)

세상에 나아가, 도를 행하는 일과, 물러나 숨는 일(行藏)은,

천명을 따르는 것(順天), 상식(常)이다.

 

명관무위초(冥觀無爲初)

어리석게도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보았으나,

 

즉지유위후(卽知有爲後)

다시 말해 나중에는, 할 수가 있슴을 알겠구나.

 

헌앙천지간(軒昻天地間)

의기 양양(軒昻)하게, 천지 사이(天地間)에서

 

지도(與至道)

내가 홀로(獨:독) 지극한 도(至道:지도)(友:우)하고 있지만,

 

욕형불가형(欲形不可形)

드러내고 싶어도(欲形:욕형), 드러낼 수 없고(不可形:불가형),

 

욕명불가명(欲名不可名)

누구라고, 지칭하고 싶어도(欲名:욕명), 지칭할 수 없구나(不可名:불가명).

 

왕왕창해수(汪汪滄海水)

깊고 넓은(汪汪:왕왕) 푸른 저 바닷물은(滄海水:창해수),

 

난탁역난청(難濁亦難淸)

탁해지기도 어렵지만(難濁:난탁), 역시 맑아지기도 어렵구나(亦難淸:역난청).